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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kena Hari 초여름이면 오키나와는 각 지역마다 하리대회가 열린다. 하리는 우민츄(어부)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축제로 전통을 이어 지금은 하나의 마츠리가 되어 지역주민들에게 웃음 주는 행가로 열리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요카츠반도의 해중도로 입구에 위치한 마을 야케나. 작은 항구마을인 이곳에서는 매년 6월에 하리대회가 열린다. 하리는 바다에서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한 행사로 하류센이라고 하는 배를 타고 경기를 하는 대회로 600년전 류큐왕국이전의 남잔의 오우오우소가 중국에 유학 후 돌아와 토미구스쿠를 다스리면서 중국에서본 용모양의 배를 본따 강에서 경기를 음력 5월에 하던 것에서 내려온 행사라는 설이 있지만 지금은 하나의 지역 축제의 장으로 마츠리가 된 듯 하다. 가족을 데리고 찾은 야케나 하리, 매년 갈수록 규모가 축소되는 느낌에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오키나와의 전통행사를 지켜볼 때면 왠지 색다른 느낌을 받곤 한다. 이날 시간이 안 맞아 보지 못했지만 오키나와의 스모 “가쿠리키”라는 것이 있어, 우리나라 씨름과 똑같이 삿빠를 메고 모래판에서 싸우는 경기도 열렸다. 우리랑 다른 것은 가레데 도복을 입고 하나는 것이 좀 다르긴 하지만 반도 또는 대륙에서 넘어온 이 씨름의 기원을 두고 한국의 일부 학자는 한국에서 넘어온 문화라고 하기도 한다. 매년 경기도 씨름협회와 오키나와 남부 요나바루가 요나바루 마츠리 차원의 교류행사로 정기 한일 씨름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야케나 지역에는 하류센이라고 하는 배가 두척 밖에 없어 연습이 부족한 팀은 서로 노젓는 호흡이 안 맞아 배가 거꾸로 가거나 옆으로 가서 관중들의 웃음을 사기도 하고, 일부는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도 하면서 아무츄어들의 대회 그대로의 매력을 보여주기도 한 이날 행사를 가족과 같이 돌아보면서 전통을 간직하고 하나의 지역 축제로 만들어 가면서 지역 학교들 단체들과 교류를 이어가는 모습을 간직한 오키나와가 새삼 부럽게도 느껴지기도 했다.

먹기도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자식들.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그냥 웃게된다.

해장할 곳 변변치 않는 오키나와. 술을 끊을 수는 없고...감자탕이 먹고 싶다.

오키나와, 참 옛모습을 간직해서 좋긴 좋은데 너무 New를 못따라가는 건 아닌지....

야케나,왠지 정이 가는 마음에 쏙 드는 한적한 마을의 하리 축제.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6 July 2015 Okinawa Journal vol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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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夕&상점가7월초가 되자 사무실이 있는 상점가 이치방가이가 칠월칠석 마츠리를 앞두고 화려한 변신을 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들었던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 일본에서도 이 칠월 칠석이 되면 마츠리가 열리는 데 특이한 것은 대나무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매달아 둔다는 것이다. 이 마츠리 시기가 되면 오키나와시 코자의 상점가 이치방가이는 상점들 마다 대나무를 걸어 두고 자신의

상점들만의 인테리어 방식으로 그 대나무를 장식하면서 어느 상점이 가장 멋진 장식을 했는지 점수를 매겨 시상을 하기도 한다. 덕분에 나날이 화려해 지는 장식을 보기 위해 주변 보육원이나 유치원들의 아이들은 이치방가이를 견학하기도 하고 상점가 통로 중앙에 놓인 소원을 적는 종이에 자신의 소원을 적어 대나무에 걸기도 한다. 올 해에는 나도 소원하나 적어 걸어보려고 했지만 왠지 눈치가 보여 아직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어린 시절 까마귀가 견우와 직녀의 애

틋한 사연에 다리가 되어 이어준다는 멋진 이야기였던 걸로 기역하는데 일본에서는 중국으로 부터 전해진 이야기를 조금 각색해 직녀별과 견우별이 일년에 한번 만나는 칠석에 의미를 두어 탄자쿠라고 하는 다섯가지 색깔의 네모난 종이나 판에 소원을 적어 비는 마츠리로 변화가 되어 행해지고 있다. 베 짜는 직녀와 소몰이 견우, 이둘이 얼마나 일을 안하고 연애짓을 했으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어 둘을 갈라 놓고 일년에 한번 은하수가 이어지는 이날에만 만나

라는 원나잇을 허락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한 때 엄청난 번화가로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인적이 드물어 셧터가 내려진 상점가가 년간 행사로 견우와 직녀가 만나 듯 화려하게 변신을 하는 며칠간이 왠지 기쁠 뿐이다.

고추더운 날이 계속 되어서 그런지 왠지 음식도 자극적인 것이 먹고 싶어지는 그런 요즘. 얼마전 지인들과 호르몬(곱창)을 먹는데 아는 형님이 들고온 매콤한 고추와 고추장이 왜 이리 고맙게 느껴지던지. 아주 작고 작은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행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 순간임. 아 맵고 신 김치 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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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스러운 생각 오키나와 사람들과 만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답답한 경우가 꽤 많다.

중부지역에서 한 기업스폰서의 이름을 걸고 국제 소년축구대회를 처음으로 개최를 한다고 한다. 나하에서 열리는 것을 밴치마킹해서 만들긴 하는데 시스템과 하는 것이 너무 똑같이 지나치게 행정적이다. 국제대회인 만큼 외국팀들을 참가를 시키는데 외국팀은 참가비가 3배나 비싸고 자기가 모든 비용을 책임져야하고 지원도 없단다. 그다지 수준이 높지 않은 오키나와 소년축구팀과의 대회에 그많은 비용을 들어 올 수 있는 외국팀이 있을까? 그런데 있다. 대만과 홍콩, 중국, 한국에서도 있다. 이상하다. 오키나와에서 메이저급 영화 로케를 했다. 그것도 사람들이 별로 많이 않은 셧터가 내려진 상점가에서 찍었다. 영화의 대부분이 배경이 그 상점가이고 그 상점가에는 영화 속 중요 장소인 골동품 가게 셋트도 만들어져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지난 주에 영화가 개봉이 되고 주연 배우는 일본의 예능에 나와 선전을 하고 홍보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유명한 영화의 셋트장은 지금 온데 간데 없다. 가만히 놓아두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그 셋트장을 굳이 철거를 한 이유가 무엇일까. 오키나와시 바로 옆동네에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이온 쇼핑몰이 4월 오픈을 했다. 이 쇼핑몰이 생기면서 바로 옆 동네인 오키나와시는 여파로 사람들이 많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 심지어 8,90년대의 번화한 모습을 다시 꿈꾸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은 그냥 꿈으로 끝이 났다. 지역활성화라는 이름으로 수 많은 비영리법인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 활성화가 아니라 비영리법인만 활성화 되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시는 옛 추억에서 못벗어나고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왠지 오키나와의 좋은 모습 보다는 나쁜 모습도 소개하고 싶어 몇자 적어봤다. [雜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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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술한잔을 하면서 오키나와에서는 술 먹고 해장할 것이 라면 밖에 없냐고 투덜대고 다음날 아침 출근을 했더니 왜그리 한국의 감자탕이 먹고 싶던지...뭐 감자탕은 아니더라도 비스무리한 녀석을 먹고 싶어 중부지역의 향토요리인 호네지루(뼈국)을 먹으러 갔다. 오키나와시에서 유명한 곳 중 하나라고 해서 코자 운동공원 근처에 있는 뼈국 전문 그란도 식당이란 곳에 가니 벽에는 유명한 사람들 싸인들이 즐비하고 여러 인테리어 소품들이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호네지루를 주문하고 기다리니 맛스러운 녀석이 떡 하니 나온다. 생강을 국물에 풀고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가며 된장 베이스로 만든 시원한 국물을 먹으니 해장이 된다. 그래도 왠지 레타스 보다는 씨레기가 된장 보다는 들깨가 그리고 멀건 국물 보다는 시원스레 매콤한 다대기가 들어가주고 커다란 감자 하나 떡 하니 들어간 그런 감자탕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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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안 통해서 그런지 집보다 밖이 더 시원하다. 물론 햇빛은 강하지만 아이들과 동네 산책을 가다보니 조오리를 신은 것이 참 오키나와 스럽다.

요즘 집이 너무 덥다 보니 에어컨에 의지해서 잠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냉방병 걸리기 딱 쉬워 전기세도 아낄 겸 선풍기에만 의지를 하려해도 너무나 더워서 결국 에어컨을 켜게 된다. 요즘 바람이 좀 불어서 그늘에서는 시원하긴 한데 그늘이 없는 곳은 무지막

지하게 내려쬐는 햇살이 너무 강해 숨이 막힐 정도다. 그대로 오키나와의 태양으로 광합성 정도는 해 줘야 건강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한바퀴 산책을 나서 보지만 역시나 조금 나서다 보

니 더워서 지친다.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산책 후 주어지는

자동판매기의 음료수 하나가 큰 보상이 되기에 꾹 참고 아빠랑 즐거운?산책을 보내고 난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돌아오니 땀 범벅이 된다. 요즘 젖을 떼고 이유식과 분유를 섞어 먹이고 있는 막내 유리가 삶은 계란을 이유식으로 만들어 줬다가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서 병원을 찾아 알러지 검사를 해봤다. 그 덕에 유리가 별로 힘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금세 나아져서 지금은 초 스피드로 그나마 작은 집을 자기 세상이라고 휘젖고 다닌

다. 다음달에는 첫돌을 맞는 유리. 오빠랑 언니가 하는 모든 것들을 따라 하고 싶어하는 막내도 이제 혼자서 걸어다닐 연습을 하고 있다. 참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면 시간은 잘 흘러 간다.

Okinaw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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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유치원에서 요즘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줄넘기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빠가 선물한 우쿨렐레이다. 아직 둘다 서툴고 시작단계이지만 어렸을 때 부터 뭔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를 한다는 것이 정말 보기가 좋다. 즐겨라!! 말 좀 잘 듣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