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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키나와시 나카노마치에 생긴 비어가든. 여름날 풍물시로 자리잡은 비어가든에서 태풍 전 시원한 바람 맞아가며 시원한 맥주로 즐거운 밤을 보내 본다.

태풍 12호가 다가오고 있던 어느날 오키나와시 관광협회의 지인 긴죠사토시상으로 부터 라인으로 날라온 급 번개 비어가든. 오키나와 사람에게 번개를 받다니....저녁에 일을 마치고 약속 장소인 나카노마치 비어가든으로 향했다. 일본 사람들은 비어가든이라고 해서 여름에 야외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오키나와에도 관광지를 중심으로 많은 곳이 있지만 사교가라고 하는 술집들이 즐비한 곳에 그것도 오키나와시에서 유명한 나카노마치에 비어가든이 있다는 것이 왠지 새롭게 느껴졌다. 이 비어가든은 5층건물의 술집 가득한 뉴나카노마치 빌딩 옥상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마치 마츠리의 한 야외술집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높은 곳에 위치를 해서 그런지 오키나와 시 동편의 아와세 해안부터 서편의 차탄까지 그리고 오키나와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멋진 경치를 간직

하고 있었다. 이곳 주인인 나카호도상은 자기가 여기서 맥주를 먹고 싶어 가게를 열었다는 농담반 진담반을 건네기도 하는 오키나와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편한 마음을 가져다 주는 곳 같았다. 이날 같이 술 자리에 했던 사람들은 모두 오키나와 출신으로 코자노 우라가와라고 하는 정보 발신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미야지마상과 미키토니를 비롯해 긴죠상의 친구로 여러번 만난적이 있는 모토부 로와지르 호텔에서 근무하는 카요상 등이 함께 했다. 영화와 축구 그리고 오키나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무르 익자 옆 테이블의 큰 누님?들이 자연스레 말을 붙여가며 오키나와의 또다른 여름 풍물시인 에이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차리바죠데”라고 하는 오키나와의 말이 있듯이 한번 만나면 형제가 되는 듯한 자연스런 그런 분위기가 왠지 술자리를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는데 옆자리의 누님들도 자연스레 합류를 해서 사진 속으로 들어온다. 올 여름 첫 비어가든. 낯선 곳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은 그런 느낌으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Beer garden # 中の町 역시 여름엔 시원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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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유소년 축구대회 유치는 정말 꽝이다” 그런데 이 좁은 오키나와에 유소년팀들이 정말 많기도 많다.

역시 더운 날에는 닭백숙으로 몸보신이다. 압력솥으로 푹 고아 시원한 국물과 함께 캬~

제1회 에너직컵 국제소년축구대회 올해 중부지역에서 열리는 첫 국제소년축구대회가 있어 경기 진행과 내용을 조금 지켜봤다. 날씨 탓인지는 몰라도 정말 엉성한 진행과 프로그램이 안타까웠다.

2년전에 나하시에서 열리는 트로피칼컵 국제소년축구대회에 한국팀을 섭외해서 참가한 적이 있다. 아쉽게 2위를 기록했지만 오키나와팀들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보여줬었다. 올 해에는 오키나와시와 우루마시 두 중부지역의 대표적인 지역에서 에너

직 인터네셔널이라는 스폰서의 도움으로 중부지역 첫 국제소년축구대회를 연다고 해서 한국과 태국팀을 섭외하려 했지만 한국엔 메르스의 여파로 태국팀은 시간부족으로 참가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내년이 있기에 첫 대회를 지켜보면서 체크를 해 봤는데 역시나 뭔가 엉성하다. 알고 봤더니 이 대회를 기획한 기획자가 지난번 트로피칼 대회를 기획한 담당자 였고 프로그램도 트로피칼 대회를 그대로 본따서 진행을 했다. 문제는 해외팀을 초청하면서 지원이 없이 오히려 참가비를 해외팀에게 3배더 받는 어이가 없는 모습이 되었고 참가 팀들의

소개도 없는 프로셔가 얼마나 시간적으로 준비기간이 없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대만과 홍콩에서 몇개팀들이 참가를 해서 국제라는 이미지에 얼추 맞출 수는 있었지만 준비가 없다보니 경기 진행을 담당하는 사람들도 룰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외국팀들의 선수들을 따라온 부모들 또한 불만들이 많았다. 기획자와 이야기를 해 보니 내년에는 정부로 부터 지원도 받고해서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오키나와에서 유소년축구 인구가 이렇게 많은데 왜 이리 대회 유치는 엉성한지 고개를 절래 흔들게 되는 시간이었다.

태풍이 오기 전날에는 정말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다. 맑은 하늘에 뜨거운 햇살은 나무그늘의 고마움을 알게 해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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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on

‣12호 태풍이 그나마 피해가서 다행이다. 그러나 주말마다 다가오는 태풍녀석들 때문에 주말 예정되어 있던 이벤트 들이 모두 중지가 되었다. 다이토섬과 북부지방에는 일부 피해를 입은 것 같은데 본섬의 중남부는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은 태풍이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오사카 조선학교 럭비부의 다큐멘터리 “60만번의 트라이” 영화가 오키나와의 일부 영화관에서 개봉이 되었다. 코자고등학교 럭비부와도 인연이 있는 재일조선인의 웃음과 눈물을 알 수 있는 영화라고 한다. 지난 주말 코자뮤직타운 오토이치바를 시작으로 이번주에는 시어터 도너츠라고 하는 오키나와시 코자의 소극장에서 상영이 된다고 한다.

‣9월달 부터 오키나와 전력이 전기요금을 인상한다고 한다. 오키나와가 일본 전체를 비교해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데 왜 이리 집값과 전기 수도요금등이 비싼지 모르겠다. 인터넷 쇼핑을 하면 택배비도 오지취급으로 추가로 발생을 한다. 이건 쫌 서럽다.

‣USJ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 사장이 오키나와에서 오픈을 위해 예정지를 돌아보고 갔다고 한다. 거의 확정된 곳은 현 츄라우미수족관이 있는 해양엑스포공원쪽이라고 한다. 왜 하필 거긴지 USJ 오키나와가 오픈이라도 하면 아마도 오키나와 고속도로 북쪽 끝인 교다 인터체인지는 환상적인 정체를 보여줄 것 같다.

‣지자체들이 오키나와에 이주자들의 유치와 증가에 따른 여러가지 기획들을 내놓고 있다고 신문들이 보도했다. 산림기술자와 목공기술자의 육성과 고민가와 빈집을 활용한 이주자를 위한 거주지 제공, 이주자들의 상담창구 개설과 관리 등 여러가지 기획들을 지자체 마다 내세우고 있는데 가장 재미있는 것은 오키나와 남성과 이주자 여성의 미팅이다. 농촌총각 장가보내기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친구의 호출 요카츠 모아이(계모임)의 오키나와 친구가 월요일 저녁 갑자기 불러 술한잔을 하자고 한다. 뭔 일이 있나 해서 폭우가 내리는 밤에 달려가보니.......

역시 오키나와 사람들도 참 술을 좋아한다. 아니 내 주위의 오키나와 사람들은 술을 참 즐기는 듯 하다. 오키나와에 와서 2년정도 되었을 때였나...심심하기도 하고 오키나와 또래 친구들과 사귀고 싶어하던 어느날 처형의 남편이 나랑 동갑이다 보니 혹시 이야기를 해서 친구들과 술자리를 할 때 나를 좀 데려가서 친구들 좀 소개시켜주라고 말을 했던 것에서 시작해 지금은 그 친구들과의 모아이에 참가를 해서 같이 2년 이상을 만나고 있다. 모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요카츠 지역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매번 모임마다 요카츠지역의 사투리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절반 이상의 말은 못알아듣지만 그대로 나에게는 참 고맙고 소중한 모임이다. 그런 모임의 간사인 요시히로라고 하는 친구가 월요일 (이날은 일본의 바다의 날 공휴일) 저녁에 한국어강좌를 먹고 새로오픈한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 데 전화가 와서 술 한잔 하자고 한다. 모아이 멤버가 전화를 해서 그것도 번개로 당일 술한

잔 하자고 한 것이 처음이고, 가족과 같이 술한잔 하고 있는데 가족은 보내고 술한잔 할 사람이 없나 해서 전화했다는 그 말이 왠지 이상하기도 해서 저녁을 빨리 먹고 폭우가 내리는 밤에 친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가서 보니 친구의 6개월 된 막내 딸은 이자카야에서 기어다니고 둘째 아들과 첫째 딸은 아빠와 엄마에게 붙어 있다. 뭔 분위기인지 난감했던 나였지만 그래도 우선 아와모리 한잔 하고 나서 조금 있으니 친구 가족들은 먼저 집으로 돌아간다. 알고 보니 이 친구는 최근에 요카츠를 떠나 기노완에 살다가 다시 요카츠로 이사를 와서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에 기분이 좋았던지 같인 요카츠에 사는 동창생들과의 술한잔 하고 같이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 일이 가능해 져서 친구들과 술한잔을 하고 싶었었나보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익숙하지 않은 번개에 다들 일이 있어 못나오고 결국 번개에 익숙한 코리안인 내가 같이 술자리를 하게 된 것이었다. 전날 술을 마셔 피곤하긴했지만 친구가 그래도 불러줬기에 둘이서 2차를 가서 술 한잔 더하고 대리운전을 기다리며 슈퍼에 가서 맥주한캔씩 사서 비를 맞으며 마시기도 하면서 왠지 내가 오키나와에 있는지 한국에 있는지 굳이 구분이 안되는 경험을 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친구가 있어 좋은 오키나와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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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okinawa journal vol.59 www.yukuya.com

역시나 하루가 전쟁이다지난 주말 와이프가 몸이 좀 안좋아서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데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와이프가 정말 고맙게 느껴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12호 태풍이 다가오는 주말이 다된 어느날 와이프가 아침에 일어나질 못한다. 잘 아프지 않은 와이프인데 갑자기 열이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어하니 걱정도 되고 일은 일대로 많이 몰려 있기에 여러가지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우선 아이들에게 아침을 먹이고 사무실로 출근은 포기하고 집에서 간단히 업무를 진행한다. 여기 저기서 아침에 연락이 오고 대응하고 거기에 메일 확인을 하는 와중에 막내 유리는 울고 시유는 유나와 티격태격하고....아 정말 전쟁터다. 우선 하던 업무를 중지하고 막내 유리를 달래면서 재웠다. 요즘들어 울음이 많아진 유리는 여간 자려하지 않아 결국 꽤 시간이 걸려 재우고 다시 겨우 업무를 시작해 오전을 정리하니 아이들에게 점심을 먹일 시간이다. 그나마

하루 전날 끓여 놓은 닭백숙이 있어 소면을 넣고 국수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주니 잘 먹는다. 유리가 일어나 이유식과 분유를 타서 주고 나니 시간이 또 훌쩍 지나간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이번 주말에 태풍이 오고 그렇게 되면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 있어야 되는데 아이들을 위해서 과자나 음료수 드리고 빵, 라면 같은 것들을 준비를 해야되고 사무실 창문이 바로 밖과 이어져 있어

비바람이 몰아치면 늘 창문의 틈으로 빗물이 들어오기에 태풍 준비도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전보다 몸이 좋아진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하고 오키나와시 사무실로

향해 태풍 준비를 하고 돌아오면서 슈퍼에 들려 막내 유리의 기저귀를 사고 라면과 빵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집에 오니 아이들은 전쟁터 마냥 집을 어질러 놓고 더워 땀흘리는 막내를 씻기려고 와이프는 힘을 내서 씻기다 지쳐 결국 내가 대신 씻기고 아이들 밥을 먹이고 설겆이 하고 목욕시키고, 아이들을 재운다. 밤이 되어 몸이 좀 나아진 와이프를 보고 조금 안심이 된 나는 아이들의 음료를 사면서 산 맥주 캔을 냉장고에서 집어 들고 하루의 피로를 씻듯 벌컥 벌컥 마셨다. 지금은 와이프가 병원도 갔다오고 약도먹고 좋아져서 다행이지만 정말 이번 주말 와이프의 존재자체에 고마움을 느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