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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새롭게 이해하기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하리하라(창조의 신 미슈누와 파괴의 신 시바가 서로 결합한 상태)’라는 필명으로 활발한 과학 저술활동을 하고 계신 이은희 선생님은 역사, 신화, 드라마, 수필 다양한 분야에 생물학을 연관지어 대중의 언어로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지식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노력해왔다. 현재이은희선생님은‘하리하라의육아일기(프레시안)’과‘하리하라의영화와과학 이야기(사이언스타임즈)’를 연재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저술로는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과학 읽어주는 여자>,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등이 있으며, 2003년 한국과학기술도서상(과기부장관상)을 수상한바 있다. 저자소개 60 BIOSAFETY Vol.10 No.4 GMO와LMO에대한 두려움과올바른인식 지난 칼럼을 통해서 우리는 GMO와 LMO가 가진 다양한 장점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GMO와 LMO는 그 유용성만큼이나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우려들 중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어서 반드시 주의해야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과장되어 불필요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GMO와 LMO가 가진 한계점을 정확히 짚어보고, 우리 사회에서 GMO와 LMO가 어떻게 인식되고 받아 들여지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오해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합시다. ※ 외부 필자의 글은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KBCH)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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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과학새롭게이해하기

    이은희과학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하리하라(창조의 신 미슈누와 파괴의 신 시바가 서로 결합한 상태)’라는 필명으로활발한 과학 저술활동을 하고 계신 이은희 선생님은 역사, 신화, 드라마, 수필 등다양한 분야에 생물학을 연관지어 대중의 언어로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과학에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지식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노력해왔다.

    현재 이은희 선생님은‘하리하라의 육아일기(프레시안)’과‘하리하라의 영화와 과학이야기(사이언스타임즈)’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술로는 , , , 등이 있으며, 2003년 한국과학기술도서상(과기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소개

    60 BIOSAFETY Vol.10 No.4

    GMO와LMO에대한두려움과올바른인식지난 칼럼을 통해서 우리는 GMO와 LMO가 가진 다양한 장점에 대해서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GMO와 LMO는 그 유용성만큼이나 많은 우려를낳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우려들 중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어서반드시 주의해야 할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과장되어 불필요한 불안감을증폭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GMO와 LMO가 가진 한계점을정확히 짚어보고, 우리 사회에서 GMO와 LMO가 어떻게 인식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오해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기로합시다.※ 외부 필자의 글은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KBCH)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GMO와LMO의한계와문제점1)GM작물관리의어려움지난 1998년 미국 정부는‘스타링크’라는 이름의 유전자재조합(이하‘GM’) 옥수수를

    사료용으로 승인했습니다. 이‘스타링크’는 해충에 저항하는 단백질인 Cry9C를 포함

    하는 GM옥수수입니다. 그런데 이 Cry9C라는 단백질은 연구 도중 인간의 소화기에서

    분해되지 않을 가능성과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어 이 옥수수의 안전성 심사를

    맡은 미국 환경부에서는 이를 동물 사료용으로만 사용하고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하

    도록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스타링크가 허가된 지 2년 후인 2000년, 미국의

    한 신문사에서는 식용으로 판매되는 옥수수 가공품에 스타링크가 섞여서 판매되었다

    고 폭로하였습니다. 스타링크 옥수수든 일반 옥수수든 육안으로는 구별이 되지 않습

    니다. 따라서 관리 감독의 소홀로 인해 이들이 섞여서 유통된 것이지요. 실제로 많은

    종류의 GM작물들이 인체에 이상이 있을 것을 우려해서 사료용이나 실험용으로만 허

    가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들 GM작물은 보통의 작물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에 작은 관리 감독의 실수만으로도 얼마든지 유통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실수이므로, 관리 감독만 철저히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버클리대학

    의 샤펠라 교수팀은 GM옥수수를 심은 적이 없는 멕시코 남부 지방에서 GM옥수수

    가 자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멕시코는 원천적으로 GM작물

    재배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이기 때문에 일부러 이를 심었을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GM옥수수를 심게 되면 재조합된 유전자가 담긴 꽃가루가 만들어지게 되고 이 꽃가

    루들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물론 GM옥수수를 재배할 시 non-

    GM옥수수와 일정거리 떨어져 재배하도록(이격거리) 하고 있지만 GM옥수수를 심은

    밭이 따로‘철저하게’격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일반

    생명과학 새롭게 이해하기 | GMO와 LMO에 대한 두려움과 올바른 인식

    61KBCH

    1) 「유전자변형작물의안전성논란사례」, 농업생명공학연구원발간자료

    각주

  • 62 BIOSAFETY Vol.10 No.4

    옥수수가 심어진 밭으로도 흘러듭니다. 이런

    경우,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옥수수는 GM옥수수로 변형됩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GM작물 생산국입니다. 그리고 옥수수

    꽃가루에게 있어 인간이 그어놓은 국경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따라서 멕시코의 경우

    에는 아무리 GM작물의 재배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접해 있다는 환경적 특성상

    미국에서 재배되는 GM작물의 꽃가루가 항상

    넘어오기마련이기에이로인한작물특성변화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여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국내에서도지난 2005년 인천항주변도로

    변에 재배 중인 콩과 옥수수 중 일부가 GM

    작물로 변형되어 있음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연구팀들은 이 GM콩과 옥수수가 인천항 주변

    에서 나타났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아마도 수입 과정에서 들여온 GM작물의 종자가

    실수로 땅에 떨어지게 되면서 자생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우리나라의옥수수및콩의자급

    도는 매우 낮아서 우리는 많은 양의 GM옥수수

    와 콩을 사료용으로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기에

    벌어진 일이었지요. 이처럼 LMO가 확산되는

    것을막는것은매우어려운일입니다. 인간이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더라도 애초에 LMO가

    존재하는 이상 이를 막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

    습니다.

    1998년 시카고대학 베젤슨 박사 등은 제초제내성

    GM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와 돌연변

    이 제초제내성 애기장대를 동시에 재배한 결

    과, 별다른 처치 없이도 재조합된 유전자가 다

    른 개체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결과를 관찰하였

    습니다. 즉, 재조합 유전자의 안전성은 그 누

    구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인체에대한안전성우리가 GM식품에대해우려하는가장큰이유는

    이들이 안전한지의 여부 때문입니다. 사실 GM

    작물이 첫 선을 보인 것은 1994년의 일입니다.

    많은 생명공학회사에서는 GM식품이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시장에 유통시키고 있지만, GM

    식품이과연정말로인체에아무런위해를미치지

    않는지에대해서는논란이끊이질않고있습니다.

    GM식품의 인체 위해성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외부 유전자에 의한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입니다. 물론 자연 식품

    들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는 많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체질에 따라 땅콩, 우유, 달걀,

    밀가루, 새우 및 갑각류 등에 알레르기를 일으

    킵니다. 미국의 경우, 연간 3만명 정도가 식품

    으로 인한 알레르기를 경험하며, 약 200여명은

    안타깝게도 목숨까지 잃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위험을 막

    고자 공립학교에서는 땅콩이 든 음식을 팔지

    않으며,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음식

    물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원료들이 함유

    되어 있음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식품 등의 표시기준 원재료

    명 및 함량’규정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알려진 12가지 식품, 즉 난류,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를 함유하였거나 이들 식품으로

  • 63KBCH

    부터 추출한 성분을 사용하였을 경우 함유량과

    관계없이 원재료명을 표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만에 하나라도 있을 식품 알레르기로부터 사람

    들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환경오염의증가및GM작물의한시성앞서말했듯이전세계에서재배되는 GM작물의

    대부분은 해충저항성 작물(이하‘Bt작물’)과

    제초제내성 작물입니다. 스스로 해충을 죽이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Bt작물의 경우, 따로 살충

    제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인

    다는 주장이 있었지요. 그러나 제초체내성 작

    물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제초제내성 작물이란

    특정 종류의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는 GM작물입

    니다. 예를 들어 몬산토社에서 개발한 GM작물

    인‘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는 역시

    같은 회사에서 제조한 제초제인 라운드업

    (Roundup)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는 콩입니다.

    라운드업 레디 콩을 심은 밭에 라운드업 제초

    제를뿌리게되면, 이 제초제내성콩은라운드업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기 때문에 죽지 않지만,

    나머지잡초들은이에대해 내성을 가지지 못하

    기 때문에 쉽게 잡초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 잡초 제거는 매우 중요

    합니다. 잡초는 대개 작물보다 적응력이 우수

    하기 때문에, 잡초가 존재하면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따라서 생산량의 보존을 원한

    다면 잡초를 제거해 주어야 하지만 이는 기계

    화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몹시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습니다. 일일이 손으로 잡초를 뽑아내야

    생명과학 새롭게 이해하기 | GMO와 LMO에 대한 두려움과 올바른 인식

    했으니까요. 그런데 제초제내성 작물의 경우, 그

    저 심어놓고 제초제만 몇 번 뿌려주면 되니 훨

    씬 수월합니다. 하지만 이 작물이 보급되기 시

    작하자 제초제 사용 증가 현상이 나타나기 시

    작했습니다. 기존 제초제는 잡초 뿐 아니라 작

    물에도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

    었지요. 그러나 제초제내성 작물은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를 재배하는 경우, 농

    약 사용량의 제한성이 사라집니다. 또한 기존에

    는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GM작물과 함께 이 제초제를 사용하면서 제초

    제 사용제한 기준도 높아집니다. 이렇게 과량

    으로 사용된 제초제는 결국 환경에 잔존해 환

    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독성 물

    질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지난 2004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제초제내성 GM작물을 심으면 최초 3년간은 생

    산량이 증가하지만, 그 이후에는 생산량이 감

    소되고 이 시점부터 제초제 사용량이 증가하는

    경우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처음 3년

    간은 잡초들이 제초제에 의해 쉽게 제거되어

    생산량이 증가하지만, 3년 정도 제초제를 계속

    사용하게되면유전자돌연변이혹은 GM작물이

    배출하는 꽃가루 등을 통해 제초제내성을 가진

    잡초, 즉 슈퍼잡초가출현하기때문입니다. 이렇

    게 탄생된 슈퍼 잡초는 제초제에 대해 내성

    을 가지고 있어서 기존 사용량만큼 살포하면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농부들은 잡초

    를 제거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제초제를 사용

    하기 시작하지만, 이전에 비해 잡초 제거율은

    오히려 떨어지게 되지요. 이는 곧바로 환경오염

    의 증가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농부에게 있어

    서는 수확량의 감소와 함께 제초제를 사용하면

  • 64 BIOSAFETY Vol.10 No.4

    서도 다시 김매기를 해야 하는 이중의 수고를

    부과시키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모든 곳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결과는 결국 제초

    제내성 GM작물의 수명은 매우 한시적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시적인 작물 재

    배를 위해 우리가 오랫동안 살아가야 하는 환

    경을 오염시킨 결과만이 남게 되는 것이고요.

    항생제내성의확대및외부유전자의전이성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세심하게 정해진 방법대로 실시해도

    실제 성공률은 매우 낮습니다. 성공률 자체가

    낮은 것은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일단 단

    하나라도 성공하게 되면, 스스로 증식과 분열이

    가능한 생명체의 특성상 개체수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실험 대상이

    DNA라는 것입니다. DNA는 극히 작기 때문에

    유전자 재조합 이후, 원하는 유전자가 제대로

    유입되었는지 아닌지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것

    입니다. 유전자 재조합을 시도한 대상 세포 중에

    어느 것이 유전자가 도입되었는지, 어느 것이

    도입되지 않았는지를 알아야 이후 실험을 진

    행할 텐데 이를 구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

    이죠. 그래서 많은 경우, 유전자를 재조합할 때

    원하는 유전자에 특정 항생제에 저항하는 유전

    자를 붙여서 같이 넣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의 대장균은 항생제인 암피실린

    (Ampicillin)을 처리하면 모두 죽습니다. 그런데

    이 대장균에 인간의 인슐린 유전자를 넣어

    유전자 재조합을 할 때, 유전자가 제대로 들어

    갔는지에 대한 확인을 하기 위해서 유전자를

    전달해주는 운반체에 인슐린 유전자와 함께 암

    피실린 내성 유전자를 같이 붙여서 넣어주는

    것이죠. 이 후 대장균에 암피실린을 처리하면,

    유전자 재조합이 되지 않은 대장균은 모두죽겠

    지만 인슐린 유전자와 암피실린 내성 유전자가

    제대로 유입된 대장균은 항생제를 이겨내고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인슐린 유전자가 든 대장균을 쉽게 골라낼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매우 편리하고 간단

    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상업용으로 출시된 유

    전자 운반체 벡터에는 종류별로 메티실린, 암피

    실린, 페니실린, 가나마이신 등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유전자들이 이미 달려 나옵니

    다. 연구자는 자신이 연구하는 대상 생물체에

    적절한항생제를골라서사용하면되는것이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MRSA가 확산되는 시점

    에서 이러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사용은 우

    려를 낳게 합니다. MRSA(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란 항생제인 메티

    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이라는

    뜻입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말 그대로‘노란

    ▲ 황색포도상구균

  • 65KBCH

    색이고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 동그란 세균’

    이라는 뜻으로,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세균 중의 하나입니다. 보통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헐게 되면

    이 부위를 통해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지요.

    그러나 황색포도상구균은 보통 메티실린 등의

    항생제로 쉽게 치유가 되기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MRSA의 경우,

    항생제 내성을 가지기 때문에 한 번 감염되면

    치유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마치 인간에게

    항생제가 전혀 없던 그 시절과 마찬가지가 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항생제 내성을 방지하

    고자 항생제의 남용과 오용을 방지하는 일에

    큰 관심을 쏟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이용하는

    유전자 재조합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인간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가

    지고 있기 때문에 - 그렇지 않으면 항생제를

    사용했을 때 인간도 견디지 못할 테니까요. -

    사실 항생제 내성 GMO나 LMO가 인간에게 문

    제를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GM작물을 섭취하는 경우, 이

    유전자가 사람의 장 내에 기생하는 다양한 미

    생물 속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에 우려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장 내에는 대장균을 비롯하여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인간이 섭취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가진

    GM식품으로 인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된다면

    이들은 배설 과정을 통해 몸 밖으로 나와 생태

    계로 급속히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소화

    과정을 통해 외부에서 유출된 DNA나 유전자는

    잘게 쪼개지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아무리

    낮은확률이더라도 0(Zero)은아니기때문에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항생제 내성이 확대될 가능

    성은 언제든 존재합니다.

    지난 2000년 독일 제나대학 꿀벌연구소 한스

    하인리히 카츠 교수 연구팀은 GM유채밭에서

    서식하는 꿀벌의 배설물을 연구한 결과, 꿀벌

    의 몸 속에 사는 박테리아에서 유채에 재조합

    된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는 GM작물 속에 유입된 유전자가 종을 건너

    미생물로도 전이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여

    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는 비록 인간에 비해

    소화기관이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곤충에서 얻

    은 결과이나, 인간에게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

    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게 만들었지요.

    앞서 말한 슈퍼 잡초의 출현과 항생제 내성의

    증가는 모두 재조합된 유전자가 대상 작물 또

    는 생물에만 한정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애초에 유전자 재조합이라는 것은

    원래 그 생물종이 가지고 있지 않은 유전자를

    생명과학 새롭게 이해하기 | GMO와 LMO에 대한 두려움과 올바른 인식

  • 66 BIOSAFETY Vol.10 No.4

    인위적으로 주입한 것입니다. 유전자를 인위적

    으로 주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 주입된

    유전자가 떨어져 다른 생물로 전이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죠. 따라서 유전자 재조

    합이 계속, 그리고 광범위하게 일어난다면 재

    조합된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생물종 속

    에서발견될지아무도알수없다는문제가생겨

    납니다.

    생태계교란유전자 재조합은 이처럼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닙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재조합하는 것이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린피스는 해충을 죽이기 위해 개발된 Bt작

    물이 해충뿐 아니라, 다른 곤충들에게까지 피

    해를 입힌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지

    난 1999년 미국 코넬대의 루이지 박사는 Bt옥

    수수밭이 늘어날수록 제왕나비의 숫자가 줄어든

    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Bt옥수수

    가 만들어내는 꽃가루에는 Bt독소가 들어있기

    에, 이 꽃가루를 먹이로 섭취한 제왕나비의 애

    벌레들이 독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

    이지요. 이처럼 해충저항성 유전자가 들어 있는

    식물의 경우, 직접적인 해충 외에 다른 곤충들

    에게 해를 줄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Bt작물을

    직접 먹지 않아도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스위스

    의 과학자 비글러와 힐백 박사는 노바티스社에

    서 개발한 Bt옥수수가 해충인 조명나방의 애벌

    레 뿐 아니라, 익충인 풀잠자리(Lacewing) 애

    벌레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

    표한 바 있습니다. 풀잠자리 애벌레는 육식성이

    기 때문에 직접 Bt옥수수를 먹지는 않습니다.

    대신 옥수수를 갉아먹고 사는 조명나방의 애벌

    레를 잡아먹고 사는데, Bt옥수수로 인해 죽은

    조명나방의 애벌레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Bt

    독소가 풀잠자리 애벌레까지도 죽였다는 것이

    었죠. 생태계는 복잡한 먹이사슬로 인해 연결

    되어 있어서생태계를구성하는하나의생물종이

    급격하게 변화를 겪게 되면 그 변화의 결과는

    먹이사슬로 연결된 다른 생태계 구성원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풀잠자리 애벌

    레는 조명나방 애벌레 뿐 아니라, 작물에 해를

    입히는다른해충들도잡아먹고사는익충입니다.

    그런데 Bt옥수수로 인해 조명나방의 애벌레 뿐

    아니라, 풀잠자리 애벌레까지도 멸종된다면

    옥수수가아닌다른작물에해를입히는해충들은

    오히려 더 늘어나서 생태계의 균형이 와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왓킨슨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00년 제초

    제내성 사탕무 재배가 종달새의 멸종을 부추긴

    다는연구결과를발표한바있습니다. 제초제내성

    사탕무를 심게 되면 제초제의 사용량이 늘어나

    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작물을 제외한 다른

    잡초나 야생 식물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왓킨

    슨 박사팀은 제초제 사용량의 증가로 인해 주변

    에 서식하던 1년생 초본인 명아주가 많이 사라

    졌고, 이로 인해 명아주의 씨앗을 먹고 살던 종

    달새가 굶어죽게 되었다는 보고를 내 놓았습니

    다. 사라진 종달새의 수는 평년에 존재하던 개

    체수의 90%에 달했다고 하니, 이는 거의 멸종에

    가까울 정도로 개체수가 줄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는 GM작물들이생태계를교란시킬수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 역시 생태

    계 속의 일원이기 때문에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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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것은 그 자체로 인간의 생활 터전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GM작물의 개발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지요.

    GMO와 LMO는 분명 유용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유용성못지않게여러가지한계도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쪽이 더 큰 영향을 미치

    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큰 문

    제는GMO와 LMO를장점과단점을모두가지는

    양면적인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장점 혹은

    단점에만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식의 흑백

    논리적사고방식은오히려우리가마땅히누려야

    할 행복과 권리를 제한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이제부터 GMO와 LMO가 왜 이런 흑백 논리적

    사고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는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

    보기로 하지요.

    사람들은 LMO와GMO에대해서어떻게인식하고있는가?

    미디어의영향대부분의사람들은특정사안에대한의견을정립

    할 때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즉, 미디

    어를 대표적인 정보 창구로 이용하고, 여기에서

    제시하는 정보를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걱정합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해수

    면이 상승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실제로 본 적이

    없습니다. 직접적인 경험이 없음에도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언론 매체를 통해 남극의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옴짝달싹 못하게 된 사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현대사회에서거의모든정보는미디어를

    통해 전달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제공하는정보를진실로받아들이며살아갑니다.

    이 때 미디어에서제공하는정보는단순히‘지식

    취합’의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기반으로 작용합니

    다. 즉, 지구온난화에 대해 미디어가 제시하는

    정보를 접한 사람은 단순히 지구온난화가 무엇

    생명과학 새롭게 이해하기 | GMO와 LMO에 대한 두려움과 올바른 인식

  • 68 BIOSAFETY Vol.10 No.4

    인지아는것에서만그치지않고, 이 문제가심각

    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해소하거나 혹은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마련입니다.

    GMO 및 LMO의 인식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

    타납니다. 즉, LMO와 GMO에 대해 미디어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LMO와

    GMO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나고, 이는 나

    아가 GMO에 대한 태도 및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지요. 연구결과 미디어가 전

    달하는 GMO에 대한 정보가 부정적이면 시민들

    은 GMO에 대한 거부감을 느껴 이를 혐오하게

    되고, GMO에 대한 정보가 긍정적이면 이를 덜

    위험하게 인지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비단 GMO 뿐만 아니

    라, 위험성을 내포한 과학기술 관련 보도에 있

    어서도 같은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언론은 이

    를 분명히 인지하고, 위험성을 내포한 과학기

    술에 대한 기사를 보도할 때는 단순한 사실 전

    달 뿐 아니라, 분명한 한계와 바람직한 대처방

    안, 관련 정책 및 부족한 정책의 문제 등을 같

    이 짚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현재우리나

    라의 많은 언론 매체들은 아직까지도 GMO 보

    도에 있어 단순 사실 전달 이외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사의 보도 형태 역시

    GMO의 유용성 혹은 한계만을 크게 부풀려서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시민들의 GMO에

    대한 시각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

    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애초에 기사 자체가

    한쪽의 시각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에, 일반

    시민들의 GMO에 대한 태도는 무조건적인

    거부나별다른의심없는수용, 이렇게두가지로

    나뉘는경우가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거부나 의심 없는 수용 모두 GMO에 대한 올

    바른이해와는거리가멉니다. 이에미디어에서는

    GMO와 LMO에대한정보를균형잡힌시각에서

    제기할 필요가 있고, 이를 받아들이는 시민들

    역시미디어에서제시되는정보의편협성을인식

    하고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판단을 내리고 행동

    을 결정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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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성에대한두려움현대 사회에서 GMO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

    식은‘안전’과‘불안’사이에서‘불안’쪽으로

    무게중심이기울어져있습니다. 대개의사람들은

    자신이잘알지못하고잘알려지지않는기술에

    대해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더 많다는 것입니다. GMO 역시 마찬가지

    여서 일반 시민들은 GMO의 위험을 매우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이런 현상의 원인

    뒤에는‘두려움에 대한 인지’라는 사회심리학적

    기제가 깔려 있습니다. 자동차를 타면서 사고가

    날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자동차에대해서는두려워하지않는이들

    이라도 비행기를 탈 때에는 두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사망할확률이비행기사고로인해사망하는확률

    보다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이는

    자동차 운전에 비해 비행기 조종에서는 시민들

    의 역할이 제한되고 관여할 수 있는 바가 적기

    때문에 더 위험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에게 GMO와 LMO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형성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심리

    학적특성을파악할필요가있습니다. 이를 위해

    서는블랙박스(Black box)에 든 것처럼 인식되는

    GMO와 LMO의 생성 및 적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시민들이 이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민들은 과학적 결과물의 수용시, 과학적인

    장·단점만을 수용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즉, GMO와 같은

    과학적 결과물을 수용할 때, 시민들이 GMO가

    과학적으로 얼마나 유용한지 혹은 해로운지

    보다, ‘조작된’유전자를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사회심리학적 기제, 정부와 다국적 기업이

    GMO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소외

    의식이GMO에대한인식과대응에더큰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GMO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인식 제고를 위해서는 과학적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 심리학적 측면까지도

    모두 고려해서 접근해야 한답니다3).

    4회에걸쳐연재되었던이은희선생님의‘생명공학새롭게이해하기’는본편을마지막으로마칩니다.

    2) 송해룡외, 「과학기술위험보도에관한수용자인식연구:GMO 사례를중심으로」, 한국언론학보제49권제3호, 20053) 박희제, 「생명공학의편익과위험에대한인식이GMO의수용성이미치는영향」, 한국사회학회, 2003년후기사회학대회발표문

    각주

    생명과학 새롭게 이해하기 | GMO와 LMO에 대한 두려움과 올바른 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