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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서 발원해 제주시내 서부를 관통하는 큰 물줄기 병문천과 한천. 그 사이에 용담1동이 자리한다. 남쪽의 시외버스 터미널을 경계로 북 쪽의 동한두기까지 길쭉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한때 이곳은 제주시 서부지역의 중심지였다. 제 주중학교는 물론 제주실업전문대학이 자리했었 고, 서문시장, 도깨비시장을 위시해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지금의 적십자회관 근처에 오일장 이 열렸었다. 그 외에도 버스차고지가 용담로터 리 근처에 위치했던 터라 어른들은 제주차부 라는 별칭이 더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며 더 뎌지기 시작했다. 택지개발로 신도시가 생겨나 며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서부지역의 주도권 은 신제주로 옮겨갔다. 가장 큰 문제는 상권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서문시장을 되살려야만 했 다. 재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화 시설을 도입하고 정육식당을 특성화했다. 작은 성과들이 조금씩 보인다. 하지만 경쟁력을 키우 기 위해서는 아직도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서 또,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업 에 도전 했다. 상권을 살리고 지역민들이 살기 좋은 마 을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 인프라를 활성화 시켜 야 했다. 그 첫째로 시장근처의 낙후된 공간을 이용해 세대공감센터를 만들었다. 이 곳에서 프 로그램을 개발해 어르신들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린이 기자단을 만들어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위의 낡은 집들을 수리 해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번 7월말에는 마을카페를 오픈해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활 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역주민이 주축인 된 비영리단체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이다. 2016 년부터 2018년까지 국비지원으로 진행되고 있 다. 관주도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민이 주체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이후 어떻 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마을발 전협의회 집행부들의 고민이 크다. 원도심 활성 화는 이런 애향심 담뿍한 고민들이 모여질 때 진정성 있는 답이 나올 듯하다. 그렇다고 용담1동에 인문, 자연 인프라가 없는 것이 아니다.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향 교가 있다. 1392년 건립돼 제주 유형문화재 제2호 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유교문화의 산실로 아직 도 이곳에서는 전통혼례를 집전하고 한문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도 체험학습과 인성교육 등을 실시하며 정신문화의 근간을 잡고 있다. 한천의 끝자락 즈음 바다로 내딛는 지점에 용 연이 있다. 7~8m의 기암절벽을 끼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곳이다. 경치가 좋아 예부터 관리와 문인들이 이 곳에 뱃놀이를 하며 풍류를 즐겼다 고 한다. 이를 재현하는 용연 선상 음악회가 매 년 열린다. 한두기 는 이 용연을 기준으로 둘로 나눠 동한두기, 서한두기라 한다. 용담1동의 동한두기는 도시 안의 섬과 같은 곳이다. 바다로 불룩 튀어난 형세로 작은 해안을 끼고 고즈넉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썰물이면 물을 머금은 작은 돌들이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매립돼 버린 탑동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용담해안도로의 시끌벅적한 네온사인이 그저 아득한 불빛이 될 만큼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예전에는 이 한두기 포구로 선박들이 들고 나곤 했다. 전남 강진에서 옹기를 싣고 온 풍선들도 이 곳에 정박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이채로웠을 듯하다. 병문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을 버렝이 깍이 라고 한다. 겨울 북풍이 불면 물살이 세져 자갈 과 모래 등이 포구로 밀려들던 곳이다. 지금은 병문천 복개로 일부만 남아있다. 비만 오면 물 속에 잠기던 배고픈 다리도 용담동은 물론 무근 성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이었던 선반물도 모두 사라져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해륜사는 동한두기 내 해발 10m 절 동산에 위치한 사찰이다. 이 곳에는 미륵불인 서자복 이 있다. 서자복은 높이 1.9m 석불로 건입동 만 수사지의 동자복과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원 래 이 사찰은 고려시대에 창건돼 18세기 중경에 폐사되고 이후 1910년 용화사라는 사찰이 다시 지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용연정 남쪽으로는 고시락당이 있다. 이는 용해국대부인, 여리불도 등을 모시는 당으 로 마을의 해녀와 어선을 관장한다. 그래서 어 부들과 해녀들은 이곳에서 정성을 드린다. 그 외에도 서문성당이 있다. 1977년 신축 당시에는 용담 1동 231-9번지에 위치했으나 1994년 옛 주 교관 터였던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주민자치위원회 역시 행복마을 만들기를 위 한 노력에 동참 중이다. 노령화로 인구가 감소 됨에 따라 출산장려 정책을 주친중인데 이 중 하나로 무럭이 통장 을 운영하고 있다. 출산한 가정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5만원이 적립된 통 장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북카페 곱뜨락 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 관이 없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로 주민사 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에는 약 3000권의 책이 소장돼 있으며 이에 대한 대출도 활발한 것으로 보아 활용도가 높다. 용담 1동 곳곳에는 숨어있는 편의시설과 보 물들이 많다. 작지만 골고루 갖춰진 이 곳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여행작가> 기획 2018년 7월 10일 화요일 9 < 10 > 복마을 용담1과거 제주시 서부지역 중심 원도심 활성화 가동 인터뷰 주민자치위원장 마을발전협의회장 이윤석 발전협의회부회장 김동1동장 최근에 진행되는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 업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각종 문화프 로그램이나 낡은 집개선 사업들이 반응 이 좋다. 올해까지 국비지원으로 운영되 지만 이후 예산이 끊기면 어떻게 이어나 갈지가 고민이다. 마을협동조합을 만들어 자구책을 마련 중이지만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이번 달 시작하는 마을카페 사 업 등이 잘 될 수 있도록 관심을 바란다. 마을 큰 행사는 구정이 지나 지내는 마 을제와 가을에 개최하는 용연 선상 음악 회가 있다. 축제의 경우 아직은 마을의 역량이 부족해 문화원의 도움을 받고 운 영된다. 앞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마을자 치단위에서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 해 나가고 있다. 올레길 17코스가 동한두기에서 탑동으 로 가버리는 형국이라 지역에 미치는 영 향이 없다. 향교와 서문시장을 통과하는 코스를 개발한다면 지역상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상생을 위해서 고려해 주기 바란다. 용담1동 역시 원도심권에 해당해 마을 인구가 감소하 는 추세다. 더구나 65세 이 상 노인인구가 22%를 차지 하는 초고령 사회이다. 하 지만 인구 이동이 드물어 오랫동안 이웃과 정을 나누 며 사는 동네이다. 그런 만큼 행정 서비 스는 행복마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즉,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한 불법행위 근절이다. 불법 주정차, 불법광고물, 노상 적치물 등을 단속해 불법행위 제로화 를 추진 중이다. 지역 자생단체들의 도움 으로 단속을 하고 계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서문가 구특화거리, 제주향교와 용연야범을 우르는 관광벨트화 구축으로 지역 경쟁 력을 키우는 데 노력할 것이다. 연다리 야경 현대시설갖춘 서문시장 600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제주향교.

인터뷰 - 한라일보pdf.ihalla.com/sectionpdf/20180710-75911.pdf · 한라산에서발원해제주시내서부를관통하는 큰물줄기병문천과한천.그사이에용담1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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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인터뷰 - 한라일보pdf.ihalla.com/sectionpdf/20180710-75911.pdf · 한라산에서발원해제주시내서부를관통하는 큰물줄기병문천과한천.그사이에용담1동이

한라산에서 발원해 제주시내 서부를 관통하는

큰 물줄기 병문천과 한천. 그 사이에 용담1동이

자리한다. 남쪽의 시외버스 터미널을 경계로 북

쪽의 동한두기까지 길쭉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한때 이곳은 제주시 서부지역의 중심지였다. 제

주중학교는 물론 제주실업전문대학이 자리했었

고, 서문시장, 도깨비시장을 위시해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지금의 적십자회관 근처에 오일장

이 열렸었다. 그 외에도 버스차고지가 용담로터

리 근처에 위치했던 터라 어른들은 제주차부

라는 별칭이 더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며 더

뎌지기 시작했다. 택지개발로 신도시가 생겨나

며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서부지역의 주도권

은 신제주로 옮겨갔다. 가장 큰 문제는 상권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서문시장을 되살려야만 했

다. 재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화

시설을 도입하고 정육식당을 특성화했다. 작은

성과들이 조금씩 보인다. 하지만 경쟁력을 키우

기 위해서는 아직도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서 또,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업 에 도전

했다. 상권을 살리고 지역민들이 살기 좋은 마

을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 인프라를 활성화 시켜

야 했다. 그 첫째로 시장근처의 낙후된 공간을

이용해 세대공감센터를 만들었다. 이 곳에서 프

로그램을 개발해 어르신들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린이 기자단을 만들어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위의 낡은 집들을 수리

해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번 7월말에는

마을카페를 오픈해 주민들의 소통공간으로 활

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역주민이 주축인

된 비영리단체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이다. 2016

년부터 2018년까지 국비지원으로 진행되고 있

다. 관주도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민이 주체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이후 어떻

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마을발

전협의회 집행부들의 고민이 크다. 원도심 활성

화는 이런 애향심 담뿍한 고민들이 모여질 때

진정성 있는 답이 나올 듯하다.

그렇다고 용담1동에 인문, 자연 인프라가 없는

것이 아니다.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향

교가 있다. 1392년 건립돼 제주 유형문화재 제2호

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유교문화의 산실로 아직

도 이곳에서는 전통혼례를 집전하고 한문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도 체험학습과 인성교육

등을 실시하며 정신문화의 근간을 잡고 있다.

한천의 끝자락 즈음 바다로 내딛는 지점에 용

연이 있다. 7~8m의 기암절벽을 끼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곳이다. 경치가 좋아 예부터 관리와

문인들이 이 곳에 뱃놀이를 하며 풍류를 즐겼다

고 한다. 이를 재현하는 용연 선상 음악회가 매

년 열린다. 한두기 는 이 용연을 기준으로 둘로

나눠 동한두기, 서한두기라 한다.

용담1동의 동한두기는 도시 안의 섬과 같은

곳이다. 바다로 불룩 튀어난 형세로 작은 해안을

끼고 고즈넉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썰물이면

물을 머금은 작은 돌들이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매립돼 버린 탑동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용담해안도로의 시끌벅적한 네온사인이 그저

아득한 불빛이 될 만큼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예전에는 이 한두기 포구로 선박들이

들고 나곤 했다. 전남 강진에서 옹기를 싣고 온

풍선들도 이 곳에 정박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이채로웠을 듯하다.

병문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을 버렝이 깍이

라고 한다. 겨울 북풍이 불면 물살이 세져 자갈

과 모래 등이 포구로 밀려들던 곳이다. 지금은

병문천 복개로 일부만 남아있다. 비만 오면 물

속에 잠기던 배고픈 다리도 용담동은 물론 무근

성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이었던 선반물도 모두

사라져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해륜사는 동한두기 내 해발 10m 절 동산에

위치한 사찰이다. 이 곳에는 미륵불인 서자복

이 있다. 서자복은 높이 1.9m 석불로 건입동 만

수사지의 동자복과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원

래 이 사찰은 고려시대에 창건돼 18세기 중경에

폐사되고 이후 1910년 용화사라는 사찰이 다시

지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용연정 남쪽으로는 고시락당이 있다.

이는 용해국대부인, 여리불도 등을 모시는 당으

로 마을의 해녀와 어선을 관장한다. 그래서 어

부들과 해녀들은 이곳에서 정성을 드린다. 그

외에도 서문성당이 있다. 1977년 신축 당시에는

용담 1동 231-9번지에 위치했으나 1994년 옛 주

교관 터였던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주민자치위원회 역시 행복마을 만들기를 위

한 노력에 동참 중이다. 노령화로 인구가 감소

됨에 따라 출산장려 정책을 주친중인데 이 중

하나로 무럭이 통장 을 운영하고 있다. 출산한

가정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5만원이 적립된 통

장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한 북카페 곱뜨락 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

관이 없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서비스로 주민사

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에는 약 3000권의

책이 소장돼 있으며 이에 대한 대출도 활발한

것으로 보아 활용도가 높다.

용담 1동 곳곳에는 숨어있는 편의시설과 보

물들이 많다. 작지만 골고루 갖춰진 이 곳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여행작가>

기 획 2018년 7월 10일 화요일 9

< 10 > 행복마을 용담1동

과거 제주시 서부지역 중심… 원도심 활성화 가동

인터뷰

김기성주민자치위원장

신용호마을발전협의회장

이윤석발전협의회부회장

김동익 용담1동장

김동익 동장

최근에 진행되는 서문지구 새뜰마을 사

업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각종 문화프

로그램이나 낡은 집개선 사업들이 반응

이 좋다. 올해까지 국비지원으로 운영되

지만 이후 예산이 끊기면 어떻게 이어나

갈지가 고민이다. 마을협동조합을 만들어

자구책을 마련 중이지만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이번 달 시작하는 마을카페 사

업 등이 잘 될 수 있도록 관심을 바란다.

마을 큰 행사는 구정이 지나 지내는 마

을제와 가을에 개최하는 용연 선상 음악

회가 있다. 축제의 경우 아직은 마을의

역량이 부족해 문화원의 도움을 받고 운

영된다. 앞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마을자

치단위에서 기획,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

해 나가고 있다.

올레길 17코스가 동한두기에서 탑동으

로 가버리는 형국이라 지역에 미치는 영

향이 없다. 향교와 서문시장을 통과하는

코스를 개발한다면 지역상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상생을

위해서 고려해 주기 바란다.

용담1동 역시 원도심권에

해당해 마을 인구가 감소하

는 추세다. 더구나 65세 이

상 노인인구가 22%를 차지

하는 초고령 사회이다. 하

지만 인구 이동이 드물어

오랫동안 이웃과 정을 나누

며 사는 동네이다. 그런 만큼 행정 서비

스는 행복마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즉,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한 불법행위

근절이다. 불법 주정차, 불법광고물, 노상

적치물 등을 단속해 불법행위 제로화

를 추진 중이다. 지역 자생단체들의 도움

으로 단속을 하고 계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서문가

구특화거리, 제주향교와 용연야범을 아

우르는 관광벨트화 구축으로 지역 경쟁

력을 키우는 데 노력할 것이다.

용연다리 야경 현대화시설을 갖춘 서문시장 6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제주향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