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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해장성(環海長城)은 고려와 조선 두 왕조에 걸쳐 제주 해안선을 따라 섬을 빙 둘러 가며 몽돌 등을 이용해 축조한 돌담 성이다. 고려 때 삼별초가 대몽항쟁을 위해 처음 쌓기 시작했고, 조선에 이르러 왜구 의 침입을 막고자 축조하고 보수했다. ‘탐 라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길 이가 300리에 달한다. 지금에 와서 봐도 대 단한 역사(役事)가 아닐 수 없다. 겉보기에는 무질서하게 쌓은 것처럼 보 이나, 큰 돌을 중심 삼아 단단히 고정한 후 먼저 내벽과 외벽을 만들었다. 그사이에 는 크고 작은 잡석을 채웠다. 밖에서 보이 는 틈에는 촘촘한 잔돌을 끼웠다. 그러면 서 다양한 크기의 돌을 서로 엇갈려가며 맞물리도록 허튼층쌓기를 했다. 오랜 세월 동안 생명력을 유지한 것도 이래서다. 제주 를 대표하는 방어유적으로 손색이 없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는 1998년에 환해장 성 가운데 10곳을 지방문화재(기념물 제 49호)로 지정했다. 화북 곤흘동(140m), 화 북 별도(620m), 삼양(280m), 애월(362m), 북촌(263m), 동복(150m), 행원(310m), 한 동(290m), 온평(2120m), 신산(600m) 등 이다.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 다. 소중히 여겨 보존에 힘써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관리 실태를 들여다보면 개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본지 기 자가 현장 취재를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 르면 화북 곤흘과 북촌은 일부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북촌은 포크레인 등으로 밀어버려 장성의 행태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몰골이 흉측하다. 더욱 충 격적인 것은 화북 별도다. 주변 토지가 해 양쓰레기 집하장으로 활용되면서 환해장 성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다. 시급한 보 수와 적절한 행정 지도가 필요하다.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했으면 그에 맞는 관리와 관심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덜렁 안내 표지판 설치로 그쳐선 안 된다. 그 가 치를 제대로 홍보해야 한다. 도민과 토지 주들도 이를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애물단 지’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 경우에 따라선 ‘꿀단지’가 될 수도 있다. 생산연령 급감, 인구정책 대수술해야 환해장성, 道기념물 답게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젊은 층의 노인부양 부담이 상 상하기 힘들 정도로 가중될 거라는 전망 이 나왔다. 제주도 인구정책종합계획에 따 르면 도내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47만 2500명에서 2040년 45만300명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에 고령인구 는 같은 기간 10만1100명에서 24만7700 명으로 늘어 노인 부양을 책임지는 비용이 갈수록 불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에 따른 생산연령(15~64세) 100명당 부양인구를 보면 2020년 21.4명에서 2025 년 26.9명, 2030년 34.1명, 2035년 43.4명, 2040년 55명 등으로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이라면 204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유소년 인구보다 2.8배 이상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 다. 잘못하다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재 앙이 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통계는 무엇보다 애를 낳지 않는 데 서 비롯된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고 령화 속도는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이다. 실 제 도내 자연증가 인구는 2009년 2610명 에서 지난해 900명으로 크게 줄었다. 연 평균 11.2%씩 감소한 수치다. 최근 수년간 제주이주 열풍에 가려졌던 고령시대의 문 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인구정책에 대한 수술이 필 요하다. 단순히 재정을 투입해 출산을 장 려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론 안 된다. 국제자 유도시 등 최상위 계획부터 일과 육아의 양립, 교육 및 주거비 해소, 청년 정착 지원, 환경 인프라 확충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 한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도정 전반의 법정 계획 및 정책이 인구추계를 기반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말이다. 얼마 전 도내 43개 읍·면·동 중 16곳 (37.2%)이 소멸위험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다. 가정은 활력을 잃게 되고, 지역사 회와 국가 역시 미래를 위협받을 수 있다. 저출산 기조에 맞는 정책 변화가 절실한 상 황인 것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 서 인구정책을 전면 되돌아보고 근본적이 고도 획기적인 해법이 나오길 바란다. 15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제22386호 오피니언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 는 중세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문 명, 혹은 자연 경관으로 명확히 구 분됐지만 제주섬은 문명과 경관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성산일출봉 인근 바다에서 작업하 는 해녀가 그것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앞두 고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던 9년 전 필자는 관광지로서 제주가 갖고 있는 객곽적인 평가를 확인하기 위 해 다양한 외국인을 만났다. 마침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제 주를 방문한 미국 프로풋볼(NFL) 스타이자 ‘수퍼볼’ 영웅인 하인스 워드도 만나 인터뷰를 갖는 기회 도 가졌다. 당시 ‘1박 2일’의 짧은 체 류 기간 도내 주요 관광지를 둘러 본 하인스 워드는 엄지를 치켜들며 “제주는 하와이보다 더 아름답고 환상적인 곳이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또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에 돌아간 후 한반도 최남단 에 하와이보다 멋진 섬이 있다고 소 개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3관왕’ 타이틀을 보유한 제주가 세계 속으 로 전파되고 있다. 제주의 문화와 멋진 풍광을 감 상하기 위해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77만7000명이 던 외국인 입도 관광객은 이듬해인 2011년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 준히 늘고 있다. 2016년 360만명을 넘어선 외국인 관광객은 이후 사 드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 소로 2018년에는 122만명으로 떨 어졌지만 중국을 제외한 외국인 방 문객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제주 관광정보센터 운영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제주관광정보센터에서 올해 이뤄진 외국인 인터넷 채팅 상담은 8683건(8월 31일 기준)으 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98건 대비 129% 늘었다. 제주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1차산업과 함께 관광산업은 제 주의 생명산업이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안주하 다 보면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세계로 눈을 돌려 관광 비 즈니스에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주관광공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도내에서 ‘2019 글로벌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주한대사&각국 외교 친선그룹 초청 행사’는 주목 할 만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주요 국가 를 대표하는 주한대사와 각국 외교 관들은 ‘세계의 보물섬’인 제주에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보내며 국제적인 친선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세계 17개국(유럽 3, 아시아 3, 중 동 5, 중남미 3, 아프리카 3)에서 각 국 대사와 서기관을 비롯해 가족 등 32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각국 외교관들은 쇠소깍 산책, 감귤과즐 만들기 체 험, 감귤따기 체험, 수월봉 산책, 제 주 전통된장 만들기 체험, 동문시 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제 주의 진면목을 느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각국 대사 들도 “한라산을 중심으로 사계절 이 있는 제주는 세계 어느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매력적인 섬”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벨라루스 대사는 정책 제언을 통 해 “세계적으로 생태관광이 주목 을 받고 있다”며 “화산섬, 한라산, 폭포, 해녀문화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제주섬도 앞으로 생태관광 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외교관 업무 를 마치고 귀국하면 고국에 제주도 를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외교관 등 세계 리더를 대상으 로 한 관광 홍보 마케팅 효과는 그 들이 갖는 위치를 감안하면 매우 크다. 앞으로 외교관 외에도 각국을 대 표하는 경제인, 특파원 등을 관광 홍보를 위한 세계 리더 초청 행사 에 포함하는 등 규모를 더욱 확대 할 필요가 있다.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 (千萬買隣)’이라는 말이 있다. 백만 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좋 은 이웃을 얻는다는 의미다. 중국 남북조시대 한 고위 관리가 퇴임 후 이사하기 위해 백만금짜리 집을 사면서 천만금을 웃돈으로 지불한 데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도 ‘세닢 주고 집 사고, 천냥 주고 이웃 산다’는 속담처럼 이웃은 중요했다. 담 너머로 음식 을 건네고, 경조사 때면 만사를 제 쳐 두고 함께 나누는 그런 존재였 다. 늘 이웃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걸 큰 미덕으로 여겼다. 이렇듯 진하기만 했던 이웃끼리 의 정은 갈수록 시들해지는 상황 이다. 층간소음 문제를 접하면서 다. 좋은 집보다 이웃을 잘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 나 공감한다. ▲층간소음 피해자들은 ‘발망치’ 라는 은어를 쓴다. 위층 에서 쿵쾅거리며 발뒤 꿈치로 내리찍는 소리 를 말한다. ‘층간소음 이 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아이들의 발망치가 층 간소음 민원의 71%를 차지한단다. 신고된 민원만 2016년 1만9400 건, 2017년 2만2800건, 2018년 2만 8200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제 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2016년 79건에서 2017년 121건, 2018년 159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문제는 층간소음 갈등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윗집에 복수하기 위해 천장에 확성기를 설 치하거나 배수관을 막아 물을 역 류시킨 앙갚음 사례도 없지 않다. 심지어 폭행, 방화, 살인으로까지 이 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 다 하고 끔찍한 사건이 끊이지 않아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은 세상이다. ▲아파트 층간소음은 실제보다 더 크게 들린다고 한다. ‘칵테일파 티 효과’ 때문이다. 위층 소음에 한 번 짜증이 나면 나중에는 작은 소 리에도 신경이 쓰여 온통 윗집 소 음만 들리게 된다는 거다. 심리적 인 영향이 작용한다는 얘기다. 법규로 층간소음의 기준치를 강 화해도 완벽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 들은 진단한다. 갈등의 시작은 소 음이지만 문제를 키우는 건 ‘내 말 을 무시한다’는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됐을 때다. 어느 대학교수의 해법은 간명하 다. 무슨 무슨 핑계를 삼아 수시로 아랫집에 자그마한 선물을 건네고 인사 잘 드리라는 거다. 처음엔 불 편해하더니 나중엔 김치, 과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니 참고할 일 이다. 상대를 화나게 하지 말고 미 안하게 만들라는 요령인 듯싶다. 위아래층 이웃 춘하추동 외국인 관광객 유치 더욱 분발해야 함성중 논설위원 <932> 제주포럼 김문기 경제부장

외국인 관광객 유치 더욱 분발해야pdf.jejunews.com/2019/12/13/20191213-15.pdf양립, 교육 및 주거비 해소, 청년 정착 지원, 환경 인프라 확충 등을 유기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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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해장성(環海長城)은 고려와 조선 두

    왕조에 걸쳐 제주 해안선을 따라 섬을 빙

    둘러 가며 몽돌 등을 이용해 축조한 돌담

    성이다. 고려 때 삼별초가 대몽항쟁을 위해

    처음 쌓기 시작했고, 조선에 이르러 왜구

    의 침입을 막고자 축조하고 보수했다. ‘탐

    라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길

    이가 300리에 달한다. 지금에 와서 봐도 대

    단한 역사(役事)가 아닐 수 없다.

    겉보기에는 무질서하게 쌓은 것처럼 보

    이나, 큰 돌을 중심 삼아 단단히 고정한 후

    먼저 내벽과 외벽을 만들었다. 그사이에

    는 크고 작은 잡석을 채웠다. 밖에서 보이

    는 틈에는 촘촘한 잔돌을 끼웠다. 그러면

    서 다양한 크기의 돌을 서로 엇갈려가며

    맞물리도록 허튼층쌓기를 했다. 오랜 세월

    동안 생명력을 유지한 것도 이래서다. 제주

    를 대표하는 방어유적으로 손색이 없다.

    이런 이유로 제주도는 1998년에 환해장

    성 가운데 10곳을 지방문화재(기념물 제

    49호)로 지정했다. 화북 곤흘동(140m), 화

    북 별도(620m), 삼양(280m), 애월(362m),

    북촌(263m), 동복(150m), 행원(310m), 한

    동(290m), 온평(2120m), 신산(600m) 등

    이다.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

    다. 소중히 여겨 보존에 힘써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관리 실태를 들여다보면

    개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본지 기

    자가 현장 취재를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

    르면 화북 곤흘과 북촌은 일부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북촌은 포크레인

    등으로 밀어버려 장성의 행태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몰골이 흉측하다. 더욱 충

    격적인 것은 화북 별도다. 주변 토지가 해

    양쓰레기 집하장으로 활용되면서 환해장

    성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다. 시급한 보

    수와 적절한 행정 지도가 필요하다.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했으면 그에 맞는

    관리와 관심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덜렁

    안내 표지판 설치로 그쳐선 안 된다. 그 가

    치를 제대로 홍보해야 한다. 도민과 토지

    주들도 이를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애물단

    지’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 경우에 따라선

    ‘꿀단지’가 될 수도 있다.

    생산연령 급감, 인구정책 대수술해야

    환해장성, 道기념물 답게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젊은 층의 노인부양 부담이 상

    상하기 힘들 정도로 가중될 거라는 전망

    이 나왔다. 제주도 인구정책종합계획에 따

    르면 도내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47만

    2500명에서 2040년 45만300명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에 고령인구

    는 같은 기간 10만1100명에서 24만7700

    명으로 늘어 노인 부양을 책임지는 비용이

    갈수록 불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에 따른 생산연령(15~64세) 100명당

    부양인구를 보면 2020년 21.4명에서 2025

    년 26.9명, 2030년 34.1명, 2035년 43.4명,

    2040년 55명 등으로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이라면 204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유소년 인구보다

    2.8배 이상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

    다. 잘못하다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재

    앙이 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통계는 무엇보다 애를 낳지 않는 데

    서 비롯된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고

    령화 속도는 급격히 빨라지기 때문이다. 실

    제 도내 자연증가 인구는 2009년 2610명

    에서 지난해 900명으로 크게 줄었다. 연

    평균 11.2%씩 감소한 수치다. 최근 수년간

    제주이주 열풍에 가려졌던 고령시대의 문

    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인구정책에 대한 수술이 필

    요하다. 단순히 재정을 투입해 출산을 장

    려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론 안 된다. 국제자

    유도시 등 최상위 계획부터 일과 육아의

    양립, 교육 및 주거비 해소, 청년 정착 지원,

    환경 인프라 확충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

    한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도정 전반의

    법정 계획 및 정책이 인구추계를 기반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말이다.

    얼마 전 도내 43개 읍·면·동 중 16곳

    (37.2%)이 소멸위험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다. 가정은 활력을 잃게 되고, 지역사

    회와 국가 역시 미래를 위협받을 수 있다.

    저출산 기조에 맞는 정책 변화가 절실한 상

    황인 것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

    서 인구정책을 전면 되돌아보고 근본적이

    고도 획기적인 해법이 나오길 바란다.

    15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제22386호오피니언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

    는 중세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문

    명, 혹은 자연 경관으로 명확히 구

    분됐지만 제주섬은 문명과 경관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성산일출봉 인근 바다에서 작업하

    는 해녀가 그것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앞두

    고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던 9년

    전 필자는 관광지로서 제주가 갖고

    있는 객곽적인 평가를 확인하기 위

    해 다양한 외국인을 만났다.

    마침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제

    주를 방문한 미국 프로풋볼(NFL)

    스타이자 ‘수퍼볼’ 영웅인 하인스

    워드도 만나 인터뷰를 갖는 기회

    도 가졌다. 당시 ‘1박 2일’의 짧은 체

    류 기간 도내 주요 관광지를 둘러

    본 하인스 워드는 엄지를 치켜들며

    “제주는 하와이보다 더 아름답고

    환상적인 곳이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또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에 돌아간 후 한반도 최남단

    에 하와이보다 멋진 섬이 있다고 소

    개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3관왕’

    타이틀을 보유한 제주가 세계 속으

    로 전파되고 있다.

    제주의 문화와 멋진 풍광을 감

    상하기 위해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77만7000명이

    던 외국인 입도 관광객은 이듬해인

    2011년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

    준히 늘고 있다. 2016년 360만명을

    넘어선 외국인 관광객은 이후 사

    드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

    소로 2018년에는 122만명으로 떨

    어졌지만 중국을 제외한 외국인 방

    문객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제주

    관광정보센터 운영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제주관광정보센터에서

    올해 이뤄진 외국인 인터넷 채팅

    상담은 8683건(8월 31일 기준)으

    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98건 대비

    129% 늘었다. 제주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1차산업과 함께 관광산업은 제

    주의 생명산업이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안주하

    다 보면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세계로 눈을 돌려 관광 비

    즈니스에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주관광공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도내에서 ‘2019

    글로벌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주한대사&각국

    외교 친선그룹 초청 행사’는 주목

    할 만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주요 국가

    를 대표하는 주한대사와 각국 외교

    관들은 ‘세계의 보물섬’인 제주에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보내며 국제적인

    친선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세계 17개국(유럽 3, 아시아 3, 중

    동 5, 중남미 3, 아프리카 3)에서 각

    국 대사와 서기관을 비롯해 가족

    등 32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각국 외교관들은

    쇠소깍 산책, 감귤과즐 만들기 체

    험, 감귤따기 체험, 수월봉 산책, 제

    주 전통된장 만들기 체험, 동문시

    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제

    주의 진면목을 느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각국 대사

    들도 “한라산을 중심으로 사계절

    이 있는 제주는 세계 어느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매력적인 섬”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벨라루스 대사는 정책 제언을 통

    해 “세계적으로 생태관광이 주목

    을 받고 있다”며 “화산섬, 한라산,

    폭포, 해녀문화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제주섬도 앞으로 생태관광

    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외교관 업무

    를 마치고 귀국하면 고국에 제주도

    를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외교관 등 세계 리더를 대상으

    로 한 관광 홍보 마케팅 효과는 그

    들이 갖는 위치를 감안하면 매우

    크다.

    앞으로 외교관 외에도 각국을 대

    표하는 경제인, 특파원 등을 관광

    홍보를 위한 세계 리더 초청 행사

    에 포함하는 등 규모를 더욱 확대

    할 필요가 있다.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

    (千萬買隣)’이라는 말이 있다. 백만

    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좋

    은 이웃을 얻는다는 의미다. 중국

    남북조시대 한 고위 관리가 퇴임

    후 이사하기 위해 백만금짜리 집을

    사면서 천만금을 웃돈으로 지불한

    데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도 ‘세닢 주고 집 사고,

    천냥 주고 이웃 산다’는 속담처럼

    이웃은 중요했다. 담 너머로 음식

    을 건네고, 경조사 때면 만사를 제

    쳐 두고 함께 나누는 그런 존재였

    다. 늘 이웃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걸 큰 미덕으로 여겼다.

    이렇듯 진하기만 했던 이웃끼리

    의 정은 갈수록 시들해지는 상황

    이다. 층간소음 문제를 접하면서

    다. 좋은 집보다 이웃을 잘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

    나 공감한다.

    ▲층간소음 피해자들은 ‘발망치’

    라는 은어를 쓴다. 위층

    에서 쿵쾅거리며 발뒤

    꿈치로 내리찍는 소리

    를 말한다. ‘층간소음 이

    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아이들의 발망치가 층

    간소음 민원의 71%를

    차지한단다.

    신고된 민원만 2016년 1만9400

    건, 2017년 2만2800건, 2018년 2만

    8200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제

    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2016년

    79건에서 2017년 121건, 2018년

    159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문제는 층간소음 갈등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윗집에

    복수하기 위해 천장에 확성기를 설

    치하거나 배수관을 막아 물을 역

    류시킨 앙갚음 사례도

    없지 않다. 심지어 폭행,

    방화, 살인으로까지 이

    어지고 있다. 하루가 멀

    다 하고 끔찍한 사건이

    끊이지 않아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은 세상이다.

    ▲아파트 층간소음은 실제보다

    더 크게 들린다고 한다. ‘칵테일파

    티 효과’ 때문이다. 위층 소음에 한

    번 짜증이 나면 나중에는 작은 소

    리에도 신경이 쓰여 온통 윗집 소

    음만 들리게 된다는 거다. 심리적

    인 영향이 작용한다는 얘기다.

    법규로 층간소음의 기준치를 강

    화해도 완벽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

    들은 진단한다. 갈등의 시작은 소

    음이지만 문제를 키우는 건 ‘내 말

    을 무시한다’는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됐을 때다.

    어느 대학교수의 해법은 간명하

    다. 무슨 무슨 핑계를 삼아 수시로

    아랫집에 자그마한 선물을 건네고

    인사 잘 드리라는 거다. 처음엔 불

    편해하더니 나중엔 김치, 과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니 참고할 일

    이다. 상대를 화나게 하지 말고 미

    안하게 만들라는 요령인 듯싶다.

    위아래층 이웃춘하추동

    외국인 관광객 유치 더욱 분발해야

    함 성 중

    논설위원

    제주포럼

     김 문 기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