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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VOL 25 SPECIAL 침묵Silence 선택적함묵증 여기에서 말하고 저기에서 말하지 않는 아이 SPECIAL 침묵Silence 초등 교과서 해마다 바뀌는 초등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Edu Issue 논술③ 논리적 글쓰기, 단언컨대 “놀아야 한다” www.mymemories.co.kr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013 VOL 25

메모리즈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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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자인그룹한에서 발행하는 교육잡지 통권 25호 / [SPECIAL] 선택적함묵증 - 여기에서 말하고 저기에서 말하지 않는 아이 / 해마다 바뀌는 초등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 [Edu Issue] 논술③ 논리적 글쓰기, 단언컨대 “놀아야 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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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메모리즈 vol. 25

2013 VOL 25

SPECIAL 침묵Silence 선택적함묵증

여기에서 말하고 저기에서 말하지 않는 아이

SPECIAL 침묵Silence 초등 교과서

해마다 바뀌는 초등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Edu Issue 논술③

논리적 글쓰기, 단언컨대 “놀아야 한다”

www.mymemories.co.kr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013 VOL 25

Page 2: 메모리즈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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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 메모리즈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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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메모리즈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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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 메모리즈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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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물

활동지, 연필, 색연필

◐ 활동방법

① 여러 가지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

- 부모님께 칭찬을 받았어요. 어떤 기분

일까요?

- 또 어떤 때에 그런 기분을 느끼나요?

- 동생이 나의 장난감을 망가뜨렸어요. 어

떤 기분일까요?

- 또 어떤 때에 그런 기분을 느끼나요?

- 갑자기 풍선이‘뻥’터졌어요. 어떤 기분

일까요?

- 또 어떤 때에 그런 기분을 느끼나요?

- 아주 친한 친구가 멀리 이사를 간대요.

어떤 기분일까요?

- 또 어떤 때에 그런 기분을 느끼나요?

② 활동지를 소개한다.

- 왼쪽에 있는 친구들의 표정을 보세요.

- 이 친구들은 지금 어떤 감정일까요?

- 나는 어떨 때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빈

칸에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표현해 보

세요.

◐ 교사팁 (확장활동 또는 미리 준비

할 사항 등)

① 더 생각해 보기

- 활동지 속 친구들은 왜 그런 감정을 느

끼게 됐는지 상황을 생각해 본다.

② 참고도서

- 기분이 좋아지는 책(삐아제 어린이)

-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가 나면...(케

이유니버스)

‘관계가 있어요 - 1’◐ 지능요소 및 누리과정

ㆍ자기성찰지능 - 자신의 감정 인식

ㆍ사회관계 - 나와 다른 사람의 감정 알고 조절하기 - 나와 다

른 사람의 감정 알고 표현하기

◐ 활동목표

ㆍ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

ㆍ감정을 느끼는 상황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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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SPECIAL 침묵Silence 선택적함묵증

여기에서 말하고 저기에서 말하지 않는 아이

19 SPECIAL 침묵Silence 초등 교과서 해마다 바뀌는 초등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24 SPECIAL 침묵Silence 영화 <두 개의 문>

우리는 어떻게 침묵하는 법을 배웠나요?

40 Edu ISSu 논술③

초등학생, 논리적 글쓰기를 원한다면

단언컨대 “놀아야 한다”

28 맘&tALk 엄마들의 고민

학습계획표의 최적화, ‘공부 빌드’

32 AmAzIng BrAIn 좌뇌형-우뇌형? 뇌는 이분법을 싫어해

20분만 견디면 돼

36 muLtIPLE IntELLIgEnCE 자연지능 멘토

한국의 나비를 부르다, 석주명

44 VISIt Edu 강서청소년오케스트라

합주의 매력?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

62 tEAChEr'S LEttEr 밥상머리 경제교과서④

돈과 일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아르바이트

74 truE Story 性이야기

사춘기 성장고민, 이젠 감추지 마세요!

PEoPLE & ISSuE Edu Story

발행인 강순희(민서) 편집장 김복수 기자 김지나 마케팅 이석중, 조인찬 designer 이상윤, 조수현, 최연지 경영지원 양은평 발행일 2013. 10. 01 등록번호 구로, 라00107

문의 02-546-9939 팩스 02-2272-9906 www.mymemories.co.kr [email protected] 주소 서울 구로구 구로3동 235-2 에이스하이엔드1차 217호 인쇄 링크엔하우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013 VOL.25

MEMORIES에 실린 기고자의 글은 메모리즈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지에 실린 글, 사진, 그림 등 모든 자료에 저작자가 표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발행처인 메모리즈에 저작권이 있으며 본지에 실린 자료는 서면동의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Page 7: 메모리즈 vol. 25
Page 8: 메모리즈 vol. 25

52 Author'S InSIghtS 작가의 시선 ; 말

내 신념이 무너지던 그 날

68 FInE homE mEntorIng 좋은 성품 키우기

이웃을 사랑하는 성품 키우기

47 hEALthy Food ③라면

건강을 위한 맛깔나는 후루룩 한 뚝배기

50 호압사 거기. 그리고 이야기

56 WorkIng mom 워킹맘이여, 당당해져라!

가을 음식 속으로

60 Photo Story

66 orgAnIC LIFE 지리산 명인의 쌍계명차 속으로

조선왕실 어의가 왕께 올린 약차(藥茶)

72 Book InSIdE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왕따 실험 생중계, 우리나라 별별마을

76 thEmE trAVEL 테마여행

예술이 숨 쉬는 희귀한 수도권 동굴

광명 가학광산동굴

80 nEWS & Edu

82 PLAy LoungE 재미와 감동의 순간

제18회 인천국제 클라운마임축제,

세계동물대탐험전Ⅱ, 아이 러브 에그 외

oPInIon

CuLturE & InFormAtIon

이동원 목사 김인중 목사 추천도서

한국교회의 빛이 되시는 목사님들이 추천한 최고의 복음 지침서

Page 9: 메모리즈 vol. 25

강사 박희본 목사(한가족교회)

박희본 목사는 한국성서대학과 한영신학통역대학원, 뉴질랜드 어셈블리 바이블 스쿨(Assembly Bible

School)에서 신학을 하였고, 일찍이 개척전도에 관심을 두고 여러 곳에 교회를 세웠다. 개척한 교회가 200

여 명이 넘어서고 300여 명이 가까워지면 50여 명을 따로 파송하는 식으로 8개 이상의 교회를 세웠고 이

교회들은 모두 복음전파에 충실한 교회로 성장해 가고 있다. 박 목사는 문서선교 ‘새 생명의 사람들’

발행인과 아가페 객원교수로 봉사하고 있다. 또한 분당 판교에 있는 ‘한가족교회’를 개척해 담임하고

있으며 두 달에 한 번 ‘원더풀데이’ 세미나를 열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성소에 들어가 안식을

누려라’, ‘이제 영의 것으로 섬겨라’ 등이 있다.

FEBC극동방송(FM:106.9MHz) 「희망칼럼」목요일 오전 11시 방송 중

구입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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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기업

한국 교회는 많은 문제 앞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도덕적인 문제라기보다 영적인 문제라고 생각합

니다. 오늘날 교회 내에 명목상의 교인들, 이름뿐인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구원을 체험적으로 고백할 수 없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믿음의 삶의 환희를 경험 못하고 교회만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웃을 향해 전해

야 할 복음에 대한 확신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구도자들에게는 기독교의 참된 복음이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것

입니다. 그리고 명목상의 교인들에게는 참으로 거듭남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구원의 복음을 들으시고 구원

의 확신 가운데 거하시기를 빌며 이 귀한 책을 추천 드립니다.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목사)

박희본 목사님은 복음의 본질과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는 목회자이며, 양적 성장에 빠져 본질을 잃어가는 교회를 개혁

하는 일에 헌신한 우리의 존귀한 동역자입니다. 초대교회의 원리를 그대로 목회 현장에서 실천하는 목사님의 삶이 제게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박희본 목사님의 복음을 향한 열정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책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유익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 담임목사)

Page 10: 메모리즈 vol. 25

일시 2013.10.26(토) 09:30~18:00장소 살곶이 체육공원, 청계천, 서울광장

제4회 희망나눔 자선걷기대회

먹을 물이 없어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네팔에 물과 위생시설을 지원합니다.

서울 거리를 함께 걸으며 희망을 나누고 사랑을 전하세요!

걸어서 희망찾기!세계로 퍼져라!

팔 물

과 위생사업 프로그램 지원!

2013 Global Peace & Sharing Youth Camp

참 가 비

5,000원 (봉사시간 6시간, 배번표, 기념품, 간식 등 제공)

참가신청

홈페이지 (www.redcross.or.kr), 참가자격 제한 없음

프로그램

걷기코스 : 약 7.8km (살곶이 체육공원 - 청계천 - 서울광장)

나눔페스티벌 : 나눔문화 대전, 개그콘서트, 걸스데이, 크레용팝 등 출연

주 최

후 원

www.redcross.or.kr

Page 11: 메모리즈 vol. 25

일시 2013.10.26(토) 09:30~18:00장소 살곶이 체육공원, 청계천, 서울광장

팔 물

과 위생사업 프로그램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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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3: 메모리즈 vol. 25
Page 14: 메모리즈 vol. 25

메모리즈는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메모리즈를 읽고 느낀점이나 후기, 제보, 바라는 점을 편지나 전자우편([email protected])으로 보내주세요.

건강한 메모리즈가 되도록 편집 지침으로 활용하겠습니다. 글이 실린 분에게는 쌍계명차의 우리아이 뽀로로차 등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구독신청을 한지가 벌써 1년이 되었네요! 1년 더 신청합니다.^^

_ 오주원 님

좋은 잡지라 생각되네요. ‘경북 구미시 형일초등학교 박○경 선생님’의 추천으로 구독 희

망합니다.

_ 강찬영 님

안녕하세요. 16호가 제가 우연히 처음 접한 메모리즈 호수인데 2013년 1월호이네요. 23호

까지 나와 있네요. 가능하시다면 재고가 되는대로 그간 발행된 권수를 보내주실 수 있으

실지 모르겠네요. 잡지 재고가 가능할는지요. 제가 평소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

이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도 안 켜는 적이 많답니다. 눈도 시린 것이 e-book은 읽으

려니 잘 안 들어오네요. 부탁드립니다. 여러 권이니 택배를 통해 착불로 보내주셔도 되겠

습니다. 메모리즈는 다른 육아정보 잡지와 다르게 휴대성도 좋고 교육관련 내용이 잘 정

리되어 좋았습니다. 좋은 잡지 계속 만들어 주시길….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_ 이미선 님

메모리즈는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12

Page 15: 메모리즈 vol. 25

‘침묵’이라는 키워드 아래

아이들 스스로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함묵증’을 다루고,

교과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초등학교 교사가 직접 ‘초등 교과서가 침묵하고 있는 것’들을 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영화 <두 개의 문>을 보고 ‘권력 앞에서의 침묵’이란 주제로 토론한 것을 싣습니다. 여기에서

는 아이들의 날카로운 생각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많은 어른들이 요즘 아이들이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처

음부터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침묵

이달의

S P E C I A L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1312

Page 16: 메모리즈 vol. 25

침묵 SIlEncE

[어느 날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으로부터의 호출. 아이가 유치원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별히 활발하진 않아도 집에서는 유치원에서 있었

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자세히도 이야기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특정 장소나 대상에게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함묵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무엇이 아이들을 스스로 침묵하게 만들었을까.]

S P E C I A L

글. 김지나

여기에서 말하고 저기에서 말하지 않는 아이

선택적함묵증

침묵_선택적 함묵증

SPECIAL

14

Page 17: 메모리즈 vol. 25

선선택적함묵증은 말 그대로 ‘선택해서 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말하는

주체가 의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뜻하므로 자폐 등 다른 정신·발

달 장애로 인한 언어장애는 선택적함묵증이라고 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선택’이란 말하는 주체가 스스로 ‘특정 대상과 장소’를 선택하겠다는 의

미와 ‘말 한다는 것 자체’를 선택하겠다는 의미 모두를 내포하지만 보통

은 전자를 가리킨다. 집에서는 말을 하는데 학교에서는 말을 하지 않거

나, 유치원 담임선생님과는 말을 하지만 다른 반 선생님의 말에는 대답

하지 않는 식이다.

선택적함묵증의 진단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위에서 말 한 것과 같

이 정신병, 정신지체, 자폐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아니어야 하고,

만 5세 이상이어야 한다. 성인 중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성인들에

게는 선택적함묵증이라 하지 않고 ‘내성적’ ‘내향적’ 등 성격 유형으로 판

단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진단 기준은 말을 하지 않는 행위가 사회를 적응하는 데 문제를

야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발표도 해야 하고 친구도 사귀어야

하는데 말을 하지 않으면 학업이나 또래관계 형성에 문제를 초래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조건은 기간이다. 1개월 이상 말하지 않을 때 진단이

가능하고 보통은 6개월 정도를 본다. 하지만 1개월 이내일 경우라 할지라

도 대상과 장소가 뚜렷이 구분된다면 선택적함묵증이 될 수 있다는 의

심을 가지고 고위험군으로 판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면 적극적인 조치

를 취해야 한다.

선택적함묵증,

주요요인은 엄마?

선택적함묵증은 그리 오래된 개념은 아니다. 이런 새로운 병명이 생길

때마다 학계에서는 두 가지 입장이 대립하는데, 하나는 이런 개념과 진

단기준을 만듦으로써 아이의 이상행동에 빨리 대처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과 이런 이름들이 ‘병’의 종류를 늘리고 ‘병을 가지고 있는 아

이’라는 인식을 키워 아이가 살아가는데 한계를 줄 수도 있다는 입장이

다. 때문에 아동 상담 또는 치료를 하는 곳에서는 진단명을 강조하기보

다는 아이가 왜 그런 증상을 보이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그렇다면

선택적함묵증의 원인은 뭘까.

선택적함묵증의 원인은 우리가 말을 하기 싫은 이유만큼이나 다양하지

만, 굳이 나눈다면 크게 환경적 요인과 기질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원

인을 분석할 때 선택적함묵증이 나타날 수 있는 비슷한 환경임에도 불

구하고 어떤 아이는 선택적함묵증을 보이지 않고 사회에 잘 적응해나가

기 때문에 기질적 요인을 고려하지만 대부분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

현된다.

환경적 요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변인, 그 중에서도 부모다. 아

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말을 잘 하지 않았다면 부모와의 애착이 잘 형성

되지 않았을 수 있다.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는 이 아이들은

내면에 ‘세상은 나를 싫어할 거야’ 같이 바깥 세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부모에게 과잉보호를 받았을 때도 선택적함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과잉

보호를 하는 엄마들의 특징은 아이를 독립적 존재로 보지 않는다는 것

인데, 흔히 ‘이 아이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는 생각을 가진다. 아이

들이 선택하기 전에 먼저 선택해주거나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무조건 “위험하다”며 대신 해주는 경우다. 그러면 아이들은 말 할 필요

없이 아주 사소한 것까지 엄마에게 의존하게 된다. 김은실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이 아이들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무언가 얻는 것

이 있기 때문”이라며 “엄마가 ‘이거 할래, 저거 할래?’라고 물을 때 아이

가 대답 하지 않으면 결국 엄마가 고른다. 그러면 아이는 실패에 대한 부

담감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만약 아이가 조금 더 자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등 본격적

인 학령기에 접어들어서 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환경 중에서도 특히

평가 상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어렸을 때는 별 무리 없이 애착형성이

되었다 하더라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혹은 학령기에 민감해진 부모로

여기에서 말하고 저기에서 말하지 않는 아이

선택적함묵증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1514

Page 18: 메모리즈 vol. 25

부터 ‘틀렸다’는 반응을 반복해 학습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

는 등 부정적 경험에 자주 노출된 경우다. 이 아이의 내면에는 ‘내가 하

는 말은 틀리다’ ‘내가 말을 할 때마다 나를 놀릴 것이다’라는 인식이 자

리하고 자기 의견이 있다하더라도 말은 하지 않게 된다.

이밖에 환경 중에서도 특히 성폭행이나 구타 등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일을 경험할 때도 선택적함묵증이 생길 수 있다.

치료, 발달센터보다

정신·심리 상담이 가능한 곳으로

사실 말을 하지 않는 것은 5세 전후 아이들에게 일시적으로 많이 나타

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보통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다가 사라지지만 만약

한 달 이상 말하지 않는 것이 지속된다면 이는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말

하지 않는 행위가 학업이나 또래관계 등 사회적 어려움을 동반하고 그

어려움은 다시 2차적 문제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유치원생이었던 때부

터 말을 하지 않았던 한 남자 아이는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중

퇴했다. 선택적함묵증이 대인공포증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이 심해지는데도 간과하면 우울과 불안, 심하게는 대인기피증,

대인공포증, 사회공포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들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장기화 되면서 당황한 엄마들은 급한 마

음에 언어치료실을 찾지만 언어치료는 발달장애로 인한, 조음 등 말하는

능력 자체의 문제를 치료하는 것이 보통이다. 선택적함묵증은 뇌 기능

이상이나 다른 발달장애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서·심리적인 부

분을 다루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은데, 놀이치료를 할 수 있는 곳이나 상

담을 하는 곳이 발달센터보다 적합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인 경우 6

개월 정도 놀이치료와 부모 상담을 병행하면 대부분 상태가 호전되지만

고학년 이상인 경우는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한다.

말이 아니라도

꾸준히 의사를 표현하게 해야

치료를 할 때 이외의 공간과 시간에서도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 첫 번째는 말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

는 꼭 말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아

이에게 더 이상 부정적인 경험을 주지 않고 수용과 성취경험을 주기 위

해서이다. 말이 아니라도 무엇이 좋은지, 혹은 싫은지 손가락으로 가리키

거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등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하도록 하

고, 아이가 선택한 것이나 아이의 행동에 수용의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아이에게 빵과 밥 중에 뭘 먹을 것인지 물었는데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 이때 엄마는 “너는 생각도 없어?” “왜 말을 안 해!” 같

은 비난의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 다음으로 엄마는 말 이외의 방

법이라도 아이에게 ‘표현하게’ 한다. “얘야, 말은 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이것인지 저것인지는 알려줘야 해”라고 말하며 손으로 가리키게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도록 유도 하자. 마지막으로 엄마는 아이가 가리키거나 고

개를 끄덕인 ‘바로 그것’을 수용하고 칭찬해줘야 한다. 아이가 빵을 골랐

다고 해서 “넌 골라도 꼭 그런 걸 고르니?” “빵은 건강에 나빠” 같은 반

응을 보이면 아이는 또 다시 ‘틀렸다’는 부정적 경험을 하는 것과 다름없

다. “오늘은 빵이 먹고 싶구나.” “이 빵 맛있겠다”와 같이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는 반응을 보여준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말을 하지 않는 환경을 제거해주는 것이 능사

가 아니라는 것이다. 되도록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

게 해줘야 한다. 아이가 집에서는 말을 잘 하는데 학교에서는 말을 안 한

다면 엄마는 ‘학교를 쉬게 해볼까’ 하는 고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는 왕따나 학교 폭력 등 심각한 문제가 우려되는 때가 아니라면 잘못된

판단이다. 아이에게서 말 하지 않는 환경을 빼버리면 그나마 언젠가 말

을 할 기회도 박탈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엄마는 학교를 쉬게 하는 대

신 담임교사를 만나 미리 아이의 상황을 전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

해를 구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결국은 ‘애착’과 ‘자존감’

아이 스스로 말을 가두는 선택적함묵증. 진단을 받기 전에 예방은 할 수

없을까. 물론 있다. 그 키워드는 바로 ‘애착’과 ‘자존감’이다.

보통 태어나 36개월 사이에 형성되는 애착의 핵심은 부모의 ‘반응’이다.

주양육자의 반응은 아이가 세상을 불안하게 볼지, 안전한 곳으로 볼지를

결정한다. 아이가 우는 것으로 욕구나 필요를 표현할 때 원하는 것이 무

엇인지 파악해 적절한 반응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아이와 다르게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외부로부터 자신이 수용될 것이라는 믿음이 내재해 있다.

SPECIAL

16

Page 19: 메모리즈 vol. 25

첫 번째는 되도록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면서

꼭 말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 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말을 하지 않는 환경을 제거해주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1716

Page 20: 메모리즈 vol. 25

그리고 이런 애착은 다시 자존감의 핵심이다. 자존감은 자신이 소중한 사

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아이가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

려면 타인으로부터 수용되는 경험이 있어야 하고 적절한 피드백이 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한,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타

인의 부정적인 반응을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부족하고 쉽게 상처를 받는

다. 때문에 적극적인 표현을 꺼리게 된다. 그리고 이의 확장으로 아예 말

을 하지 않는 것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의 선택적함묵증이다.

어떤 엄마가 퇴근이 늦어 저녁식사를 늦게 준비하게 되었다. 엄마는 “저녁

늦게 해줘서 미안해. 배고팠지?”라고 말했고, 7살 난 아들은 “아니요, 배불

러요”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엄마는 아들을 나무라며 “그게 아니라 ‘배

고프지 않아요’라고 해야지”라고 고쳐주었다. 이 엄마는 거의 모든 상황에

서 아들의 말을 고쳐준다. 아들이 “엄마, 책 다 봤어요”라고 하면 “‘책 다

읽었어요’라고 해야지.” 하는 식이다.

이 엄마는 이른바 ‘조언하는 엄마’다. 조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모

든 상황에서 하는 말마다 고쳐주면 아이는 ‘나는 말만 하면 틀린다’고 생

각할 것이다.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선택적함묵증으로 상담

오는 엄마의 대부분이 ‘조언하는 엄마’이거나 ‘지시하는 엄마’라고 한다.

아이의 자존감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들어주는

것이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 잘 듣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수용적 경

험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아이가 똑똑해보였으면 좋겠다’와 같은 엄

마의 기대나 편견을 무의식중에 말과 행동에 투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해야 가능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이는 ‘엄마의 또 다른 나’가 아니라 아이 자체로 독립된

인격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를

평가의 눈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의 눈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 한 가지

상황을 두고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를 생각

해볼 수 있다. 아이가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이 담긴 컵을 꺼내다

깨뜨렸다. 한 엄마는 “조심해야지. 엄마가 깨질 거라고 했잖니.” 또는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라고 한다. 다른 엄마는 제일 먼저 “괜찮니?” “안 다쳤

니?”라고 묻는다. 당신은 어떤 엄마인가. 전자는 지시하거나 조언하는 엄

마, 또는 과잉보호 하는 엄마일 확률이 높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의 엄마

라면 후자의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함묵증. 아이가 어떤 이유에

서건 말을 삼킨다는 것은 상대방의 불편함과 비교할 수 없는 상처를 가졌

다는 말일 수도 있다. 마음이 건강해야 말도 한다. 아이는 몸만 자라는 것

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내던져진 아이가 성숙하기까지는 주양

육자와의 관계가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도움말.

김은실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괜찮니?” “안 다쳤니?”

“조심해야지. 엄마가 깨질 거라고 했잖니.”

‘내 아이가 똑똑해보였으면 좋겠다’와 같이 엄마의 기대나 편견이 말과 행동에 투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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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Page 21: 메모리즈 vol. 25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으로 내내 시끄럽다. 그 전에는 스토리텔링수학을 도입하겠다면서 교과서가 바뀌었다. 무언가 변할 때마다 취지는 좋았지만

교육계 일선에서는 진통이 끊이지 않는다.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시험 점수 1점 2점에 민감하면서도 교과서가 어떻게 변하는지, 혹은 무슨 내용인지는

뒷전이었다. 하지만 교과서는 공교육의 뼈대이자 지침, 아이들에게는 상식과 가치관이 될 수 있는 기본서다. 특히 일각에서는 초등교과서가 사회적으로

나 발달상으로 변화가 큰 시기의 아이들의 특성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초등교과서, 무엇에 대해 침묵하고 있나.]

침묵 SIlEncES P E C I A L

해마다 바뀌는 초등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1920

Page 22: 메모리즈 vol. 25

“수학 교과서가 스토리텔링으로 바뀌고 어렵대요.”

작년에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직원분이 하신 이야기다. 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도 아닌데 교과서 바뀌는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육아사

이트에서 또래 아이들 엄마들이 벌써 알고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교과서에 대한 호기심보다 걱정이 앞서는 현상은 그 동안 초등교과서가 너무 어

려워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부터 바뀐 교과서는 어떻게 바뀌고 왜 바뀐 것일까?

20

SPECIAL

Page 23: 메모리즈 vol. 25

무거워지고 여전히 어려운 1, 2학년 교과서

올해 새로 나온 1, 2학년 교과서는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교육

과정(2011년 9월 9일 고시)을 반영해 만든 것으로 국어, 수학, 통합교과서

가 있다. 교과서가 새로 나오면 교사들은 외형이 어떤지 보고 학생들이

학교수업을 통해 충분히 익힐 수 있는지,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내용

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국어는 주로 삽화와 읽을거리, 글을 쓰는 능력을

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를 보고, 수학은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서도

한글을 잘 몰라도 학교공부를 열심히 하면 풀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번 교과서 외형을 보면 표지가 두껍고 화려하며 매우 무겁다. 국어나

수학은 교사가 들어도 묵직하고 수학은 심지어 중학교 교과서 무게나 두

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책이 배달되었을 때 모두 교사용지도서인

줄 알고 꺼내보지도 않은 기억이 있다.

책이 두꺼워진 이유는 뒤에 붙은 부록 때문인데 붙임딱지나 카드가 많

다. 붙임딱지는 전부터 아이들이 직접 쓰거나 그려도 되는 게 많은데, 이

미 유치원이나 학습지로 질린 아이들이 흥미 없어 한다는 불만이 많다.

카드종류는 숫자카드나 자료로 활용되는데 아이들이 이걸 뜯는 데 시간

이 오래 걸리고 중간에 하나라도 없어지면 그 때문에 소동이 생긴다. 부

록이 이렇게까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지만, 부록이 꼭 필요하

다면 차라리 분철해서 주라는 의견이 많다. 두꺼운 부록을 떼어내고 나

면 책이 너덜너덜해져 글씨 쓰기에도 불편하고 너무 흉해지기 때문이다.

책의 크기도 교과마다 다르고 국어활동은 가로로 길고 안에 날개 책으

로 접어진 부분도 많아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나올 때 책을 길게 펴고 바

닥에 질질 끌고 나오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여전히 미리 배워 와야 풀 수 있는 교과서

교과에서 큰 변화는 듣기·말하기· 쓰기와 읽기로 나뉘었던 국어 교과

서가 국어와 국어활동으로 바뀐 것이다. 현장 교사들은 합치는 김에 아

예 “국어” 1권만 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국어활동이 자기

주도학습을 위한 워크북 형식인데 이 중 “생활 속에서”는 반드시 학교에

서 다뤄줘야 해서 가정에 보내기에 애매하다.

통합교과는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3개 교과인데 교과서

를 8개의 주제로 통합하여 주제별로 교과서를 만들었다. 거의 한 달에

1권씩 공부를 하는 셈이다. 일단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책이 가벼워서

부담이 없다고 한다.

교과서 내용은 어떨까? 초등 교과서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많은 학부모

들이 실감하고 있고, <교과서를 믿지 마라>*를 보면 학년별로 교과별로

초등교과서의 문제점을 분석해놓았다. 교육부는 2011년 새 교육과정을

만들 때 교육내용을 20% 줄여 학생 부담을 줄이고 창의인성교육을 하

겠다고 하였지만, 과연 그럴까?

국어의 경우는 책이 합쳐진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동화책 같

은 삽화가 많아 아이들 흥미를 끌 수 있는 여지가 있고, 1학년 1학기에는

받아쓰기를 하지 않게 하고 교육내용 순서를 조금 조절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글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고 한글을

배워 와야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란 평가가 많다. 국어활동에 답지가 실

린 것에 대해 열린 사고를 권장해야 하는데 틀에 박힌 답을 유도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수학은 단원 도입에 스토리텔링방식이 적용되고 ‘비교하기, 길이재기’ 같

은 단원은 전체가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학적 상황을 일상생

활의 소재를 통해 접근하게 하고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며 융합적인 교육

을 한다는 것인데,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교육

과정 내용을 줄이고 분수처럼 어려운 과정은 상급학년으로 보냈다고 하

여 전보다 쉬워졌을 거란 추측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교과서를 보고 전보다 쉽다고 평가하는 교사는 많지 않다.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도 내용의 구성이 이해하기 난해하고 여전히 문제

자체가 어렵다는 평가가 다수다. 특히 도입부에 스토리텔링이 무리하게

도입되어 책의 두께가 두꺼워졌다는 얘기도 있다. 저학년이 이정도인데

똑같은 방식이 적용되는 3~6학년은 집필진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워 그

만두고 싶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다.

수학익힘 활용법도 혼란스럽다. 교육부는 교사나 학부모 연수를 할 때

“수학익힘은 가정학습용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하지만 막상 교과서 문제보다 수준이 높고 응용문제가

많아 아이들이 스스로 풀기에 어렵고, 학부모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의

견이 있다. 올해 정부의 선행학습 규제 발언이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만

하다.

통합교과의 경우 교육당국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고 선전한 과목이

다. 주제통합교과서가 나온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간 초등현장에서

교과와 시수에 맞춰 수업을 하다가 교과서만 따라하더라도 주제에 맞춰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고, 교사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가감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과연 통합교과에서 제시된 내용과 목표가

1, 2 학년 발달상황에 맞춰 꼭 필요한 내용인지, 단지 주제에 억지로 맞춰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120

Page 24: 메모리즈 vol. 25

진 활동들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당장 저학년에게 필수적인 신체

활동 영역이 너무 적어 학부모들에게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교사들 역시

“일부러 신경 쓰고 재구성하지 않으면 교실에서 수업활동으로만 그칠 때

가 많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교과서 표지에서는 일본인들의 사진

을 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필자가 있는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2011년에 낸 책. 학년별 교과서를 분석하여 초등 교과서

가 학생발달 수준에 비해 얼마나 어려운지, 또 교과서 개발 과정이나 검토과정에 문제가 많은지

를 밝혀놓았다.

탁상행정의 결정판,

학년군 교과서의 문제점

[ 표1 ] 1-2 학년군 교과서 체계

학기 국어 수학 통합교과

1-1 ①-가, ①-나 ① 학교1, 봄1, 가족1, 여름1

1-2 ②-가, ②-나 ② 이웃1, 가을1, 우리나라, 겨울1

2-1 ③-가, ③-나 ③ 나2, 봄2, 가족2, 여름2

2-2 ④-가, ④-나 ④ 이웃2, 가을2, 우리나라2, 겨울2

교과서가 바뀔 때마다 여러 문제가 발생하긴 했는데, 이번 교과서에서는

전과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했으니 바로 교과서 학년, 학기 구분이 없어

졌다는 것이다. 원래는 1-1, 1-2, 2-1, 2-2라고 학년과 학기가 구분돼 있었

다. 그런데 이번 교과서에는 ‘1~2학년 수학 ①’ 이런 식으로 교과서마다

①, ②, ③, ④ 가 가장 크게 보인다. 때문에 2월에 ③이 써져있는 2학년

교과서가 갈 곳을 모르고 1, 2학년 교실을 떠돌아다녔다. 통합교과서는

주제는 같고 1학년은 ①, 2학년은 ②라고 써져 학기간 통일성도 없다.

문제는 앞으로 나올 3~6학년 교과서에도 다 ①, ②, ③, ④가 섞여있다

는 점이다. 사회나 체육, 영어처럼 1년간 쓰는 교과서에 3학년은 ①, 4학

년은 ②라고 써져있다. 음악, 미술처럼 2년간 쓰는 교과서는 그냥 3~4,

5~6이라고 써져있다. 때문에 표지를 보고도 금방 찾기 어려워 몇 학년

것인지 혼란스럽다.

교육부가 책 구분을 이렇게 복잡하게 한 이유는 학생들이 적용받는

2009개정교육과정이 학년군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년군교

육과정의 취지는 학년발달 수준에 맞춰 학년군내용을 자유롭게 적용하

자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학년군교육과정의 기본인 담임연임제(2

년간 가르치는 것)를 실시하지 않고, 아직은 연구도 부족한데다 실질적

으로 학기별로 교과서가 달라진다. 교육부의 탁상공론으로 학생과 학교

가 몸살을 겪어야 할 상황이다.

실시간 바뀌는 교육과정,

흔들리는 초등교육

올해 초등학교 1, 2학년 교과서와 중·고등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가 바뀌

었다. 2014년에는 3, 4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 2015년에는 5, 6학년과

중·고등학교 2학년 교과서가 바뀐다. 2009년에 2007개정교과서가 적용

되었는데 고3까지 마무리되는 2016년까지 8년간 계속 교과서가 바뀌는

상황이다. 2011년에 바뀐 교육과정은 4~5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만들었

22

SPECIAL

Page 25: 메모리즈 vol. 25

고 개발주기도 짧아져 부실교과서라는 말이 나온다.

대체 교과서가 왜 이렇게 자주 바뀌는 것일까? 정권이 바뀐 2009년부터

수업시수 증감, 집중이수제,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고교

다양화와 학교자율화를 내걸고 ‘2009개정교육과정’을 만들었고, 2011년

교과교육과정개정, 2012년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 등 수시

로 바뀌었다. 교육과정이 정권이 주도하는 정책에 따라 바뀌어온 것이다.

이렇게 해마다 바뀌는 교육과정은 초등교육의 안정성 자체를 흔든다. 6

개 학년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 교사에게 벌써 5년째 교육과정과 교과서

가 바뀐다는 것은 아이들을 파악하는 것보다 교과서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성장과 발달을 돕는

교과서를 위하여

글을 쓰고 보니 교사로서도 학부모로서도 참 상황이 답답하다. 교과서

는 교육을 하는데 하나의 자료일 뿐이고 사회와 학교는 아이들의 성장

과 발달을 위해 이 교과서를 토대로 서로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

민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바뀐 교과서 따라가기에도 급급하니 말이다.

전에는 교과서내용을 분석하여 개선방향도 제시하고 학부모들에게 교

육부 사이트에 애로점을 이야기하여 같이 문제를 개선해나가자는 제안

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현장과 교육부의 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상황이고, 학부모들 역시 교과서는 학기 초에 잠깐 볼 뿐, 아이가 어떻게

무엇을 배우는지 알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온전히 보호받고 누구나 소외되

지 않는 교육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많

은 교사들이 교과서에 얽매이기보다 학생들의 발달에 꼭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가르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긍정적인 사례도 나누고

있다.

1, 2학년 국어의 경우 교과서에서 제시된 작품을 읽고 한글을 읽고 쓰는

기능을 서서히 익히도록 하는 체계적인 방안, 수학에서는 이야기와 체험

으로 수감각을 익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식이다. 신체활동과 감각발

달이 활발한 시기이다보니 교과수업을 체험중심으로 해나가고 무엇보

다 교실 밖 활동을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학년교육과정을 재구성하거나 일제고사를 벗어나 다양한 과정중심 평

가, 발달을 돕는 평가 방안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새

로운 학교교육과정 모델들도 나오고 있다.

학부모들도 교과서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아이가 현재 고민하고 성장하

고 있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변화 발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

면 좋겠다.

글. 신은희(충북 옥동초등학교, 『교과서를 믿지 마라』공동저자)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322

Page 26: 메모리즈 vol. 25

[청소년 인문학 서원 인디고 회원들이 영화 <두 개의 문>을 보고 권력과 침묵에 관한 온라인 댓글 토론을 열었습니다. 각종 시험과 입

시에 끼어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온라인에서나마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조리

에 침묵하는 이유를 ‘교육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본다’ 등 나름대로 사회를 분석합니다.

이 짧은 토론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사회를 보는 시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어른’들이 한숨을 내뱉듯이 우리 아

이들은 ‘생각이 없’지 않습니다. 다만 어른들이 침묵하도록 강요하고 듣지 않을 뿐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침묵하는 법을 배웠나요?

침묵 SIlEncES P E C I A L

24

SPECIAL IntErVIEW

Page 27: 메모리즈 vol. 25

<두 개의 문>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용산참사’로 잘 알려진 2009년 1

월 20일에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였습니다. 용산참

사가 일어나기까지는 다른 모든 사건이 그렇듯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범한 서민들이었던 철거민들을 망루 위로 올라가 필사적으로 화염병

을 던지게 만들었던 정부의 재개발 정책부터 시작하여 그 당시 청와대

의 발표에 의해 새롭게 경찰청장으로 내정되었던 김석기 서울지방경찰

청장의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 처신’에서 비롯된 과잉진압, 더 거슬러 올

라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 있었던 경찰특공대의 창단과 처음

에는 대테러 작전을 담당했다가 점차 시위 진압까지 담당하게 되어 과잉

진압을 가능케 한 우리나라 경찰특공대의 역사, 그리고 경찰특공대원의

법정 증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그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주체

적으로 말하는 데 있어서의 철저한 무능.

이 모든 것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너무나도 부조리하여 사람들이

들어 있는 망루가 활활 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망루를 태우는 불

길과 함께 저의 마음 속 분노도 함께 타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영

화 크레딧이 올라가고 영화관을 나오자 엄습하는 텁텁한 공기처럼 저의

온몸을 타고 흘렀던 느낌은 사회 부정의가 일어나도록 하는 저토록 많은

요인들이 수십 개의 올가미가 되어 사방에서 저를 잡아당기는 것만 같

은 속박감과 무력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경찰특공대원이 법정 진술에서 자신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위

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생지옥과 같던 현장을 확인하고도 이것을 멈춰야

겠다는 판단과 제안을 할 엄두도 못 낸 것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국가라

는 거대한 공동체에 속한 일원으로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

면서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무력함에 체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순간, “이 나라 국민들은 이 정도까지 해도 참는 구나, 라는

아주 몹쓸 교훈을 그들에게 준 것”이라고 말하던 용산참사 대책위원회

원의 말이 가슴을 때리며 지나갔습니다.

동시에 들었던 의문은 ‘이제 더 이상 참지 말고 행동하자’하는 반복되는

다짐이 아니라, ‘나는, 우리는 왜 참을 수 있게 되었을까’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할 수 있게 되었을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잘못된 권력에 분개하면서도 분개만하고 다시 그 분노의 불길이

사그라지면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게 되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이 물음을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여 답을 찾아보기 위해 이곳에 글

을 올립니다. 잘못된 첫 단추, 바로 그 지점부터 함께 직시하고 바로 잡아

나간다면 많은 것이 바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침묵하는

법을 배웠나요? 그 침묵을 깨는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발성법을 이 토론

을 통해 함께 소리내어보길 소망합니다.

글. 윤한결 인디고서원 인문기획팀장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524

Page 28: 메모리즈 vol. 25

우리는 어떻게 침묵하는 법을 배웠나 댓 글 토 론

이다은(18)

침묵의 현상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사회의 시선.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남의 시선, 사회의 시선을 많

이 의식하는 것 같습니다. 침묵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하지 않을까요? 침

묵은 그래, 말 그대로 그냥 입을 닫고 있는 것입니다. 나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또는 나에게 피해가 돌아올까 봐.

저는 우리나라 침묵의 현상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바로 학교

에서 우리는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바로 ‘학교’라는 관문으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름의 방법을 배우고, 그 중 하나가 침묵입니다.

선생님께서 주장하는 것이 불합리 하더라도 반문하면, ‘말대답한다’는 식

으로 우리의 입을 막아버리는, 어쩌면 우리가 침묵하는 것이 더 당연하

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우리는 어릴 때부터 무언의 교육을 받아온 것

은 아닐까요.

어린 시절에 학교라는 공간에서 침묵을 하고 살던 이들이, 더 큰 사회에

반항하며 목소리를 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나라 교

육부터 바뀌어야 이러한 사회적 침묵을 깰 수 있다고 봅니다.

권영경(16) 인디고 기자

침묵하지 않으려면 두려워하지 않으면 됩니다.

우리가 침묵하게 된 이유는 서로 서로 눈치만 보다가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저는 침묵을 잘 합니다. 아마 제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항상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불의

를 봐도, 서로서로 눈치만 보다가 ‘내가 이상한 건가? 그냥 가만히 있자’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갑니다. 이것이 우리가 침묵하는 이

유입니다. 침묵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됩니다.

두려워하지 않으면 됩니다.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두려움을 이긴다는 것

이 말로는 정말 쉬운데, 행동으로는 힘든 것 같습니다.

박정민(14)

윗사람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든 사회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자신보다 위에 자리하고 있는 사람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도 세상에는 존재하지

만, 현재 많은 사람들이 윗사람의 명령에 반항하지 못하고 아니, 어떤 말

이든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네’라는 짤막한 대답과 함께 그저 따르기

만 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회사원들의 모습입니다. 그들

은 일하는 시간을 다 채우고 집으로 돌아와도 진정한 자유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상사의 전화 한통이면 부리나케 달려 나갑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말입니다. 이런 그들에게 가족이라는 존재도 어느새 저 뒤

켠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이미 사회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침묵하는 데에 익

숙해져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우리들로 하여금 윗사

람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든 사회입니다. 여기서 사회란, 사회를 구성하

는 모든 인간을 일컫는 말입니다. 정신병자만 존재하는 정신병원에는 정

상인이 마치 비정상인인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 역시

도 침묵에 익숙해져 있어서 목소리를 내는 소수가 정상임에도 정상이

아닌 것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일입니다.

침묵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어떠한 말이나 행동을 실행으로

옮기기 전에 먼저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그리고 ‘왜 내가 이것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세상을 바꾸려

들면 우리는 그 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조용히 그저

따르기만 합니다. 피해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침묵한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침묵을 깨뜨리고 목소리를 내어야만 합니다.

김동빈(14)

침묵을 깰 수 있는 방법은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을 실천하

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는 우리가 침묵을 안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일(보복?)을

무서워하고 침묵을 하는 것 같습니다. 침묵을 배웠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에서 잘 살아나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

다. 인생에서 가장 공정한 마지막 경쟁은 수능이라고도 하니까요….

보복이 두려워 침묵 하는 것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담임 선생님이

있는데, 그 선생님은 자기 말만 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주지 않는

것을 떠나 들어주지도 않고, 의견을 제시했을 때는 정당하지 않는 벌을

주는 선생님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선생님과의 소통을 통해 잘못된 일

을 고치려고 해도 그 선생님은 학생들이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벌을

줍니다. 그러면 아무도 얘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

자면 방관자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폭력의 관

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만을 생각하지만, 그 광경을 지켜보고 가만히

있고 대처하지 않는 방관자들 또한 있다고 합니다. 방관자들이 대처를

못하는 것 또한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서 어떻게든 하지 못 하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침묵을 깰 수 있는 방법은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인

디고서원이라는 중간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것 또

한 침묵을 깨는 방법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침묵 Silence 댓글토론 www.indigoground.netSPECIAL IntErVIEW

26

Page 29: 메모리즈 vol. 25

조단제(14)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운 것 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사회에 속해있으면서 많은 이점이 있지만 그

에 따른 단점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능동적 침묵이란 사람이 사회에

속하면서 생긴 단점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운 것 입니다. 자신이 목소리를 내었는데도 실패할까 두려운

것이죠. 하지만 한가지의 실현이 도화선이 되어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합니다. 만약 그러한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여러분

은 살아갈 희망과 의의가 없는 것 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를 내십시오. 그 목소리가 행동이 되도록 행하십시오.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참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다빈(17) 인디고 기자

사실 침묵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분노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분노를 표출하기 보다는

무관심해하고 침묵합니다. 사실 침묵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우리는 분노

했을 때, 우리가 말을 내뱉었던 것들과 행동했던 것에 책임을 지고, 사람

들의 외면과 수군거림을 견뎌야하지만, 침묵할 때는 다수의 방관자가 됨

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편안함과 안정감에 도취될 수

있으며, 자신이 책임져야할 것은 없다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논리를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알게 모르게 터득하게

되고, 깨우치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자신의 삶의 형식으로까지 이어집

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책임회피와 편안함을 향한 도피로 인해서 어

떤 사람은 상처를 받고, 고통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강정마을은 제주도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나라

일 걱정하듯 동정하지만, 만일 우리 집 앞에 해군기지가 들어오고, 언제

라도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곳에 살게 된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요?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언론이 떠드는 대로만 생각하고 동정한다

면,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이런 일이 없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운 좋게

그런 걱정 없이 살아도 되는 곳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우리의 책

임을 강정마을 사람들에게만 떠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통하여 방관하지 않는 것,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근육' 과도 같아서, 처음에는 힘들고 어렵지만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소리 지를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사

실 모든 것의 처음은 어렵습니다. 방관하지 않는 것도, 잘못된 규율과 제

도에 ‘침을 뱉는 것’도 처음에는 너무나 어렵고, 버겁고, 힘들고 많은 것

들이 걱정됩니다. 그러나 처음 침묵을 깨고 “그건 아니야”라고 이야기 한

다면 그 뒤에는 그보다 쉽게, 그 다음 다음번에는 더더욱 쉽게 불의에 분

노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들도 뒤에서 수군거릴 까봐, 그른 것을 그르다 이야기하지 못하고

끙끙대기보다 한 번 소리쳐보면 어떨까요? 처음 시도를 통하여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발성법을 터득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청소년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우혁(14)

침묵한다는 것은 눈치를 보게 되면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침묵하는 법. 그것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 하며, 잠시 관심을 가지는가

하면 다시 발걸음을 돌리는 그런 잔인한 일입니다. 침묵한다는 것은 눈

치를 보게 되면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방송에서 이와 관련된 간단

한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누가 봐도 답이 1번인 문제를 내주고 같은 방

에 10명의 사람을 같이 있게 한 후 9명의 사람에게는 답을 2번이라 말하

게 했습니다. 그러자 1명의 실험자 중에 60% 가량이 답을 2번이라 답했

다고 합니다. 사람이 침묵하는 법을 배운 이유는 사람들과 모여 생활 하

면서 분위기를 읽게 되고 눈치를 보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은비(15)

침묵은 곧 무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죠.

사람들은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가끔 아무 죄책감 없이 행할 때가 있습

니다. 그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침묵하면서 말이지요. 그

건 사람들이 남의 시선만을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이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겠지? 혹시 이 지위에서 내려가게 되

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죠. 세상에서 가장 무

서운 건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침묵은 곧 무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죠. 만

약, 지금 이 순간 침묵하는 사람들이 약자가 되어, 고통을 받게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나는 이렇게 괴롭고 아픈데, 왜 아무도 내 고통을 멈추기

위해 말해주고, 손내밀어주지 않는 거지? 내가 먼저 정의를 말한다면, 작

은 변화는 시작될 것입니다.

인디고서원

‘독서토론-대화’라는 교육적 실천으로 예술적 감성과 비판적 지성을 키우는 곳.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 ‘인디고잉’을 발행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토론,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www.indigoground.net 051.628.2897

우리는 어떻게 침묵하는 법을 배웠나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726

Page 30: 메모리즈 vol. 25

28

학습계획표의 최적화,

공부빌드스타크래프트(Starcraft)라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알고 있나요?

혹시 한 번이라도 직접 해본 적은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약간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그렇다고 어려운 말도 아니니 지금부터 잘 들어보기 바랍니다.

학습계획표의 최적화,

엄마들의 고민

mom & tALk

Page 31: 메모리즈 vol. 25

공부 빌드,

무슨 말일까요

28

스타크래프트(Starcraft)라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알고 있나요? 혹시

한 번이라도 직접 해본 적은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약간 이해하기 힘

들 수 있는데, 그렇다고 어려운 말도 아니니 지금부터 잘 들어보기 바랍

니다.

‘빌드오더(build order)’의 준말인 ‘빌드’라는 말을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면

“전략 컴퓨터 게임에서 전술을 구사하기 위한 건물 짓는 순서를 말한다”

로 정의돼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한 전술을 구사하려면 정해진 건물 짓

는 순서, 이른바 테크트리(Technology Tree)에 맞춰 빌드를 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한 전술을 구사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게임에서 지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빌드라는 개념이 공부를 할 때에, 특히 학습계

획을 세울 때 아주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어떤 공부

목표를 정했을 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최적의 순서, 혹

은 과정이 있는데(이른바 목표 달성을 위한 ‘지름길’), 이것이 계획에 정

확히 반영돼야 그야말로 ‘최적화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

서 이 최적의 순서를 ‘공부 빌드’라고 이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

니다.

공부 빌드 = 특정한 공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쳐야 할 최적화된 공

부 순서

공부 빌드,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학습계획표에 공부 빌드가 반영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실로 엄

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특정한 전술을 구사

하기 위해 그에 맞는 빌드를 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

으면 의도한 전술을 구사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상극의 빌드오더’가

존재하는 게임에서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학습계획에 공부

빌드가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으면 의도한 공부 목표에 맞는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

다면 공부 빌드를 계획표에 반영하기 전에 공부 빌드를 어떻게 세울 것

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부 빌드를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공부 빌드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 ‘공부 목표’를 정하는 것입니다. 공부 빌드란 이 특정한 공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목표라는 말이 나왔다고 해서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

음과 같이 가볍게 정하면 됩니다. 단, 목표를 완수하는 시간(마감시간)과

달성 수준 정도를 분명하게 정해놔야 ‘빌드 짜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공

부 목표’가 많이 있을 수 있는데, 빌드도 그에 맞춰 세우면 됩니다.

공부 목표 예)

수학 OO문제집 △△단원에 나오는 모든 문제를 앞으로 2주 내에 모

두 마스터하겠다.

공부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쳐야 할, 해

야 할 공부 순서들을 쭉 적어봐야 합니다. 노트나 종이를 꺼내 놓고

최대한 많이 적어보기 바랍니다.

공부 순서 예)

➊ 단원이 모두 26페이지이므로 하루에 2페이지씩 공부하고 마지막

날은 복습한다.

➋ 단원에 있는 문제가 모두 50문제이므로 하루에 5문제씩 풀고 남

는 시간은 틀린 문제를 다시 한 번 푼다.

➌ 문제들을 살펴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점점 어려운 문제 순서

로 푼다. Or 배점이 낮은 문제에서 시작해 높은 문제 순서로 푼다.

➍ 처음 5일 동안(주중)은 쉬운 문제를 다 풀고 나머지 시간 동안 어

려운 문제를 반복해서 푼다.

스타크래프트(Starcraft)라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알고 있나요?

혹시 한 번이라도 직접 해본 적은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약간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그렇다고 어려운 말도 아니니 지금부터 잘 들어보기 바랍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29

Page 32: 메모리즈 vol. 25

공부 방법, 공부 전략의 성격을 가지기도 하는 공부 순서들은 많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길은 그만큼 많다는 얘기가 됩니다. 여러분이 적은 순

서들의 앞부분은 예상컨대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왔던 순서들일 것인데,

그것이 좋았든 그렇지 않든 일단 상관없이 쭉 적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 친구들이나 사람들(부모님, 선생님, 멘토, 친척, 학습법 전문가나 저

자들 등)의 의견을 직접 적거나 참고해서 적는 것도 좋습니다.

공부 순서들을 많이 적었으면 이제 목표 달성에 효과적일 것 같은 순서

들로 가려 뽑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특정 순서를 통째로 뽑을 수도

있고 순서들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선택해 조합하는 방식으

로 뽑을 수도 있습니다. ‘나만의 공부 빌드’로 최적화하는 것인데, 2~3개

정도의 ‘복수의 빌드’를 뽑은 다음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 최종적으

로 단 하나의 빌드를 결정토록 합니다.

최종 결정한 ‘나만의 공부 빌드’ 예)

➊ 쉬운 문제부터 풀기 시작해 점점 어려운 문제를 공략한다.

➋ 처음 5일 내에 쉬운 문제들을 모두 풀고 나머지 시간 동안 알 듯

말 듯한 문제와 풀기 어려운 고난도 문제를 반복해서 푼다.

➌ 마지막 3일 동안은 고난도 문제의 오답노트를 작성한다.

나만의 공부 빌드를 세웠다면 이제는 이것을 학습계획표상에 잘 반영해

실천해야 합니다. 공부 빌드가 잘 짜졌다면 상대적으로 계획화하기가 쉬

울 것입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반영하면 됩니다.

첫째, 한 주 동안, 또 하루에 해야 할 분량으로 ‘세분화’합니다. 공부 빌드

가 일종의 순서지만 한 주,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빌드를 바탕으로 주간계획, 일일계획으로 세

분화해야 빌드가 완전해집니다. 넓게 보면 이 과정 역시 공부 빌드의 일

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됐던 이렇게 한 주 단위, 하루 단위로

세분화할 때 진정한 나만의 공부 빌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유의할 것

은 순서 사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한 주간 분

량을 적절히 세분화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기본 빌드’ 숙달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합니다. 모든 ‘공부 빌드’에

는 ‘기본 빌드’, 즉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순서’들이 있

는 법인데, 이것이 숙달되도록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만의 공부 빌드’에서는 ‘쉬운 문제에서부터 어려운 문제 순

서대로, 문제들을 모두 푸는 것’이 기본 빌드라 볼 수 있는데, 모든 문제

들을 넉넉히 풀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셋째, 다른 빌드나 일반계획들과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한

다. 공부 빌드 자체는 최적화가 됐지만 이것을 계획표에 반영하다 보면

다른 빌드나 계획들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선 예에서 처음

5일 동안 풀어야 할 쉬운 문제 수가 50개여서 하루에 10문제씩 풀려고

했는데, 처음 이틀은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 삼일 동안은 다른 계획들이

많아 10문제를 모두 풀기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현재의 공

부 빌드와 충돌하는 다른 일반계획들의 중요도나 시급성을 따져 조정해

야 합니다. 일반 계획들보다는 빌드를, 같은 빌드라면 더 포괄적인 성격

의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하나의 ‘공부 빌드’에서 그 수를 점차 늘려간다. 가장 좋은 학습

계획표는 모든 계획이 ‘공부 빌드’로 구성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부

효율성이 최고로 발휘될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하나씩, 조금씩 갖춰

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기 바랍니다. 유사한 목표라면 성공했던

빌드를 조금 변형해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공부 빌드,

학습계획표 반영법

말 듯한 문제와 풀기 어려운 고난도 문제를 반복해서 푼다.

➌ 마지막 3일 동안은 고난도 문제의 오답노트를 작성한다.➌ 마지막 3일 동안은 고난도 문제의 오답노트를 작성한다.➌

mom & tALk

30

Page 33: 메모리즈 vol. 25

TIP 공부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공부 빌드대로 공부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빌드는 아직 나에게 최적화되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다

시 빌드화 작업을 해서 학습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빌드화 작업을 다시 할 때는 기존의 빌드를 전부 바꾸기보다는 문제

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의 순서만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으로

다시 ‘실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혹 확신이 가는 다른 빌드가 있다면 사용하되 위험 부담(많은 시간

낭비, 좌절감 심화 등)이 있다는 점은 알고 선택하기 바랍니다. ‘정석

빌드’ 중심으로 다시 짜는 것도 좋습니다. 해당되는 공부 목표에서

이미 좋은 효과를 내고 있는 상위권 학생의 빌드가 곧 ‘정석 빌드’라

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주)비상교육 학부모커뮤니티 ‘맘앤톡' www.momntalk.com/

도움말 박재원 (주)비상교육 공부연구소 소장

MEMO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3130

Page 34: 메모리즈 vol. 25

AmAzIng BrAIn

32

좌뇌형-우뇌형? 뇌는 이분법을 싫어해

좌뇌형-우뇌형?

뇌는 이분법을 싫어해뇌과학의 발전이 워낙 빠르다 보니 뇌에 대해 조금 알았다 싶으면, 알고 있던 사실이 어느새 뒤집어지거나 바뀌는 일이 다반사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언어적인 사람은 좌뇌형, 상상력과 직관력이 뛰어나거나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사람은 우뇌형이라고 분류해버리던 ‘상식’이 최근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

의 로저 스페리Roger Sperry 박사가 좌뇌와 우뇌가 분리된 환자들의 사례를 연구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이래, 기존에 널리 알려졌던 좌뇌형·우뇌형 두뇌

유형이 틀린 이야기가 된 걸까? 이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글. 브레인편집부

left Right

brain

Page 35: 메모리즈 vol. 25

좌뇌와 우뇌, 무엇이 다른가

좌뇌는 몸의 오른쪽, 우뇌는 몸의 왼쪽을 담당하는데 두뇌의 다른

기능들을 처리하는 데도 차이가 난다. 로저 스페리Roger Sperry

박사는 좌뇌는 언어뇌로 순차, 논리, 수리를 담당하고 우뇌는

감성뇌로 시각, 청각을 처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좌·

우뇌가 기능하는 방식을 너무 단순화한 것이다.

언어 능력은 좌뇌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좌뇌와 우뇌를 잇는 뇌량

corpus callosum이 잘려진 환자와 뇌출혈로 좌반구가 손상되어

말을 하지 못하는 환자를 보고 좌뇌가 언어를 담당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뇌에도 좌뇌의 언어 영역과 대응되는 부분이 있다. 최근

뇌영상의 발달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좌뇌는 주로 문법과 단어를

담당하고 우뇌는 강세나 강조와 같은 부분을 담당한다고 한다.

공간감각도 주로 좌뇌가 담당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뇌는 전반적인

공간감각과 관계하고, 좌뇌는 특정 위치의 물체를 파악하는 것과

관계된다. 물건을 볼 때도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보면서 다르게

처리하고 그 정보들이 합쳐진다. 접시 위에 놓인 케이크를 보여주면

좌뇌는 물건의 기능과 의미와 관련된 포크를 떠올리고 우뇌는

모양과 관련된 닮은꼴 모자를 떠올리게 된다. 또 작은 물체에 집중할

때는 좌뇌, 전체적인 형상을 떠올릴 때는 우뇌가 활동적이 된다.

좌·우뇌 구분? 뇌는 이분법을 싫어해

뇌과학자들은 이렇게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가 좌뇌의 뉴런

연결이 우뇌에 비해 거리가 짧고, 성긴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좌뇌에

뉴런의 몸체가 밀집된 회색질의 비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한때 우뇌가 좌뇌에 비해 쓸모없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한 것도

같은 정보를 다르게 처리하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인 지 기 능 은 좌 · 우 뇌 가 동 시 에 처 리 하 지 만 경 쟁 으 로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역할을 다르게 맡아 서로

보완하며 수행하는 것뿐이다.

좌뇌는 지성, 우뇌는 감성을 담당한다는 이야기도 정확하지 않다.

감성적인 부분은 대뇌와도 관계되지만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편도의 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수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은 좌뇌가

우수한 때문이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의 정보교환이 뛰어난 데서

비롯된다는 연구에서 보듯, 지성과 학습도 어느 한쪽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두뇌는 분명한 영역으로 나뉘어 정보를 한곳에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영역에 걸쳐, 여러 수준으로 전달되고 통합되어

작동한다. 시각의 경우만 보더라도 눈에서 신호가 전달되어 물체를

알아볼 때까지 관계되는 영역들은 뇌의 전체에 걸쳐 있고 단순히

수직선과 수평선 인식에서 형태, 색, 움직임 등 다양한 수준의

회로들에서 동시에 정보를 처리한다. 감각조차 이렇게 여러 영역과

수준의 통합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수리, 논리와 같은 기능들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또 성별에 따라서도,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좌뇌·우뇌의 특성은 일반적인 경향 정도로만

이해해야 한다. 아직도 좌·우뇌 기능의 연구는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밝혀진다고 해도 도표 하나와 말 몇 마디로 정리될 수

없다. 이분법처럼 따로따로 정반대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서로를 보완하며 전체를 이루는 환상의 콤비가 좌·우뇌이다.

좌·우뇌 구분보다 중요한 것은 두뇌활용

우리의 뇌를 고정된 영역의 조합으로 단순화시키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뇌의 영역과 기능이 매우 유연하기 때문이다.

뇌졸중으로 좌뇌가 마비되어도 재활치료만 제대로 하면 우뇌가

좌뇌의 기능을 대신해서 잃어버렸던 말을 시작한다. 한쪽 뇌만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약간의 불편은 있지만 운동뿐만 아니라

사고와 지능에서 별 차이 없이 살아가는 사례도 놀랍다.

또, 사고로 대뇌의 운동 영역이 망가진 사람 중에 몇 개월의 재활치료

후 감각영역이 대신 운동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너무나 뛰어난

우리 두뇌의 유연성을 생각해보면 좌·우뇌의 구분은 단지 왼쪽,

오른쪽의 구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부분이 무엇을 담당하고 어떤 쪽이 더

우세한지의 구분이 아니라 좌·우뇌의 올바른 활용이다. 각각의

기능이 무엇이든 오른쪽과 왼쪽, 감성과 지성, 비논리와 논리의 모든

것을 활용하는 제대로 된 뇌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3332

Page 36: 메모리즈 vol. 25

20분 인내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인내심에 대한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실험결과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이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처음 보는 장치들을

사용하는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자신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장치를 사용하기 전에

‘그 정도쯤이야’하고 자신만만해하다가 한 번 시도하고 난 후에는 ‘

난 할 수 없어. 언제나 그래’라는 부정적 태도가 되었고, 다시 20분

정도 연습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긍정적이 되었다. 실험

후 참가자들은 ‘나는 이 일을 잘 할 수 있고 새 기술도 더

능수능란하게 해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처음에는

누구나 실패할 수 있지만 하다 보면 잘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배우지만 그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조금만 더

견뎌내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떤 것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반복적으로 연습할 때 우리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그것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새로운 신경망을

반복적으로 활성화하고 연결하면 더 강하게 시냅스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내라는 새로운 마음의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의식과 자기통제력

뇌의 다양한 기능들 중에서 사고기능에는 ‘자의식’이 포함된다.

자의식은 수동적으로 반응하며 그저 ‘있을’뿐인 존재가 될 것인지,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하는’ 존재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능이다. 예를 들어 감각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사고는 의식적으로 처리된다.

이와 같이 자신을 통제하는 자의식은 뇌의 다른 많은 영역과

AmAzIng BrAIn

20분만 견디면 돼

2 0 m i n u t e

34

Page 37: 메모리즈 vol. 25

관련되어 있다. 특히 계획을 세우고 선택하고 판단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전두피질,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그를 실행하는 기능을

하는 안와전두피질 등이 관련이 깊다. 이 부위가 발달해야 선택하고

계획한 것을 실행하기 위해 눈앞의 즐거움을 젖혀둘 줄 아는

자기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인내심과 뇌의 발달

성인에 비해 아이들은 충동을 이겨내는 것에 서툴다. 자기통제가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것을 아직 배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전두피질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게 되는 것은 20대 이후

무렵부터다. 인내는 전두엽에서 다른 정보와 함께 처리되면서 ‘

참는다’는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즉 인내심도 뇌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뇌과학자들은 폭력적인 아이의 경우 전두엽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를 연구한다.

뇌는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능이 발달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인내하는 경험을 통해

두뇌회로를 발달시켜야 한다. 아이에게 무작정 인내를 강요해서는

안 되지만 인내하는 습관을 통해 전두엽의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뇌발달에 가장 좋은 활동은 역시 운동

미국 조지아건강과학대학의 예방연구소는 운동과 자기통제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7세에서 11세 사이의 비만아동 17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운동을 하는 어린이들이 복잡한 사고와 자기통제를

담당하는 뇌 영역의 활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뇌 이미지 스캔을 xdh

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비만 아동들을 방과후 매일 20~40분간

격렬한 운동을 하는 집단과 운동을 하지 않는 집단으로 나눴다.

운동프로그램은 달리기, 훌라후프와 줄넘기 등으로 구성됐다.

MRI 검사결과 운동을 하는 어린이들은 자기통제, 계획, 추론, 추상적

생각 등과 관련 있는 뇌 영역의 활동이 증가했다. 또 복잡한 생각이나

올바른 사회적 행동과 관련 있는 전전두피질 영역도 발달했다.

운동이 아이들의 건강한 뇌를 위한 핵심 활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온갖 학원수업과 컴퓨터 게임, 텔레비전 시청 등은 자연적인

발달본능을 억제시킬 수 있다. 되도록 많은 시간을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가장 중요한

교육환경이다.

글. 최유리

도움받은 책. <뇌맵핑 마인드> 리타 카터, <평생 뇌력 6살에 결정된다> 뇌과학과 자녀교육연구회

자료제공. 브레인 vol.39,27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3534

Page 38: 메모리즈 vol. 25

자연지능 멘토

muLtIPLE IntELLIgEnCE

36

한국의 나비를 부르다석주명

자연지능 멘토 석주명 박사를 소개합니다. 석주명 박사는 한국의 나비를 발견하고, 이름을 지어준 사람입니다. 평생 75만 마리의 표본을 채집한 그는 30

여명밖에 안 되는 세계 나비학회 회원이기도 하며, 그가 집필한 책은 영국 왕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하여 자연지능의 새

싹을 보여주던 그는 오직 나비만을 연구하고 나비만을 생각하며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죽는 그 순간까지 나비밖에 모르던 사람, 석주명 박사의 열정을 만

나봅시다.

Page 39: 메모리즈 vol. 25

세계 나비학회 회원 30명 중 1명

석주명은 1931년부터 나비 연구를 시작하여 일본 동물학자들의

잘못된 분류를 바로잡았습니다. 일본 동물학자들은 우리나라의

나비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고 조금만 다른 특징이 있으면 새로운

종류라고 주장하여 한국의 나비가 844종이라고 과장하고 있었는데,

석주명은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한국의 나비가 248종이라고

밝혀내었습니다. 그 내용은 <조선산 나비 총목록>에 들어있습니다.

<조선산 나비 총목록>은 영국 왕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영국에서 의뢰 하여 나오게 된 책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왕립 아시아 학회에서 직접 석주명에게 조선 나비의 목록을 집필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 학회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석주명의 10년 나비 연구의 결실이라고 할 만한 <조선산 나비 총목록

>이란 책은 세계 여러 나라 학자들에게 꼭 필요한 참고도서가

되었고, 저자인 석주명은 세계에 30여 명밖에 안 되는 세계나비

학회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나비에게 이름을

‘도시처녀나비’ ‘수노랑나비’ ‘깊은산부전나비’….

참 예쁜 이름입니다. 이 이름들은 바로 석주명이 처음 발견하고 지어

준 나비의 이름들입니다. 가령 ‘신부나비’라는 이름은 천주교

신부들의 예복이 연상되어 붙여 준 이름이지요. 고운 무늬가 있는

나비에게는 ‘알락그늘나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언어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석주명은 나비를 찾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처음으로 그 나비를 불러주었던 것입니다. 그가 지은 나비의

이름을 보면 우리말에 대한 특별한 감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세계의 걸작, <조선 나비 총목록>

석주명은 1908년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부유한

사업가였는데 사업으로 번 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할 만큼

민족의식이 뚜렷한 분이었습니다. 또한 그의 어머니는 교육에 많은

열정을 보이는 분이었습니다. 이러한 가정환경은 석주명이

민족문제와 학문 연구에 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보통학교 졸업 후엔 일본의 가고시마 농림전문학교와 경성제국

대학에서 공부하여 1929년 졸업하였습니다. 졸업 후에는 송도

중학교에서 생물 교사로 일하면서 농림전문학교 지도교수의 충고를

받아들여 한반도의 나비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나비의 분류에 관한 80편이 넘는 논문을 남겼습니다. 그의

저서<조선산 나비 총목록>은 현재 영국 왕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75만여 마리의 나비를 채집하여

분류하고 연구한 성과를 모두 정리하여 지도에 표시했는데, 이것은

세계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한국산 접류 분포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3736

Page 40: 메모리즈 vol. 25

또한 제주 방언에 대한 논문과 에스페란토어 교과서를 쓰는 등

언어학자로도 활동했습니다. 그의 언어적인 감각은 그가 붙여 준

나비들의 이름에서 잘 나타납니다.

그런데 1950년 9월, 한국전쟁 중에 서울에 있던 국립과학관이

폭격을 맞으면서 그가 20여 년 동안 채집하여 만든 나비 표본이

모두 타고 말았습니다. 그 후 한 달 뒤인 10월 6일, 국립과학관

재건회의가 열려 석주명도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회의에 가던 중 석주명은 북한군으로 오인 받아 총에 맞았습니다.

죽기 직전에 석주명은 “나는 나비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강점지능

자연지능

어린 석주명은 동물을 무척 좋아하여 개나 고양이는 물론 토끼,

비둘기, 개구리, 도마뱀 등을 부모님 몰래 키우곤 했습니다. 특히

비둘기 기르는 일에 흥미를 느껴 비둘기에게 일일이 이름을 붙여

주며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이때 석주명은 흥미로운 것을 보게

됩니다. 대개 흰 비둘기끼리 짝을 지어주면 흰 비둘기가 나오고 검은

비둘기끼리 짝을 지어주면 검은 비둘기가 나오는데, 가끔 부모와

전혀 다른 색의 새끼가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때

석주명은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서나마 조금씩 생물학의 유전법칙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

자기성찰지능

고등보통학교 시절 석주명은 하숙 생활을 했는데, 집에서 보내주는

넉넉한 생활비를 받으며 공부를 게을리 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반

꼴찌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석주명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방학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하루

종일 하숙방에서 책과 씨름을 한 것입니다. 방학에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가 하숙집에 찾아 왔으나, 누군가가 들어온 것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석주명은 성적을

올려 우등생이 되었습니다. 노력을 통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자기성찰지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석주명은 자기 자신에게 엄격했습니다. 밥 먹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주머니에 땅콩을 넣고 다니며 끼니를 때웠고,

자료를 정리할 시간을 벌기 위해 누가 찾아와도 절대로 10분 이상은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러한 부지런함에는 타고난 기질도

있었지만 그 기저에는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muLtIPLE IntELLIgEnCE

38

Page 41: 메모리즈 vol. 25

‘우리나라가 독립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선의 것을 지켜야 한다. 내가

할 일은 조선의 나비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석주명은 나라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굳은 의지를 다져 가며 더욱 연구에 몰두하였던 것입니다.

나비박사 석주명을 만들어 준 사람들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세상에는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강점지능을 발휘하여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곁에는 그에게 좋은 기회를 주거나, 그를 위해 애쓴

조력자들이 있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기회

석주명이 고등보통학교에 재학하고 있을 때, 미국인 지질학자

모리스 박사가 석주명의 학교에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모리스 박사의 안내인이 석주명의 학교에 나비 표본이 많다는 것을

알고 추천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학교 박물관에 들러 수많은 나비

표본을 본 모리스 박사는 감탄을 감추지 못하며 석주명을 미국

학회에 소개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석주명은 하버드 대학과 미국의

여러 박물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석주명의

학교도 미국의 박물관 및 대학과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석주명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갈수록 집안형편이 어려워져

갔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비 연구에 몰입할 때는 가세가 기울어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문과 책을 쓰려면 타자기가

있어야 했지만, 당시 타자기는 황소 한 마리 값과 맞먹는 비싼

물건이었기에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산 나비 총목록

>의 집필을 요청받게 되어, 많은 내용을 책에 담기 위해서는

타자기가 꼭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석주명의

어머니는 망설이지 않고 타자기를 사 주었습니다.

석주명은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집필에

몰두하였지만 완성되기 전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석주명의 <조선산 나비 총목록>첫 장에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는

글이 있습니다.

‘평생토록 나의 연구를 변함없이 도와주신 어머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글. 김범수 다중지능연구소 대표 www.multiiq.com

우리나라가 독립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선의 것을 지켜야 한다.

내가 할 일은 조선의 나비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3938

Page 42: 메모리즈 vol. 25

Edu ISSuE논술③

필력의 하향 평준화?

하나, ‘사고력’ 아닌 ‘암기력’ 훈련시키는 교육이 한 몫

글을 쓰는 일이 쉬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유독 요즘 학생들의 필력이 하향 평준화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을 겪어본 입장에서

판단하자면, 글을 못 쓰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말’은 기본적으로

‘생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요즘 어린 학생들은 생각을 할 기회도 없고, 의지 역시 없어 보인다. 그러

다보니 자연스럽게 할 말도 없고, 쓸 글은 더욱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학부모님들의 시절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여전히 ‘주입식’ 환경에서 개선되지 못했

다. 주입식 교육은 ‘사고력’을 훈련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암기력’을 훈련시키는 교육이다. 때문에 학교 교육

이 사고력을 증진시키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학교 외의 시간은 대부분 ‘학원’으로 채워지는데,

학원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학원은 학교라는 주입식 교육의 장에서 조금 더 나은 성과를 내기위해

존재하는 곳인 만큼 주입식 교육의 심화단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논술 학원은 물론 다른 과목에 비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중시 여기는 분야지만, 일주일에 고작 몇 시간 앉아있는 것에 그치는 학원 교육이라면

대단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빠듯한 일정 속에서 아이들에게 작은 여유가 생긴다면, 그 시간

은 ‘단언컨대’ 게임 시간일 확률이 80% 이상이다. 아니면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

는 시간이리라.

이렇듯 우리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생각을 할 ‘빈’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물론

기술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지만, 이는 무언가를 쓰고자하는 열망이 있을 때를 전제로 한다. 할 말이 없

는 사람은 결코 글을 잘 쓸 수도 없다.

둘, ‘선택’과 ‘배치’의 기술적인 문제

글이란 건 기본적으로 언어의 일부다. 언어는 크게 보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발화, 즉 ‘말’과 그 말을 모태

로 파생된 ‘문자’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말의 전달 형식 차이를 위한 구분에 가깝다. 내용을

따지자면 ‘글’이라는 건 문자화된 ‘말’이다. 물론 음성상의 ‘발화’와 문자화된 ‘글’ 사이에는 형식상의 차이로

말미암아 특성과 내용 구분이 명확해지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글이 말의 연장이라는 가정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요지로 우리는 ‘글’을 쓰는 요령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 ‘말’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말’은 ‘생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사고’와 ‘언어’의 선후 체계는 논쟁거리

論述

초등학생, 논리적 글쓰기를

원한다면 단언컨대 “놀아야 한다”

40

Page 43: 메모리즈 vol. 25

다. 언어가 사고에 선행하는 것인지, 혹은 사고가 언어에 선행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

분한데 확실한 것은 그만큼 이 둘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을 ‘언어’로 하고, 이 생각

을 다시 ‘언어’로 정리해서 발화한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말’과 ‘생각’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곰

곰 따져보면 생각은 동시에 산발적으로 할 수 있다. 생각은 일종의 갤러리처럼 ‘시선을 던지는 어디서건’ 시

작할 수 있다. 즉, 공간 배열 속에서 산발적으로 진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말(발화)이라는 것은 그런 식으로

진행할 수 없다. 이를테면 필자가 ‘크리스탈’(아이돌그룹 에프엑스의 멤버)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면서, 미국

의 외교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동시에 집안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거다.(물론 이런 식의 대

화를 시도하는 친구들을 가끔 목격하기는 한다) 이런 특성을 정리해보면 생각은 공간축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말은 시간축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갈무리할 수 있다.

‘말’(발화)은 시간이라는 제한이 선명한 물리공간 속에서 ‘육화’되어야할 숙명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누군가

가 동시에 아무리 멋진 생각을 수십 개 하고 있다고 해도 그걸 표현하는 입은 하나이며, 말할 수 있는 주제

도 하나일 수밖에 없다. 다소 까다로운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이러한 ‘말’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말’ 그리고 나아가 ‘글’은 이렇듯 시간축의 규칙을 따라야하므로 그에 따른 ‘선택’과 ‘배

치’의 특성을 인식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나는 학교에서 아름다운 꽃을 보았습니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의 주어 자리에는 ‘나’가 있

지만, 이는 ‘저’ ‘너’ ‘엄마’ ‘선생님’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택지 가운데 ‘나’라는 하나의 단어를 선택한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형용사, 목적어, 술어 등에 위치한 모든 단어들 역시도 수 없이 많은 단어 가운데 선

택된 것이다. 만일 필자가 시인이라면 각각의 선택지에 새로운 단어들을 부여했을 것이다. ‘꽃은 거리에서

더러운 학교를 들었습니다.’ 일상적인 ‘선택’을 약간 빗겨난 ‘배치’ 속에서 의미의 파생과 재조합이 발생한다.

즉, 문장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단어를 선택하고 배치, 연결하는 작업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 법칙은 ‘말’의 연장인 ‘글’에서도 역시 적용된다.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서 잘 배치하는 것. 이것이 좋은 문

장을 쓰는 일차적이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량이다. 그렇다면 글을 잘 못 쓰는 학생이란? 좋은 단어를 선

별하지 못하고(혹은 잘 모르고), 잘 배치하지 못하는 학생이다. 문장이라는 건 매우 한정된 표현양식이라는

걸 이해해야 문장력이 신장된다. 글을 처음 쓰는 학생의 경우 의외로 만연체의 장황한 글을 쓰는 걸 흔히

목격할 수 있는데, 어떤 걸 ‘선택’해야 하고 어떤 걸 포기해야할지 전혀 판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

히 글은 발화와는 달라서 한 번 뱉어낸 것을 쉽게 번복하거나, 반복할 수 없다. 글이 더욱 선택과 배치에 신

경을 써야하는 이유다.

단기간에 되지 않는 논술, 초등학생이라면 이런 준비!

논술을 위해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독서, 혹은 영화, 음악, 그림 등 다양한 매체를 감상 하고 그에 대한 생각

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휴식시간이다. 학생들에게 지워진 과도한 정규교육 시간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은 없어졌다.

생각이라는 건 보통 부모님들이 싫어하는 ‘멍 때리는’ 시간에 발생한다. 책을 읽든, 대화를 하든, 수업을 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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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든 인간은 기계가 아닌 이상(아니 기계라고 하더라도) 인풋(input)된 내용을 소화하고 체화할 시간이 필요

하다. 우리도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듯, 아무 생각 없이 나누었던 대화나, 큰 고민 없이 읽었던 책의 한 구절

이 문득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런 경험은 보통 바쁘게 일할 때 찾아오지 않는다. 샤워를 할 때, 혹은

산책을 하거나 거실에서 빈둥거릴 때 문득 섬광처럼 스친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이 어떤 정보를

단순히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정보를 심도 있게 체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

해서 정보나 지식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우리 학생들에게 그런 시간은 사치로 간주된다.

학교를 가거나 학교 숙제를 하거나 학원을 가거나 학원 숙제를 하고 있어야한다. 그나마 운이 좋은 학생은

막간에 자유시간이 허용되지만, 그마저도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하는 게임을 하거나, TV 프로그램을 보며

채워버린다. 이를 나무랄 수만도 없는 것이 과도한 ‘학습노동’에 대한 보상심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기 때

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패턴은 우리 아이들의 뇌가 진정으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거의 없애고 있다.

휴식은 무용한 시간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흥미가 될 만한 유익한 도서를 읽게 했다면 그 책의 내용과 작가

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사고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의 의식과 사고력이 성

장하고 자연스럽게 언어능력이 향상된다. 이렇게 자의식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할 말’이 생긴다. 인간이란

자신의 고유한 ‘생각’이 생기면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는 ‘말’의

방법에 대해 자연히 예민해지게 된다. 자신의 의도가 타인에게 제대로 전달되길 바라는 욕심 때문이다. 단

어의 선택과 배치를 자연스럽게 의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후로는 문장의 배치와 문단의 배치, 글의 구성

까지 사고의 폭이 확장 된다. 결론적으로 논술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잘 놀려야(?)한다는 것

이다. 부모님들이 논술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할 일이라면, 좋은 휴식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책 이외에 그림과 음악에 대한 감상평도 글쓰기에는 새로운 기회

위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아이가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라도 고민과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즉, 잘 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아이가 컴퓨터나 TV, 스마트폰이 없는 환경에서 한 두 시간

정도 딱히 할 일 없이 있도록 유도해 보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아이도 몸살을 앓을 것이고, 부모님들도

조바심이 나겠지만 이런 시간이 반복되면 아이는 그 환경에서 할 만한 새로운 일을 찾게 될 것이다. 책을 읽

든, 그림을 그리든, 최소한 망상이라도 하게 될 것이고, 아이와의 대화가 긴밀하지 않았다면 아이와의 대화

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환경과 관계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아이의 변화를 유도하게 될 것이

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아이의 취향을 개발하고, 그에 대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위한

토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말도 다른 것들과 다르지 않다. 할 의지가 있고, 많이 고민하고 많이 한 사람이 잘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말이 곧 글의 시작이라고 했으니,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친구가 글을 잘 쓸 가능성

도 높다.

대게 그렇듯이 이런 원론적인 방식이 진정한 논술에 대한 팁이다. 하지만 모든 원론적인 방식이 그렇듯 어

쩐지 장황하고,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일 것이다. 범위를 조금 좁혀서 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만한 팁을

언급하자면, 아이에게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시켜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책을 봤으면 무엇이 좋았고, 무

엇이 싫었는지 물어보자. 음악을 들었어도, 영화나 그림을 봤어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계속 생각하고 고민

Edu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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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5: 메모리즈 vol. 25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사고력과 언어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 말로 충분히 했다싶으면 내친

김에 간단한 감상평을 써 보라고 주문해도 좋다. 이때 아이가 글을 좀 못쓰거나 엉뚱한 말을 쓰더라도 나무

라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선은 칭찬으로 아이가 글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글뿐만 아니라 음

악이나 그림에 대해 감상평을 쓰는 건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음악이나 그림은 줄거리라고 말하는 ‘서사’가

배제된 장르의 예술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언어화’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즉, 이미지로 이해한 공간적인

‘관념’을 ‘말’을 통해 시간 축으로 나열해보는 연습이 되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는 학생이라면 조금 더 딱딱한 공부를 해도 크게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고전이나 간단한 인문

학 개론서를 권해줘도 좋고, 전 회 연재에서 언급했듯 단락별 주제문 찾기나, 장문을 쓰기 전에 개요를 구

성해보라고 권해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섬세한 작문 훈련을 시키고 싶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단어의 선택과 배치를 훈련시켜보는 것도 남다른 교육 방법이 될 것이다. 어떤 문장을 제시하고 그 문

장의 단어와 배치를 새롭게 해서 글을 구성해보라고 주문해보자.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어휘

를 찾게 되고, 조사 하나하나에 민감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논술형’인간 VS ‘정시형’인간?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조금 의아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논술을 잘하기 위한 팁이라는 게 아이를

놀게 하라는 거야?’라고 되묻고 싶으신 분들도 있으리라. 그렇다면 대답을 해드려야겠다. ‘그렇다.’ 논술을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공부라면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제도권 교육 양상이 갈수

록 방대한 주입식의 ‘조기 교육’이라는 말로 포장된 속도전으로 전개되는 이상, 이러한 학습법이 모든 공부

에 적용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최소한 ‘논술’이라고 하는 분야는 그런 카테고리에 속해있

지 않고, 또 그런 잘못된 교육의 패러다임을 벗어나고자 시행되는 제도다. 흔히들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

이 아이들의 사고력을 망치고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인간으로 키운다고 비판하면서도 정작 아무도 그 틀에

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기에, 제도적으로 교육의 틀을 바꿔보려는 하나의 시도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

역시 결국은 입시라는 거대한 괴물 앞에서 ‘획일화’의 마수를 빗겨나기는 어렵지만, ‘논술’의 소양을 개발하

기까지라도 좀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논술의 문제는 결국 아이에게 어떤 공부를 시키는 것이 좋은가, 혹은 옳은가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장차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인생을 꾸려가게 하고 싶은지, 아니면 적당히 남들만큼 혹은 그보다 조금 낫게

(?)살게 하려는 것이 목적인지에 따라 ‘논술형’인간으로 키울 것인지, ‘정시형’인간으로 키울 것인지가 나뉜

다고 감히 구분해 보겠다. 입시 이전에 논술의 궁극적인 목적이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비판력 있는

인간, ‘시민’의 양성이기 때문이다.

논술을 준비한다고 해서 ‘논술형’인간이고, 정시를 준비한다고 해서 ‘정시형’인 것은 아니다. 다만 하나의 입

시제도 속에서 지향하는 인간상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려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학부모님들은 우

리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한 고민 끝에 우리아이에게 논술이 필요하다는 결론

에 도달했다면, 그때부터는 과감하게 아이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그게 논술 공부

의 시작이다.

글. 신

동호

천지

인 논

술·

언어

전문

학원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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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4342

Page 46: 메모리즈 vol. 25

강서청소년오케스트라

합주의 매력?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 지하2층.

작은 강당에서 날生(?) 음악 소리가 새어나온다.

음악은 어디든 스며든다더니,

카페에서나 들을 법한 음악소리가 ‘병원’이란 특수한 공간에

울려 퍼졌지만 어느새 공간은 떠나고 선율만 남았다.

스치는 활의 움직임이 그려지는 현악기, 관을 빠져나오는

공기의 매끄러운 금속 소리 관악기, 그리고 피아노까지.

한데 만들어내는 선율이, 아직은 거칠지만

서로 어울린다.

글, 사진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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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SSuE강서 청소년 오케스트라

Page 47: 메모리즈 vol. 25

아이들이 원해, 10점 만점에 10점!

들리는 음악의 발원지를 찾아가보니, 강당의 의자를 뒤로 밀어놓고 바이올린과 첼로, 플롯과 클

라리넷, 피아노 등 악기와 하나 된 아이들이 반원으로 둘러 앉아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연습을

하고 있다. 앳된 얼굴들을 보니 음악이 약간 거칠게 느껴졌던 것이 자연스럽게 생각되었는데, 초

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편안한 복장으로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 표

정으로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강서청소년오케스트라(단장 지광윤) 단원들이다.

강서청소년오케스트라는 서울로망스오케스트라 지광윤 상임지휘자가 2012년 7월, 마포와 용산

에 이어 세 번째로 창단한 청소년오케스트라다. 이들 청소년오케스트라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 학부모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려면 오디션을

거친다. 실력이 아주 뛰어날 것을 요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합주는 가능해야 한다.

재밌는 것은 아이들의 태도다. 오디션까지는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 하더라도 몇 번 연습에 참

가한 아이들은 그 후로는 누가 권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어머니들은 아이들

의 연습시간 동안 병원 1층에 마련된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며 기다리는데, 그곳에서 들은 ‘오케

스트라 활동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고1 딸을 둔 이영주 씨는 “공부 스트레스가 심할 텐데 이 음악활동으로 푸는 것 같다”며 “고등학

생이라 토요일에는 늦잠도 좀 잤으면 할 때가 있는데 토요일 오전 연습은 빼먹지 않는다”고 말

했다. 강영임 씨는 “오케스트라는 작은 사회”라는 것을 강조하며 “‘음악을 통하는’ 덕분에 사춘

기를 즐겁게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고, 플롯을 연주하는 중2 아들을 둔 김희애 씨는 “아들은 디

자인을 전공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연습에 오는 것을 힘들어 한 적

이 없다”고 전했다.

어머니들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단원들도 입을 모은다. 윤지연(17, 바이올린)

학생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유일한 노는 시간’으로 생각할 만큼 오케스트라 합주 시간에 만족했

는데,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채워지는 느낌”이라고 한다. 김태희(15, 바이올린) 학생은 “혼자

할 때는 몰랐던, 다른 소리들을 듣게 되고, 그 소리에 맞춰가는 것이 즐겁다”며 “오케스트라가

갖는 규모나 화음이 좋다”고 말했다. 김혜원(13, 첼로) 학생 역시 여러 사람이 같이 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4544

Page 48: 메모리즈 vol. 25

음악은 천사의 언어라던가. 음악이 있는 곳

에는 악이 없다던가. 음악의 힘은 ‘치료’로

사용될 만큼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

친다. 무엇보다 입시를 위해서도 아니고 부

모로부터 떠밀려서 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

런가. 단원들의 손이 날개짓처럼 가볍다.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듣는다, 합주의 매력

단원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들이나 모두가 만족하는 부분이

바로 ‘같이’ 연주한다는 점이었다. 단원들 개개인들이 아주 친근하게

지내는 것 같진 않았는데도 오케스트라의 장점에 대해 말할 때는

‘합주’의 매력을 빼놓지 않고 이야기한다. 악기를 연주하지 않는 사

람들은 잘 느낄 수 없지만 처음 보는 사람,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사이이면서도 하나의 화음을 만든다는 묘한 희열이 있는 모양이다.

음악을 매개로 하는 소통은 언어로 갖는 소통과는 또 다른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내 악기 뿐 아니라 다른 악기의 소리에도 귀

를 열어야 하고, 기교가 아무리 뛰어나도 욕심내지 말고 양보해야

조화로운 음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학원에서 배우

는 것처럼 체계적으로 가르침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합주를 하

면서 실력이 늘 뿐만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인성까지 자라는 느낌

이다.

지광윤 단장은 청소년오케스트라를 지도하는 사람을 레슨하면서 청소년오케스트라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직접 창단해 운영하면서 ‘전공이 아니라 취미로 즐기는’ 음악을 하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매료됐다. “전

공하는 사람보다 비전공자 청소년을 가르치는 것이 더 가치있다”는 지 단장은 “아이들이 계속 개별화 되는데, 단체와

화합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오케스트라”라며 “현장, 무대에서 청소년들을 보면 정말 보람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

에게도 음악의 아름다움, 오케스트라 합주로 얻을 수 있는 음악 감성의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교육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연주하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또 있다. 강서청소년오케스트라 운영을 돕고 있는 이연주 지도교사다.

그는 “실력이 부족한 아이도 있지만 아이들 마음속에 음악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연주하는 아이들을 바라

보고 있으면 정말 예쁘다”며 미소를 보낸다. 그 역시 30년 동안 바이올린을 켠 연주자였다. 그가 처음 강서청소년오케

스트라 운영을 돕기로 했을 땐 ‘요즘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억세다던데 싸우진 않을까’하는 걱정도 했었단다. 그런데 기

우도 그런 기우가 없었다. 아이들은 클래식 음악의 조용한 선율처럼 차분했고 사고나 다툼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다.

Edu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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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9: 메모리즈 vol. 25

건강을 위한 맛깔나는 후루룩 한 뚝배기

뜨겁기만 한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청량한 하늘의 가을이 왔습니다. 선선한 바

람에 따뜻한 국물 음식이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이럴 땐 무엇보다도 따끈한 국

물과 함께 후루룩 쫄깃한 면발로 한 끼 식사를 만족시켜주는 라면을 찾게 되

죠. 최근에는 라면 시장에도 신바람이 불어 하얀 국물 라면, 쌀면, 당면으로 만

든 저칼로리 제품 등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골라먹는 재미도 더해졌습니다.

어떤 음식보다도 야외에서도 집에서도 식사대용으로 손쉽게 든든하게 먹는

라면. 얼마나 제대로 잘 알고 있는 건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알쏭달쏭 라면 스캔들!

01 라면은 방부제 범벅?

라면 유통기한은 보통 5~6개월 정도 이고 방부제 없이도 보존되는 것은 바로 수분함량이 낮기 때문입니다. 라면을

기름에 튀기면 수분함량이 4~6%이하로 낮아져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방부제가 없이도 보관 가능하

답니다. 이는 쌀이나 밀가루에 방부제를 넣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02 자고 나서 얼굴이 붓는 건 라면 때문이다?

얼굴이 붓는 것은 특정 식품 때문이 아니고 바로 국물이 있는 음식 특성으로 인한 현상입니

다. 수면 시 우리 몸은 방광에 소변이 차는 것을 억제하려고 수분 배출을 줄이는데 국물 음

식을 먹게 되면 그 작용이 활발해져 몸에 수분 량이 늘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03 라면은 소화가 잘 안 된다?

체질에 따라 다르답니다. 밀가루에 물을 반죽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글루텐이 형

성되는데 서양인들은 오랜 세월 빵을 주식으로 해서 이러한 글루텐에 적응력이 있지

만 동양인은 이에 소화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라면을 먹고 소화가 어

려운 사람은 빵, 수제비 등도 역시 소화하기 어려운 체질적 특성을 지닌 것입니다.

04 컵라면이랑 봉지라면의 면이 다르다?

봉지라면은 팔팔 끓는 100℃ 물에서 조리하므로 밀가루 함량이 많아도 충분히 익지만 컵라면

은 일반적으로 65~75℃의 정수기물로 조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분의 함량이 높고 보다 얇게 뽑

아내 낮은 온도에도 익을 수 있게 합니다.

No

No

No

YES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47

라면

hEALthy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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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민지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국내 식품기업 식품안전팀에서 근무중이다.

05 라면은 화학첨가물 덩어리?

화학 첨가물이라 하면 일반 식품에서 추출해낸 원료가 아니고 화학물질을 섞어 만든다는 느낌

으로 거부감이 들고 건강에 나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면에 들어가는 비타민B, 고기에서

추출해 쫄깃함을 주는 단백질 성분인 콜라겐, 파프리카에서 추출해낸 파프리카 추출색소, 자일

리톨 모두가 식품첨가물입니다. 즉, 식품을 가공해서 필요한 성분을 뽑아내 식품에 첨가하는 것

들을 첨가물이라 칭하는데, 첨가물 자체는 인체에 해롭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화학’이라는 용어

가 최첨단의 신식을 뜻하여 좋은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인체에 나쁜 이미지가 강해졌

습니다. 하지만 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물은 화학첨가물이 아니라 식품첨가물이 정식명칭이고,

그 안에 천연첨가물, 인공첨가물이 있는 것이지요.?

No

라면 좋다 VS 나쁘다

완전식품이란 무엇일까요? 보통 우유, 콩, 계란 등을 완전식품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완전식품이란 사람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데 필요로 하는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고루 함유한 식품을 일컫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식품도 그 단일 식품만

으로 모든 영양소를 고루 갖춰 인간의 신체를 원활히 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다양

한 음식을 각각의 특징을 이해하고 넘치는 부분은 조금만, 부족한 부분은 다른 식품을 보충

하여 조화롭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라면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한 인기 제품의 영양함량을 사례로 보면 영양소 중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함량은 충분하지

만, 음식 특성상 국물 음식에 면을 튀기다 보니 다른 영양소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눈에 띄

게 높습니다. 이러한 라면을 건강히 먹기 위해서는 특히나 라면 스프를 줄여서 넣거나 국물

을 조절하여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맛깔나는 라면을 위한 건강 톡!

일석이조 면 데치기!

라면의 영양에 대해 생각하면 지방과 나

트륨이 걱정이시죠? 이 걱정을 사로잡으

면서 보다 쫄깃한 면발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면을 한번 데치고 조리

하는 것입니다. 라면의 지방은 대부분 면

을 튀긴 것에서 유래되기 때문에 한번

데쳐 기름을 빼내면서면 반죽 시에 들어

간 나트륨 200~300mg에서 일부를 제

거할 수 있습니다.

열량 낮은 제품 고르기!

봉지라면 컵라면 용기라면. 영양성분을

보면 열량이 300~600Kcal까지 다양한

데 왜 그럴까요? 제품 뒷면에 보시면 제

품 유형이라 적혀있는 부분을 보면 크게

‘유탕면류’ ‘국수’ ‘당면’으로 적혀있습니

다. 이중 칼로리가 제일 높은 것은 기름

에 튀긴 유탕면이고 국수와 당면은 면을

튀기지 않은 건조면 타입으로 보다 칼로

리가 낮습니다. 고로 보다 열량이 낮은

라면을 선호하신다면 ‘국수’ ‘당면’으로

된 제품 중에서 맛에 따라 선택해 드시

면 좋습니다.

• 열량(㎉) Ι 535㎉

• 탄수화물(g) Ι 84g 25%

• 당류(g) Ι 4g

• 단백질(g) Ι 11g 20%

• 지방(g) Ι 17g 33%

• 포화지방(g) Ι 8g 53%

• 트랜스지방(g) Ι 0 0%

• 콜레스테롤(g) Ι 0 0%

• 나트륨(㎎) Ι 1,790㎎ 90%

• 칼슘(㎎) Ι 168㎎ 24%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국내 식품기업 식품안전팀에서 근무중이다.

스프는 조금 덜고, 식초는 살짝

라면 스프에 나트륨이 걱정이라 스프를

조금 덜어내게 되시죠. 그래서 맛이 싱거

워져 입맛에 맞지 않으시다면 식초를 조

금 넣어보세요. 우리 입에서 맛을 느끼

는 감각세포는 신맛을 가미하면 보통 맛

보다 조금 더 짭짜름하게 느끼게 착각

하여 나트륨 양은 줄이고 맛은 낼 수 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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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1: 메모리즈 vol. 25

맛깔나는 라면의

오색조 변신!

라면에 부족한 비타민, 무기질 등을 보강해주기 위해 야채와 우유, 치즈 등을 곁들여

우리 아이 한 끼 식사로도 좋은 특색 있는 라면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nEXT] 메모리즈 다음 호에서는 간편해서 아이들 간식으로 즐겨먹는 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식빵, 페스츄리, 크

림빵 등 다양한 빵의 종류와 맘 놓고 우리아이에게 간식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빵이 좋은지 빵의 영양에 대해 살펴

보고, 보다 건강하고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제빵 레시피를 소개하겠습니다.

재료 라면(면1개), 치즈슬라이스 1

장, 계란3개, 양파10g, 당근10g, 파

5g, 홍고추5g, 김밥용 김1/2장, 소

금2g

완성 한 풀 식혀 김밥 썰 듯 썰어

준다.

03 달군 팬에 섞어 놓은 재료를

익히면서 김과 슬라이스 치즈를

깔고 돌돌 계란말이 하듯 말아준

다.

02 앞서 준비한 재료를 모두 섞는

다.

01 기호에 맞게 계란을 물(또는

우유)을 넣고 풀어주고 데친 라면,

양파, 당근, 파, 홍고추를 잘게 다

져 준비한다.

라밥 김밥? 라밥?

재료 라면(면1개), 호박잎12장, 양

파20g, 계란노른자2개, 돼지안심

20g, 밀가루5g, 소금3g

완성 담백한 고기와 야채가 어우

러져 소풍 도시락으로 제격인 주

먹쌈밥 완성!

03 찜통에 넣고 데친 호박잎을5

분 정도 쪄준다.

02 데친 호박잎에 앞서 버무린 속

을 넣고 정갈하게 사각모양으로

모양을 잡아 감싸준다.

01 데친 면과 다진 양파, 볶은 고

기를 계란 노른자와 밀가루를 넣

어 버무려 준다.

호박이라면 라면을 품은 호박잎 쌈밥!

재료 라면(면1개, 후레이크), 두유

200ml, 버터5g, 양파10g, 당근10g,

호박10g, 마늘5g, 치즈5g, 소금2g,

후추

완성 완성된 면과 소스를 접시에

담아 기호에 맞게 파슬리가루를

뿌려줍니다.

03 스프정도의 농도가 되면 데쳐

서 준비한 라면을 넣고 간이 베이

도록 고루 뒤적이며 마저 익혀줍

니다.

02 적당히 익으면 두유와 치즈를

놓고 중불로 바글바글 끓여준다.

01 달군 팬에 버터를 녹여 다진

당근, 양파, 호박, 후레이크, 소금

을 넣고 볶는다.

두라게티 두유와 라면이 만난 파스타!

TIP 두유와 치즈가 들어가 식으면 걸죽해지기 때문에 소스 농도가 조금 묽다 싶을 때 불에서 내려 줍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4948

Page 52: 메모리즈 vol. 25

서울 금천구 시흥동 호랑이 형상을 닮았다하여 호암산이라고 불리는 산. 그 안에는 호랑이를 압박한다는

의미의 ‘호압사’라는 절이 있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는다면 모를까 일반적이지 않은 뜻을 담고 있는

이 이름의 유래는 조선 건국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궁궐을 지었지만 몇 차례나 무너져 내렸고 이성계는 이를 불안한 징조로 여겼다.

무력으로 잡은 왕권이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던 어느 날 이성계는 호랑이를 닮은, 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궁궐을 다시 헤집어 놓는 꿈을 꾸었고, 이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무학대사로부터

“호랑이는 꼬리를 밟으면 꼼짝 못하니 호랑이를 닮은 산 끝자락에 절을 짓고 ‘호압사’라 이름지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압사는 궁궐, 즉 왕권을 해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의 이름인 것이다.

하지만 호압사를 지었음에도 이성계는 편안할 수 없었다. 이성계를 괴롭힌 것은 호랑이, 외압이 아니라

바로 아들들이었다. 부인 한씨와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은 이성계가 조선을 세울 때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도

이성계의 심복을 죽이는 등 이성계와 갈등을 빚어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두 차례에 걸쳐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결국 조선의 제3대 왕 태종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말년까지 태종을 지지하지 않았던 태조는 궁을 떠나 거처를 옮겨 다니다가 환궁했을 때는 소매에

쇠방망이를 숨기고 활로 태종을 쏘았다고 한다. 물론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유래야 어찌됐든 지금은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호압사. 늘 주민들로 북적이는 이곳에는

너른 대청과 작은 도서관이 비치돼 있다.

늘 주민들로 북적이는 호압사에는 작은도서관이 있다.거리로 따지면 입구로부터 400m 남짓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오르기 쉽지 않다.

거기, 그리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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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53: 메모리즈 vol. 25

호압사 중앙에 세워진 석탑

만나자마자 같이 웃게 되는 ‘천진동자불상’ 보호수로 지정된 500년 역사의 느티나무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5150

Page 54: 메모리즈 vol. 25

글. 박현숙

2006년 데뷔해 40여 편이 넘는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는 엄청난

필력의 동화작가. 사회적 이슈, 현실적 소재를 끌어와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으며 메모리즈

vol.23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며 메모리즈와 만났다. 스피치 등 오랫동안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소통해온, 천진난만한 작가. 그동안 펴낸

책으로 『도와달라고 소리쳐!』 『할머니를 팔았어요』, 『크게 외쳐!』 『

국경을 넘는 아이들』등이 있다.

COMMUNICATION

EYE CONTACT

TOGETHER

LAN

GU

AGE

SHAR

E

TALK

SPEAK

HEART

52

Author' InSIghtS내 신념이 무너지던 그 날

Page 55: 메모리즈 vol. 25

말이란 인간이 받은 축복 중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이들은 말을 통해 내 생각을 남에게 전달

하고 다른 이의 생각 또한 알게 된다. 인간이 말을 할 수 없었다면 인류는 과연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말의 소중함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말 잘하는 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예전에는 말을 잘하는 아이는 곧 똑똑한 아이라

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친척어른들은 나에게 ‘변호사가 되어라’ ‘대통령이 되어라’ 이런 말을 자주 했다. 말만

잘 하면 변호사든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었다. 말을 잘하면 똑똑하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하는 거, 똑똑한 거 맞다.

나는 그런 주위 사람들의 칭찬에 힘입어 더욱 말 잘하는 아이가 되려고 애썼다. 또한 좋은 목소리를 가지려

고 노력했고 그로 인해 웅변과 스피치를 배우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웅변스피치 학원을 열었던

것만 봐도 말에 대한 내 애정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말 더듬는 아이,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

는 아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자신감이 없는 아이 등 말에 관련 되어 부모님 애를 태우는 동네 아이

들을 모두 내가 운영하는 학원으로 불러들였다.

나의 열정은 대단했다. 마치 말만 잘하면 아이의 인생은 요즘 말로 ‘대박 칠 것이다’라는 식으로 목에 핏줄

을 세워가며 부르짖었다. 내가 학원에 많은 아이들을 끌어들이고자, 내 이익을 위해 하는 말은 아니었다. 나

는 그렇게 믿었었고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쳤다. 나에게 배운 아이들은 부모님을 흡족하게 했다. 그렇

게 이십년 넘게 말을 가르치며 살았다. 그러다 나는 새로운 길을 가게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가슴에 품고

있었던 작가의 꿈. 어느 날 문득 그 꿈에 도전하고 싶었다.

생각은 바로 실천에 옮겨졌다. 그 해에 신춘문예에 도전했고 당선통지를 받았다. 그렇게 동화작가가 되었다.

동화작가가 되어 학원을 그만 두고 나서도 내 말 사랑은 지칠 줄 몰랐다. 동화작가는 아이들을 찾아가 강연

도 많이 한다. 아이들은 지루한 강연을 싫어한다. 재미있게 해야 눈을 초롱초롱 밝히며 집중한다. 나는 강연

을 하며 내가 말을 재미있게 하는 것을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선생님은 글도 재미있게 쓰는데 강연도 아이들이 집중 잘하도록 재미있게 잘하세요.”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찬사인가.

다문화 아이들과 말이 통한다는 것

그런데 3년 전이었다.

“선생님. 특별한 학교가 있는데 그곳에서 독서교육을 해 주실 수 있나요?”

나는 지역 도서관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 신념이

무너지던 그 날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5352

Page 56: 메모리즈 vol. 25

특별한 학교는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에서 온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는

학교였다. 엄마와 아빠 중 한 분이 한국인인 경우도 있었지만 모두 외국인인 아이가 더 많았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아이가 일반학교에 갈 경우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문제점 때문에 설립한 대안학교로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곳

이었다.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설레었다. 새로운 환경에 접해보는 것도 설레었고 더더욱 나를 설레게 한

것은 정말 그럴듯한 소재를 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다문화! 그 때 나는 다문화 아이들에 대해 내 목

소리를 내고 싶었고 그 목소리가 담긴 깊이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나는 그런 작품을 드디어 쓸 수 있

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백 명이 채 되지 않는 전교생. 그 중에는 한국 아이들도 제법 있었다. 일반

학교의 정형화된 교육이 싫어서 온 아이들이 있는 걸 봐서 뭔가 독특한 교육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국어와 영어 그리고 한국어를 조금씩이라도 구사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아이들에게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가르치는 봉사를 했다. 정말 무지개색깔의 말들을 보는 듯 했다.

내가 맡은 아이들은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2학년이었다. 초등학생에게는 독서력 향상을 위한 독

서토론을, 중학생에게는 한국 단편문학에 대한 수업을 해 달라고 했다. 3학년과 4학년은 열두 명이었는

데 반은 한국아이들이었고 나머지는 러시아, 중국, 몽골에서 온 아이들이었다. 나는 먼저 그 아이들의 우

리말 수준부터 테스트했다. 놀라운 것은 한국에 온 지 이 년 되었다는 러시아 아이는 언어구사력이 한국

아이에게 뒤지지 않았다.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쩌나, 한국말을 정말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단 숨

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나는 책을 읽은 뒤 아이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많이 주었다. 한국아이든 외국아이든 차별을 두지 않았

다. 그렇게 잘 따라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말이 통한다는 것에 대해 감사히 생각했고 다시 말에 대

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말은,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할 수 있다

초등학생 수업이 끝나고 오후에는 중학생 수업이 있었다. 중학생 반은 초등학생반보다 외국아이들이 많

았다. 하지만 뭔 걱정이랴. 초등학생이 저렇게 한국말을 잘 하는데 중학생은 훨씬 잘하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출석을 부르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가장 기본적인 자기

소개도 한국말로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한국에 온 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말이다. 이 수업을 어떻

게 해 나갈까, 두려움과 걱정이 엄습해왔다. 그래도 어쩌랴, 정해진 계획표대로 수업을 해야 했다. 현진건

의 ‘운수 좋은 날’을 읽고 하나하나 문장을 풀어 설명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니?”

한 마디 설명하고 묻고 또 한 번 설명하고 나서 묻고, 침이 바짝바짝 마를 지경이었다. ‘운수좋은 날’의 줄

거리를 설명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작품 속 시대적 배경이 다르니 설명하기가 더 힘들었고 외국 아이

들은 이해하기 힘들어 했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지 않았나. 사람 사는 모습이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비슷한 것, 시대적인 이해가 따르자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다.

특별한 학교는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에서 온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는

학교였다. 엄마와 아빠 중 한 분이 한국인인 경우도 있었지만 모두 외국인인 아이가 더 많았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아이가 일반학교에 갈 경우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문제점 때문에 설립한 대안학교로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곳

이었다.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설

것은 정말 그럴듯한 소재를 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다문화! 그 때 나는 다문화 아이들에 대해 내 목

소리를 내고 싶었고 그 목소리가 담긴 깊이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나는 그런 작품을 드디어 쓸 수 있

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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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InSIghtS

Page 57: 메모리즈 vol. 25

“자, 그럼 지은이가 이 소설에서 그리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질문을 알아듣던지 못 알아듣던지 수업은 제대로 하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

질문을 던졌다.

“하류계층 사람들의 힘든 삶을 그리고자 했어요.”

한국아이가 멋지게 대답했다.

“좋아. 그럼 이 소설을 읽고 느낀 점을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하기로 하자. 길

게 말하지 않아도 좋아.”나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좋아’라는 말에 힘을 주었

다. 책을 읽었으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 거기

에다 외국아이들을 배려해서 짧게 해도 좋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내 말에 몇 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물러설 내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앞뒤가 제대로

맞지 않는 말이지만 더듬더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흐뭇했다. 한 마디라도 하는 걸 보면 수업을 제대로 했다는 뜻 아닌가? 좀 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보이는 아이는 덥석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기특하고 대견했다. 그러나 그 만족감과 뿌듯함은 필리핀

에서 온 지 다섯 달 되었다는 여학생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여학생은 그 크고 까만 눈동자로 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래, 한국 말 어려운 거 알아. 그러니까 길게 말하지 않고 딱 한 마디만 해.”

그러나 여학생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할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선생님 그 애는 한국말 잘 못해요.”

누군가 말했다.

“그러니까 주인공이 가난했거든. 돈이 없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인력거를 끌고 나가도 손님이 없

어서 돈을 못 버는 날도 많았고. 그런데 어느 날 돈이 막 벌어지는 거야. 엄청 많이 벌었어…….”

그렇다고 해서 ‘그래, 그럼 너는 하지 마’ 이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무능한 선생님이 되는 것

같았다. 나는 줄거리를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인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는 뜻 아닌가? 알고 있으면 한 마디만 하라고. 나는 여학생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많이 아프므 주 죽어……요. 배고프면…….”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더듬거리는 여학생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그때 나는 온 몸에 전

율을 느꼈다. 나는 여학생의 한 마디의 말과 눈빛에서 천 마디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 죽을 만큼 아

파도 먹을 것 못 먹고 병원도 가지 못하는 삶의 비참함, 여학생은 소설 속 김첨지와 그 부인의 삶을

그 반의 어느 아이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은 유창하게 말로 표현해야 한다는 내 몇 십 년 된 신념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말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도 할 수 있다는 걸 나는 그 날 알았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5554

Page 58: 메모리즈 vol. 25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가을, 신선한 채소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또 급격히 변한 날씨에 따라 우리 피부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쉽습니다.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도 같이 알아봅니다.

가을 음식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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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여, 당당해져라!

WorkIng mom

Page 59: 메모리즈 vol. 25

8월부터 10월까지 제철을 맞는 고구마는

맛도 좋지만 영양가도 풍부합니다. 고구

마 효능으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장점

은 변비해소입니다. 하지만 고구마는 변

비해소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는 음식으

로 유용합니다. 또 고구마 껍질에 들어

잇는 베타카로틴 성분은 항산화효과가

뛰어나 노화를 예방해주는 효과를 주며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미

용에도 좋습니다.

표고버섯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피

를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를 강

화시켜 주고 고혈압, 심장병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섬유소, 무기질,

비타민 등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성분이 많습니다.

비타민c가 풍부한 무. 항암작용, 항산화

작용, 항균작용을 하는 알리신이라는 매

운 맛 성분이 있어 건강에도 좋으며 열량

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식품입

니다.

굴은 강력한 피로회복제로 타우린의 함

량이 매우 높은 뿐 아니라 간의 해독작용

이 뛰어난 황아미노산 함량이 많고 알코

올 해독에도 탁월합니다. 노화방지 두뇌

활성화에 좋은 식품으로 기억 및 학습능

력을 향상시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좋

습니다. 그 외에 심장병, 심근경색, 동맥

경화를 예방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배는 과일로도 먹지만 주변에서 배즙을

먹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배즙은 요리할 때도 많이 쓰입니다. 수분

이 풍부해 갈증을 없애주고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뛰어납니다.

석류는 여성에게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

습니다. 여성호르몬인 천연 식물성 에스

트로겐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부를 촉

촉하게 하며 노화방지를 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어서 폐경이

시작된 여성들에게도 좋습니다. 또 시력

향상과 체질개선 효과도 있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가을채소의 효능과 추천요리

pomegranate

daikon

pear

shiitake

oyster

sweet potato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5756

Page 60: 메모리즈 vol. 25

가을 건조증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주는 음식들

늙은 호박에는 베타카로틴이라는 비타민A 성분과 비타민B2, c가

풍부하여 가을철에 흔히 나타나는 피부 건조증 및 염증, 피부 노화

에 따른 기미와 잔주름 예방에 효과가 좋습니다. 베타카로틴은 열

에 강하여 기름에 볶아도 영양 손실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

로 조리가 가능합니다. 호박은 가을 건조증 뿐 아니라 다이어트 식

품으로도 유명합니다.

버섯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

다. 지방 함유량이 낮으며 콜레스테롤이 없어서 피부노화를 지연

시켜주고 주름살의 형성을 완화시켜줍니다. 기름 음식을 먹을 때

버섯을 함께 먹으면 고기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주

는 역할을 합니다. 버섯 중에서도 상황버섯은 항산화 효과와 면역

증강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버섯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지역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표고버섯

은 장흥, 송이버섯은 강원도, 느타리버섯은 울진에서 자란 것이 좋

다고 합니다.

비타민 하면 귤이나 레몬 등을 생각하지만, 그보다 비타민 함유량

이 더 많은 것이 바로 대추입니다. 당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다이

어트에 적합하진 않지만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노화방지에 탁

월한 비타민 P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간식처럼 먹으면 주름 예방에

좋습니다.

사과는 사과산, 비타민, 당분이 풍부해 피부에 탄력을 주고 거칠어

진 피부가 투명하고 매끄럽게 되는데 도움을 줍니다. 사과에 들어

있는 펙틴 성분은 변비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어 변비로 인한 피

부 트러블을 예방합니다. 사과의 껍질 부근의 과육에는 영양분이

축적되어 있어 깨끗하게 씻어 껍질 째 먹는 것이 좋습니다.

mushroom

apple

pumpkin

jujube

58

WorkIng mom

Page 61: 메모리즈 vol. 25

제공_『워킹맘 정보창고』 by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cafe.naver.com/ggworkingmom, www.gwdc.go.kr

버리기엔 아까워요!유통기한 지난 음식 재활용 TIP!

워킹맘의 장보기는 주로 주말에 이뤄지죠. 장을 볼 때마다 꼼꼼하게 유통기한을 확인하지만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나면 냉장고엔 유통기한

이 지난 음식이 한가득 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름철이라 상하기 쉬운 음식들도 많고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 자주 먹는 유제품은 조금

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금세 음식물쓰레기가 되곤 하죠. 버리자니 아깝고 먹기 찝찝한 음식들! 어떻게 하면 재활용할 수 있을까요?

하나. 워킹맘의 피부에 생기를 더해줄

요구르트!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유제품을 많이

먹습니다. 유제품은 보통 저렴하게 묶음으

로 사는 경우가 많은데, 제 때 먹지 않으면

상해서 버리기 쉬운 음식 중 하나랍니다.

앞으로는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이 있다

면 버리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세요. 요거

트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락틱산

을 함유하고 있어 각질제거에 효과적이라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에 좋다고 합니다.

둘. 유통기한 지난 분유로

와이셔츠 깃 세우기!

흰 와이셔츠를 세탁할 때 마지막 헹굼 물

에 상한 분유 한 스푼을 넣어주세요. 분유

를 풀어 헹구면 풀을 먹인 효과를 볼 수

있어 와이셔츠 깃이 빳빳하게 선답니다.

셋. 상한 사과 한 조각으로

푸석한 케이크를 촉촉하게!

바쁜 아침 대용으로 많이 사놓고 먹는 사

과. 하지만 과일이다보니 주의해서 보관하

지 않으면 상하는데요. 상한 사과, 이제 버

리지 말고 케이크 옆에 두세요. 아이들 간

식거리로 산 카스테라나 케이크류는 냉장

보관 후 푸석해지기 십상이죠. 케익류의

촉촉함을 유지하고 싶다면 사과 반쪽을 케

이크 상자 안에 같이 넣어주세요. 흡수력

이 뛰어난 빵이 사과의 수분을 흡수해 촉

촉함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yogurt milk powder apple

TIP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5958

Page 62: 메모리즈 vol.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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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3: 메모리즈 vol. 25

누구에게 더 이상 쓸모없음이

누군가에겐 값진 보석이 되고, 세월은 아픔까지도

추억으로 만들고, 쓸쓸한 모래펄이던 이곳은 이제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글, 사진 | (다이어리 한강), 2013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6160

Page 64: 메모리즈 vol. 25

돈과 일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아르바이트

글. 박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은행에서 경제교육 업무를 담당했다. 2003년

대통령 표창, 2004년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된

바 있다. 지은 책으로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금융

교육> <돈은 고마운 친구(공저)> 등이 있다.

밥상머리 경제교과서④

tEAChEr'S LEttEr

62

Page 65: 메모리즈 vol. 25

언젠가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잇는 구글의 최고경영자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던진 메시지가 생뚱맞게도 “컴퓨터를 끄고 아날로그적

인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그의 말 속에는 인터넷이라는 울타리에 갇

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걱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에 모든 답이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언젠

가 신문에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가 영국 학부모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위키피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백과사전인데 그곳에 올라 있는 왜곡된 정보를 학

생들이 그대로 베껴 써서 시험에 떨어지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는 것

이다.

그러나 이것이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인터넷 강국’답게 우리나라

역시 온라인 백과사전 열풍이 거세다. 내가 어릴 때는 집집마다 ‘백과

사전’이 하나씩 있었다. 숙제 하다 모르는 게 나오면 일일이 백과사전

을 뒤적이며 찾아야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궁금한 게 있으면 인

터넷 검색부터 한다. 무엇이든 답해 준다는 포털사이트의 ‘지식 검색’

에서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이라는 닫힌 공간에서만 세상을 만나다 보니 요즘 아이

들의 가장 큰 문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식은 넘칠 정도로

많지만 정작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는 턱없이 모자란다. 어

쩌면 인터넷에 ‘진짜 정보’는 애당초 없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온라인

책과 온라인 신문이 넘쳐나도 여전히 종이 책과 종이 신문을 넘기는 ‘

손맛’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도 어쩌면 인터넷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식은 클릭만으로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혜는 오직 체험을 통

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 특히 돈을 다루는 지혜는 더욱 그렇다. 돈은

우리 삶을 관통하는 것이다.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은 돈을 매개로 이루

어진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한 발짝 움직이는 데도 돈이 필요하다.

인간관계에서도 돈이 위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돈을 다루는 방법은

삶의 태도에 관한 문제이자 가치관의 문제이다. 돈 벌기가 얼마나 어

려운지, 돈 없이 사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아

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니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착하고 건강하게, 공부도 잘하면서 크길 바란다. 그리

고 아이가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길 바란다. 건강은 돈으로 못 산

다지만 아파도 돈이 있어야 고친다는 요즘이다. 이런 돈은 많이 버는

것만큼 잘 쓰는 것도 중요하고 돈 자체와 경제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어렸을 때부터 돈과 경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

단다. 어린이·청소년 경제교육 전문가 박철의 조언, 연재로 만나자.

지혜는 체험으로부터 나온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6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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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상상 아닌 현실을 알려준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어릴 때부터 돈을 벌어보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체험 중 하나이다. 돈은 직접 벌

어보지 않고서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다. 언젠가 YMcA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르

바이트의 장점을 조사한 결과 “돈의 가치를 알 수 있다”는 답이 1위(58.7%)를 차지했다. 다음은 ‘자립심 신

장’(12.7%), ‘노동의 가치 인식’(11.4%)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5.6%) 등이었다. 한마디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과 일

의 가치를 직접 체험하면서 자립심도 키우고 직업을 보는 안목까지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르바이트는 단순히 돈벌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아르바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

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원하는 일이 과연 실제로는 어떤

지?” “그 일이 나에게 맞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르바이트가 취업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아르바이트로 경험을 쌓다가 바로 취업할 수도 있기 때문이

다. 언젠가 신문에 기업체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방학 활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실렸

다. 그 결과 ‘인턴 등 실무 경험’을 제외하면 ‘아르바이트’가 첫손에 꼽혔다. 아무래도 기업은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지원자를 더 선호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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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7: 메모리즈 vol. 25

어린 자녀, 부모의 일터로 데려가 보자

미국에서는 매년 4월 넷째 목요일에 ‘아이들을 일터로’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아이들에게 일의 가치와 직업의 세계

를 알려주려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이날 아이들은 하루 종일 부모의 일터에서 부모가 하는 일을 체험한다. 앵커맨

엄마 옆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앉아 엄마가 방송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택시 기사 아빠는 조수석에 딸을

태우고 영업을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부모의 일터로 데려가 보자. 한 직장 동료는 방학

을 시작하면 꼭 아이를 사무실로 불러 점심을 같이 먹는다. 아버지가 어떤 곳에서 일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부

모가 직장인이라면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또 그 안에서 부모가 맡은 역할을 설명해 준다. 부모가 다니는 회사는

규모에 관계없이 모두 ‘기업’이다.

기업은 생산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고용과 수출로 사회에 기여하는 경제주체다. 부모의 월급, 그리고 아이가 받

는 용돈의 뿌리도 바로 기업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기업을 올바로 인식하고 경영의 기본 원

리를 좀 더 잘 이해할 것이다. 아이를 직장에 데려가기가 여의치 않다면 자신의 일을 주제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

는 것도 좋다. 아이와 대화를 자주 함으로써 간접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영업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어떻게 돈을 벌고 가정살림을 꾸려가는지 직접 체험하여 알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부모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일터에서 흘리는 땀이 바로 ‘용돈의 뿌리’임을 알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경제 공부요, 생생한 체험 학습이다. 또한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직업에 대한 꿈을 구체적

으로 그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밥상

머리

경제

교과

서』,박

철, 명

진출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6564

Page 68: 메모리즈 vol. 25

자소엽생강차(蘇薑茶)·한 마디로 : 목이 붓고 가래가 나오는 감기!

·만들기 : 자소엽과 생강을 넣고 끓여냅니다.

왕이 마신 자소엽생강차

약차의 재료로 쓰이는 약재들은 성질과 맛(氣味)이 가볍고 맑아서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 뿐 아니라 약차는 상황

에 맞추어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록 약이지만 복용하는

사람의 기호를 고려하여 만들 수 있었습니다.

왕실의료의 대상이 절대 권력의 소유자인 왕과 왕족들이었고, 처

방 과정에서 왕의 허락을 구하여 약을 올리기 때문에 복약이 괴로

운 약을 장복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약차는 다른 탕약에 비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탕약이 입에 쓰다(苦口湯劑)는 이유로 약차로 교체된 예는 매우 많

아서, 약차가 조선왕실에서 주요한 처방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로

왕과 왕족의 까다로운 입맛을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왕이나 왕후가 가벼운 감기기운이 생기면 의관

들은 큰 병이 될까 전전 긍긍합니다. 하지만 왕이 쓴 약을 먹으려 하

지 않습니다. 이때에 자주 올린 약차로 자소엽생강차, 즉 소강차(蘇

薑茶)가 있습니다.

약방에서 사람을 보내어 계를 전하였다.

“왕후 마마(中宮殿)를 진찰한 의녀가 전한 바에 따르면 왕후께서 기

침이 가볍지 않은데, 탕약을 올리지 못하고 맛이 좋은 약차(茶飮之

屬)를 올리라고 하셨다합니다. 저희 여러 의관들이 상의한 결과 기

침을 치료하는 삼요탕(三拗湯)이 맛이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자소

엽생강차(蘇薑茶)도 감기를 푸는 약인데 맛이 담담합니다. …….”

『승정원일기』숙종 44년 11월 21일

지리산 명인의 쌍계명차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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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69: 메모리즈 vol. 25

위와 같이 자소엽생강차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은은한 향도 있습

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구 효과가 좋았습니다.

조상경이 아뢰었다. “어제 연회가 끝난 후 소식에, 전하께 감기 기운

(感冒之氣)이 있어서 목소리(玉音)가 무겁고 탁하시다고 들었습니

다. 밤새 좀 나으신지요?

영조께서 말씀하셨다. “자소엽생강차(蘇薑茶) 두 첩을 마신 후 훨

씬 낫소.”

『승정원일기』영조 21년 4월 6일

이창의가 아뢰었다. “요즈음 날씨가 좋지 않은데 전하께서 어떠신지

요? 약방의 수의(首醫)에게 들으니 어제 자소엽생강차(蘇薑茶)를 올

렸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좀 나아지셨습니까? 그리고 이마에 나신

작은 부스럼은 커지거나 작아지셨는지요?”

영조께서 답하셨다. “내가 스스로 농을 짜내었소.”

『승정원일기』영조 30년 12월 23일

감기 초기에 독한 약을 먹기보다는 자소엽생강차를 먼저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자소엽의 한의학적 효능

[본초강목]에 자소엽은 맛은 약간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고 하였

습니다.

• 초기 감기와 기침에 좋은 효과를 냅니다. 피부 표면의 기운을

발산시켜서 차가운 기운을 털어냅니다.

• 기운을 통하게 하여 소화를 돕습니다. 헛배가 부르고 소화력

이 떨어지면서 갑갑한 증상을 치료합니다. 또한 토하고 설사

하는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생강의 한의학적 효능

[본초강목]에서 생강은 맛이 맵고(辛) 성질이 약간 따뜻하며(微温)

독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 생강은 미식거림과 구토의 성약입니다. 특히 생강의 매운 맛은

뭉쳐 있는 기운을 풀어헤치는 효과가 있습니다. 구역질(嘔逆)은

기운이 거꾸로 올라서 펴지지 않는 것이므로 생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몸속의 한기나 스트레스, 음주로 인한 구역질에 모

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계피, 또는 자소엽과 함께 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해서 초기 감

기를 잡아줍니다. 계피와 자소엽은 몸을 따뜻하게 합니다. 가

슴과 위장의 기운을 소통시키는 생강과 함께 끓여 차로 먹으

면 그 효능이 더욱 배가됩니다. 초기 감기로 한기를 느끼고,

전신 근육통을 느끼면서 머리가 아프고, 코가 맹맹할 때 누구

나 쉽게 치료약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글. 김종오 한의학 박사

김종오 원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도척한의원 원장,

쌍계 H&T 茶연구소 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6766

Page 70: 메모리즈 vol. 25

중국의 어느 시골마을 버스 안

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며 인터넷에 한 이야기가 실

렸습니다. 달리던 버스에 오른 두 건달이 버스 안에서 예쁘게 생긴 여자

를 희롱합니다. 버스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가 모른 체했는데, 급기야

두 건달은 그 여자를 끌고 차에서 내리려고 운전사에게 정지 명령을 내립니다. 운전사가 말을

듣지 않자 그들은 운전사를 칼로 찔러 큰 부상을 입히고 여자를 강제로 끌어내려 버스 옆 풀밭에 데

려가 성폭행했습니다. 버스 안에는 건강한 남자가 십여 명이 있었지만, 누구 한 사람도 정의롭게 나서지 않

았습니다. 그냥 차장너머로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그 광경을 구경했습니다. 남의 일에 참견하다가 칼이라도

맞을까봐 두려웠던 것이겠지요. 그때 보다 못한 한 청년이 나서서 건달들과 싸웁니다. 건달들은 청년을 흠씬 두들겨

패고 칼로 찌르고 달아났습니다. 여자가 울면서 옷을 추슬러 입고 버스에 오르자 아무도 말이 없었습니다. 창피한 건

아는지, 사람들은 그 여성과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모두가 무관심한 척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운전사는 부

상을 당해서 운전할 수 없었습니다. 여자가 헝클어진 상태로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구하려다가 칼에 찔려

피를 흘리던 청년이 차에 타려고 하자 여자는 “왜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겁니까?”라면서 버스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버스는

출발했고, 청년은 아픈 몸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버스가 간 길을 따라 터벅터벅 걷던 청년은 얼마 후 자동차 사고현장

을 목격합니다. 경찰관의 말에 따르면 버스가 낭떠러지에 떨어져서 승객 모두가 사망한 사고라고 합니다. 청년이 낭떠

러지를 바라보니 추락한 버스는 자신이 타고 왔던 그 버스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괴담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는 참 무서운 세상이 되었습

니다. 차 안에 있던 승객들이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는 무관심이 이 여성을 희생시킨 것이지만, 이 여

성이 두 건달에게 보복하는 대신 버스 안에 있던 승객들에게 보복을 하였다는 역시큰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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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사랑하는 성품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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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품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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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1: 메모리즈 vol. 25

나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하는 세상은 나만 잘 살면 되는 세상이 아닙

니다. 더불어 사는 삶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웃

과 친구를 사랑으로 배려하는 성품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네 이웃

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습니다. 이웃을 그냥 사랑하라는 것

이 아니라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첫 번

째로 사랑해야 할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고, 나 자신을 기뻐할 줄

모르면 다른 사람을 기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상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모릅

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서야 비로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요? 바로 배려와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려는 주위사람이나 사

물을 관심어린 애정으로 보살펴 주는 것이고, 존중은 자신이 귀중한

것처럼 상대를 공손하고 소중하게 대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하고

높여주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배려하고 존중해야 할 대상은

나와 이웃은 물론 환경도 포함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품이 깃들어 있습니

다. 그러나 아름다운 정원도 그것을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금세 잡

초로 무성해지듯이 이런 아름다운 성품도 가꾸지 않으면 예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상큼한 열매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

요합니다. 주변 사람과 사물에 사랑의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는 연습

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

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어느 날 해와 달이 만났습니다. 해가 달을 바라보며 "나뭇잎은 초록

색이야"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달이 나뭇잎은 은빛 이라고 우겼습

니다. 이번엔 달이 먼저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잠만 잔다." 그러자 해

가 달에게 잘못 알고 있다며 "아니야, 사람들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

인다"고 대답했습니다. 둘은 다투게 되었고, 그때 바람이 나타났습

니다. 바람은 둘이 다투는 소리를 듣고 허허 웃으며 말했습니다. "너

희들은 쓸데없는 다툼을 하고 있구나. 낮에는 해의 말대로 나뭇잎이

초록색이란다. 사람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땅도 시끄럽지. 그러나 달

이 뜬 밤에는 모든 것이 변해 땅은 고요해지고, 사람들도 잠을 잔단

다. 나뭇잎은 달빛을 받아 은빛이 되지. 늘 우린 이렇게 자기가 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우길 때가 많단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면 그 사람의 생각과 고충을 알 길이

없습니다. 사람은 어리석어서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경

험에 비추어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남과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나아가 긍휼히 여기

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인디언 속담에도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비판하지 말라”고 했습

니다. 인디언이 사는 마을에만 그렇겠습니까? 어떤 일의 상황이 아

무리 비슷해도 그 사람의 성격, 그 사람이 살아온 분위기, 그 사람의

마음 등 나와는 절대 같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역지사지의 마음으

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6968

Page 72: 메모리즈 vol. 25

자기와 가정을 넘어서

우리가 배려하는 마음을 연습한다면 얻는 것이 참 많습니다. 배려

의 성품을 가진 사람은 관찰력이 뛰어납니다. 사람의 얼굴만 보아도

그 사람의 심리와 상태를 알아보게 됩니다.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

하고 상대방을 돌아보기 때문에 쉽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게 됩니다.

이렇게 일찍부터 아이들에게 배려하는 성품을 키워주면 세상을 정

확히 볼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

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알고,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지도자로 준

비됩니다. 관찰력을 갖춘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바른 판

단력을 가지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

습니다. 그래서 배려하는 사람 주변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이 모입니

다. 자신에게 배려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기뻐할 줄 아는 지도자로 준비되는 것입니다.

1988년 올리너 부부는 <이타적인 인성>이란 책에서 나치의 대학살

가운데서 유대인을 구출한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했습니다. 동시대

를 살아가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어떤 사람들이 일어나서 구

조해 주었고, 또 어떤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고 이기적으로 살았는지

를 연구한 것입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 구제해

준 도덕적 촉매제에는 3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 자기가 속한 사회집단의 도덕적 규범에 대한 충성심이 유태인

을 구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답한 사람들이 52%를 차지했습니다. 이

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권위 있는 사람의 요청 때문에 구제 활동에

참여한 경우가 가장 많았던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독일 루터교

목사의 부인이었던 일세(Ilse)는 남편과 교회의 요청으로 유태인들

을 자신의 집에 숨겨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어떤 목회

자의 지도 아래 있었는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집단의 권위 있는 인물의 요청이 자신의

내면에 규범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

어라”라고 가르칠 때, 아이들은 잘 안 듣는 것 같아도 부모의 말은

아이들의 내면에서 규범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둘째, 동정심 때문에 유태인들을 구해준 사람이 37%였습니다. 동정

심이란 영어로 sympathy, 같은 감정을 가진다는 말로써 공감 능력

을 말합니다. 즉 고통 받는 사람들의 심정에 반응하는 동정심이 동

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반응하고 공감하는 사

람들이 다른 사람을 돕는 지도자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아무런 죄

도 짓지 않은, 단지 유태인이란 것 때문에 죄수복을 입고 짐승처럼

무서워 떨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서 ‘어떻게 저 사람들을 돕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구조에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부딪힌 많은 문제에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우

리는 독거노인이 죽은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세상에 살고

있고, 학교마다 폭력문화와 집단 따돌림 문화가 팽배하여 우리 아

이들을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기 노

름빚을 갚으려고 자기를 길러준 부모를 살해하는 무서운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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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73: 메모리즈 vol. 25

이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

다.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슬퍼하고 아파하면

서 돕고자 할 때, 부모는 함께 아파해주며 측은히 여기면서 아이들

이 갖는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을 막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은 함께 동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핀잔을 주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너 그렇게 눈물 찔찔 짜고 약한 마음먹으면 네 밥그릇도 챙기지 못

해!”라고 말합니다. 이러면 다른 사람의 아픔에 동조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몰인정한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시대에 영향

력을 끼치는 삶을 산 지도자들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고 약한

자를 돕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셋째, 정의 혹은 보편적 윤리관 때문에 유태인 구조하는 일에 참여

한 사람이 11%였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도덕적인 사람이고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보살핌의 윤리, 관용의 정신

이 다른 사람의 불행을 못 본체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일에 참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와 가정뿐만 아니라 자기가

속한 사회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많은 사람과 관계를 가지는 사람들

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조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특성

은 관계의 협소성이었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과 자기 필요에만 집

중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나밖에 모르고 내 가족까지밖에 생각

할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말합니

다. “너 그렇게 순둥이처럼 양보만 하면 먹고 살기 어렵다.” “네 밥

그릇도 챙기지 못해! 너나 잘해, 너나!” 이 말은 아이에게 영향력을

끼칩니다.

어떤 자녀로 양육하기 원합니까? 자기 밥그릇이나 잘 챙기는 사람

으로 만들고 싶은가요? 아니면 온 나라와 다른 어려운 나라 사람들

을 도울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가요? 자기 밥그

릇이나 챙기라고 강조하면 아이들의 밥그릇이 작아지는 법입니다.

부모가 평소에 하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아이들의 가치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성품을 훈련

시키고,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세상사는 방법을 공정하게 교정해

주어야 합니다. 세상에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은 나와 다른 것을 인

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

를 수용할 줄 아는 폭넓은 마음을 가지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다양

하고 폭넓은 친구관계를 가지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도덕적인 관심

보다 지나치게 경제적인 가치만을 심어주지 않아야 합니다. “너 이

것 얼마짜린 줄 알아?” “이렇게 해서 먹고 살겠니?” “돈 없으면 사

람대접 못 받는다”는 등의 말은,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돈이 생

기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려는 수전노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성공한 지도자로 세우고 싶어 합니다. 진정

으로 그런 소원을 가졌다면, 일찍부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

는 성품으로 키워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상대방의 느낌을

존중해 주고 아플 때 같이 아파해 주고, 그 사람을 보살펴 주는 작은

친절들을 실천할 줄 아는 사람으로 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서는 부모 역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이 먼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 박희본 목사(한가족교회)박희본 목사(한가족교회)박희본

박희본 목사는 한국성서대학과 뉴질랜드 어셈블리 바이블 스쿨(Assembly Bible School)에서

신학을 하였고, 일찍이 개척전도에 관심을 두고 여러 곳에 교회를 세웠다. 개척한 교회가 200

여 명이 넘어서고 300여 명이 가까워지면 50여 명을 따로 파송하는 식으로 8개 이상의

교회를 세웠고 이 교회들은 모두 복음전파에 충실한 교회로 성장해 가고 있다. 박 목사는

문서선교 ‘새 생명의 사람들’ 발행인과 아가페 객원교수로 봉사하고 있다. 또한 분당 판교에

있는 ‘한가족교회’를 개척해 담임하고 있으며 두 달에 한 번 ‘원더풀데이’ 세미나를 열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놀라운 삶으로의 초대’, ‘지성소에 들어가 안식을 누려라’, ‘이제

영의 것으로 섬겨라’ 등이 있다.

愛愛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7170

Page 74: 메모리즈 vol. 25

전통은 뒤떨어진다?전통육아의 힘!

추천, 이런 북

왕따 실험 생중계

덕 빌헬름 저, 정미영 역, 우리교육

신문기자로 활동하다 작가와 잡지기자를 거쳐 ‘보스턴 글로브’ 기자로 일했으며 지금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는 저자가 청소년 폭력 문제를 던진다.

지극히 평탄한 생활을 하던, 하지만 존재감 없는 러셀, 이유 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 엘리엇,

전학 온 후 다른 여자 아이들 무리로부터 소외당하는 카탈리나. 학교폭력을 당하던 이 세 명의 아이들

이 ‘왕따 실험’을 한다.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며 폭력을 가했던 친구들의 반응을 살펴 기록한 후 학

교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학생들에게 전체 메일을 발송하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 아이들이 전체 메일을 발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숨은 조력자 댈러스 선생님과 그

와 반대로 이를 단속하려는 교장 선생님이 등장한다는 것. 언제나 이런 두 유형은 상충하고 보통은 복

잡한 문제를 덮으려는 유형이 권력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소설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희망과

반전이 없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악하게 돌아갔을 것인 바, 반전이 궁금하다면 아이와 함께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궁금한 것의 대부분을 ‘검색’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하는 것

들 사이에서 혼란한 것은 엄마도 마찬가지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쏟아지는 육아에 관한 ‘신지

식’들은 오래된 것 위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하

기를 즐기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전통육아를 관심에서조차 밀려나게 했다. 하지만 문화마다 다른 생활

양식을 가지고 있다는 아주 간단한 상식으로도 우리 전통육아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우리 선조들은 한국인에 딱 맞는 육아를 해왔다. 우리 엄마의 엄마의 엄마들은 ‘지

식’이 없어서 ‘막’ 키웠다고 생각하는 모든 엄마들에게 추천한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보면 아이가 행복한지 행복하지 않은지 알 수 있어요. 방

금 본 아이는 매우 행복해보이네요. 영상에서 엄마와 아이는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해요. 신체적으

로 그리고 감정이 섞인 말로 상호작용을 하지요. 아이는 엄마 등에 업혀서 엄마와 접촉하고 대화하

고, 엄마가 하는 일, 엄마의 주변을 구경했어요.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아주 밀접하고 평화로워 보

이네요. _50p

이는 육아의 진화론적인 기원에 대해 연구하는 인류학자 메레디스 스몰 코넬대학교 인류학과 교수가

한국의 ‘포대기 엄마’로 유명한 이은하 씨의 육아 일상을 찍은 영상을 본 후 EBS 제작진에게 한 말이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EBS<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제작팀 김광호, 조미진 저, 라이온북스

72

Book InSIdE 마흔다섯 기러기 아빠의 대한민국탈출기

Page 75: 메모리즈 vol. 25

다. 한국에서는 구식 육아용품인 ‘포대기’가 뉴욕에서는 인기다. 이른

바 ‘애착육아’에 적합하기 때문이라는데….

대부분의 심리학자나 뇌 과학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자는 것에

긍정적이다. 아니 적극 추천한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자는 것은 신

체 저촉 중에서 가장 친밀도가 높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

모와 함께 자면 더 빨리 잠들고, 더 깊은 잠을 잔다고 본다. 자다가

깨더라도 울지 않고, 스스로 엄마 품으로 파고들어 잠이 든다. 따로

잘 때보다 엄마를 깨우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다. _83p.

아이와는 언제부터 떨어져 자는 게 좋을까? 울 때는 바로 안아주는

것이 좋을까? 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엄마의 73%가 인터넷에

서 육아의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상반

된 정보가 같이 있다. 여느 부모들의 고민이다. 그런데 아이가 울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온다고 한다. 우는 시간이 길수록 아이의 뇌에

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오래 담고 있게 된다. 울음을 그치게 하는

좋은 방법은 과연 뭘까.

거실에는 장난감 정리장이 보이고, 엄마는 아이와 놀이를 시작하자

마자 “어떤 장난감을 줄까?”하며 말을 건넨다. 아이가 선뜻 장난감

을 고르지 않자, 엄마가 삑삑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집어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엄마는 아이가 싫증이 난 듯싶으면 계속해서 다른 장

난감을 아이 앞에 놓아주었다. 모두 아이의 발달에 좋다고 하는 장

난감들이다. _151p.

장난감과 책이 없으면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고역인 요즘 엄마들에

게 제작진이 제시한 놀이 방법은 전통놀이다. 전통놀이라고 해서 제

기차기 같은 것을 생각하진 않길 바란다. 그렇다. ‘도리도리’ ‘까꿍’ 같

은, 거의 잊힌 그 놀이다. 자연스런 스킨십이 많다는 것이 특징인 전

통놀이는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수용을 보여주고 발달에 맞게 몸을

움직이게 한다.

우리나라 별별마을

박승규 저, 김상인 그림, 웅진주니어

어디든 내가 살고 있는 곳은 한 곳에 있든 이사를 가든 ‘어느 마을의 어디 즈음’일 것인데, ‘마을’이라는

것을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싶다. 춘천교육대 사회교육과 조교수인 저자가 마을이 생겨나는 원리

와 마을의 개념, 마을의 특징들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농사짓기 시작한 후 사람들이 모여 한 곳에 정착하기 시작한 후로 지형이나 하는 일로 구분되는 곳에

모여 마을을 이루었던 어촌과 산촌부터 ‘명당’이라고 불리며 뒤에는 산이, 앞에는 물이 흐르는 배산임

수 마을 진천, 양반끼리 모여 살던 반촌까지 다양한 마을의 형태를 소개하고 설명했다.

마을마다 집이 모여 있는 모습이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이 다른지 알 수 있다. 도시에 있는 마을의 구

조를 뜯어보면 도시에서의 삶의 모습을 유추해볼 수도 있겠다. 책을 읽고 난 다음엔 지금 살고 있는

마을을 지도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아이에게 ‘공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7372

Page 76: 메모리즈 vol. 25

부 모 의 고 민 나 누 기 방

Q 초등학교 6학년 여아,

야한 만화를 봤습니다.

저와 남편 모두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보니 아이가 저 몰래

VOD로 일본의 야한 만화영화를 다운로드해서 봤네요. 몰래

본 것도 괘씸하지만 그 만화의 내용이 충격적이라 걱정이 됩

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정주행’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한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어떤 충고를 해줘야할까

요? 내용이 19금인데요…. 걱정이 되어서 잠이 안 옵니다.

우연한 기회에 야한 만화를 보았다는 것을 알게 되셨나

요? 아이에게 이 상황을 어떤 태도로 접근해야 하는지

당황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 6학년정

도가 되면 성적인 호기심이 생겨 성을 접할 수 있는 시

기가 되었음을 인식하셔야 합니다. 또 현재 음란물은 아

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있고, 아이들이 그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라는 마음을 진정하시고 시간을 내서 자연스럽게 아

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물론 엄마가 우연히 알

게 된 점과 엄마도 약간 놀랐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이

야기 해주시고 호기심에 본 것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님

을 설명해 주시면 좋겠네요.

아이도 보고 난 후 느낌이 어떤지 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말함으로써 감정을 정리하게 하

는 것도 도움이 되거든요. 왜곡된 성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려주세요. 자꾸

보게 되면 성적인 충동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고 위험한

행동을 따라 하게 되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많은 지장을

받게 됨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사춘기에 다가올 급격한 변화에 대해 이

야기 해주면서 앞으로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특별

한 느낌이 들 수도 있고 사랑의 감정에 눈을 뜰 수 있는

데, 그러한 상황이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엄마

의 경험담과 함께 들려주는 성교육의 좋은 계기를 만들

어 주세요.

바로 말씀하시기 어려우시면 청소년 관련 서적을 한 권

정도 읽어보시고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것도 좋은 방법

이 될 수 있습니다. 사춘기 현재의 상태에 대하여 정확

히 이해하고 긍정적 접근을 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죄

책감을 심어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A 자녀와 대화가 꼭 필요합니다.

상담 구성애 선생님의 푸른 아우성 자문위원단 (www.aoosung.com)

性이야기

truE Story

74

Page 77: 메모리즈 vol. 25

의 고 민 공 감 하 기 방1 0 대

성에 대한 관심과 아직 정리되지 않는 성적가치관으로 혼돈

이 생겨서 고민이 많군요. 10대 여고생이라면 지극히 정상적

이며 당연한 고민들이라 생각됩니다. 10대에는 성호르몬 분

비가 활발해지면서 여러 가지 몸의 변화와 더불어 성적 관심

이 많아지고 이성 및 성적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집니다.

혼전순결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생각한대로 결혼까지 순결

을 지키고자 한다는 생각을 지지해요. 주위 사람들의 이야

기는 참고는 하되 그 의견 때문에 흔들릴 필요는 없어요. 현

재는 자신의 기준을 존중하시고 이성 관계에 대한 가치관

을 세워두면 앞으로 여러 가지 모양의 사랑이 올 때 현명한

대처에 도움이 되거든요. 그때그때 가치기준에 맞추어 순

결에 대한 생각을 넓은 범위에서 정리해가면 됩니다. 손을

잡는 것, 키스를 하는 것, 성관계를 하는 것 등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여러 가지 상황에 부딪치는데, 여성 대부분

은 남성의 성적관계 요구 시 거절하는 것이 어려워서 관계

를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본인이 생각해온 기준이

확고하면 상대방을 잘 설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지

금의 기준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은 각각의 과정 속에서 체

험을 통하여 성장하고 성숙하는 존재이므로 그때의 감정에

충실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성에 대해 건강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주위에서 들은 남성들은 다 잠자리를 요구한

다는 말에 다 짐승처럼 생각되고 남성에 대한 혐오감이 느

껴지지만, 현실 속에서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있습니다. 남

성은 호르몬의 강력한 지배를 받게 되어 충동적, 공격적, 섹

스 중심적이 된답니다. 친밀감이나 정서적 유대를 기대하는

여성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어 이성교제를 할 때도 많은

걸림돌이 되고 사촌언니처럼 헤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

니다. 이성교제를 하게 된다면 서로의 사랑하는 좋은 에너

지는 교환하되 스킨십은 분명한 선을 긋는 것이 필요해요.

남성은 본능적으로 신체접촉을 시작하면 섹스까지도 생

각하게 되므로 본인의 그어놓은 선 안에서 자유로운 사랑

을 주고받는다면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

론 그때 가서 자신의 가치관과 판단력이 바뀐다면 상황에

맞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돼요.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모

습도 장차 아름다운 여성이 되기 위한 노력의 한 단계라

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고등학교 여학생입니다. 작년에 교생선생님이 오셨는데

같은 모교출신이고 언니 같은 마음에 저희는 선생님 가시는

날 궁금한 것을 정말 솔직하게 다 여쭤봤어요. '선생님, 20살

이 넘어서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사귀면 정말로 남자들은 다

잠자리를 요구하나요?'하고요. 그때 선생님은 “남자들은

99.9%가 요구한다”고 하는 거예요. 그때 정말 너무 무서웠

어요, 다 짐승들인 것 같고요. 그리고 사촌언니가 올해 대학

교 1학년인데, 얼마 전에 남자친구랑 헤어 졌대요. 이유는

남자친구가 잠자리를 요구했기 때문이고요. 그런 건 정말

‘양아치’들이나 요구하는 줄 알았는데 이름만 대면 누구나

‘우와’ 하는 대학교 다니면서도 저런 생각뿐이라니…. 그리

고 저는 혼전순결주의인데요. 친구들도 ‘너가 너무 아깝지 않

냐’고 하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포털

사이트에 혼전순결에 대해 검색했는데 혼전순결 지키기 정

말 어려운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정말 꼭 지킬

거거든요. 그런데 주변 이야기 들으면 사귀는 것 자체가 부

담돼요. 그리고 놀러가서는 어쩌죠? 애초부터 방을 두개 잡

아야 하나요? 아니면 처음부터 놀러 가면 안 되는 건가요.

저는 혼전순결을 지키고 싶지만 다른 사람이 그렇지 않다

고 해서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주변 언니들

이야기 들을 때마다 남자에 대한 혐오감도 생기고 너무 무

서워요. 어쩌면 좋죠?

Q 남자들이 짐승 같아요.

A 사랑에 대한 자기 기준을 세워보세요.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7574

Page 78: 메모리즈 vol. 25

예술이 숨 쉬는 희귀한

수도권 동굴

광명 가학광산동굴

동굴 구경을 하러 꼭 강원도 산골까지 가라는 법은 없다. 수도권에도

꽤 운치 있는 동굴이 있다. 광명 가학광산동굴은 수도권 유일의 동굴

관광지다. 폐광 이후 방치됐던 광산동굴이 2011년 8월 다시 문을 연

데 이어, 최근에는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동굴 관광 명소로 탈바꿈

했다. 게다가 동굴 입장이 공짜다.

글, 사진 서영진(여행작가)

가학광산동굴로 가는 길은 제법 수월하다. 서울에서 30분이면 닿는 가벼운 거리다. 서해안고속도로 광명

역Ic를 경유해 훌쩍 다녀올 수 있으니 주섬주섬 무거운 짐을 챙길 필요도 없다. KTX 광명역에서 광산동굴

로 향하는 7-1번 버스가 주말이면 20분 단위로 운행한다.

동굴에 도착하면 커다란 입구 에서 쏟아져 나오는 스산한 바람에 늦더위가 화들짝 달아난다. 동굴의 연

중 평균 기온은 12도. 이마에 몽글몽글 맺혔던 땀방울이 이내 사라진다. 광명시에서 운영해 입장이 무료지

만 관광객 때문에 그리 부대끼는 것은 아니다. 입구에서 미리 번호표를 나눠주고 해당 번호가 되면 입장

할 수 있게 했다. 시간이 남았다면 동굴 앞 냇물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인근 가학산으로 연결되는 등산로

를 잠시 오르내려도 좋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쓰고 해설사의 듬직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면 본격적인 가

학광산동굴 탐험이 시작된다.

테마여행

thEmE trAVEL

Page 79: 메모리즈 vol. 25

광산에서 새우젓 저장고까지, 100년 세월의 동굴

가학광산동굴은 갱도의 총연장이 7.8km, 깊이가 275m다. 그중 1km가량이 4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 동

굴 초입은 옛 광산을 묘사한 그림과 탄광열차, 광산의 역사를 알려주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광산동굴은 단순히 갱도의 의미만 지닌 것은 아니다. 동굴의 초기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

간다. 광산이 처음 문을 연 것은 101년 전인 1912년이다. 시흥동 광산으로 운영되며 1972년까지 금, 은, 동,

아연을 채굴했다. 60여 년간 전성기를 누렸는데, 종업원이 500여 명에 이르고 채굴량이 하루 250톤이 넘

었던 수도권 최대의 금속 광산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광부로 근무하면 징용이 면제됐던 서민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곳에 삶터를 마련했

다. 가학산 일대는 안산, 소래 지역에서 소금을 팔기 위해 서울로 넘어가던 관문이자 물자를 운반하던 도고

내고개가 있었다. 광산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난을 떠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의 피난처 역할도 했다. 폐

광이 된 이후 오랜 기간 닫혀 있다가 최근 5년간은 소래포구의 젓갈을 보관하는 지하저장고로 사용됐다.

젓갈 보관소에서 동굴관광지로의 변신은 꽤 이례적인 일이다.기심과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공룡과 원시인

조형물, 다양한 입체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산림의 공익적 기능과 자원 활용의 역사를 살

펴보며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제 2전시실로 들어서면 우리나라의 숲이 더욱 가까이 다가선다. 백두대간의 중심을 이루는 경상북도의 산

광명 가학광산동굴 내부.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7776

Page 80: 메모리즈 vol. 25

림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공간이다. 산림 훼손으로 헐벗은 산의 모

습과 복구 노력 등이 연대별로 정리되어 있다. 사진을 통해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어

변화 과정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디오라마와 《산림경제》를 비롯한 조선시

대의 산림 관련 문헌들도 눈길을 끈다. 엄마 아빠와 함께 나무블럭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전시실 끝

에 있어 잠시 쉬어 가기 좋다.

동굴 안 예술의 전당과 전시장

동굴의 다사다난한 사연만큼이나 천장이 울퉁불퉁하다. 폭 2~5m, 높이 1.5~4m.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

어져 냇물을 이루고, 잠시 방심하면 안전모가 곳곳에 부딪힌다. 동굴 안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지만 해설사

가 동행하고 곳곳에 안내요원이 있어 길을 헤매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느닷없이 나타나는 반전 장면에 입

이 떡 벌어진다.

가학광산동굴은 동굴 탐사라는 기본 체험 외에 문화와 예술을 더했다. 막다른 길에서 이색 전시회가 열리

고, 영화관과 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굴 전시관에서는 8월 한 달간 동굴문명전이 열린다. ‘엘도라도-

황금을 찾아서’라는 테마로 중남미 잉카제국과 이집트 문명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갱도를 따라 내려

서면 젓갈을 보관했던 지하저장고로 연결된다. 지하저장고는 향후 와인을 저장하고 와인체험을 할 수 있

는 와이너리로 이용될 계획이다.

동굴 안 예술의 전당동굴 전시 공간

동굴로 들어서는 초입 갱도

thEmE trAVEL

Page 81: 메모리즈 vol. 25

지하저장고로 연결되는 갱도

동굴 속 예술의 전당

동굴 탐방의 막바지 코스는 국내 최초의 동굴 안 예술의 전당으로 연결된다. 올 여름 처음 문을 연 동굴 예

술의 전당은 350석 규모로 각종 음악회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제법 넓은 공간이다. 동굴 안에서 클래

식 공연을 보고 가수들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독특하다. 인순이 등 대형 가수가 초청공연

을 펼쳤으며, 8월 31일 오후에는 보석&패션쇼가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진다. 동굴 내 패션쇼 역시 국내에서

는 처음 시도된다. 꼬마들은 음악회가 아니더라도 노란 헬멧을 쓰고 만화영화만 봐도 신이 난다. 쩌렁쩌렁

울리는 사운드는 동굴 안이라 더욱 효과 만점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10월 말까지는 매주 토요일 프러포즈 데이를 마련해 동굴 안

에서 깜짝 사랑 고백과 이벤트를 펼칠 수 있게 했다. 청소년들을 위한 동굴 탐사 프로그램과 동굴 과학캠

프도 연중 진행된다.

100년 역사를 간직한 가학광산동굴에는 더 이상 광부도, 금 덩어리도, 시끄럽게 돌아가는 기계도 남아 있

지 않다. 대신 아름다운 선율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동굴 구경 후에는 입구

옆 나무 데크를 따라 가학산을 오르거나 동굴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만나는 냇가에서 동굴 탐방의 여운

을 즐겨도 좋다.

가학광산동굴

경기 광명시 가학동 산17-1, 1Tel: 688-3399 Homepage: cavern.gm.go.kr

가는방법

자가운전서해안고속도로 광명역Ic → 광명역 →

광명시자원회수시설 → 가학광산동굴

대중교통

광명역에서 7-1번 버스 이용, 뒷골 경유 가학광산동굴 하차

(평일 40분, 주말 20분 간격 운행). 또는 광명시내에서 11번

이용, 뒷골에서 7-1번으로 환승

주변 음식점

산촌농원 보리밥, 02-899-5012, korean.visitkorea.or.kr

장수촌누룽지삼계탕, 02-899-7190~1,

korean.visitkorea.or.kr

숙소

광명관광 호텔

오리로 854번길 16-18 Tel: 02-2619-3001 Homepage: korean.visitkorea.or.kr

호텔 다이아나

광명시 디지털로 27Tel: 02-2625-2000 Homepage: korean.visitkorea.or.kr

쉘브르호텔광명시 범안로 990 Tel: 02-898-6510

여행정보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7978

Page 82: 메모리즈 vol. 25

지난 9월 교육계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교

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이었습니다. 1937년부

터 강제 동원된 위안부에 대해 1944년부터

시작된 듯 축소 기술하거나 친일행위를 한

인사를 긍정적으로 묘사 했고, 이승만 시절

일어난 제주 4·3항쟁을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는 무고한 양민의 희생도 초래되었

다”고 해 어쩔 수 없이 희생자가 나온 것처럼

서술하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승

만은 당시에 한국인들이가장 존경하고 신뢰

하는 지도자였다”라고 기술해 주관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박정희 정부의 유신

을 다른 교과서들이 영구집권야욕을 주된

이유로 든 것에 반해 교학사 교과서는 미국

과 북한 등 외부에서 원인을 찾거나, 새마을

운동에 대해서도 다른 교과서들은 체제유지

에 이용됐다는 등의 비판적 시각을 함께 서

술했지만 교학사 교과서는 칭찬으로 일관했

다는 점도 비판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이에 대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

회 상임대표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

하이 사변이 발생한 1932년부터 일본 육·

해·공군에 위안소를 설치했고 조선에서도

연행됐다는 사실이 일본군 문서 등에 나와

있다”며 “여성가족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홍보하면서 한편으로는 왜

곡된 교과서를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족문제

연구소, 역사정의실천연대, 전교조, 4·19단

체 등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검정을 취소

하라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교학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권희영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는 “제주 4·3사건은 대한민

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남로당이 벌

인 폭동”이라고 주장해 그동안 ‘제주 4·3사

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

별법’ 제정,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첫

공식 사과,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시절 “4·3

추모기념일 지정을 포함해 제주도민의 아픔

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는 발언

등 기존 정부의 노선과 배치되는 입장에 섰

습니다.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된 사건으로

본 기존 교과서와도 당연히 충돌하는 발언

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편향적 교과서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그 와중에도 ‘학도병

이우근’의 사진이라며 실은 사진은 전혀 다

른 사람의 사진인 것으로 확인되는가 하면

교학사 교과서가 대안교과서와 위키피디아

를 그대로 표절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나왔습

니다. 이렇게 논란이 불붙는 동안 일본 재팬

타임스는 ‘한국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지배를

찬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제강점기

가 한반도 근대화를 도왔는지에 대한 논쟁

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자연스럽게 국사편찬위원

회의 부실 검정이 도마 위에 올랐고, 교육부

는 지난 9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사편찬

위원회에서 합격 발표한 고교 ‘한국사’ 교과

서 8종을 대상으로 오는 10월 말까지 수정·

보완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논란을 잠재우

려고 했지만, 이는 오히려 어떻게든 교학사

교과서를 쓰겠다는 ‘검정 취소 물타기’라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이에 대해 양

진오 교학사 대표는 “논란과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한국사 교과

서 발행권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다는

강한 뜻을 저자에게 거듭 전달했지만 합의

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교과

서 검정을 최종합격한 검정교과서는 출판사

가 일방적으로 출판권을 포기할 수 없기 때

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23일 정부가 신임 국사편찬위

원장으로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가 내정되

면서 또 다시 불꽃이 일었습니다. 유 교수는 ‘

이승만 예찬론자’로 불리며 뉴라이트 학자들

의 대부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서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8월에

는 역사 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다며 이슈를 몰고 오더니 9월엔 국사편찬위

가 최종 검정을 통과시킨 교학사 한국사 교

과서 자체가 논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와 뒤섞여 ‘색깔론’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니 무엇이 정치고 무엇이 역사인지 헷갈리

기도 합니다. 하지만 명확히 우려되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가 역사적으로 왜곡

된 사실을 실은 채 정치적으로 한 편으로 기

울고,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된다

면 아이들은 그 왜곡되고 편향된 서술을 ‘암

기’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또 교과서는 학생

들에게 ‘객관적’이라는 인식을 줄 뿐만 아니

라 그 내용은 보편적으로 퍼져 암기한 만큼

상식이 된다는 점입니다. 혹시 역사가 ‘만들

어’ 질 수도 있는 걸까요. .

교학사 역사교과서

역사왜곡 논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내년 1월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정기예방접종을 전면 무료로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정부지원 44만원

과 본인부담금 13만원이었던 총 26회 정기예방접종 비용을 내년부터는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대상 무료접종 백신은 B형간염, 수두, 일본뇌염, Td(파상풍/디프테리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등 총 11가지이며, 접종 횟수를 기존의

반으로 줄이는 대신 콤보백신인 DTap-IPV백신과 청소년용 Tdap백신도 포함되어 있어 보호자 편의와 감염병 예방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

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정기예방접종,

내년부터 전면 무료접종

nEWS & Edu

80

Page 83: 메모리즈 vol. 25

NEWS & EDU

지난 9월 21일 SBS 특별기획으로 방송된 <송포유>가 일각에서 학교폭

력 가해자들을 너무 미화해 내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

다. <송포유>는 가수 이승철과 엄정화가 소위 ‘문제 고교생’ 합창단을

이끌고 대결을 펼쳐 폴란드 세계합창대회에 나간다는 내용으로 방황

하는 청소년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담고자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방송에서 학생들이 “애들 땅에 묻고 그랬다”는 등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을 여과 없이 표현한 것을 두고 상담 전문가들은 가해자가

학교폭력 가해 경험을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정신적으로 2차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

다. 또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 역시 공공연하게 폭력 가해자로 ‘낙

인’이 찍힐 수 있으며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방송에서 학생들이 술과 담배를 하는 모습이나 거친 언행을 그대로

노출 하는 것도 시청률과 재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왔고, 더구나 폴란드에서 클럽에 출입하고 음주를 한 사실이 알

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는 지난 1월 방송했던 ‘

학교의 눈물’ 시리즈와는 대조되는 반응입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문

제 학생’들을 내세웠지만 <송포유>의 경우는 전문가가 부재하고 ‘예능’

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까요.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SnS를 통해 “송포유 논란에서 핵심은 ‘반성을 요구하

는 한국 사회.’ 가라타니 고진의 ‘윤리21’ 첫머리가 떠오른다. 일본은 가

해자 부모에게 ‘반성’을 요구한다는데, 이런 문제를 가라타니 고진은

위안부문제 등등 전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국가 일본과 대비해서

분석”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의 반성을

요구하는 한국사회가 그들의 거침없는 행동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

는 걸까요.

하지만 곧이어 해당 학교 교사가 SBS 게시판에 “시청률을 위해 그렇

게 막장이지도 않은 아이들을 상대로 그런 식으로 매도한 것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잠을 못 잔다”고 적어 방송사의 편집방향과 방송 내

용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이들의 상처를 우려했습니다.

리얼리티가 접목된 예능이 주목받으면서 ‘아이들의 방황’도 그 소재가

되었습니다.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줄곧 학교폭력이 이슈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이들의 방황 자체를 ‘리얼리티 오락 프로그램’에 여

과 없이 내보낸다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

실입니다. <송포유> 논란, 학부모님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SBS <송포유>,

학교 폭력 미화?

’청소년 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

분은 바로 범죄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과 죄질이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초등학생의 범죄도 종종 보도되고, 과거 단순 절도나 폭

력 등이 많았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강도와 살인, 강간, 방화 등 중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그 범죄를 가능

하게 하는 요인으로 ‘온라인 사용’을 꼽습니다.

2006년 979건 이었던 청소년에 의한 강간범죄가 2010년 2107건으로 부쩍

늘어나고(2012년 경찰통계연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이 2002년 60명에서 2010년 532명으로 크게 증가

(2012년 사법연감)한 것을 두고 한병선 교육평론가는 두 가지 요인을 들었습

니다. 하나는 쾌락추구적인 사회분위기,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음란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눈만 뜨면 접할 수 있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상의 음란물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성의 가치를 정신적,

윤리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물질적, 수단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10일에는 고등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통장과 체크카드를 사들여

이를 중국 범죄조직에 팔아넘겨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중국 총책으

로부터 받은 리더기로 통장과 체크카드에 담긴 전자금융정보를 빼내 중국

조직에 넘겼다고 합니다.

없는 것이 없는 인터넷. 정보의 바다. 없는 것이 없는 그 정보에는 아직 성숙

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것들도 상당하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미쳐

놓쳤던 것일까요,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발전’을 위해 눈을 감고 버렸던 걸

까요. 또 어떤 뒤늦은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지 아이들이 위태롭습니다.

인터넷 강국?

학생들에게는 범죄로의 ‘손짓

지난 9월 24일 서초구 양재동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일반고 교

육역량 강화방안 공청회’가 무산됐습니다. 전국 자율형 사립

고(자사고) 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공청회 단상을 점거했기 때

문입니다. 이번 공청회는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다양

화, 진로직업교육 확대, 자율고 제도 개선 등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 대해 논하는 자리였습니다.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자사고 몰리고 일반고가 ‘슬럼화’ 된다는

문제가 대두되자 일반고를 자공고 수준으로 육성하고 평준화

지역 자사고는 성적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 선발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자 자사고 학부모들은 ‘일반고

살리려고 자사고 죽이기가 웬말이냐’ 등의 팻말을 들고 공청회

를 무산 시킨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외국어고, 과학고 등 기존

특목고와 비평준화 지역의 자율형사립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반쪽짜리 시안이라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교육부는 논의를 거쳐 10월 말 즈음 정책을 확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정책 결정에 앞서 학부모들의 참여는 당연하고 긍정적

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의 입장을 고

수하면서 정책에 찬성, 반대만 외친다면 토론의 의미는 퇴색되

고 결국은 교육에서도 특정 집단이나 계층이 고착화 될 수도

있습니다. 동 시대에 아이를 키우는 같은 학부모들의 입장이

이렇게 첨예한 것은 아무래도 사회적 ‘특권’ ‘권력’이 이미 교육

에도 깊이 자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교육

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사건입니다.

자사고 학부모,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 공청회 무산시켜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8180

Page 84: 메모리즈 vol. 25

축제 2013 제18회 인천국제 클라운마임축제

피에로와 광대의 마임 클라운마임. 말이 없이 분장을 한 얼굴의 표정이나 몸짓으로 삶의 애환과 세

상에 대한 풍자, 동화를 능가하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세계 각지의 클라운들이 한국에 모였다. 한국

과 영국, 싱가폴, 독일, 일본,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등 각지의 내로라하는 클라운들의 저글링과 마

술, 아슬아슬한 아크로바틱이 어울려 눈을 뗄 수 없는 무대가 연출된다.

일시 2013.10.1~2013.10.8 장소 인천 작은극장 돌체

문의 032.772.7361 가격 일반석 3만원, 학생 1만5천원

축제 고양 가을꽃 축제

어떤 시기에서만 만끽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삶의 청춘과 황혼이 그렇고 계절마다 다른 꽃내음

이 그렇다. 이번 고양시 꽃축제는 특히 국화 신품종이 전시되어 눈길을 끈다. 농가가 직접 재배한

화훼와 화훼 소품을 판매하고 아이들을 위한 화훼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오카리나와 K-POP 공

연은 덤.

일시 2013.9.28~2013.10.13 장소 고양시 호수공원 일원

문의 031.908.7750 가격 무료

PLAY

전시 세계동물대탐험전Ⅱ ; 사라진 동물들을 찾아서

동물보호 국제조약인 cITES(야생동물의 멸종위기의 국제무역에 대한 협약)의 심사를 받은, 야생에

서 자연사한 동물들이 복원돼 돌아왔다. 움직이지 않지만 금방이라도 눈을 깜박이며 숨을 쉴 것 같

은 야생 동물들이 눈앞에 있다. 사자, 코끼리, 기린 뿐 아니라 멸종위기의 동물들도 있어 동물들의

특징과 함께 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된 동물들을 아

이들이 만질 수 있어 동물들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한다.

일시 2013.9.14~2014.3.2 장소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문의 1666-3776 가격 일반 1만3천원, 유아·청소년 1만1천원

재미와 감동의 순간

PLAy Lou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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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5: 메모리즈 vol. 25

클래식 브래스타 상설공연 ; 피터와 늑대

유아와 어린이를 위해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상과 함께 즐기는 기획 음악극이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에프가 피터와 늑대라는 이야기를 대본으로 써서 음악으로 만들었다. 이야기에 나오는 등

장인물이 각각 새는 플루트, 할아버지는 파곳, 늑대는 호른, 오리는 오보에 등 특정한 악기로 표현

되고 중간에 내레이션이 삽입돼 이해를 도왔다. 음악을 이미지화해볼 수 있겠다.

일시 2012.8.2~2015.12.31 장소 수원시청 맞은편 MIOS홀

문의 031.224.0533 가격 전석 1만원

박람회 2013 식생활교육박람회

1전시관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다양한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 전시형과 쿠킹, 조리 체험 등 체험

형, 아침밥, 간식 만들기 등 워크숍이 진행되는 관람형으로 구분해 구성했고, 2전시관은 ‘식재료 얻

기’ ‘식재료 특성알기’ ‘만들어 먹기’ ‘소화시키기’ 등 건강한 식생활에 대해 4단계 프로그램으로 구

성했다. 10월 25일에는 식생활 관련 인형극, 26일에는 가족캠핑요리만들기, 학교급식레시피 등 날

짜별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니 홈페이지(www.foodedufair.or.kr)를 참고하자.

일시 2013.10.24~2013.10.26 장소 양재동 aT센터 제1,2전시장

문의 02.3445.1552 가격 무료, 일부 체험코너 유료

LouNGE재미와 감동의 순간!

뮤지컬 아이 러브 에그

주인공 에그멍의 진로찾기 대탐험. 스스로 정체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며 성장한다는 스토리

다. 팝업북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변하는 무대와 극장 로비에 설치된 증강현실 체험, 공연 전 배

우와의 대화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이러브에그를 그려서 가면 40%, 계란 요리 인증샷

을 찍어가도 40% 할인이다.

일시 2013.10.11~2013.11.10 장소 CTS아트홀

문의 070.4082.2123 가격 R석 3만원, A석 2만원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 교육잡지 메모리즈 8382

Page 86: 메모리즈 vol. 25

메모리즈 365희망기부로

나눔을 실천하세요.

메모리즈 희망기부캠페인이란

MEMORIES를 만나는 모든 독자들이 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대한민국 구석구석 희망이 필요한 곳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입니다.

MEMORIES는 무료로 배포되지만 건강한 교육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구독료 자율참여 희망기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희망기부 금액 60,000원

(1년, 12회 배송비 포함)은 희귀 난치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치료비 지원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희망이 필요한 곳에 쓰여

집니다.

매월 희망기부를 신청하신 10분께 다중지능연구소의 다중지능

계발교구 또는 쌍계명차의 우리아이 뽀로로차를 드립니다.

279602-04-104034 국민은행 강순희 희망기부365희망기부 전화 02-546-9939 [email protected]

희망기부 참여 선물이벤트

사 랑 을 전 하 세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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