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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6일 금요일 8 (14) 김시종 장편시집 니이가타 제주바다와 문학 친정국수. 어머의 손맛과 정고스란히 느 껴지는 상호다. 제주일주동로 260번지에 위치 한 국수 순댓국 전문점 친정국수 야기 다. 게 규모는 소박하지만 맛과 인심은 풍성하 다. 메뉴에 그 정성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요 메뉴는 상호와 같은 친정국수 (8000원)다. 민자 사장(78)의아디어듬뿍 담겨 있는 친정국수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다. 소면에 깊은 맛의 육수를 붓고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돼지고기와 갖은 야채들을 한 주먹 얹었 다. 기존 국수의 맛 그 다. 얼큰한 육수와 알싸한 양념어우러져 해따로 없다. 국 수를 좋아하지 않은 손님에게는 덮밥 형태로 제공 한다. 깊은 얼큰함에 잃었던 입맛되살아나는 듯 하다. 은 자녀들어릴 때 자주 만들어주던 메뉴라고 소개했다. 서귀포에서 옛 춘여관을 운 영하던 바지음식을 주문받고 만들어 낼 정도로 손맛유명했다. 그런 그직접 고안 해 낸 국수다. 그의 자녀들은 어린 절을 떠올리게 하고 친정 어머만 만들 수 있는 국수라서 친정국수 름을 붙였다. 대표메뉴는 그렇게 탄생했다. 친정국수 외에도 메뉴는 다양하다. 모님국 (순대국수, 7000원)와 바람난국수(멸치 고기국 수, 7000원), 댁국수(고기국수, 7000원), 잔치 국수(멸치국수, 5000원) 있다. 친정국수라 는 작명의 연다. 특히 멸치와 고기만났 다고 바람난 붙여진 바람난국수 등 은사님의 센스돋보인다. 댁국수는 푹 우려낸 깊은 맛의 국물에 보들보 들한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 제주 전통 고기국수의 맛 그대로다.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는 콩국수 다. 1(1.6㎏)12만원을 주고 산 고급 서리태를 곱게 갈아 맛의 깊이가 다르다. 제품은 따라올 수 없 는 담백함다. 친정국수 의 또 다른 자랑은 수육다. 양 파를 한득 넣고 품질 좋은 생육 돼지고기를 넣 어 오랜 간 푹 삶은 수육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 르 녹아버린다. 짝꿍처럼 따라붙은 특제 소스를 찍어 먹으면 와사 비의 알싸함과 간의 짭짤함, 고추의 매콤함육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인생맛임을 입증한다. 은 맛의 비결을 신선한 재료와 족애라 고 말했다. 사실 의 손맛은 어머에게 물려받았으며, 딸자식의 도움을 받아 게를 운영 하고 있다. 3대째 손맛이이어져온 셈다. 또 사 직접 본인 소유의 농에서 키운 신선한 유 기농 야채들을 재료로 사용하는 등 재료에 많은 신경을 쓴다. 족들방문해줄 때 가장 기쁘다 그 중에서도 3대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보 면 더욱 뿌듯하다 고 전했다. 친정국수 에서는 속풀순대백반 (7000원)치찌개(7000원)의 식사 외에도 찹 쌀순대(2만원), 머릿고기(1만5000원), 순대(15000원), 아강발(1만5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 다. 순대와 머릿고기, 내고기 등의 세트(대 2만 5000원 소 2만원)메뉴도 있다. 영업간은 오전 930분부터 11시30분며, 휴무는 매월 셋째주 월요일다. 문의=064-702-3968. 이소진기자 [email protected] <177> 제주일주동로 친정집 국수 당찬 맛집 을 찾아서 친정 마의 손맛 느껴지는 인생맛 얼큰한 육수알싸한 양념이 어우러진 친정집국수. 제주 전통 고기국수인 시댁국수. 고급 리태를 곱게 갈만든 콩국수. 소스돼지고기 수육. 이소진기자 1929년 12월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다. 제주도로 주한 해는 1935년. 제주에서 해방을 맞은 그 는 제주도 인민위원회에서 활동하 는 등 민족사를 재응하고 운동에 투신한다. 젊은 활동의 한 사람 으로 제주4 3당봉기에 참여했 고 병원 등에 숨어지내다 일본으로 밀항했다. 1949년 6월 6일, 그는 제주 바다를 뒤로 하고 아무런 연 고 없는 국에 혈혈단신 발을 딛 는다. 김시종 시다. 인은 지난 4월과 5월 제주에 있었다. 지난해 심부전증으로 고 비를 넘겼던 쇠약해진 몸 끌고 연거푸 제주를 방문한 건 지난 기억여전히 강하게 그 를 붙들고 있기 때문인 것처럼 보 였다. 71주년 4 3 추념식을 하루 앞둔 제주건입동 주정공에서 인은 청년 기 목격한 참 상을 어렵사리 꺼내놓았다. 인간 란 무엇인지를 묻게 만드는 비 참하고 끔찍한 그 양상은 1959년 전후 필됐고 1970년 일본어로 출간된 장편시집 니이가타() 에 담겨있다. 이 시집은 일본에서 나온 후 약 45년 만인 2014년에야 한국어로 번역돼 우리 곁에 왔다. 인은 유려하고 교묘한 일본어에 등을 돌리는 작업을 해왔다. 매끄 럽지 못한 일본어로 쓰여진 그의 는 그래서 사적 심정의 표출에 비중을 두는 일본 단과는 거리 멀다. 간기(雁木)노래 , 해명 (海鳴) 속을 , 위도(緯度)가 인다 등 3부로 짜여진 시집에서 바다는 미지의 땅으로 연결되는 통로면서 추악함을 감춰놓는 된다. 시집 표제인 니가타 바다를 끼고 있는 지명다. 1960년 전후 북한 귀국운동발히 전개되던 절에 니가타에서 귀국선출항했다. 기다리다/ 물에서/ 조각상돼버린/ 소년의/ 울적 한/ 기억으로/ 일/ 파도/무 너진다./ 바닷바람 속을/ 흔들리 고/ 퍼지며/ 소년의/ 작은 에서/ 부글부글/ 깊어져 는것 은/ 바다다. 2부 해명 속을 에는 특히 그 에게 동판에 박아 넣듯 새겨진 4 3의 잔상있다. 이4주정공에서 들려줬던 그 내용 다. 삼삼오오/ 유족/ 모여/ 흘 러 떨어져는/ 육체를/ 무언() 속에서/ 확인한다./ 조수는/ 차고/ 물러나/ 모래아닌/ 바 다/ 자갈/ 밤을 로질러/ 꽈 르릉/ 울린다. 써놓은 흘러 떨어져는 육체 4 3 때 게릴라로 몰렸 던 사람들철사에 묶여 바다에 던져졌다 며칠 후 해변에 밀려온 모습다. 김시인은 일본의 한 강연에서 그 신들을 두고 다 속에 잠겨 있었던 탓인지 몸콩비지처럼 되어 버렸다고 표현 했다. 그의 바다엔 건너지 못한 채 난파한 배떠다닌다. 진선희기자 [email protected] 김시종 시인은 1949년 제주 바다 건너 본으로 밀항한 작가로 장편시집 니이가타 바다주요 모티프로 제주4 3의 기억이 자리잡고 있.

느껴지는 인생맛집 - 한라일보pdf.ihalla.com/sectionpdf/20190726-80184.pdf · 당찬맛집을찾아서 친정엄마의손맛이느껴지는 인생맛집 얼큰한육수와알싸한양념이어우러진친정집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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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느껴지는 인생맛집 - 한라일보pdf.ihalla.com/sectionpdf/20190726-80184.pdf · 당찬맛집을찾아서 친정엄마의손맛이느껴지는 인생맛집 얼큰한육수와알싸한양념이어우러진친정집국수

2019년 7월 26일 금요일8

(14) 김시종 장편시집 니이가타제주바다와 문학

친정집 국수. 어머니의 손맛과 정이 고스란히 느

껴지는 상호다. 제주시 일주동로 260번지에 위치

한 국수 순댓국 전문점 친정집 국수 의 이야기

다. 가게 규모는 소박하지만 맛과 인심은 풍성하

다. 메뉴에 그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요 메뉴는 상호와 이름이 같은 친정집국수

(8000원)다. 이민자 사장(78)의 아이디어가 듬뿍

담겨 있는 친정집국수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다.

소면에 깊은 맛의 육수를 붓고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돼지고기와 갖은 야채들을 한 주먹 얹었

다. 기존 국수의 맛 그 이상이다. 얼큰한 육수와

알싸한 양념이 어우러져 해장국이 따로 없다. 국

수를 좋아하지 않은 손님에게는 덮밥 형태로 제공

한다. 깊은 얼큰함에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이 사장은 자녀들이 어릴 때 자주 만들어주던

메뉴라고 소개했다. 서귀포에서 옛 장춘여관을 운

영하던 이 사장은 이바지음식을 주문받고 만들어

낼 정도로 손맛이 유명했다. 그런 그가 직접 고안

해 낸 국수다.

그의 자녀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친정

어머니만 만들 수 있는 국수라서 친정집 국수 라

고 이름을 붙였다. 대표메뉴는 그렇게 탄생했다.

친정집국수 외에도 메뉴는 다양하다. 장모님국

수(순대국수, 7000원)와 바람난국수(멸치 고기국

수, 7000원), 시댁국수(고기국수, 7000원), 잔치

국수(멸치국수, 5000원) 등이 있다. 친정집국수라

는 작명의 연장선이다. 특히 멸치와 고기가 만났

다고 바람난 이란 이름이 붙여진 바람난국수 등

은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인다.

시댁국수는 푹 우려낸 깊은 맛의 국물에 보들보

들한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 제주 전통 고기국수의

맛 그대로다.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는 콩국수 다. 1되

(1.6㎏)에 12만원을 주고 산 고급 서리태를 곱게

갈아 맛의 깊이가 다르다. 시제품은 따라올 수 없

는 담백함이다.

친정집 국수 의 또 다른 자랑은 수육이다. 양

파를 한가득 넣고 품질 좋은 생육 돼지고기를 넣

어 오랜 시간 푹 삶은 수육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

르 녹아버린다.

짝꿍처럼 따라붙은 특제 소스를 찍어 먹으면 와사

비의 알싸함과 간장의 짭짤함, 고추의 매콤함이 수

육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인생맛집 임을 입증한다.

이 사장은 맛의 비결을 신선한 재료와 가족애라

고 말했다. 사실 이 사장의 손맛은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았으며, 딸자식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운영

하고 있다. 3대째 손맛이 이어져온 셈이다. 또 사

위가 직접 본인 소유의 농장에서 키운 신선한 유

기농 야채들을 재료로 사용하는 등 재료에 많은

신경을 쓴다.

이 사장은 가족들이 방문해줄 때 가장 기쁘다

며 그 중에서도 3대가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보

면 더욱 뿌듯하다 고 전했다.

친정집 국수 에서는 속풀이용 순대백반

(7000원)와 김치찌개(7000원)의 식사 외에도 찹

쌀순대(2만원), 머릿고기(1만5000원), 순대(1만

5000원), 아강발(1만5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

다. 순대와 머릿고기, 내장고기 등의 세트(대 2만

5000원 소 2만원)메뉴도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밤 11시30분이며, 휴무는 매월 첫

째 셋째주 월요일이다. 문의=064-702-3968.

이소진기자 [email protected]

<177> 제주시 일주동로 친정집 국수

당찬 맛집을 찾아서

친정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인생맛집

얼큰한 육수와 알싸한 양념이 어우러진 친정집국수. 제주 전통 고기국수인 시댁국수. 고급 서리태를 곱게 갈아 만든 콩국수. 특제 소스와 돼지고기 수육. 이소진기자

1929년 12월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다. 제주도로 이주한 해는

1935년. 제주에서 해방을 맞은 그

는 제주도 인민위원회에서 활동하

는 등 민족사를 재응시하고 운동에

투신한다. 젊은 활동가의 한 사람

으로 제주4 3 당시 봉기에 참여했

고 병원 등에 숨어지내다 일본으로

밀항했다. 1949년 6월 6일, 그는

제주 바다를 뒤로 하고 아무런 연

고 없는 타국에 혈혈단신 발을 딛

는다. 김시종 시인이다.

시인은 지난 4월과 5월 제주에

있었다. 지난해 심부전증으로 고

비를 넘겼던 시인이 쇠약해진 몸

을 이끌고 연거푸 제주를 방문한

건 지난 기억이 여전히 강하게 그

를 붙들고 있기 때문인 것처럼 보

였다. 71주년 4 3 추념식을 하루

앞둔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터

에서 시인은 청년 시기 목격한 참

상을 어렵사리 꺼내놓았다. 인간

이란 무엇인지를 묻게 만드는 비

참하고 끔찍한 그 양상은 1959년

전후 집필됐고 1970년 일본어로

출간된 장편시집 니이가타(新

潟) 에 담겨있다.

이 시집은 일본에서 나온 후 약

45년 만인 2014년에야 한국어로

번역돼 우리 곁에 왔다. 시인은

유려하고 교묘한 일본어에 등을

돌리는 시 작업을 해왔다. 매끄

럽지 못한 일본어로 쓰여진 그의

시는 그래서 사적 심정의 표출에

비중을 두는 일본 시단과는 거리

가 멀다.

간기(雁木)의 노래 , 해명

(海鳴) 속을 , 위도(緯度)가 보

인다 등 3부로 짜여진 시집에서

바다는 미지의 땅으로 연결되는

통로이면서 추악함을 감춰놓는

장소가 된다. 시집 표제인 니가타

역시 바다를 끼고 있는 지명이다.

1960년 전후 북한 귀국운동이 활

발히 전개되던 시절에 니가타항

에서 귀국선이 출항했다.

애타게 기다리다/ 물가에서/

조각상이 돼버린/ 소년의/ 울적

한/ 기억으로/ 종일/ 파도가/ 무

너진다./ 바닷바람 속을/ 흔들리

고/ 퍼지며/ 소년의/ 작은 가슴

에서/ 부글부글/ 깊어져 가는 것

은/ 바다다.

2부 해명 속을 에는 특히 그

에게 동판에 박아 넣듯 새겨진

4 3의 잔상이 있다. 시인이 4월

주정공장에서 들려줬던 그 내용

이다.

삼삼오오/ 유족이/ 모여/ 흘

러 떨어져가는/ 육체를/ 무언(無

言) 속에서/ 확인한다./ 조수는/

차고/ 물러나/ 모래가 아닌/ 바

다/ 자갈이/ 밤을 가로질러/ 꽈

르릉/ 울린다.

시인이 써놓은 흘러 떨어져가

는 육체 는 4 3 때 게릴라로 몰렸

던 사람들이 철사에 묶여 바다에

던져졌다 며칠 후 해변에 밀려온

모습이다. 김 시인은 일본의 한

강연에서 그 시신들을 두고 바

다 속에 잠겨 있었던 탓인지 몸이

콩비지처럼 되어 버렸다고 표현

했다. 그의 바다엔 건너지 못한

채 난파한 배가 떠다닌다.

진선희기자 [email protected]

재일 김시종 시인은 1949년 제주 바다 건너 일본으로 밀항한 작가로 장편시집 니이가타 엔

바다를 주요 모티프로 제주4 3의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