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환율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세계적 환율문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 은 자국 통화의급격한 강세를 막기 위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당분간 위안화 절상이 대세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올해 말에는 최대 5.5%까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위안화 절상이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위안화 절상은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이 과도하게 위축되면 세계 경제 성장동력도 동반 위축될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중국 의 수출 가격이 상승하면서 글로벌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아 위안화 절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 나 위안화 절상의 득실이 입장에 따라 상이하고 경제 전체에도 매우 복잡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환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대중국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다.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환율전쟁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 Upload
    others

  • View
    0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Page 1: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환율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전 세계적 환율문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

은 자국 통화의급격한 강세를 막기 위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당분간 위안화 절상이 세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올해 말에는 최 5.5%까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위안화 절상이 세계 경제에는 어떤 향을 미치게 될까? 위안화 절상은

로벌 불균형 해소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이

과도하게 위축되면 세계 경제 성장동력도 동반 위축될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중국

의 수출 가격이 상승하면서 로벌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아 위안화 절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

나 위안화 절상의 득실이 입장에 따라 상이하고 경제 전체에도 매우 복잡한 향을

미치는 만큼, 환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중국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근본적인 응책이 될 것이다.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Page 2: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48 Chindia Journal 2011. 1.

Cover Story

위안화 절상문제의 딜레마는 이 문제가 경제 이슈

라기보다 정치이슈라는 데 있다. 그 이면에는

21세기 패권경쟁이라는 게임도 걸려 있다.

흔들리는‘절 우위’

미국발 금융위기를 안고 출범한 오바마 미국 정부는

중국 문제를 위안화 절상에 집중하 다. 티머시 가이

트너 재무장관은 취임 초“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튿날“미국의 보호주

의를 반 한 것이다. 도움이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해‘위안화 가치가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부

상’했다고 쓴 건 우리 매스컴들이다).

어떻게 중국이 이렇게 큰소리를 칠 수 있었을까? 현

실적으로, 중국은 군사력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력도

미국에 비해 보잘것없다. 미국의 20세기 최고 중국 전

문가 존 킹 페어뱅크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미중관계

는 지난 100여 년 동안‘우위에 있는 미국이 자극하면

중국이 반응한다’는 게 통설이었다.

그러나 이런 통설이 흔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위

안화 절상문제도 미국이 주도적 위치에서 적극 공세를

펴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은 우회적으로 방어하면서

자기 위상을 지키는 데 흔들림이 없다.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의 길을 질주하면서 미중관계

에 종전과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

다. 양국의 환율 갈등에도 이러한 힘의 변화가 작동하

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 상무부가 가이트너

를 맞받아친 사실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일상화된‘치열한협상’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후 지난 2년 동안 양국 정부

는 환율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립해 왔다. 이들 양국

은 마치‘장사란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듯이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신냉전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래서 그

들이 협상을 끝장내고 등을 돌리고 돌아섰는가? 아니

면‘헤헤’거리며 화해하고 협력을 되풀이해 왔는가?

오는 1월 19일 양국은 워싱턴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오바마는 지금까지 취임 이후 석 달에 한번

꼴로 중국 주석 후진타오를 만났다. 이번 만남은 여덟

번째가 된다. 왜 그들은 이렇게 자주 만나는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지난 연말 위안화 절상조치가

나왔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 비 위안화 환율을 사

상 최저치인 6.6227위안으로 고시하면서 미국을 향해

‘헤헤’웃은 것이다. 연말 마지막 주 내내 위안화 가치

는 역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미국이‘헤헤’거리며 중국의 협력을 구하던 모습

을 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차례가 된 것이다. 치열

함과‘헤헤’거림이 반복되는 살얼음판이 아닐 수 없다.

‘공포의 불균형’과‘공포의 평화’

왜 환율문제가 미중관계의 초점일까? 지금 중국의 발

전에 신경을 가장 곤두세우는 나라는 미국이다. 그들이

한 세기 이상 누려온 패권을 위협하는 유일한 경쟁국은

중국이다. 문제는 양국 관계의 핵심이 경제협력이라는

데 있다. 체제와 문화가 다르고 셈법도 달라 거래는 까

다롭기만 하다. 양국의 협력을 이끌고 있는 힘은 절묘한

미중 게임으로 본 위안화 절상문제올 연말까지 5% 수준 절상 전망

Page 3: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 보완구조다. 그만큼 서로 나누는 이익이 크다.

양국 무역에서 중국은 거 흑자를 누리고 미국은

엄청난 적자에 시달린다. 이것이 문제다. 중국은 무역

흑자를 이용하여 지금까지 미국이 발행하는 국공채를

1조 수천억 달러어치나 사들 다. 미국은 중국에 채권

을 팔아 재정 부족을 채워 나가는 처지다. 1인당 GDP

기준 세계 100위권의 후진국에게 멱살을 잡힌 꼴이다.

이렇게 되자 체면을 구긴 미국에서‘공포의 불균형’

이라는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바마의 측근이자

<뉴스위크> 편집장인 자카리아 파리드의 말이다. 1940

년 미국에서 중국과의 불편

한 관계를 일컬은‘공포의 평

화’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껄

끄럽다는 것이다. 니일 퍼거슨

교수의‘차이메리카(중∙미국)’

라는 표현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불편한 무역불균형의 출

구를 미국은 환율 압박에서

찾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상 가 1985년의

일본 경우처럼 말을 들어줄 때 얘기다. 중국이 환율조

작을 멈추고 위안화를 15~20% 정도 절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세다. 중국에 한 2천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일자리 150만 개를 앗아갔다는 것이다. 중국이 꿈쩍도

하지 않자 미국 하원은 지난해 9월 위안화 절상을 압

박하기 위하여 <환율개혁법>을 통과시키는 강수를 두

기도 했다(이 법의 문제점은 환율 저평가를 수출보조

금으로 간주하는 데 있다).

중국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미국은 소비중독에서

벗어나 저축을 늘려야 하며,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정

치적 압박을 중지해야 한다. 중국이 경제 발전에 필요

한 첨단 장비들의 수출 금지를 풀어야 한다. 위안화 환

율은 연간 3~5%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절상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위안화를 15% 이상 절상하라는 미국은

‘공포의 불균형’에 초조한 반면, 연간 3~5%씩 나누어

절상하겠다는 중국은 오히려 느긋한 편이다.

‘차이메리카’의충격

지금 미중 양국 경제협력에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

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거 한 시장이 아주 짧은 기

간에 형성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이 몰고 온 충

격은 엄청났다. 미중 양국이 만든 거 시장이 세계 무

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2.3%에 달한다(2009년 기준). 그만큼 세계 경제에 미치

는 파급력이 크다.

양국 무역이 급증하게 된

계기는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이다. 이보다 2년 전인

1999년 미국 상원에서 중국

의 WTO 가입 양허안을 통과

시키자 수많은 양국 지도부

인사들이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축배를 들었다(이런 미중관계를 배경으로 남북

한은 2000년 6월 평양에서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정상

회담을 열게 되었다).

그러나 서로의 속셈은 달랐다. 미국은 중국 시장이

약속된 개방 프로그램에 따라 열리면 중국 시장에서

박을 터뜨리게 될 것으로 기 하 고, 중국은 그토

록 바라던 미국과 서방 선진국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리

는 것을 기뻐하 다.

그러면 실제로 일어난 변화는 어떠했는가? 이를 계기

로 우선 양국 간 무역이 천정을 모르고 치솟기 시작했

다. 양국의 무역규모가 연간 1천억 달러(2001년)에서 2

천억 달러(2004년)를 거쳐 3천억 달러(2006년, 이상 미국

통계 기준)로 증가하는 데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거 시장의 급속한

출현은 또 다른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초래하 다. 거

한 무역불균형과 함께 통상마찰이 빗발치기 시작한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올해 말에는 최 5.5%까지

절상될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매년

3~5%의 절상을 예상한다. 문제는 달러가치의

향방이다.

Page 4: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것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수입업자, 수출업자, 중국

진출 기업, 미국 내수 기업을 막론하고 제각기 정부와

의회에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책을 요구하고 나섰

다. 이런 사태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양국 정부는 비

가 미흡했으며, 충격은 혼란으로 이어졌다. 양국 정부

가 이런 문제를 수습하기 위하여 서둘러 만든 것이 미

중 전략경제 화이다. 지금까지 이‘ 화’의 핵심 의

제는 언제나 환율문제와 통상 문제가 차지하고 있다.

로벌화의최 수혜국들

미중화해 이래 양국 관계의 기본은‘협력’이다. 양

국 간에 이처럼 큰 시장이 성공적으로 형성된 배경에

는 지난 40년 동안 양국이 전반적으로‘협력’이라는

큰 틀 아래, 그보다 작은‘갈등’과‘경쟁’을 신중하게

관리해온 덕택이다. 그 결과 오늘날 양국은 경제 로

벌화로 가장 큰 이득을 누리는 세계 최 수혜국들로

떠올랐다. 양국 지도부는 이 점을 꿰뚫고 있다. 한편으

로는 치열하게‘경쟁’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조정하고, 관리하면서‘헤헤’웃으며‘누이 좋고 매부

좋은’협력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지금 미국은‘양적 완화’라는 이름으로 엄청난 규모

의 돈을 1차(1조 7천억 달러)에 이어 2차(6천억 달러)로

풀면서 경기부양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부양 정책은

중국이 채권매입이라는 형태로 자금을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래 지난 2년 동

안 미 국채 매입을 7천억 달러에서 9천억 달러

로 끌어 올렸다.

위안화절상전망

미중 환율갈등은 올해도 어김없이 불거질 것

이다. 그들 사이의 무역불균형은 여전할 것이

고, 미국경제의 어려움이 크게 나아질 가능성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위안화는 달러와의 연계환율제를

풀고, 그 후 연말까지 달러에 하여 3% 정도 절상되었

다. 그러나 무역의 유효환율지수는 연초 수준이었다.

즉, 종합적으로 위안화는 절상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이런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

질 것이고, 올해 말에는 최 5.5%까지 절상될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매년 3~5%의 절상을 예상한다.

문제는 달러가치의 향방이다. 유로화의 불안정성은 달

러가치를 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고, ‘양적 완화’는 언

젠가 달러가치를 끌어 내리게 될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지금이 위안화 절상에 좋은 시기다.

중국 내 물가 수준이 5%선을 돌파하여 위안화의 적당

한 절상은 경제 구조조정에도 도움이 된다. 보호주의

의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중국 경제의

최 문제는 환율이 아니라 위축된 소비와 과도한 저

축의 균형이라는 주장도 참고할 가치가 있다.

하버드 학의 조지프 나이 교수는‘미국은 국채를

중국에 팔아야 하고, 중국은 무역흑자 기조를 지켜야

하는 상호 의존 관계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중협력

이 쉽사리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았다. 어디선가

‘헤헤’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50 Chindia Journal 2011. 1.

한 광 수한광수중국연구소 표

주: 교역은 2009년 기준. GDP는 PPP 기준자료: IMF, WEO, IFS.

세계 교역량 중 미국과 중국의 비중 세계 GDP 중 미국과 중국의 비중

총24.8조달러기타77.7%

22.3%

33.4%

기타67.0%

중국(홍콩포함)11.6%

중국(홍콩포함)13.0%

미국10.7%

미국20.4%

총70.0조달러

Cover Story

Page 5: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2011. 1. Chindia Journal 51

2010년 중국이 G2 위상을 공고히 하면서 로벌

금융위기의 최 수혜자가 중국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민은행은 금

융위기 직후 달러화에 페그해오던 환율을 지난 6월부

터 관리변동바스켓 환율제도로 복귀할 것임을 선언했

고, 위안화는 현재까지 약 2.6% 절상되었다. 중국의 무

역흑자 지속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인해

로벌 자금이 중국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내년에 위안화

는 약 5% 내외 절상되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

다. 14개 투자은행의 2011년 위안화 절상 평균 예상치

는 5.3%이다. 연간 5% 내외 절상 폭이 크다고 볼 수는

없으나, 매년 5%씩 절상될 경우 향후 5년간 누적 절상

률이 25%에 이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연구, “세계경제에긍정적일것”

위안화 절상이 세계에 미치는 향을 예상하는 일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상이할 뿐

더러 절상 폭에 따라 개별 국가에 미치는 향도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연구기관의 분석도 차이를 보인다. 기존 연구들

은 체로 위안화의 절상이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초래할 것이나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상수지를

개선하여 세계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위안화가 연간 5%씩 2

년간 10% 절상될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이 첫해와 그

이듬해 각각 0.06%와 0.37% 둔화되는 반면, 세계의 경

제성장률은 각각 0.01%와 0.06% 상승할 것이라 분석했

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동아시아국가 통화의

동반 절상 폭이 위안화의 절상 폭보다 적다는 전제에

서, 위안화가 10% 절상될 때 동아시아 다수 국가들

이 중국 수출 둔화를 겪을 것이나 제3국 수출 증가

로 성장률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 분석했다.

로벌물가상승가능성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2009~2010년, 중국 경제가 세

계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기여도가 50%를 넘어섰다

는 점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수출이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에는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도 동반 위축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됐다.

위안화 절상이 로벌 불균형을 완화하는 요인임에

는 틀림 없으나 그 효과가 기 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이 있으며, 중국의 수출가격 상승을 초래해 예상보다

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과거 위안

화가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한 시기와 절상을 허용한 시

기에 따라 중국의 미국, 유럽 수출증가율이 변한

다는 뚜렷한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 중국 수출의 증

감은 오히려 외 경제 여건에 더 큰 향을 받는 것

으로 보인다. 2005년 7월 이후 중국이 위안화의 관리변

동 환율제도를 도입한 이후 미국과 유럽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까지 30% 내외의 증가세를 보여왔고 금

융위기 이후 위안화 환율을 달러화에 사실상 페그하

으나 이 기간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보 다. 2005

년 초부터 2008년 말까지 위안화는 16.1% 절상되었으

나, 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태트(Eurostat)에 따르면 같은

위안화 절상, 세계 경제에 득일까? 실일까?불균형 해소에 기여, 로벌 물가는 상승 우려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Page 6: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기간 중국 제품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9.5%에서

12.4%로 오히려 확 되었다. 중국 제품의 세계 시장에

서 점유율 1위 품목도 같은 기간 830개에서 1,210개로

확 되어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 감소 향이 제한

적임을 보여 주고 있다.

반면, 금융위기 직후 하락하던 중국 제품의 수출 가

격은 지난해 말부터 임금 상승, 국내에너지 가격 현실

화 등의 향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에서 위안화 절상 요인이 가세할 경우 중국 제품의 가

격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품의 가격 상승은 어느 정도 중국 제품에

한 수요 감소로 이어지겠지만 체 수요

부족 등의 향으로 수입 국가의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중국

제품은 2005년 이후 꾸준한 가격 상승세를

보여 왔으나, 중국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은 오히려 확 되어 왔다. 모건스탠리는 수

출 규모와 물가 상승폭이 현재보다 작았던

2006년 당시 중국 기업이 임금 상승 등 생

산원가 상승분을 수출 가격에 전가할 경우,

세계 물가의 상승 압력이 연간 0.7%p에 달

할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또 일본중

앙은행은 한국과 같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일본

은 물류비 비중이 낮아 중국 제품의 가격 상승이 소비

자물가에 미치는 향이 미국(0.5%~0.8%p)보다 큰

1~1.5%p 정도가 될 것이라 추정했다.

아시아통화동반절상뒤따를듯

위안화 절상 기 심리가 지속되면서 국제자본의 아

시아 유입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향후 상당 기간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이 더딘 가

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국들이 로벌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

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 기 심리는 국제자본

의 중국 유입을 확 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위안화 절상이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을 초래할 개연성이 커 이들 국가에

한 자본 유입도 상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홍콩금융

감독국은 위안화의 절상과 우리나라 원화를 포함한

6개국(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통화의 상관계수가 0.71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즉, 위안화가 100만큼 절상되면 동아시아국가의 통화

는 71만큼 절상된다는 뜻이다.

52 Chindia Journal 2011. 1.

자료: CEIC

위안화 절상과 중국의 미국 및 유럽 수출 증가율

미수출(좌)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60

50

40

30

20

10

0

-10

-20

-30

(%) (%)7

6

5

4

3

2

1

0

-1

유럽수출(좌) 위안화절상폭(우)

자료: Bloomberg

달러 및 아시아통화 인덱스

달러인덱스

아시아외환위기 리먼사태(금융위기)

아시아통화인덱스

Jan-’96 Jan-’98 Jan-’00 Jan-’02 Jan-’04 Jan-’06 Jan-’08 Jan-’10

140

130

120

110

100

90

80

70

60

Cover Story

Page 7: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2011. 1. Chindia Journal 53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의 상품 경쟁력이 제한

을 받고, 국제자본이 자본 통제가 이루어지는 중국

신 아시아지역에 주목할 가능성이 커진다.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 재

발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다소 강세를 보

이고는 있으나 2002년 이후 체로 하락 추세를 보이

는 반면, 아시아 신흥국 10개 통화를 가중 평균한 아시

아통화인덱스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선호현상확산

한편,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은 장기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기축통화 체제에도 향을 미칠 것으로 보

인다. 중국의 경제 위상이 크

게 강화되고 중국 정부가 위안

화 국제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

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가 안정

적인 환율을 유지하면서 점진

적으로 절상될 경우, 중국에

인접한 홍콩, 동남아시아에서

위안화 선호 현상이 증가할 것

이다. 실제로 일부 동남아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비중을 확 하고 있으며 특히 홍콩 내 위안화

예금 잔액은 2010년 10월 2,17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보다 3.8배 증가했다. 또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

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표시채권 발행 잔액 규

모는 2006년 말 17억 달러 던 것이 2010년 1분기에는

146억 달러로 급증하여 최근 3년간 연평균 2.9배 증가

했다. 이는 보합세를 유지하는 엔화표시채권 규모와

조적이다.

위안화 선호 현상은 중국이 적극 추진 중인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2조 6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 한 외환보유액의 다변화 정책도 촉진할 것

이다. 중국은 2005~2007년에는 미국보다 낮은 금리로

국내로 유입된 외화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

태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투자 수익이 발생했으나,

최근 미중 간 금리차 역전에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

손 요인까지 추가되어 보유외환의 미국 국채 투자로

인한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

국채 위주의 투자 전략을 에너지, 원자재 등 다른 부분

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 결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달러화와 유로화 위주의 국제 통

화질서도 향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이 2009년 7월부

터 적극 추진 중인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10년 1분

기 183억 5천만 위안에서 3분기에는 1,264억 8천만 위

안으로 급증했다. HSBC는 향후 5년 안에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가 2조 달러에 달해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3

결제통화가 될 것이라

고 전망했다.

한편, 위안화의 절상이

미국의 요구 로 폭 진

행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

에서, 위안화 환율에 한

양국 입장 차가 유지되어

통화 분쟁과 헤게모니 경

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의 GDP가 각

각 연평균 8.5%와 2% 성장하고 위안화가 2.5% 절상된

다고 가정할 경우, 2023년에는 중국 경제 규모가 미

국 경제를 추월하게 될 것이다. G2 간 분쟁이 다른

국가로 확산된다면,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질 가능성

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양국 간 분쟁조

정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국가가 배제되

어 불이익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치 훈국제금융센터 부장

위안화 절상이 아시아통화의 동반 절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 이들 국가에 한 자본

유입도 늘어날 것이다.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Page 8: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54 Chindia Journal 2011. 1.

첨예한 립을 보이던 주요국 간 환

율 갈등이 지난 11월 초에 개최된

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소 완화되

는 듯 했다. 주요 20개국 정상들은 진통

끝에‘시장 결정적’환율 제도로 이행하

고 내년 상반기까지 경상수지에 한‘예

시적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을

마련하여 특정 국가가 과도한 경상수

지 흑자 또는 적자를 이어가는 것을 방지하기로 합의

했다.

그러나 G20 서울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환율 갈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벤 버냉키

미국 FRB 의장이 위안화 저평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

국 정부의 환율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의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의회 내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난 9월 달에 하원을 통과한 환율 제재 법안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 개혁법)의 상원 표결과 중국에

한 환율 조작국 지정을 촉구하면서 중국에 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환율 주권론을

내세워위안화를점진적으로절상하겠다는기존입장을고

수하고있다. 리커창부총리등고위지도부는오히려미국

의 추가 양적완화가 세계 금융시장 불안 및 상품 가격의

급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브라질, 태국 등

여타 신흥국도해외 핫머니의 급속한 유입에 따라 물가 불

안, 자국통화가치상승에따른수출경쟁력저하등이초래

될것을우려하여자본규제에잰걸음을보이고있다.

로벌 불균형 확 가 환율 갈등의 주범

환율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환

율 전쟁 우려까지 낳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문제의 핵심은 로벌 불균형의 해소 방식을 둘러싸

고 갈등 핵심 당사국 간에 뚜렷한 시각 차가 존재한다

는 것이다. 먼저 미-중 간의 갈등을 살펴보자.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중 무역적자 규모는 감소했으나 그 비중

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000~2008년 미국 무역적자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25% 가량이었으

나 2009년에는 45%로 급증한 데 이어 2010년에는 50%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해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의 인위적 저평가를

통해 사실상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입

장인 반면, 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낮은 저축률과

산업의 취약한 경쟁력 등 자국 내부 요인에 기인하므로

이를 먼저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로벌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각국이 내수

부진을 수출 증 로 만회하기 위해 경쟁적인 통화의 절

하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하반기 들어 세계

한국, 통화 절상 압력에 처 필요내수 늘리고 외 의존도 낮춰야

자료: Bloomberg

미국의 무역적자 추이

對中 對기타 對中 비중

2000.Q1 2002.Q1 2004.Q1 2006.Q1 2008.Q1 2010.Q30

-50

-100

-150

-200

-250

80

60

40

20

0

(십억 달러) (%)

Cover Story

Page 9: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2011. 1. Chindia Journal 55

경제 회복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으나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규모 재정지출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각국은 수

출을 경기 지탱의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

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이 6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양

적완화(QE2) 정책을 시행하는 등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

확 정책이 지속되면서, 신흥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

다.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 상 적으로 견조한 성장세와

고금리를 유지하는 신흥국으로 이동하여 이들 지역의

과도한 통화 절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셋째, 각국의 정치적인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가 국민들의 핵심 이

슈로 부각했다. 따라서 각국 정

치인들은 선거 등 주요 정치 일

정을 앞두고 환율과 통상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거론하며 국민

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며, 그

결과 환율 갈등이 심화되고 있

다. 지난 11월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공화당

할 것 없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

섰던 것이 좋은 예이다.

극단적 갈등은 모면할 것

그렇다면 향후 환율 갈등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

가? 우선 환율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

을 전망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모두 강경책을 고수할

경우 양 진 모두 회복하기 어려운 심 한 타격을 입

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무리하게 달러화 약세 정책을 고수

할 경우 미국 국채에 한 선호도가 저하되면서 유동성

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스스로 돈을 찍어 자국 국채를 매입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

지 않을 경우,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추가적으로 둔화

하여 해외 수요 급감에 따른 자국 수출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구조상 수출 부문의

고용 유발 효과가 커 실업률 상승을 불러올 것이고 이

는 곧 체제 안정성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중국 정부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 제재 법안인 환율 개혁법을 폐기

하거나 환율 조작국 지정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도 자국 인플레 압력 및 자산 버블 등 내부 리스크를 완화

하기위해어느정도위안화절상을용인할것으로보인다.

또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선진국과 후진국 공조가 절

실히 필요하다는 점도 양

진 간 립이 서로 자존

심을 세워주는 선에서 해결

될 것이라 전망하는 근거이

다. 예를 들어 미국은 경제

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북한

핵, 이란 등의 문제에 있어

서도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

히 필요하다. 중국 역시 최근 급속한 위상 강화에도 불

구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경제 지위 획득 등

선진국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율 갈등의 불씨는 여전

그러나 단기간 내 갈등이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갈등의 핵심 당사국인 중국의 환율 조정 폭이 로벌

불균형을 해소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1980년 후반 엔화의 큰 폭 절상 이후

일본 경제가 경험한 자산버블 형성 및 붕괴 과정과 장

기침체 등의 폐해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일본의 부정

적 경험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아울러

중국의 수출 제조업이 내는 이익의 원천이 여전히 저임

금 노동력과 량생산 등에 따르는 비용상의 이점에 기

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출산업의 상당 부분은 위

안화의 급속한 폭 절상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위안화의 경우 속도 조절은 있을 것이나

중장기적으로 절상 추세가 예상되고 이는 원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다.

원화 절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 향을

근본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 확 가 필요하다.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Page 10: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없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

고 있는 점도 환율 갈등의 해소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시장 결정적

환율 제도로 이행함으로써 환율 유연성을 높이기로 합

의했으나, 이는 이행상의 구속력이 미흡한 선언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세계 경제 둔화가 장기화되거나 재침

체에 빠질 경우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팽배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환율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에 한 통화 절상 압력 더 거세질 것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불거진 환율 갈등은 한국 원화

의 동반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80년 미국이

규모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에도 통상압력을 가했던 경험이 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로벌 불균형의 또 다른 주체로 인식되면서 1989

년에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GDP 비 5.1%

를 기록했다. 논란이 됐던 경상수지 목표제 기준이

GDP 비 4%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결코 적지 않은 수치이므로 우리나라도 미국 등

선진국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중국보다 상 적으로 낮은 정치 경제적 파워와 제도

적인 규제가 어렵다는 점도 한국 원화의 강세 폭이 더

욱 커질 수 있는 이유이다. 이제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도 불구하고 노(No)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세계 정치 경제 부문에서 입김이 세

졌다. 뿐만 아니라 위안화의 달러화 교환비율은 매일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환율로 정해지는 식으로 위안화

가치가 정부의 통제 범위 안에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화 유출입이 자유롭고 외환의 수요와 공급 또한 철저

하게 시장 자율에 맡겨져 있다. 이는 곧 한국 금융시장

이 해외자금, 특히 투기자본의 좋은 타깃이 될 가능성

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금융위기와 올해 초

남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될 당시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다른 신흥국보다 훨씬 컸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내수 확 등 장기 응책 마련 절실

위안화의 경우 속도 조절은 있을 것이나 중장기적으

로 절상 추세가 예상되고 이는 원화 강세로 이어질 것

이다. 특히 원화 강세 지속이 외국 단기자본의 과다한

유입에 의한 것일 경우 자본의 유출입 과정에서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 가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자금 유입에 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 건전성 제

고를 위한 관리 감독 및 추가적인 규제 장치를 마련해

야 할 것이다.

또한 원화의 급격한 절상 추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

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그 효과가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율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있으므로 지

양해야 할 것이다.

원화 절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 향을 근본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 확 가 필요하다.

원화 절상은 가격 경쟁력 저하를 가져와 수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장기적인 내수

확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강하게 추진함으로써 경제의

지나친 외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고 준 형포스코경 연구소 동향분석실장 [email protected]

56 Chindia Journal 2011. 1.

자료: IMF

2009년 주요국의 GDP 비 경상수지 비중(%)

17.811.3

7.7 6.0 5.1

싱가포르 만 태국 중국 한국 멕시코 국 브라질 인도 호주

-0.6 -1.1 -1.5 -2.9 -4.4

Cover Story

Page 11: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2011. 1. Chindia Journal 57

환율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세계 각국으로 확

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G20 서울 회

의에서도 논의 주제가 온통 환율에 집중되었을 뿐 아

니라, 1월에 예정된 후진타오 주석의 워싱턴 방문에서

도 환율문제가 주요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

발도상국들 역시 달러 약세가 세로 굳어진 상황에서

자국 통화의 급격한 강세를 막기 위한 정책을 다각도

로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을 둘러싼 분쟁이 더 심화되는 것은 역설

적으로 환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환율

이 변하면 모든 경제 변수가 연쇄적으로 향을 받게

되며, 특히 무역에 의존하는 경제의 경우 수출입 경쟁

력에 즉각적인 변화가 온다.

자국환율안정을위한각국의치열한전쟁

현재 국가별로 다양한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수 국가가 외환시장

에 직간접으로 개입하여 환율을 조정하려는 시도를 계

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2005년 7월에 종전의

달러 페그 제도에서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달러, 엔, 유

로, 원화 등으로 구성)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질

적으로는 여전히 위안화를 달러에 페그하는 정책을 지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Frankel과 Shang-Jin Wei의 연구에 따르

면 중국의 경우 환율제도 변화 이후에도 여전히 위안

화가 달러에 연동하도록 정책을 운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변동환율제를 표방하는 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실제로는 자국 통

화가치가 최 한 달러화의 변동에 연동하도록 외환시

장에 향을 미치고 있다. 다수 국가들의 외환시장

에서는 소수의 금융기관들의 거래를 통해 환율이 결정

되므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크며, 또한 외환시장의

규모도 상 적으로 작아 정부 개입이 용이한 편이다.

따라서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에서 벗어나는 정도가 크

고 펀더멘털에 기초한 이론 모형의 예측 성과가 매우

저조하다. 어쨌든 지금의 세계적인 환율 갈등도 최

한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환율을 유도하려는 각국

정부의 치열한 노력이 반 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위안화변동이우리경제에미치는 향력증

그렇다면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환율정

책은 어떤 것일까? 한국은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환율변동의 향을 가장 크게 받는 나라

에 속한다. 한국의 수출의존도(재화와 용역의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27~28% 내외에서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상승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2002년 이후 수출의

존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008년 53%, 2009년에

는 49.9%까지 올라갔다.

또 다른 특징은 우리나라의 무역 거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는 점이다. 2002년까지

만 해도 한국의 최 수출국은 미국이었으나 2003년부

터 중국이 그 자리를 신했고, 2위인 미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의 중 수출 비중은 1992년

한국, 위안화 환율보다 중국 변화 활용이 더 절실중국 경쟁력 유지 방법 모색해야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Page 12: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58 Chindia Journal 2011. 1.

3.5%에서 2009년 23.9%로 높아졌으며, 만과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수출 비중은 2009년 31.9%에 달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미국 및 일본 수출 비중은

1992년 23.6%와 15.1%에서 2009년 10.4%와 6.0%로 각각

하락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16.8%이며 2010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이 최 수입 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무역수지의 경우 우리나라는 중국 무역에 있

어 한중수교 다음 연도인 1993년부터 계속 흑자를 기

록하고 있으며 흑자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0년

들어 11월까지 우리나라의 전체 상품 무역수지는 380

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중국 무역수지는 전

체 흑자 규모를 상회하는 406억 2천만 달러의 흑자

다. 2010년 중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최 치 던 전

년의 325억 달러를 최소 100억 달러 이상 상회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에 한 높은 의존도는 무역거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 투자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외투자 누계액은 1,517억 8천만 달러인데,

이 중 중국은 20.8%(316억 2천만 달러)로 1위이다. 특히

신고건수나 신규법인수 기준으로는 40% 내외를 차지

한다. 중국 직접투자액은 200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고 2007년에 정점을 기록한 후 2008년과

2009년에는 2년 연속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주었으나

2010년 들어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중국은 우리의 내수

성장 한계에 돌파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수교한 지 20년도 안 되어 중국이 한국의 최 교역

및 투자상 국의 위치를 점유함에 따라, 양국의 교류

도 빈번해지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양국 방문자 수

는 500만 명에 달하고, 한국에 유학 오는 외국인도(

학 이상) 미국(전체의 29.8%인 7만 5,065명)에 이어 중

국이 2위(전체의 25.5%인 6만 4,232명)이다.

결국 한국 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다방면으로 커

진 만큼, 위안화의 변동이 미치는 향도 그만큼 커졌

다고 할 수 있다.

위안화절상의득실, 입장에따라상이

그렇다면 앞으로 위안화의 절상이 세적으로 불가피

하다고 볼 때, 한국 경제는 어떤 득과 실을 보게 될까?

우선, 위안화가 절상되면 단기적으로 우리의 중

수출경쟁력이 유리해지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가격

은 상승하게 되므로 무역수지 흑자가 확 되는 효과를

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은 가공무역에 불

리한 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중 수출의 약

90% 이상이 원자재 및 자본재이고 이 중 약 50% 가량

이 재수출용(가공무역용)이라고 알려져 있다. 2010월 4

월 말 현재 우리의 중국 내 투자기업은 2만 102개인데,

이 중 수출형 기업들은 위안화 평가 절상으로 불리한

향을 받게 된다. 반면, 중국 투자 기업들 중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위안화 절상 시 원자재 조달

비용이 하락할 수 있으며 달러 차입 비중이 높은 기업

들도 환차익 발생으로 수출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하

게 된다. 우리나라의 중국 내 유학생이나 거주자, 그리

고 중국 방문자들은 위안화 절상 시 학비나 주재비, 여

행경비 등의 상승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는 위안화 절상이 중국 경제 성장을 위축시킬 경우 소

득 감소 효과에 따른 우리의 중국 무역 향도 고려

자료: ADB, Key Indicators for Asia and the Pacific 2010

60.0

50.0

40.0

30.0

20.0

10.0

0.0

(%)

1990 1995 2000 2005 2009

27.6

44.3

53.0

49.9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 (경상가격)

Cover Story

Page 13: 위안화절상을둘러싼 환율전쟁 - POSRI...2011. 1. Chindia Journal 49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 경제적보완구조다. 그만큼서로나누는이익이크다

2011. 1. Chindia Journal 59

해야 한다.

결국 위안화 절상에 따른 득과 실은 각자 처한 상황

에 따라서 다르고, 경제 전체가 얻는 득과 실도 명확하

지 않다. 더욱이 이러한 득과 실은 원화의 미환율이

고정된 상태에서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의 효과이므로,

위안화가 절상되는 만큼 원화도 절상된다면 그 효과가

서로 상쇄되어 실질효과는 더욱 약화될 것이다.

참고로 2005년 7월 중국이 환율제도를 변경한 이래

원/위안화의 추이를 살펴보면, 2007년 말까지는 위안당

120원 에서 안정세를 유지하 다가 2008년 들어 상

승세를 보 다. 그리고 2009년 3월초 위안당 230원까지

급등한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

를 보이며 2010년 말 현재 위

안당 17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중국 무역

추이는 환율보다 중국 및 해

외 경기상황에 더 접하게 연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08년과 같이 원화가 위안화 비 급

격히 절하되었으나 중국 및 세계 경기가 위축되었던

해에는 우리의 중 수출입의 전년 비 증가율이 둔

화되었으며, 2010년처럼 원화가 위안화 비 비교적 안

정되었으나 중국 및 세계 경기가 호조세를 보 던 경

우에는 우리의 중 수출입이 모두 전년 비 30% 이

상 증가하는 양상을 보 다. 결국 우리 경제의 전체적

인 관점에서는, 위안화의 변동보다는 중국 성장세의

지속 여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변화에따른기회활용이더중요

우리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수출에 의존하는

성장을 지속해 왔고, 이 과정에서 중국 수출이 절

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더욱이 최근 우리나라

는 세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늘어난 재정 부담과

통화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내수 기

반이 취약하여 앞으로도 수출에 의존하는 성장을 지속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경제발전의 방식을

그동안의 수출 및 투자 중심

에서 소비 위주로 크게 전환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런

데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로컬기업과 외자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에 한 과도한 의존도를 걱정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우리 기업들이 앞선 기술력

과 경 기법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이 제공하는 기회

를 최 한 활용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마치 일본이 높은 부품경쟁력과 기술력으로 우리에게

지속적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위안화 환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환율이 어떻게 변

동하더라도 중국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을 경주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정 철 호포스코경 연구소 북경사무소장 [email protected]

우리 경제의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위안화의

변동보다는 중국 성장세의 지속 여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원/위안 추이

250.0230.0210.0190.0170.0150.0130.0110.090.070.050.0

123.2

229.4

2005.7.1 2006.1.1 2007.1.1 2008.1.1 2009.1.1 2010.1.1 2010.11.1

위안화절상을둘러싼환율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