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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Neurol Assoc Volume 28 No. 3, 2010 225
증 례
순수후향기억상실: 기질적 원인인가? 심인성 원인인가?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진선임 박기형 성영희 이영배 박현미 신동진
Pure Retrograde Amnesia: Is This Real Organic or Psychogenic?
Sun Im Jin, MD, Kee Hyung Park, MD, PhD, Young Hee Sung, MD, Yeong Bae Lee, MD, PhD, Hyeon M i Park, MD, PhD, Dong Jin Shin, MD, PhD
Department of Neurology, Gachon University Gil Hospital, Incheon, Korea
Cases showing memory disturbances with isolated retrograde memory without any definitive brain lesions are classified
as dissociative amnesia. Improvements in imaging techniques have allowed the organic causes of this disease to be
identified in several recent cases. Several studies have diagnosed cases of memory disorders as pure retrograde amnesia
(PRA). The patient reported here had no psychiatric disorder and had normal MRI results, but showed hypometabolism
in PET that met the criteria for PRA.
J Korean Neurol Assoc 28(3):225-229, 2010
Key Words: Pure retrograde amnesia (PRA), Etiology, PET
Received December 24, 2008 Revised May 25, 2010Accepted May 25, 2010
＊Kee Hyung Park, MD, PhD
Department of Neurology, Gachon University Gil Hospital, 1198 Guwol-dong, Namdong-gu, Incheon 405-760, Korea
Tel: +82-31-460-3346 Fax: +82-31-460-3344
E-mail: [email protected]
순수후향기억상실(pure retrograde amnesia)은 새로운 정
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능력에는 이상이 없이 과거의 정보를
되돌려 떠올리는 것에 장애가 있는 것으로, 뚜렷한 전향기억상실
(anterograde amnesia) 없이 후향기억상실(retrograde amnesia)
이 나타나는 것이며 후향기억(retrograde memory)과 전향기억
(anterograde memory) 사이의 해리가 발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1 순수후향기억상실은 꾸준히 보고되어 왔으나 종종 증상
을 설명할 만한 의미 있는 뇌병변 없이 나타나 심인성기억상실
(psychogenic amnesia) 또는 해리기억상실(dissociative amnesia)
과 혼동하여 쓰여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보고에서는 뇌병변
없이 발생하는 기억상실도 기질적 측면에서의 접근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기능뇌영상(functional neuroimaging)이 발달하
면서 확인되고 있다.2 저자들은 뚜렷한 외상 및 뇌병변 없이 갑
자기 발생한 8년 간의 기억상실을 보인 환자를 경험하여 보고하
는 바이다.
증 례
39세 여자가 내원 당일 오전 갑자기 발생한 기억상실을 주소
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2007년 12월 7일 내원하였고, 내원 당
일 오전 잠자리에서 일어난 후 화장실에 들어갈 때까지는 정상
이었으나 화장실에서 나온 뒤부터 그 날을 2000년 9월 21로 알
고, 지난 8년 간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1남 1녀인 자녀들은 각각
고등학생과 중학생이었으나 성장한 자녀를 알아보지 못하였고,
자녀들을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으로 기억하였으며 나이가 든 남
편을 낯설어 하였다. 유년기와 20대의 기억은 모두 정상이었으
며 약 7~8년 동안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였고, 지난 8년 사이에
운전면허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나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였으
며 운전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환자는 2개월 전에 췌장양성종양절제술을 받았던 것 외에는
외상뇌손상, 중추신경계질환, 대사이상 및 약물 복용의 과거력
이 없었고, 정신과적 과거력도 없었다. 중졸이었고 보험회사 팀
장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내원 당시 시행한 신경학적 진찰에서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행동장애나 지적 장애의 증상은
없었다.
환자는 후향기억장애를 주로 보였고, 입원 당일 시행한 간이
정신상태검사(MMSE)에서는 시간지남력의 감소, 주의집중 감소
진선임 박기형 성영희 이영배 박현미 신동진
대한신경과학회지 제28권 제3호, 2010226
Figure 1. T2-weighted axial and T2-weighted coronal view MR imaging (A, B). MR imaging showed no structural lesion.
및 기억회상의 감소로 18점을 받았다. 혈관병증, 염증질환, 발
작장애, 대사이상 등의 후향기억상실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하
여 자기공명영상(MRI), 요추천자, 뇌파검사, 신경심리검사 등
을 시행하였다. 기질적 병변을 감별하기 위하여 시행한 뇌 MRI
에서 병변은 없었고(Fig. 1) 뇌파와 척수액에서도 이상소견이
없었으며 혈액검사에서도 대사이상을 의심할 소견은 없었다.
입원 후 일상생활에서 전향기억장애를 보이지 않았으나 과거
기억의 회복은 없었다. 입원 후 다시 시행한 MMSE에서는 주의
집중 및 계산에서 3점, 기억회상에서 2점을 획득하여 총점 27
점을 받았다. 신경심리검사에서 언어적, 시각적 기억력의 의미
있는 저하는 없었고, 경미한 주의집중력과 실행능력 저하를
보였으며. 노인우울검사(Geriatric Depression Scale)는 24점
으로 중등도의 우울감이 있었다(Table 1). 미네소타다면인성검사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 inventory, MMPI)에서는
특이 소견을 보이지 않았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에서
는 양측 측두엽과 두정엽의 경미한 대사 저하가 관찰되었다
(Fig. 2).
입원 중 과거 기억은 회복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서 환자는
지속적인 우울감과 의욕 저하를 보였다. 환자는 과거에 심리적
이거나 정신과적 문제가 있었음을 부인하였고 입원 중 나타낸
우울감과 불안감에 대해서 정신과적 치료를 시행하였다.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채 퇴원하였고, 증상 발생 1년
후 추적관찰을 시행하였다. 기억상실 증상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였으나 본인이 기억을 상실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었
고, 현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여전히
불안해하고 자신감이 없었으며 기분의 기복이 심한 상태였다.
다시 시행한 신경심리검사에서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으
나 노인우울검사(Geriatric Depression Scale) 점수는 30점으
로 심각한 우울감을 나타내었다.
고 찰
순수후향기억상실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능
력에는 이상이 없이 과거의 정보를 되돌려 떠올리는 것에 장애
가 있는 것으로, 1881년 Ribot 등이 순수후향기억상실에 대해
처음 언급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후향기억상실은 전향기억상
실 없이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여겨질 정도로 순수후향기억상
실은 드물게 보고되었고,3 보고된 증례들의 임상계수(clinical
순수후향기억상실: 기질적 원인인가? 심인성 원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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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Response F/U Response (1year later)Attention Digit span (Forwad/backward) Letter cancellation
6/4NL
7/4NL
Language and related functions Spontaneous speech Contents Comprehension Repetition K-BNT Reading Writing Finger namingRight-left orientationBody-part identification Calculation Praxis
FluentNLNLNL
52/60 NLNLNL NLNLNL
Ideomotor 4/5
FluentNLNLNL
50/60NLNLNLNLNLNL
Ideomotor 5/5Visuospatial function Interlocking pentagons Copying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NL35/36 (70.88%ile)
NL35/36
MemorySVLT(1st/2nd/3rd) Delayed Recognition (TP-FP)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immediate recallRey-Osterrieth Complex Figure, delayed recall Recognition (TP-FP)
5/10/11 (95.82%ile)9 (83.65%ile)
12-0 (90.66 %ile)22.5 (71.23%ile)21 (65.54%ile)5-1 (0.01%ile)
8/11/11 (99.64%ile)10 (97.88%ile)
12-0 (99.66%ile)24 (92.65%ile)24 (91.92%ile)8-0 (32.64%ile)
Frontal executive function Contrasting program Go-no-go test Fist-edge-palm Alternating square and triangle Alternating hand movement Luria loop Word fluency, animal/supermarket Word fluency ㄱ/ㅇ/ㅅ Stroop test, word/color
20/2020/20NLNLNLNL
16/189/8/9
105/58
20/2020/20N/LN/LN/LN/L
14/1412/3/7
112/104General index GDS Barthel ADL CDR K-MMSE
24200.5
18/30
30200.5
28/30
Table 1. Results of neuropsychological tests of the patient
profile)와 원인이 일관적이지 않아 정의와 진단기준 및 원인은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순수후향기억상실의
증례를 보고하는 학자들에 의해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명명되
어 왔다.4 Kapur 등은 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뇌병변이 있
으면서 새로운 기억과 분리되어 후향기억상실만을 보였던 증례
보고에서 “국소후향기억상실(focal retrograde amnesia)”이라 명
명하였고,5 Levine 등은 “선택 또는 단독후향기억상실(selective
or isolated retrograde amnesia)”이라 이름 붙였으며6 Lucchelli
등은 순수후향기억상실(pure retrograde amnesia)이라 명명
하였다.7 이와 달리 심인성 원인과 후향기억장애가 명백히 인
과관계가 성립한 경우 Kopleman 등은 “심인성기억상실, 해리
기억상실 또는 기능 기억상실”(psychogenic, dissociative or
functional amnesia)이라고 명명하였다.8
본 증례에서 두부 외상이나 염증성질환 등의 병력 없이 갑자
기 과거 기억장애를 보이고 있었고 내원 당시 시행한 MRI에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아 심인성 기억상실을 우선 생각할 수 있
었지만, 환자는 증상 발생 전 뚜렷한 정신과적 질환이나 스트레
스 등의 심인성 원인 역시 명확하지 않았으므로 환자가 호소하
였던 순수후향기억상실에 대한 원인적 측면에서의 고려가 필요
한데, 이는 나타나는 임상양상 및 경과에 따라 일부 구별할 수
있다.
기질적 원인에 의한 기억상실은 다른 인지장애가 동반되는
진선임 박기형 성영희 이영배 박현미 신동진
대한신경과학회지 제28권 제3호, 2010228
Figure 2. Brain PET scan of the patient. PET scans revealed mild decreased metabolism in the bilateral temporoparietal cortices.
경우가 많으며 과거의 기억보다 최근의 기억이 뚜렷이 손상되
어 그 손상된 기억의 시간적 구배(temporal dispersion)가 있
고, 심인성 기억상실과 비교하여 증상의 발현과 종료시기가 분
명치 않으며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와 질병의 발현과의 시간관
계가 분명치 않다. 이에 반해서 심인성 기억장애는 뚜렷한 정신
과질환(psychiatric disorder)이 있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나 이
차적인 이득이 뚜렷한 경우가 많고 대개 저절로 호전되며 기억
장애의 기간이 주로 1달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짧다.1,9
본 증례의 환자는 기억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의 과거
력이 없었고, 자기공명뇌영상에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으
며, 기억장애의 기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발병 시점에
서 먼 과거의 기억과 최근 기억간의 손상된 정도에 있어 시간적
구배를 보이지 않아 심인성 기억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 소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의 보고를 종합해 볼
때 기억장애에 따른 의미 있는 이차적 이득을 발견할 수 없었
고, 뚜렷한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와 질병의 발현 간의 시간 관계
가 분명치 않았으며, 증상이 발생하고 12개월이 지난 후에도 기
억이 회복되지 않는 임상경과는 오히려 기질적 원인을 시사하
는 소견으로 생각할 수 있어 기억장애의 원인으로 심인성 요인
과 기질적 요인으로의 각각의 연관 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다.
2004년 Fugiwara 등은 뇌병변 또는 심인성 원인과 기억장
애와의 연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37명의 기억상실 환자를 정
리하여 보고하였는데,10 본 증례와 마찬가지로 전향기억은 대부
분 보존되었으며 후향기억상실이 두드러졌다. 이들 증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23명은 경미하지만 두부손상을 포함한 외
상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고, 12명은 심인성 유발 요인이 있었
다. 심인성 원인만 있는 환자 12명 중 1997년부터 2000년까지
Markowitsch가 보고하였던 4명의 환자들의 CT와 MRI 검사상
에서는 구조적인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PET에서 양측 대
뇌반구의 대사저하를 시사하는 소견이 관찰된 점으로 미루어,
이전의 심인성 기억장애로 여겨졌던 증례들 중 일부는 기질적
원인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본 증례의 양전자방출단
순수후향기억상실: 기질적 원인인가? 심인성 원인인가?
J Korean Neurol Assoc Volume 28 No. 3, 2010 229
층촬영술에서 관찰되는 양측 측두엽과 두정엽의 대사저하 소견
은 본 증례가 단순히 심인성 요인에 의해 발생한 기억장애가 아
니라 기질적인 원인이 있음을 유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또한 순수후향기억장애의 기전으로 Lucchelli 등은 기질적
요인과 심인성 요인 사이의 상호 관계로 설명하고 있다.1 일상
생활에서 “심인성 자극요인”은 아주 흔하고 다양하게 일어나지
만, 모든 사람에게서 순수후향기억장애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일과성기억상실(Transient Global Amnesia, TGA)에서도 환
자들이 다양한 심인성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은 모두
비슷한 것처럼 순수후향기억장애 환자들도 원인은 다양하지만
유사한 증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Lucchelli 등은 일과성기억상
실이 초기에는 심인성 요인에 의한 것으로 여겨 왔다가 최근 들
어 기질적인 원인임이 밝혀졌듯이 순수후향기억장애도 결국은
뇌의 기질적 원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시사하였다.
그러므로 뇌병변이 없는 기억장애의 경우에도 심인성 기억장
애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질적 측면에서의 기억장애를 고
려하여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
능적뇌영상이 발달하면서 기질적인 원인이 밝혀진 일과성기억
상실과 같이 순수후향기억장애 역시 앞으로 영상검사를 비롯한
진단 방법의 발전과 함께 기질적인 원인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
으며, 과거에는 심인성 기억장애로 여겨서 소홀히 다뤄졌던 환
자들도 신경과 영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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