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 Tel.02-856-0516 kurolife @hanmail.net Fax.02-856-0544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로 35가길 10-3 (우: 152-853 )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 Tel.032-323-9946~8 bc9946 @hanmail.net Fax.032-323-9949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32번지 부천농협 4(우: 420-852 )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 Tel.031-493-9844~5 asyj9844 @naver.com Fax.031-493-9843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우: 425-845 ) 인천부평지역자활센터 : Tel.032-525-1982 buja1982 @hanmail.net Fax.032-525-1052 인천시 부평구 부개3499-6번지 재활용센터 2(우: 403-103 )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 Tel.055-247-7045 hpjahwal @hanmail.net Fax.055-247-7068 마산시 남성동 151-5번지 3층 (우: 634-450 ) 부산북구지역자활센터 : Tel.051-341-9841 gupostation@hanmail.net Fax.051-341-9843 부산시 북구 덕천1 389-1 광명빌딩 4층 (우: 616-821 )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51-503-7268 wwhouse @empal.com Fax.051-505-7151 부산시 동래구 온천31442-1 (우: 607-063 )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2-867-4456~8 kuro-1998 @hanmail.net Fax.02-867-4459 서울시 구로구 구로5110-1 희훈타워빌 2(우: 152-055 )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 Tel.1577-2919 kjwomen3 @hanmail.net Fax.062-385-3028 광주시 광산구 임방울대로 328 (우: 506-304 )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 : Tel.02-332-7171 workingmom@hanmail.net Fax.02-335-1070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2층 (우: 121-838 )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 : Tel.02-802-0922 nambu@seoulwomen.or.kr Fax.02-891-4017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139-2 (우: 153-030 ) 2014 가을/겨울아흔아홉번째 일하는 여성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자회 지역자활센터 부설센터 특집 사회가 존중하고 노동권이 보장되는 가사노동을 위해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년의 성과와 과제 가사서비스 직무분석과 노동기준표 -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가사서비스 노동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존중하자! 돌봄노동!!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주년 기념 전국돌봄여성노동자한마당 일하는 여성 2014 가을/겨울아흔아홉번째 일하는 여성들이 함께 만드는 희망찬 세상 www.kwwnet.org (사) 한국여성노동자회 계간지 「일하는여성」 통권 제99한국여성노동자회 : Tel.02-325-6822 kwwa @hanmail.net Fax.02-325-6839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3층 (우: 121-838 ) 서울여성노동자회 : Tel.02-3141-3011 equaline @hanmail.net Fax.02-3141-3022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5층 (우: 121-838 ) 인천여성노동자회 : Tel.032-524-8830~2 iwomenworker @hanmail.net Fax.032-506-5131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182-223 3층 (우: 403-130 ) 광주여성노동자회 : Tel.062-361-3029 kjwomen2 @hanmail.net Fax.062-361-3027 광주시 서구 농성동 624-15 문정회관 5층 (우: 502-200 )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 Tel.055-261-5362 mcwl5050 @hanmail.net Fax.055-266-0816 창원시 상남동 73-5 경창상가 5층 (우: 641-831 ) 부산여성회 : Tel.051-504-6638 busanwomen@busanwomen.or.kr F.051-503-6649 부산시 동래구 안락2628-52 한국빌딩 3(우: 607-830 ) 전북여성노동자회 : Tel.063-286-1633 jwunion1633 @hanmail.net Fax.063-283-1633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1 422-2 번지 2(우: 560-843 ) 안산여성노동자회 : Tel.031-495-6844 awwc21 @hanmail.net Fax.031-495-6846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내 (우: 425-845 ) 부천여성노동자회 : Tel.032-324-5815 pwwa21 @hanmail.net Fax.032-321-1815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4-4 현해탑빌딩 704(우: 420-852 ) 대구여성노동자회 : Tel.053-428-6338 dgwwo @hanmail.net Fax.053-423-8287 대구시 서구 국채보상로 38 35 (우: 703-848 ) 수원여성노동자회 : Tel.031-246-2080 swwa @hanmail.net Fax.031-225-2060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53 두리빌딩 3층 (우: 442-852 ) 경주여성노동자회 : Tel.054-744-9071 kjwwo @hanmail.net Fax.054-744-9072 경주시 황성동 262-16 대원태권도 1층 (우: 780-953 )

일하는여성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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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일하는여성99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 [email protected] Fax.02-856-0544서울시 구로구 구로동로 35가길 10-3 (우:152-853)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 [email protected] Fax.032-323-9949부천시 원미구 중동 1132번지 부천농협 4층

(우:420-852)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 [email protected] Fax.031-493-9843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우:425-845)

인천부평지역자활센터 : [email protected] Fax.032-525-1052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 499-6번지 재활용센터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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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 [email protected] Fax.055-247-7068마산시 남성동 151-5번지 3층 (우:634-450)

부산북구지역자활센터 : [email protected] Fax.051-341-9843부산시 북구 덕천1동 389-1 광명빌딩 4층 (우:616-821)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 [email protected] Fax.051-505-7151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2-1 (우:607-063)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 [email protected] Fax.02-867-4459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110-1 희훈타워빌 2층

(우:152-055)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 [email protected] Fax.062-385-3028 광주시 광산구 임방울대로 328 (우:506-304)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 : [email protected] Fax.02-335-1070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2층 (우:121-838)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 : [email protected] Fax.02-891-4017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139-2 (우:153-030)

2014•

가을

/겨울

•아

흔아

홉번

째일

하는

여성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자회 지역자활센터

부설센터

특집 사회가 존중하고 노동권이 보장되는 가사노동을 위해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년의 성과와 과제

가사서비스 직무분석과 노동기준표 -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가사서비스 노동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존중하자! 돌봄노동!!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주년 기념 전국돌봄여성노동자한마당

일하는여성2014•가을/겨울•아흔아홉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사)한국여성노동자회 계간지 「일하는여성」 통권 제99호

한국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2-325-6839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3층 (우:121-838)

서울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2-3141-3022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5층 (우:121-838)

인천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32-506-5131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182-223 3층 (우:403-130)

광주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62-361-3027광주시 서구 농성동 624-15 문정회관 5층 (우:502-200)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55-266-0816창원시 상남동 73-5 경창상가 5층 (우:641-831)

부산여성회 : [email protected] F.051-503-6649부산시 동래구 안락2동 628-52 한국빌딩 3층

(우:607-830)

전북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63-283-1633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1가 422-2번지 2층

(우:560-843)

안산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31-495-6846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내

(우:425-845)

부천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32-321-1815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4-4 현해탑빌딩 704호

(우:420-852)

대구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53-423-8287대구시 서구 국채보상로 38길 35 (우:703-848)

수원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31-225-2060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53 두리빌딩 3층 (우:442-852)

경주여성노동자회 : [email protected] Fax.054-744-9072경주시 황성동 262-16 대원태권도 1층 (우:780-953)

Page 2: 일하는여성99

일하는여성 통권 제99호(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14년 12월 18일 발행인 정문자, 임윤옥 편집위원 김지혜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특집

04 사회가 존중하고 노동권이 보장되는 가사노동을 위해

10 가사서비스 직무분석과 노동기준표

15 가사서비스 노동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22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존중하자! 돌봄노동!!

26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이 제정되다

32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았다

34 세대별 여성노동자 일의 욕구와 현실의 간극

42 내 일과 내일을 꿈꾸라

46 평등의전화 : 수습사원이 ‘봉’이냐?

50 칼럼 :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 그 변화된 내용과 의의

현장의 이모저모

54 정규직 급식비 월 13만원·비정규직 급식비 0원,

어느 학교비정규직이 싸우지 않겠는가!

58 여성노동자 인권탄압을 넘어 여성노동자 생존권 박탈하고 있는

레이테크코리아를 규탄한다

63 현장의 여성들 : 은혜로운 분, 노은혜 수녀님

시선

68 당신의 인권이 여기에 있다

73 15살 전국여성노동조합, 멈출 수 없는 변화의 기대

세계의창

76 활동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81 아시아 노동 리더십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84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바람골 그가게’ 3주년 생일잔치

87 일하는 여성이 상생하는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91 여노가 뛴다 : ‘여성노동자의 소소한 이야기’

94 여성노동자회 소식

표지설명

전가협 대구지부 회원들과 손

길 협동조합원들이 피켓을 들

고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주

년’을 축하하고 있다.

26

54

76

일하는여성2014•가을/겨울•아흔아홉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2014년을 마무리하는 <일하는 여성>을 준비하던 중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선거를 통해

정당을 선택한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헌법재판소가 어긴 것입니다.

우리 민주주의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수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소중하게 지키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은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픔과 슬픔,

절망과 분노로 채워졌던 2014년을

떠나보냅니다.

2015년

우리의 이웃

우리의 권리를

더 열심히 지키고 찾으며 살아야겠습니다.

2015년! 함께 건승하십시다.

Page 3: 일하는여성99

04 일하는 여성 0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이하 ‘전가협’이라 칭함)는 1997년 말 IMF 경제체제 이후

한국여성노동자회 7개 지부가 중장년여성의 일자리 사업을 진행한 성과를 모아 비

공식적인 가사노동을 체계적이고 전문화하여 공식노동 직업군으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2004년 11월에 설립되었다.

전가협 설립 목적은 『① 가족 돌봄노동 종사자의 전문 직업화 ② 경제공동체 건

설을 통한 비공식 부문 여성노동자의 권익증진 ③ 가족 돌봄과 중장년 일자리 창출

④ 실직빈곤여성의 일자리창출과 공동체 문화 확산 ⑤ 전국 가정관리사들의 권익

향상과 조직화, 사회적기업으로서 공공복리 증진 ⑥ 회원 간 협동정신으로 복지향

상과 민주적 경영을 실현함으로써 회원이 주인 되는 일터 건설 ⑦ 협동경영의 정신

으로 공동체 건설』이다.

10년의 활동을 회상하며 창립 당시 설정한 전가협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며 활동

을 했는지 성찰하면서 그 성과와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1 . 전 가 협 1 0 년 활 동 의 성 과

1) 최초의 전국 단일 가사노동자 당사자 조직이었다.

7개 지부의 회원이 주체가 된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전국 공통의 조직방침으로

가사노동자 당사자를 조직한 최초의 전국 단일조직이다. 2004년 당시에 비영리단

체인 YWCA와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에서 가사서비스 알선 사업을 하고 있었지

만, 둘 모두 당사자 조직이라기 보단 지역별 단체별 모임의 네트워크 성격이었다.

2) 가정관리사 호칭 사용으로 당당한 직업인이 되었다.

이전에 주변부 노동으로 파출부, 가사도우미라는 이름으로 저평가되던 가사노동

자를 ‘가정관리사’로 호칭하고 당당한 직업인임을 천명하면서 호칭 변경 운동을 전

개하였다. 이로 인해 전가협 회원들이 힘을 얻어서 전문 직업인으로 일을 할 수 있

었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다.

2014년 6월 고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8%(700명)는 ‘가정관리사’라는 호

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82.5%(571명)는 가사노동이 전문적인 노동이

라고 답했다. 이는 가정관리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과 호칭 바꾸기 운동

사회가 존중하고 노동권이 보장되는 가사노동을 위해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년의 성과와 과제

윤 혜 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협회장

특 집 ❶ _ 전 국 가 정 관 리 사 협 회 1 0 주 년 ①

2004년 11월 26일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창립총회에서 돌봄노동자들의 소망을 담은 풍선을 띄우고 있다.

Page 4: 일하는여성99

06 일하는 여성 0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6) ILO 가사노동자 협약 체결에 역할을 하였다.

2011년 한국정부가 ILO의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에 찬성을 하

도록 요청활동을 하였고, 시민 캠페인을 통해 가사노동자 ILO 협약에 한국정부가

찬성하도록 여론화 하였다. 이런 활동의 성과로 2011년 ILO 총회에서 ‘가사노동자

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이 채택되는 성과가 있었다.

2 . 전 가 협 의 이 후 과 제

전가협은 설립 목적에 맞게 활동하고 가사노동자의 노동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

음과 같은 과제 해결이 요구된다.

첫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사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정부가 ILO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국회에서 비준 받고, 근

을 통해 가사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사회가 관심을 갖게 하는데 이바지한 결

과이다.

3) 전가협은 민주적인 경제공동체로 운영되었다.

전가협이 단순한 알선 업체가 아니라 경제공동체로 운영하기 위해 회원들과 함

께 결정하고 직접 임원을 선출하고 회원이 낸 회비에 대해 감사를 하는 등 공동체적

운영을 해왔다. 이로 인해 회원들에게 민주적 훈련이 되었고 대부분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하여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협동조합 설립을 결정하고 협동조합에 대해

학습하고 회원들과 치열한 준비를 거쳐 후 6개 지부(인천, 안산, 수원, 광주, 서울,

전북)가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였고 이중 4개 지부가 인가 받아 법인격을 부여

받았다.

4) 조직이 확대되고 주체 역량이 성장했다.

창립 당시 7개 지부에서 출발하여 지난 10년 동안 전국 12개 지부로 조직이 확대

되었다. 회원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얻는 것을 넘어 ‘함께하는 우리 협회’라는 인식

이 생겼다. 무엇보다 지부의 임원들은 어려운 조건임에도 리더십 훈련과 실천으로

협회 주인의식이 높아졌고 간부 역량도 높아졌다. 또한 현장 출신의 지부장들이 선

출되어 누구보다 당당한 가사노동자 운동의 운동가로 리더십이 축적되었다.

5) 회원들의 생계에 필요한 일자리가 되었다.

2014년 6월 회원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협회원들에게 가정관리사 일은 기본적인

생계 해결을 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으며 가계소득 조사 결과 회원들

의 60% 이상이 중위 소득의 50%이하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원들이 대부분

생계를 위해 가정관리사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원으로 활동을 하는 동

안은 본인의 건강과 조건이 허락된다면 얼마든지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

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2013년 6월 12일 광화문에서 진행되었던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캠페인

Page 5: 일하는여성99

08 일하는 여성 0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자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될 것으로 예측한다.

끝으로, 이러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활동가인 가정관리사가 필요하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는 비공식노동의 자유로움에 길들어져 있었다. 그의 대가는

사회 안전망에서 제외되어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가사노동자에 대해 낮은 사회

적 인식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가사노동자가 공식노동자로 전환되고 사

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면 중장년 여성들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할 것이 예상되지만,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을 가입해서 제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은 제도 속에 들어가서 제도를 바꾸는 것이 가사노동을 정상화시키는 빠른 대안이

라 판단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 가사노동자의 의식 개선이 요구된다. 그리고 가사노동자

인 동료를 위해서 내가 먼저 변화하겠다는 선구자적인 활동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기법 등 노동관계법을 개정하여 가사노동자가 노동자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용자 규정과 노사관계(이해관계)가 복잡하여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가

어렵지만 가사노동자 당사자 조직세를 확장하여 차근 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

요하다.

둘째, 가사노동을 안정적인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무엇보다 다른 기관과 차별화된 업무 내용

이 필요하다. 다행히 2014년 일 년 동안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의 공동 연구로 가사서비스 노동기준표, 이용 약관, 이용 계약서를 개발하였고 지난

11월 27일은 가사서비스 업무 매뉴얼 발간 기념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제 이런 내

용을 현장에서 당사자들이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또한 가정관리사들이 시

민들로부터 공신력 확보를 위해 가정관리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 하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으로 저평가되고 비공식노동인 가사서비스 일자리가 정상

화되고 공식화되기 위해 정부가 가사서비스를 공적 영역으로 제도화 하도록(예를

들면 가사바우처) 촉구하여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가사노동

이 공식노동으로 인정받고 일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민주적인 경제조직이 되어야 한다.

민주적 경제조직을 만드는 방법은 모든 가사노동자가 조합원이 되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고, 공식노동자로 전환될 수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 건설이다. 현재 6개

지부에서 협동조합 총회를 가졌고, 나머지 지부는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가사·돌봄 조직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정착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회

보험 지원, 가정관리 사회서비스제도 도입 등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

야 한다. 고객이 사용자인 현 가사노동 시장에서 가사노동자들의 보험료 지급이 서

비스 요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일자리와 조직이 안정되면 회원이 증가(비공식노동자가 공식노동자로 전

환될 것으로 기대)할 것이고 재정은 따라서 안정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가사노동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제목변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중 ‘가정부’라는 이름을 지우는 퍼포먼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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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일하는 여성 1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1 . 어 떻 게 노 동 기 준 표 를 만 들 게 되 었 는 가 ?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이하 소책자)라는 자료집

의 발간은 2011년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C 189)’이 채택되면서 가사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을

한국에서도 보다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연결해 보려는 맥락에서 시도되었다. 이런

의도에서 한국여성노동자(이하 한국여노)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이하 전가협)가

기획하고 건강과 대안의 연구진과 사회건강연구소 소장이 함께 참여하여 가사노동

의 직무를 분석하고 노동기준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2 . 가 사 노 동 직 무 분 석 을 시 도 한 다 는 의 미

작년에 연구진은 <가사노동자 건강을 말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가사노동자

들의 건강실태를 연구했다. 그 속에서 대다수의 가사노동자들은 “전쟁터처럼 힘들

고 왔다갔다 하느라 너무 지치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이번 프로젝트

를 진행하면서 연구진들이 중점을 둔 사안은 “왜 힘든 걸까?”였다. 대체로 사람들

이 집안일을 쉽다고 이야기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무엇 때문

에 지치고 힘든 걸까? 또한 4시간만 하면 되는 일인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다

고 하는 것일까? 어떻게 기준을 만들어서 정리를 하면 덜 힘들고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점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가사노동자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런 면에서 일반 노동의 직무분석을 참고여 가

사노동의 특징을 찾아 연결해 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일반 노동의 직업 매뉴얼이

나 직무분석표를 기준으로 해서는 가사노동에 관한 직무분석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해외의 가사노동자 관련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찾아보려 하였

으나 해외의 가사노동 상황과 한국이 다른 점이 많아 쉽게 비교하기 어려웠고 우리

가 기대하는 정도의 직무분석과 노동기준표를 찾아내기는 더욱 어려웠다. 그래서

한국의 상황에 맞게 한국의 현실을 파악해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우

가사서비스 직무분석과 노동기준표1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문 현 아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연구위원

특 집 ❶ _ 전 국 가 정 관 리 사 협 회 1 0 주 년 ②

지난 11월 27일 진행된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발간기념 토론회에서 문현아 연구

위원이 그동안의 연구내용을 발제하고 있다.

1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2014년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가사업무매뉴얼을 발간하고 그것을 기념하는 토론회를 지난 11월 27일 진행했다. 본 원고는 소책자 내용

중 ‘가사서비스 직무분석과 노동기준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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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일하는 여성 1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요되는데 연구진은 ‘시간’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업무를 기준으로

각각 몇 분 내에 달성되는지 다시 세밀하게 검토해 보기로 했다. 각 집집마다 다르

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표준화되지 못한 점으로 인해 연구진으로서도 ‘표준’을 만드

는 것의 어려움을 절감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집집마다’ 왜 다른지를 다시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먼저 평수의 차이에 따라 다른 점을 고려했고, 가족의 수에 따라, 또 가

족의 구성원에 따라서도 달라짐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를 테면 유아가 있는 집과 청

소년 자녀를 둔 집, 자녀들이 제법 성숙한 집은 자녀들의 연령에 따라 청소나 세탁

등등과 관련해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음도 파악하게 되었다. 그래서 ‘기준’을 제

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30평형대의 4인가구를 기준으로 서비스 제공 소

요시간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기준표는 다음과 같다.

① 환기 및 청소준비 (25분)

③ 주방 청소 및 정리 (45분)

⑤ 화장실 및 욕실 청소 (50분)

⑦ 쓰레기 버리기 (10분)

② 세탁 관련 업무 (40분)

④ 바닥 청소 (50분)

⑥ 정리정돈 및 걸레 빨기 (10분)

+ 휴식 (10분)

7가지 직무분석을 다시 세세한 세부 항목으로 구분해서 대략 70여 가지의 ‘직무’

로 세분화했다. 그리고 이를 노동기준표라는 이름으로 ‘각 직무당 정해진 시간’을

표로 작성해보았다. 이 기준표가 현장에서 어느 정도로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현장관찰을 다섯 사례 시도했다. 그 결과 이 기준표에 맞는 경우와 맞지 않는

경우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이 기준에 맞는 경우의 노동을 하면 피

로감이 덜했고, 이 기준과 떨어져서 진행하는 경우 피로도가 심한 것으로 파악되었

다. 특히 4번째 바닥청소를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는 점도 실태조

사를 통해 분명히 알게 되었다. 바닥을 미는 행위가 어깨부터 허리에 이르는 상반신

전체에 힘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무릎에도 힘을 주어야 하고 왔다갔다를 반복하

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아 10분을 모두 쉬지는 못하더라고 청소기를 돌리고 나서 최

소 3~4분, 물걸레질이나 스팀청소를 하고 나서도 최소 3~4분 정도를 반드시 쉬어

야 함을 관찰할 수 있었다.

리가 만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연구진이 아는 한도에서 기본틀을 짜보았으나 현장

가사노동자들의 현실과 너무 다르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그래서 가사노동

자로 활동하는 당사자들의 현실을 좀 더 반영하기로 했다. 염창순 서울지부장과 심

옥섭 인천지부장의 자문 하에 현장에서 진행되는 가사노동의 업무 현황을 연구진

이 같이 들으면서 전가협 협회장, 사무국장, 한국여노 공동대표와 함께 도대체 어

떤 업무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기준안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3 . 직 무 분 석 과 노 동 기 준 표 의 작 성

직무분석은 먼저 가사노동자가 4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 속에서 무슨 업무를 어

떻게 일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목표를 삼아, 여러 종류의 업무를 종류별로 세

분화 한 뒤 다시 큰 범주로 묶어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다. 자세한 내용은 <소책자

>를 참고할 수 있으니 대략 크게 7가지 범주로 가사노동 업무를 구분한 것에 대해

서만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이 7가지 업무를 대체로 4시간 내에 달성해야 하므로, 대략 한 업무당 35분이 소

<가사서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발간기념 토론회 토론자와 발제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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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일하는 여성 1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가 사 노 동 기 준 을 세 우 자 ! “ 왜 ? ”

가사노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사람의 손으로 하는 완전 육체노동으로서

가사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발바닥에 땀이 나도

록 일을 해도 제 때에 식사시간을 가진다거나 휴식시간도 없이 10분, 15분씩 초과

노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고객의 ‘깨끗함’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해 해고당하기

일쑤이고 그나마 일자리도 잃을까 전전긍긍한다. 물론 다치거나 실직을 해도 ‘가사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근로기준법 때문에 산재나 고용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왜 가사노동자는 분명 노동자인데도 아직까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걸까?

왜 가사노동자는 휴식시간, 점심시간도 없이 일해야 할까?

2011년 ILO에서는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채택하고 가사노동자 인권보호에 앞

장서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왜 가사노동자를 위한 어떤 보호 조치도 마련하지 않는 걸까?

근본적으로 가사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이러한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한국여성노동자회(이하 ‘한국여노’)와 전국가정관

리사협회(이하 ‘전가협’)는 올해 3월부터 한국여노의 임윤옥 공동대표, 전가협의 윤

4 . 가 사 서 비 스 노 동 기 준 표 의 활 용

노동기준표는 무엇보다 과중한 노동의 부담을 느끼는 가사노동자들의 ‘피로’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시작으로서 작성된 것이다. 이 기준안은 아직은 매우

초보적인 상황에 불과하다. 그러나 평수가 커질수록, 일하는 가정 내 인원수가 많

을수록, 어르신이 있는지 여부와 유아가 있는지의 여부 등을 통해 업무가 구분되어

적용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놓았다. 기존에는 평수가 너무 큰 경우에만 약간의

예외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4시간 안에 일을 다 끝마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도 그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모든 업무를 ‘우겨넣으면서’ 하려고 가사노동자들의 과중한

노동부담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이 기준안을 통해 4시간 내에 가능한 업무가 무

엇인지를 노동하는 당사자와 고객이 기본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렇게 볼때, 사실상 이렇게 만들어진 노동기준표는 기준표가 만들어졌다는 것

만큼, 혹은 그보다 오히려 이 기준표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지가 더 중요한

사안이 된다. 고객과 관리사가 서로 이 기준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인정을 하면서 기

존의 ‘과도’한 노동과 너무 낮은 ‘임금’이라는 현실이 극복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

루어져야 한다. 기본업무 이외에 개인적으로 부탁을 받거나 친한 관계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해주던 반찬을 만들어준다거나, 다림질을 하거나, 냉장고를 청소해주

는 등등의 업무는 기준표에서 제외시켰다. 그 업무는 추가적으로 고객이 신청하거

나 기본업무에서 다른 업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대체되는 형식 등의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준안은 기본적인 기준선을 제시하는 시작이다. 이는 앞으로 가정

관리사의 업무를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준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 상황에

서 가정관리사의 현실은 ‘노동자’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

러나 이 노동기준표를 잘 활용하면 고객과의 관계 속에 표준이 되는 ‘노동’이 ‘준수’

되고 이를 통해 가사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가사서비스 노동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김 유 정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사무국장

특 집 ❶ _ 전 국 가 정 관 리 사 협 회 1 0 주 년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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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일하는 여성 1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고 논의를 정리하면서 가사노동기준표는 작성되었다.

가사노동기준표는 가사서비스 내용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고 합리적인 임금산

정과 가사서비스 제공과 이용을 위해 영역별 직무분석을 거쳐 작업 대상과 평형대

별, 가구인원수에 따라 서비스 제공 소요시간을 산출하여 작성하였다. 이를 통해

적정한 가사노동이 제공되고 그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받게 된다면, 서비스 제공자

와 이용자는 기존의 주먹구구식의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관계가 아닌 상호 존중하

는 관계로 변화될 것이다.

<가사노동기준표>

작업 대상 업무30평형

(표준시간)40평형 50평형 60평형 비고

1환기 및

청소준비

창문 열기

바닥 물건 정리 25 27 29 31 평수비례

2 세탁

빨래 돌리기

- 기존빨래 걷기 및 개기

- 1차분 빨래 널기

- 2차분 빨래 널기

40 45 50 55가구인원수

비례

3 주방

설거지

- 가스레인지 및 주변닦기

- 행주소독

45 55 65 75가구인원수

비례

4 바닥청소 청소 - 걸레질 - 현관청소 50 65 80 95 평수비례

휴식 10 10 10 10

5

화장실1(욕조 有) +

화장실1(욕조 無)

욕조

- 세면대

- 양변기

- 바닥 및 정리정돈

50 56 62 68 평수비례

6정리정돈 및

걸레 빨기정리정돈 및 걸레 빨기 10 15 20 25 평수비례

7쓰레기

버리기

음식물, 재활용,

생활쓰레기10 12 14 16

가구인원수

비례

총 소요시간(분)240

(4시간)

285(4시간45분)

330

(5시간30분)

375

(6시간15분)

※ 고객의 요청에 따라 영역별 직무(작업 대상) 순서가 변경 될 수 있음.

※ 기본 업무 외에 냉장고 청소, 렌지후드 청소, 찌든 때 곰팡이제거, 반찬 만들기 등은 추가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음.

혜연 협회장을 비롯하여 염창순 서울지부장과 심옥섭 인천지부장, 연구자 3인(문

현아 건강과 대안 연구위원, 박주영 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 정진주 사회건강연구

소장)과 함께 가사노동 업무매뉴얼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11월 27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그 결과를 발표하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주년기념 ‘가사서

비스 노동 기준을 세우자 : 계약서를 씁시다!’ 발간기념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가 사 노 동 업 무 매 뉴 얼 제 작 과 정 , 가 사 서 비 스 노 동 기 준 표

작 성 ! !

가사노동 업무매뉴얼 제작사업은 한국여노에서 여성가족부 ‘2014년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 확대 공모사업’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본격적으로 기획

팀을 구성하기 전 연구자들과 함께 가사노동 업무매뉴얼을 개발을 어디서부터 어

떻게 접근하여 들어가야 할지 막연한 상태에서 일단 ‘머리를 맞대고 나누는’ 아이디

어회의부터 시작하였다.

아이디어 회의에서는 한국여노와 전가협은 연구자들과 함께 국, 내외 가사노동

자의 노동환경과 가사노동자 당사자조직의 활동을 공유했다. 그리고 업무매뉴얼

기획 방향 설정과 분석틀 마련을 위해 국내, 외의 다양한 사례를 취합 할 필요성을

논의하고, 가사서비스 영역(바닥청소, 세탁, 정리정돈 / 방, 거실 / 주방, 음식 등 추

가서비스까지 / 욕실)을 나누어 가사노동의 직무내용을 정리하였다. 본격적 기획팀

회의에서는 전가협의 윤혜연 협회장과 가사노동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염창

순 서울지부장과 심옥섭 인천지부장이 함께 결합하여 가사서비스 직무흐름을 재정

리하고, 가사서비스 기본 업무 표준화, 사용자 수칙(고객 준수사항) 및 노동조건 요

구안, 가사서비스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위한 수칙, 가정관리사가 지켜야 할 수칙

등을 논의했다. 이 논의 과정에서 4시간 안에 도저히 기본업무를 마치기 어렵다는

연구자들의 의견과 4시간 안에 가정관리사는 어떻게든 수행한다는 의견차가 있었

다. 점심식사도 잘 못하고 바닥청소 이후에는 반드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연구

자들의 의견과 직접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그럴 시간이 없다는 현장의 의견이 부

딪혔다. 몇 차례 논의과정에서 연구자들과 지부장들은 현장의 숙련된 가사노동자

들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노동시간을 확보하고 이를 현실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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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일하는 여성 1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둘째, 고객 준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

다.

① 고객은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가

정관리사에게 업무지시를 상세하게 해

야 한다.

② 시장에서 음식재료를 사거나 고객의

집에서 필요한 반찬, 음식을 만드는 업

무, 영유아를 위한 서비스는 기본 업무

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본업무 시간 내

에 반찬 만들기를 요청하려면 기본 업

무 내의 다른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

③ 귀중품은 고객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

귀중품을 잃어버린 일로 가정관리사를 의심하였다가 집에서 물건을 찾은 경우

가 종종 발생하는데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귀중품은 고객이 직접 관리해 주어야

한다.

④ 가정관리사의 실수로 인해 물건이 파손된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취

급 시 주의가 필요한 제품에 대해서는 고객이 반드시 알려주어야 한다.

⑤ 가정관리사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업무의 경우 즉, 천장, 전등 닦기, 외부 높은

유리창, 무거운 화분이나 가구 옮기기 등에 대해서는 고객의 요청이 있어도 거

절할 수 있다. 이는 가정관리사의 건강을 해쳐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⑥ 가정관리사를 인격적으로 대해 주어야 한다. 가정관리사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

는 떳떳한 노동자로서 그에 상응하는 호칭으로 ‘○○○관리사님’이라고 불러주

어야 한다.

셋째, 가정관리사 준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가정관리사는 정해진 시간을 지키고 언제나 시간 전에 도착해서 업무수행을 위

한 준비를 한 후 일을 시작하고, 끝나는 시간도 잘 지켜야 한다. 일을 마쳤을 때

고객이 집에 없는 경우는, 쓰레기 버리는 일까지 마친 후, 고객에게 전화를 걸거

나 문자로 알린다.

가 사 서 비 스 이 용 약 관 은 고 객

과 가 사 노 동 자 간 에 지 켜 야

할 인 권 수 칙 !

가사서비스 이용 약관에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이용에 대한 신청방법과 서비스

요금, 지급방법, 가사서비스 제공시간에

대한 부분과 고객 및 가정관리사간에 지

켜야 할 수칙 둥이 담겨있다.

첫째, 가사서비스 이용에 관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가사서비스 이용 기본원칙은 연회원 가입, 주 5일 근무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

지 제공된다. 부득이하게 평일 야간, 휴일 및 공휴일에 이용을 원할 경우에는

30~50% 추가서비스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② 가사서비스 이용 신청과 일정변경 신청은 3일 전에 해야 한다. 반면에 가정관리

사의 사정으로 일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경우에는 협회에서 신속하게 대체

인력을 파견하고 고객은 서비스 이용 일자 및 시간에 대해 변경을 요청할 수 있

다.

③ 가사서비스 이용 요금은 지역별 요금 기준에 의한다. 기본요금의 경우 지역마다

조금씩 상이할 수 있지만 30평형대의 가사서비스 업무를 기본업무 4시간으로

진행하며, 평균적으로 시간당 10,000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추가서비스 요금

은 시간당 10,000원이며, 휴일 및 공휴일에는 30%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④ 서비스 요금 지급은 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지급한 날짜에 반드시 지급해야 되며

불가피 할 경우엔 3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서비

스가 중단되며 연회비는 환불되지 않는다.

⑤ 가정관리사는 바닥청소를 마치고 난 후에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

본업무 4시간마다 10분 내외의 휴식시간과 6시간 이상 노동시 점심제공 및 휴식

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회원인 가정관리사가 고

객집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회원인 가정관리사가 고

객집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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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일하는 여성 2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이용약관을 충분히 숙지하고 고객과 함께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전가협

본부의 지역별 순회 교육과 지부별 소모임과 월례모임을 통해 교육을 진행할 것이

다. 더불어 소비자 단체와 연대하여 소비자와 함께 대시민 참여 캠페인을 통해 사회

인식 개선과 고객 인식개선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사노동이 노동으로 올바르게 자리매김 되고 가사노동이 사회적으

로 꼭 필요한 직업군으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가사노동자의 인권·노

동권 보호를 위해 ‘가사서비스 이용계약서’ 쓰기 운동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② 가정관리사는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일하면서

알게 된 고객정보에 대해 다른 곳에서 말하지 않는다.

③ 가정관리사는 갑자기 사정이 생겨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체인력을 파견할 수 있는 시간내에 협회(지부)에 빨리 연락한다.

④ 신입 가정관리사는 20시간 이상 직업의식 교육 및 직무교육을 이수 한 후 선배

가정관리사와 함께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 경력 가정관리사는 협회(지부) 교육

계획에 따라 보수교육을 이수한다.

⑤ 가정관리사 각자가 단체의 얼굴이므로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이 제 가 사 서 비 스 이 용 계 약 서 를 씁 시 다 ! !

위와 같이 고객이 알아야 할 가사서비스 이용약관을 충분히 설명을 마치고 나면

최종적으로 가사서비스 이용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계약서 내용을 살펴보면 계

약자(제공자, 이용자 기본 인적사항), 고객의 기본사항(가구현황, 주거현황), 계약

내용(서비스 품목, 서비스 기간, 서비스요금 및 지급방법, 서비스 시작일)으로 세

가지로 구분하여 각 항목마다 구체적으로 선택하여 작성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국여노와 전가협은 10년 동안 가사 일은 여자들이 하는 허드렛일이라는 사회

적 편견에 맞서 가사노동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힘써왔다. 가사노동자가 근로

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노동권과 인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위배되는 차별이라는 것도 알렸다. 무엇보다 ‘파출부’ 대신 ‘가정관리사’라고 불러

달라는 인식개선 운동을 통해 가사노동자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해왔다. 2011년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이 채택되는데도 기여하여 가사노동자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한 많은 역할을 해

왔다. 이제는 가사노동기준표를 근거로 하여 합리적인 가사노동 임금 기준을 산정

하고, 가사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운동을 하고자 한다. 가사서비스 이용

계약서 쓰기 실천으로 현장으로부터 고객(소비자)과 함께 그동안의 주먹구구식의

계약 형태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사노동자(가정관리사)가 먼저 가사노동기준표,

지난 11월 27일 열린 토론회에서 심옥섭 전가협 인천지부장께서 가사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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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일하는 여성 2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한국여성노동자회(이하 ‘한국여노’),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이하 ‘전가협’), 한국돌

봄협동조합협의회(이하 ‘돌봄협’) 공동주최로 10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 광화문광

장에서 ‘전가협 10주년 기념 전국돌봄여성노동자한마당’을 개최하였다. ‘국가가 책

임지고 사회가 존중하는 돌봄노동’을 슬로건으로 하여 전가협 10주년 기념 축하한

마당을 1부로, 돌봄여성노동자한마당을 2부로 구성하여 전국의 돌봄여성노동자

31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최광기 사회자가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존중하자! 돌봄노동!!” 구호를 행사 중

간 중간에 힘차게 외쳐달라는 주문과 함께 역시나 하는 기대와 함께 믿고 보는 전가

협 서울지부 ‘울랄라 댄스’ 공연팀의 축하공연이 시작되었다. 대구, 마창, 수원, 안

산, 서울, 부산, 인천, 전북, 광주, 부천 순으로 행사 참가 단체소개를 하고 한국여노

정문자 상임대표의 대회사와 함께 유영우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공동대표의

연대사가 이어졌다.

1부 행사는 전가협 10주년 기념 축하한마당으로 먼저 윤혜연 전가협 협회장의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년 성과와 과제’ 발표와 전가협 광주지부 ‘랩퍼마담’의 이야

기극 ‘전가협 10년입니다’ 공연과 우리가 만난 고객과의 에피소드를 담은 전가협 수

원지부의 ‘우리 고객님’ 콩트공연, 심옥섭 인천지부장의 ‘노동자로 인정받고 싶어요’

현장발언, 장명숙 부천보육지부 회원의 ‘가정보육사 10년, 남은 것은? 그리고 바람’

현장발언으로 이어졌다. 또한 10년 동안 각 지부에서 장기근속을 하고 있는 회원들

에게 장기근속상 시상과 ‘가정관리사’ 오행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오행시 수장작 발

표 및 시상식도 함께 진행하였다.

광주지부의 공연 뒤 우리 수원지부에 차례가 되어 서로 파이팅을 하며 무대에 올

랐는데 첫 대사가 고객이 친구에게 전화하며 ‘제주도에 전복 먹으러가자’였는데 긴

장한 관리사가 ‘전복에 제주도 먹으러 가자’라고 한 것이 웃음 폭탄이 되어 참가자

들과 함께 웃으며 시작되었다. 꽁트 내용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가 역할을 맡아서 더

리얼했던 것 같다. 그래도 우리의 고객들은 웨스트 고객보다는 베스트 고객이 더 많

고, 웨스트 고객을 베스트 고객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우리 관리사들의 힘을 믿으

며, 이것이 우리가 자존감을 가지고 전문가정관리사로 일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

한다.

가사노동자 현장발언을 통해서는 ‘30만명의 돌봄노동자들이 산재보험과 고용불

안에 처해져 있는 현실과 돌봄노동자들이 스스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회에서 인

정받는 일자리로 만들어 가고 있음에 국가는 이를 인정하고 돌봄협동조합에 사대

보험료를 지원’ 요구와 ‘사회가 인정하는 떳떳한 노동자로서 일하고 싶다’는 우리의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존중하자! 돌봄노동!!

전국가정관리사협회 10주년 기념 전국돌봄여성노동자한마당

윤 현 미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장

특 집 ❶ _ 전 국 가 정 관 리 사 협 회 1 0 주 년 ④

전가협 서울지부 회원들이 선보인 피켓팅

Page 13: 일하는여성99

24 일하는 여성 2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간병서비스 건강보험급여 적용하라!

보건복지부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적극적으로 인가하라!

돌봄 사회적 협동조합에 4대보험 지원하라!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에 가는 시대에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있지만 온전히 사람

의 손으로만 이루어지는 노동이 있다. 바로 우리가 수행하는 돌봄노동이다. 돌봄노

동은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노동이기 때문에 국가는 더 이상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

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고 사회가 존중하는 돌봄노동”으로 부응하여야 한

다.

마지막으로 참가자 전체는 노래와 율동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었고, 광화문으로

나들이 나온 일반시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

희망을 함께 공유하였다.

사실 1953년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이 아직도 우리 가사노동자를 노동자로 인

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4대보험에서 제외됨은 물론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를 당

해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 하루빨리 법제도 개선과 ILO 가사노동자 협약의 비준이

필요한 것이다.

2부 순서에서는 전국돌봄노동자한마당 행사로 이어졌다. 현실적인 사회서비스

수가 인상요구와 간병서비스 건강보험급여 적용 요구에 대해 돌봄노동자들은 목소

리를 높였다.

또한 박명숙 돌봄협회장과 정정자 전가협 전북지부장이 참가자 전원과 함께 다

음과 같은 주요내용으로 공동결의문을 낭독하였다.

첫째, 돌봄노동은 국가가 책임져야할 중요한 사회서비스 영역으로 지금 우리 사

회는 무상보육, 장기요양보험, 사회서비스 바우처, 아이돌보미 사업의 실시로 공공

사회서비스가 확대 되고 있으나 너무 낮은 사회서비스 수가 탓에 국가가 책임지는

일임에도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과 둘째, 정부의 복지정책은 돌

봄노동자들의 낮은 임금과 불안한 지위로 떠받치는 구조가 되어서는 되지 않는다

는 것, 셋째로 돌봄서비스가 제대로 된 보편적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돌봄의 공공성

이 강화되어야 하고 돌봄 노동자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보육은 아이돌보미 예산 부족으로 서비스가 축소되고 있으며 간병사들 역시 장시

간 노동을 하고 있지만 4대 보험 미적용과 낮은 임금 때문에 어려움에 처해 있고 보

호자들은 높은 간병비 때문에 매우 힘듦을 이야기 하였고, 이제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아이돌보미 예산확대와 가사 공공서비스제도 도입, 간병서비스 건강

보험급여 적용이 시급하다고 요구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를 담은 구호도 한 목소리로 함께 외쳤다.

돌봄노동자를 전문직업인으로 존중하라!

ILO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비준하라!

노동관계법 개정하여 가사노동자 노동자성 인정하라!

정부는 가사공공서비스제도 도입하라!

근로기준법도 지킬 수 없는 사회서비스 수가 인상하라!

아이돌보미 예산 확대하여 공공 일자리 확대하라!

전가협 수원지부 회원들이 준비한 콩트를 선보이고 있다.

Page 14: 일하는여성99

26 일하는 여성 2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올 해 의 여 성 노 동 운 동 상 김 경

숙 상 을 제 정 하 다

2014년. 35년이 지난 김경숙열사의 죽

음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동현장

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노동자들은 개별화

되어가고 노동의 형태는 복잡한 미로처럼

보인다. 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더욱 집요

하게 진행되고 있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

압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런 노동현장

에서 더욱 힘들고 어려운 것은 여성노동

자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YH노동조합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줄 것이 없

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여성노동자회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권익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는 후배들을 찾아 지지하고 격려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경숙열

사기념사업회는 김경숙열사 35주기를 맞이해 여성노동운동을 위해 헌신한 개인이

나 단체를 시상하는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을 제정하게 된다.

‘김경숙상’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보내는 연대의 마음이다. 누구보다 열정적으

로 노동자들의 단결을 외쳤던 노동자 김경숙을 기억하는 일이며, 노동운동의 필요

성을 강조했던 김경숙 열사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다. 그렇게 오늘을 살고

있는 ‘김경숙’을 찾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또 다른 의미는 우리사회 여성노동자들의 역할과 투쟁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것

이다. 경공업 중심의 노동집약적 산업이 중심이었던 1970년대 한국노동운동의 중

심에는 가족의 생활비와 형제들의 학비를 벌기위해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며 일

한 ‘여공’이라 불렸던 여성노동자들이 있다. 군사독재정권의 노조탄압과 자본가의

노동착취에 맞선 민주노조와 여성노동자들의 헌신적인 투쟁이 있었다. 하지만 남

성중심의 노동운동사에서 여성노동자들의 역할이나 투쟁은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

다.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은 이 땅의 자랑스러운 여성노동자들의 역사를

찾아가고, 현재를 사는 여성노동자들의 오늘을 기록하며, 내일을 살아갈 여성노동

우리 사회는 여성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기반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

뤄냈다. 산업역군이라는 미명하에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열악한 노

동환경 속에서 70년대 여성노동자들을 단합을 통해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노동운동

을 전개해 나갔다. 그 역사 속에 YH무역 노동조합이 있다.

무시무시했던 박정희 유신정권 말기. 1979년 8월 9일 YH노조 조합원들은 마지

막 투쟁에 나선다. 회사측의 위장폐업에 대항하여 폐업철회와 노동자 생존권 보장

을 요구하며 신민당사를 점거하고 회사 정상화투쟁을 벌인 것이다. 어린 여성노동

자들이 외쳤던 구호가 ‘배고파서 못살겠다. 먹을 것을 달라’였다. 농성 3일째 경찰

의 살인적 진압으로 23분 만에 농성자들은 강제 해산되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 21

살이었던 김경숙 조합원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유신체제의 종말

을 가져오는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김경숙상’이 제정되다

‘경기보조원은 꽃이 아니다. 우리들은 노동자다!’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

제1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수상

배 진 경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김 지 혜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특 집 ❷ _ 김 경 숙 열 사 기 념 사 업 회 ①

2009년 1월 보훈처앞 집회의 모습

Page 15: 일하는여성99

28 일하는 여성 2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집회, 법정투쟁, 수원노동청 점거농성, 여

성계와 노동계의 연대 투쟁, 국정감사, 생

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조합원들이 아르바

이트를 하며 생계비와 투쟁비, 상근활동

가의 생활비까지 십시일반으로 충당하였

다. 결코 흔들리지 않는 조합원들의 자세

는 다른 투쟁 사업장들의 모범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2월 13일. 드디어 대법원은

88CC분회의 손을 들어주었다. 소를 제기

한 48명 중 43명의 부당징계 인정. 안타

깝게도 88CC분회 간부 3명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 판결이었다(간부 2명은 별도 소송). 조합원들은 반쪽의 판결이라며

분노하였다.

88CC분회의 15년은 “경기보조원은 꽃이 아니다”는 선언으로 시작하여 “우리 들

은 노동자다”라는 외침으로 마무리 된다. 노동조합을 왜 탈퇴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분회장은 답한다. “다시 노동조합이 없는 무법천지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

가 사람으로, 노동자로 존중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행간에 알알이 박혀있는

무수한 눈물의 기억. 먼저 가신 김경숙 열사도, 우리 사회도 모두 공감하리라 믿는

다.

제 1 회 올 해 의 여 성 노 동 운 동 상 ‘ 김 경 숙 상 ’ 시 상 식 을 진 행

하 다

제1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이 지난 9월 24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

홀에서 약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날 축하객 중에는 70년대 YH

무역 노동조합이 투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운 크리스찬아카데미의 신일영, 김세

균, 이광택님도 함께 자리하여 그 의미를 더욱 뜻 깊게 했다.

YH 지부장으로 소개되는 것이 더 좋겠다던 최순영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 공동

후배들에게 전하는 역사가 되는 것이다.

제 1 회 올 해 의 여 성 노 동 운 동 상 ‘ 김 경 숙 상 ’

특 수 고 용 노 동 자 의 새 로 운 투 쟁 의 역 사 를 써 온 전 국 여 성

노 동 조 합 8 8 C C 분 회 가 선 정 되 다

제1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은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가 선정

되었다. 88CC분회는 1999년 40세 정년 철회투쟁을 계기로 경기보조원 최초의 노

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를 결성하였다. 스스로 노동자임을 선언하며

특수고용노동자의 새로운 투쟁 역사를 써 내려갔다.

노동자로서 당연한 단체협약 체결이 88CC분회에게는 관리자의 폭언과 폭행에

맞서 붕대를 감으려 차디찬 바닥에서의 노숙농성을 감내하며 싸워야 하는 일이었

다. 회사는 끊임없이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하였고, 반성문과 서약서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88CC분회는 굴하지 않고 끈질긴 투쟁을 통해 조금씩 현장을 바꾸어 나갔

다. 안경착용 가능, 직장 내 성희롱 예방, 회사직원과 내장객의 폭행 예방, 산재보험

시행 전 관련보험 가입, 기념일 지원 등 모두 2001년 최초의 단체협약으로 가능해

진 일들이었다. 특히 2002년 경기보조원 수칙을 마련하여 생리휴가, 출산휴가, 병

가, 경조사 휴가 등을 적용하는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경기보조원에게는 사고가 잦다. 골프공이 날아와 실명이 되거나 뼈가 부서지는

일도, 골프카 전복, 급발진 사고도 발생한다. 하지만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자

비로 치료하고, 일하지 못 해 생계도 막막하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도 매우 높다.

88CC는 2001년 실태조사를 통해 이런 현실을 알려내면서 다른 직종의 특수고용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형성해 투쟁에 나섰다. 그 결과 2007년 11월, 부족하지만 산

재법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조항이 신설되었다.

2008년 MB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진행된 공기업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88CC

분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해고가 단행되었다. 매각을 위한 노동조합 파괴

가 목적이었다. 58명의 해고는 5년 7개월에 걸친 장기투쟁의 시작이었다. 그 긴 시

간동안 88CC분회 조합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

원해 싸웠다. 한 달에 걸친 분회장의 단식, 매주 1회(2010부터 매월 1회) 보훈처 앞

지난 9월 24일 진행된 ‘김경숙상’ 시상식에서

88CC분회 조합원들의 모습

Page 16: 일하는여성99

30 일하는 여성 3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되었다. 거의 5년 7개월 만인 지난 2월 13일 ‘출장유보자 부당징계인정’이라는 대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그 이후 3월 24일 간부 5명을 뺀 40여명의 조합원들이 현장

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아직 간부 5명이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해 이를 위한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상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묻는 최광기 사회자의 질문에 김은숙 분회장은 아

직도 조합원들에게 상당 금액의 투쟁비를 각출하고 있다. 법적투쟁이 완료되어 가

지만 후속으로 들어가는 비용들이 어마어마해 투쟁비로 써야겠다고 말하며 조합원

들이 모두 복귀하면 2가지 함께하자는 계획이 있었다. 하나는 투쟁이 끝나면 88CC

분회에 도움을 주신 분들을 모두 찾아뵙는 전국투어였고 다른 하나는 조합원들과

소풍을 가는 것이었다. 아직 투쟁이 마무리 되지 않고 미완의 승리여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도 못 드렸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많은 분들을 뵈니 송구스럽다.

지난 6년 동안 너무 감사했다. 그 힘으로 저희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 영광스러운 수상도 할 수 있었다. 하지

만 우리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은숙 분회장은 경기보조원들은 현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에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골프장 문화라는 것이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이어서 부당함

을 알린다는 것은 해고를 동반하는 일이다. 때문에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에 매우 어

려운 구조이다. 이런 부분을 이해해 주시고 특수고용노동자 경기보조원의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제1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시상식은 수상자와 참가자 모두 뜨거운

눈물로 함께했다. 그 눈물 속에 길고 긴 시간이 함께 녹아 있었고 뜨거운 자매애가

있었다. 내일을 향해 희망을 품은 여성노동자들의 함성의 담겨 있었다. 여러분들이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2014년 제1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수상자는

자랑스러운 이 땅의 여성노동자인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이다.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

YH고 김경숙 열사의 넋과 뜻을 기리기 위해 YH동우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인간답게 살고자 동지들과 하나 되어 자본과 독재에 항거했던 정신, 다른 이들과

조화로운 삶을 꾸려가려 노력했던 김경숙 열사의 삶과 국가폭력에 무참히 짓밟힌 죽음의 의

미를 후대에 전하며 이 땅의 민중이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함께 하고 있다.

대표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어렵고 힘들게 투쟁하는데 선배들이 해줄 수 있

는 것을 고민하다 ‘김경숙상’을 제정하게 되었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또한 ‘김경숙

상’은 더 열심히 하라고 부담을 주는 상이 아니라 그동안 열심히 투쟁했고 그것 자

체로도 위로 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에 드리는 상이라고 말해 후배들을 생각하는 선

배들의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유승희 의원은 김경숙 열사와 YH조합원들은 여성노동운동에 헌신했던 분들이

다. 이 여성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자이고, 민주주의를 앞당긴 분들이다. 이런 분들

을 우리 아이들이 알 수 있도록 텍스트로 읽혀져야 한다. 국회차원에서 노동투쟁의

역사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의 중요한 장으로 기억되고, 그 안에 여성노동운동가들

의 삶이 주요한 줄기로 자리매김하는 일에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축사를 남겼다.

‘김경숙상’을 공정하게 심사하기 위해 심사위원단이 구성되어 한국노동조합총연

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여성위원장,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한국여성

노동자회 대표,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 공동대표가 수고하셨다. 한국노총과 민주노

총 그리고 여성노동조합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것은 여성노동자 특히 여성비정규

직 노동자들의 문제만큼은 힘을 합쳐 해결해 보자는 의미도 담겨있다.

우리가 살길은 노동조합뿐이라고 이야기하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이하 전여노조)

88CC분회가 제1회 올해의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수상자로 호명되었다. 전여

노조 88CC분회는 한국 최초로 골프장경기보조원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지난 15년

간 무수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긴 투쟁과 굳은 단결력으로 노동조합을 지켜

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경기보조원의 노동현실을 폭로하고 여성노동 문제를 사회

화 및 개선하는데 기여하였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녀들의 모습은 35년 전 YH

무역 노동조합의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88CC 김은숙 분회장은 제1회 김경숙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도 기쁘다. 솔직히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과연 우리가 김경숙

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가 그런 생각을 했다. 계속 마음이 무겁고 부끄럽다는 생

각을 했다. 이 자리에 올 때도 우리가 과연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계속 생각하

며 왔다. 그런데 수상하기 전 영상을 보는데 감히 우리 조합원들은 이 상을 받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수상소감을 남기며 울먹였다.

전여노조 88CC분회는 MB정권 초기인 2008년부터 싸움이 시작되었다. 온갖 방

법을 동원해 투쟁을 진행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법적 투쟁을 진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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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일하는 여성 3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어쩌다 보니 해마다 열리는 고 YH 김경숙 열사의 추도식에 처음으로 가보게 되

었다. 오래 전 신입교육 받을 때 들었던 열사의 전설 같은 역사가 기억 속에서 가물

거렸다. 그래서 신문기사를 찾아서 다시 읽었고 8월 11일이 기일이라는 것도 새삼

스럽게 확인했다.

YH사건을 한국근현대사 사전은 한 줄로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1979년 8월 9일 YH무역 여성노동자 170여 명이 회사운영 정상화와 근로자 생

존권보장을 요구하며 신민당사 4층 강당에서 농성을 벌인 사건.’(한국근현대사사

전)

다소 건조한 사전적 정의 말고 다른 기사를 찾아보았다.

‘1979년 8월 9일부터 신민당사(당시 김영삼 총재) 4층 강당에서 농성을 벌이던

여성노동자들은 박정희정권의 폭력적 공권력 투입에 짓밟혔다. YH여성노동자들

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배고픔 속에서도 힘겹게 노동했다. YH무역 대표가 외화도

피와 경영부실로 직장을 폐쇄하고 여성노동자 187명을 해고하자 이를 세상에 알리

기 위해 야당당사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유신정권은 8월 11일 새벽 2시에

공권력을 투입하였고 그 과정에서 한 여성노동자가 죽었다. 당시 경찰은 YH노조

김경숙 열사가 스스로 동맥절단과 함께 투신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이 도화선

이 되어 야당 총재 국회의원 제명, 부마항쟁, 10.26사건으로 이어지면서 유신정권

은 몰락하였다.’ [하략] (오마이뉴스, 2008.3.21.에서 발췌) 약 30년이 흐르고 2008

년 3월 19일, 열사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공권력에 의한 타살로 밝혀졌다.

처음 가보는 마석 모란공원. 그곳엔 김경숙 열사를 비롯한 많은 민주열사들이 모

셔져 있었다. 열사의 기일이 8월이어서 항상 공원 가는 날은 더웠다고 했는데 그날

도 여지없이 뜨겁고 맑은 날이었다.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올라가서 만난 묘지는 시

골 초등학교처럼 소박했다. 여러 군데에서 모인 이들과 곧 동그랗게 서서 추도식을

시작하였다.

추도식 중에 열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다. 그런데

낭독하던 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고개를 숙이고 묵념자세로 듣고 있다가 쳐다보니

낭독하는 이가 울고 있는 게 아닌가. 속으로 당황했는데 울면서 띄엄띄엄 낭독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전염성이 있어 나도 조금 눈물이 나왔다.

공권력에 의한 타살로 밝혀진 20대 여성노동자의 죽음. 올해로 35주기가 되었다.

얼마 전 9월 24일에는 열사를 기리는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

가 제정한 제 1회 여성노동운동상 ‘김경숙상’ 시상식이 열렸다. 다시 만난 김경숙 열

사. 그녀의 목숨 값으로 우리는 생존자가 되었다. 생존자가 된 우리는 2014년 현재

김경숙 열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안타깝지만 현재에도 여성노동자들의 현실

은 그렇게 녹록하지도 편안하지도 않다. 구시대 독재의 잔재는 아직도 우리를 괴롭

히고 있다. 인간성을 지켜내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당사자인 우리 여성노동자

들이 함께 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숙제처럼 남아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이 글을 마

치는 느낌이 가볍지 않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았다

제35주기 김경숙열사 추모제를 다녀와서

허 지 영 서울여성노동자회 부설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특 집 ❷ _ 김 경 숙 열 사 기 념 사 업 회 ②

지난 8월 11일 제35주기 김경숙열사 추모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 땅의 노동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앞서가신 열사

들을 생각하며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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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일하는 여성 3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이 원고는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가 공동주최한 ‘2,052명

여성들의 일 경험과 노동 욕구를 통해서 본 대안 모색토론회–여성노동정책은 없다’ 중 여

성노동자회에서 연구하고 발표한 ‘세대별 여성노동자 일의 욕구와 현실의 간극’을 간략하

게 정리한 것이다.<편집자 주>

1 . 연 구 배 경 및 목 적

지난 10월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25세의 여성노동자가 스스

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 여성노동자는 그동안 무려 7차례의 계약과 해지

를 반복하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에 시달려왔다. ‘노력하면 다 될거라 생각해 최선

을 다했다. 아주 24개월 꽉 채우고 버려졌다’는 유서 내용은 이 죽음이 절대 일어나

서는 안 될 또 하나의 사회적 타살 사건임을 알려준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악용되어

여성노동자들이 이렇게 초단기계약으로 내몰리고 있는 이때에, 박근혜 정부는 임

기 내에 ‘여성의 경력단절’이라는 용어가 사라지도록 하겠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시간제 보육반 신설 등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우리는 정부에 묻고 싶다.

정말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으로 여성노동 현실을 바꿔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여성노동계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에게도 묻고 싶다.

이에 여성노동자회는 20대에서 60대까지 세대별로 여성노동자들의 일 경험과

일에 대한 욕구, 그리고 좌절의 경험을 직접 들으며 여성노동자들이 원하는 여성고

용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연구를 기획하게 되었다.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20대에서 60대까지 세대별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이력은 어떠하며 노동이력에 가

장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인가?

2. 세대별로 여성노동자들의 현재의 노동경험은 어떠하며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

는가?

3. 본인이 생각하는 일의 의미는 무엇이며 좋은 일자리의 조건은 무엇인가?

4.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용율 70%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며 지금 가장 필요한 여성고용대책은 무엇인가?

2 . 연 구 방 법 및 대 상

본 연구는 심층면접을 통한 사례 연구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인터뷰어는 전국 11

세대별 여성노동자 일의 욕구와 현실의 간극

일자리 하나라도 똑바로 만들어야

임 윤 옥 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

특 집 ❸ _ 세 대 별 여 성 노 동 자 들 의 일 경 험 을 듣 다 ①

지난 11월 7일에 진행되었던 2,052명 여성들의 일 경험과 노동 욕구를 통해서 본 대안 모색 토론회 ‘여성노동

정책은 없다’ 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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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일하는 여성 3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개 지부 여성노동자회 평등의 전화 활동가들이 수고하였으며 인터뷰 대상자는 총

22명이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20대 4명, 30대 미, 기혼 포함하여 7명, 40대 5명,

50대 3명, 60대 3명이다. 이들 중 정규직은 6명, 비정규직은 16명이다. 연구참여자

일반 현황은 ‘여성노동정책은 없다’ 토론회 자료집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3 . 연 구 내 용

1) 초졸에서 대졸로 수직 상승된 여성의 학력 효과 비교

60대 여성노동자 연구참여자 20, 21, 22는 모두 초졸이다. 이들은 ‘여자들 글공

부 시켜서 뭐하느냐 그냥 지 이름자만 알면 됐지.’라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었으며 ‘나’라는 존재 없이 여성의 성역할에만 충실한 채 자신의 꿈을 포기

해야만 했다.

시집이라고 와가지고는 오로지 이제 그 친정엄마들이 시어머니한테 잘해야 된다. 시아버지한테 잘

해야 된다. 니는 죽어도 그 집 귀신 돼야 된다. 이렇게 그게 말이 여기 머리에가 박혔지. 나라카는 존

재는 없었지.(연구 참여자 20)

50대 여성노동자 연구 참여자 17, 18은 고졸이다. 이들은 결혼 전이나 후나 지속

적으로 가사노동과 임금노동을 병행하며 쉼 없이 일 해왔다. 결혼과 동시에 퇴직이

라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노동이력을 만들 수 없었고 IMF

등으로 부족한 가계 수입을 위해 아이를 돌보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50대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이력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은 결

혼=퇴직과 전적인 양육부담, 그리고 가계 수입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만 했는데

그마저도 아이를 돌볼 여건이 되는 일자리여야만 했다.

정수기 부품을 만드는 전자회사였는데 창문도 없는 회사에서 납땜 하는 일이였어. 일단은 동네에서

가까우니까 애들이… 여섯시 안으로는 집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연구참여자 17)

40대 여성노동자 연구참여자 12~16은 1명만 고졸일 뿐, 3명은 대학교 졸업, 1

명은 대학원 졸업으로 여성의 고학력 시대를 실감하게 한다. 참여자 12, 14는 대학

교 졸업인데 육아 전념을 위해 10년간 경력이 단절되었다가 비정규직 방문간호사,

초등학교 시간제 돌봄교사로 다시 일을 시작하였다. ‘애들을 맘 놓고 맡길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아마 다들 쉬지 않고 일을 할 거 같다’며 보육 인프라 부족이 경력단

절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비정규직으로 있다 보니 ‘내가 계속 일을 했더라면, 내가

학교 다닐 때 저 친구보다 부족한 게 없었는데’라는 생각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고 말한다.

30대 연구 참여자는 모두 7명으로서 4명은 비혼이고 3명은 기혼이다. 앞에서 말

한 대로 대졸 2명, 대학원 재학 중 1명, 대학원 졸업이 4명으로 가장 학력이 높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에서 커피심부름, 여성에 대한 급여, 직위에서의 차별, 결혼이나 가정사로 인

한 퇴직강요 등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대학은 전문성을 키우고 학문을 쌓는 과정을

수료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은 학력이나 경력이 짧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었거든

요. (사회에 나오니 대학에서 생각했던 것과 같았어요?) 아니요. 저도 포함해서 특히 여성들은 결혼

이나 육아로 퇴직을 많이 하더라구요. 제 주변을 보면, 제가 일반 회사에 다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

겠지만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래요. 학력과는 무관하게 여성들이 놓이는 위치는 같아요.(연구

참여자 10)

“남편이 돈 많이 못 벌어와? 집에서 애 키우면 되지 왜 나오려고 해?” 이런 시선으로 보는 거예요.

나는 절대 남편이 돈을 못 벌어 와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나는 내 일을 하고 싶어서 일을 하는 건데

“아, 쟤는 맞벌이 부부는 왠지 집에 가정이 힘드니까, 오죽 했으면 마누라가 나와서 일을 해?” 이런

시선이 너무 힘들죠, 사실은.(연구 참여자 11)

30대 여성들이 만나는 성차별적 노동현실은 여전하다. 대학 졸업, 아니 대학원

졸업이라는 남자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학력을 갖추었지만 30대 여성들은 기혼

이든 비혼이든 노동시장에서 ‘학력과 무관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연구 참여자 중 20대는 4명이다. 20대들도 이미 노동시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하

고 있다. 여성들은 이력서 상의 스펙 한 줄 보다 예쁜 외모가 더 취업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여자는 곧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즉 재직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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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일하는 여성 3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이 짧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능력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부서에 손님

이 왔을 때도 신입여직원이 차를 타주는 관행도 지속되고 있었다.

남의 부서에 손님 왔다고 내가 차 타주는 거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거는 101호 손님 왔는데

102호 애가 뛰가 가지고 차 타주고 손님 대령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의 부서

왔을 때는 그냥 은연중에 쓱~ 발 뺐어요. 안 해줬어요. 그러니까는 은~근히 자기들이 하더라고요.

할 줄도 알면서 그거는 이 신입사원만 이 회사 사람 아니잖아요?(연구 참여자 4)

이렇게 60대에서 20대까지 세대별로 여성노동자의 노동 이력에 가장 영향을 미

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60대의 여성이 공부가 꿈이었다면, 50대 여

성은 평생직장이 꿈이었다면, 40대 여성은 10년의 경력단절 후 비정규직 입사로 그

꿈이 좌절되고, 30대 여성은 짧은 경력단절을 선택하지만 비정규직과 모성 이데올

로기에 낀 세대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20대 여성들 중 일부는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여유롭게 살아가는 주부’가 되는 것이 선망이 되었다. 이것이 세대별

로 경험한 여성노동현실이다. 여성들은 노동의 주체로서 일에 대한 욕구와 성취동

기는 높아졌지만 ‘애 딸린 아줌마’는 온전한 노동력이 되지 못한다는 편견 속에서,

결국 결혼하면 퇴직 할 것이고, 그리고 아이는 엄마가 양육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

에 퇴직이 자연스럽다는 가부장적 통념과 성역할 이데올로기 속에서, 고학력이라

는 학력효과만으로는 성차별적 노동현실을 바꿔놓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2) 평등노동을 가로막는 벽 - 비정규직과 모성이데올로기

(1) 3無 시대(무법천지, 무권리, 무시)를 살고 있는 여성비정규직 ‘을’

정말로 노동조합도 없고 그런데는 정말로 인간 개 취급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거는 전연 최저임금뿐

만 아니고 지키지도 않거니와 연차, 월차 하나 없고요. 그런 데가 많습니다. 지금 너무 너무 억울하

고 하는 데가 많습니다.(연구 참여자 21)

저는 굉장히 좀 제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어서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고 정말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한 이년 반 에서 삼년

일했을 때부터는 이 사람이 일하면서 저에게 모멸감을 주는 걸 정말 참을 수가 없어서 아, 그냥 당

장 지금 옥상에 올라가서 자살을 할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연구 참여자 3)

시간제로 그렇게 비정기적으로 봉사자로서 일을 한 4시간짜리 했을 때? 근데 오히려 지금은 아침에

8시간 근무를 하는 사람이지만 그 8시간 근무를 하는 게 그때보다 덜 힘들어요, 선생님. 사람이 몸이

힘든 거는 살 수 있거든요, 사실은. 근데 사람이 마음이 힘든 건 참 힘든 것 같아요.(연구 참여자 10)

20대에서 60대까지 노동경험을 살펴보면 근로기준법은 무용지물이며 5, 60대

청소용역직 여성노동자는 ‘인간 개 취급을 당한다’고 호소할 만큼 ‘무법천지’이다.

20대에서 40대까지는 파견직, 공공부문 비정규직(방문간호사, 평생교육사, 초등돌

봄교사, 교육복지사 등)으로 일하며 비정규직보호법,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정한 권

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한 채 ‘무권리’ 상황에 처해있다. 심지어 계약직이 시간제로

전환되어 초단기 근로 계약 강제로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자존심도, 자신감도 가질

수 없는 시간제 일자리 희생자가 되고 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스스로 언제든

교체 가능한 부속품이라 느끼기 때문에 ‘무시’와 모멸감 속에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

질 수 없는 주변인이 되어 가고 있다.

(2) 여성노동 착취의 3대 요인 : 비정규직, 모성이데올로기, 신자유주의 정부

직장 내에서는 “아줌마여서 저래.”라는 얘기 듣기 싫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 되고 그리고 나는 퇴근

시간만 되면 더 마음이 바빠지는 그런 게 있는데 티는 내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점심시간까지

저는 일을 해요, 어쩔 수 없이. 남들한테는 다이어트 때문에 안 먹는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내 내막

은 좀 더 애기한테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점심을 거르고 일을 해요.(연구 참여자 11)

일과 양육을 양립시킨다는 거 자체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거 자체가 내가 무슨 슈퍼우먼이 되지

않고서는 힘든 거 같아요. 어제 같은 경우도 제사를 지내야 되는데 제사음식을 미리 준비를 해놓고

출근을 해야 되고 또 와서 제기 닦고 뭐 이러니까 체력이 완전 소진이 되고 또 내일을 위해서 애기

를 또 맡겨야 되고 스케줄이 계속, 그니까 다이어리를 2개, 일, 가정 이렇게 2개를 관리하고 있는 내

자신이 어떻게 보면 슬프기도 하고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나, 나는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나 이런 생

각이 들면서….(연구 참여자 11)

Page 21: 일하는여성99

40 일하는 여성 4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일과 가정을 양립하려는 여성은 ‘슈퍼맘’이 되어야 한다. 결혼 전 비정규직(혹은

정규직) - 경력단절 - 시간제 일자리라는 노동이력을 거부하고 노동시장에서 대우

받기를 원하는 여성은 점심을 거르면서까지 일해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아니

면 일에 대한 욕구와 성취동기를 희생해서 스스로 승진 같은 건 포기하고 작은 임금

에 만족하며 직장에서도 서브, 가정에서도 서브라는 보조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살

아남는다. 그리고 정부는 이 모든 차별을 지속시키며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

부 스스로 나쁜 사업주가 되어 여성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복지 확대를

통해 일하는 여성을 지원해야 하지만 시장화 정책으로 이를 무시하고 육아는 여전

히 여성의 부담으로 남겨놓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성역할 이데올로기로 정당화

한다. 가부장성과 성역할 이데올로기는 신자유주의의 남, 녀 분할 지배를 정당화

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3) 갑도 아닌, 을도 아닌, 병 중의 병 시간제 일자리

시간제 일자리만 하면 뭐해? 안정성이 없잖아? 안정성이 없으니까 그것이 제일 문제인 거지.(연구

참여자 14)

만약에 시간제 일자리를 한다고 하면 그 일에는 책임감도 없고요. 그거는 일한다고 말할 수가 없지

요. 그냥 다녀가는 거죠. 다녀가는 거. 그니까 아르바이트… 근데 일하러 나온 사람들은 일을 하러

나오기 때문에 거기에서 내가 인정도 받아야 되고요. 그 일한만큼 보수도 따라야 그렇게 내가 일과

하나가 되어서 발전해 나가고 깊어져야 되고 하는데 시간제 일자리는 그거는 돈도 안 되고 일도 안

되고 책임감도 없고 그거는 일이라고 일자리라고 얘기하면 안 되는 그런 일자리 인 거 같아요. 되고

요.(연구 참여자 12)

문제는 그 비정규직처럼 이게 현재 상황에서는 악용이 된다는 거죠. 예를 들면 진짜 필요한 이런 의

도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그냥 기존에 있던 계약직을 좀 더 저렴하게 쓰기 위해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한다든가 계속 고용이 안 되는 형태로 이런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놓고 성과를 보고를 하

고 그 자리가 없어지면 약간 불안정한 일자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서 질이 나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 것 같고….(연구 참여자 6)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기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불안을 넘어서서 고용시간까

지 불안정한, 불안정의 끝판왕 같은 일자리라고 말한다. 결국 고용주로서 고용의무

를 가장 최소화하여 가장 쉽게 부려먹을 수 있도록 최적화된 고용형태가 바로 시간

제 일자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취미 삼아 일하는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일자리

라고 한다. 즉 시간제 일자리는 경력단절 후의 여성들을 더 싼 임금으로, 산업예비

군처럼 필요할 때마다 아무런 보호책임 없이 사람을 부리려는 일자리 정책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을 갑도 아닌, 을도 아닌, 병중의 병이라는 가

장 낮은 자리의 일자리에 처하게 함으로써 자신감도, 자존감도 가질 수 없는, 절대

일자리 대책이 될 수 없는 일자리인 것이다.

4 . 결 론

지금까지 60대에서 20대까지 22명의 여성노동자 심층면접을 토대로 여성노동자

의 삶과 노동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이며 노동실태는 어떠한지 알아보았

다. 본 연구는 왜 여성의 학력효과가 여성의 노동참여 확대에만 기여할 뿐 실질적으

로 여성의 지위개선이라는 변화를 가져오는데 실패했을까를 분석하면서 여성의 비

정규직화와 모성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상호 연관되어 여성의 삶과 노동을 억압하고

착취하는지 드러냈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는 하나는 상부구조, 하나는 하부구조

로 분리되어 이중체제로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톱니바퀴

로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의 기계처럼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노동자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의 조건은 첫째, 안정성, 둘째, 생활임금과

복지 보장, 셋째,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일자리, 넷째,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일자리(자기만족과 보람)이다. 우리는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신자

유주의 자본과 국가, 가부장성에 의한 여성의 식민지화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는 무

엇을 해야 할까? 여성노동자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어떻게 거대

한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아니 여성노동자의 외침에 얼마나 많은 여성, 노동자, 시

민이 공감할까? 라는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2017년은 여성노동자회가 30주년이

되는 해이고 대선이 치뤄지는 해이다. 화두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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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일하는 여성 4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올 여름에는 27세부터 46세까지의 일하는 여성을 만났다. 밥집에서 커피숍에서

사무실에서 그들을 만나 두 시간 즈음, 일로 시작해서 일로 끝나는 이야기를 나누었

다. 가장 놀랐던 건 다섯 명 모두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거였다. 나를 아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처음 보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상 만나서 녹음기 꺼내면 별로 할 얘

기가 없다했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놔 주었다. 그 후 몇 차례 감

사하다는 인사를 했으나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고마운 마음이 남았다.

심층조사 결과 발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고민이 깊었다. 일단은 아는 사람 몇

명만 와서 이야기 하고 가는 방법이 아니었으면 했고 되도록 젊은 여성이 많이 와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틀 동안 열기로 했다.

‘나는, 젊은 여성 노동자 - 아무도 아닌 누구나의 이야기’를 제목으로 첫날은 홍

효은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무도 꾸지 않은 꿈(2012)’을 상영, 감독과의 대화를 진

행했고 둘째 날은 심층조사 결과와 함께 젊은 여성들과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틀 동안 80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했고 장소도, 영화도, 토론회도 좋다며 기존

과 달라서 더 좋았다고 했다. ‘여노회’와 딱 맞는 느낌의 행사라고 평하는 회원도 있

었다. 우리끼리 하는 간담회가 아니라 누구든 편하게 와서 함께하면 좋겠다는 바람

대로 회원은 물론이고 회원이 아닌 분들까지 함께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아무도 꾸지 않은 꿈(2012)’의 홍효은 감독은 편안한 분위기와 진솔한 이야기로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연극영화 전공인 홍감독은 ‘켄 로치’ 영화에 감명 받았었지만 사실 ‘노동’이나 ‘노

동 운동’ 등을 좋게만 본 건 아니었다. 홍감독은 ‘사람이 신문 하나만 보면 편향 된

다’는 아버지의 철학으로 세가지 신문, ‘조·중·동’을 보고 자랐다고 했다.(좌중 폭

소) ‘법이 있고 법대로 하면 되는데 왜 투쟁을 해?’라고 생각할 만큼 법질서가 확고

하고 정당하며 그것이 수행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대학교 4학년 때 영화제작비를

벌려고 공장에서 두어 달 일을 하면서 ‘공장에서 일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며 거긴 다른 세상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시나리오를 쓰려고 내려간 구미 공장에서 친해진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다

가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영화가 나왔다. 영화에는 총 15명의 여

성 노동자들 이야기가 담겼다. 영화 제목에 대해 묻자, 영화를 찍을 때(2010년)는 2

년 뒤 삶도 함께 영화에 담으려 했으나 실제 사람들과 연락도 어려웠고 연락된 친구

들도 2010년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거나 꿈과 멀어져 있었는데 그때 든 생각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자체가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을 살고 있지 않나’라고 생각했

다고 답했다.

영화를 찍고 난 후 노동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정리 안 된 것도 많지

내 일과 내일을 꿈꾸라

세대별 일하는 여성 심층면접 조사 결과 토론회

최 수 영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경남여성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활동가

특 집 ❸ _ 세 대 별 여 성 노 동 자 들 의 일 경 험 을 듣 다 ②

지난 11월 13일 진행된 ‘나는, 젊은 여성 노동자 - 아무도 아닌 누구나의 이야기’ 첫날 홍효은 감독의 다큐멘터

리 ‘아무도 꾸지 않은 꿈(2012)’을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 진행 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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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일하는 여성 4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에게 인정받을 꿈이 꼭 있어야하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 역시 꿈에 대해 회

의적이었다며 항상 대충 둘러댔었다고 했다. ‘주’는 스물여덟인 동생에게 정규직 일

자리를 찾아보라 조언하기도 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홍

효은 감독이 누구도 꿈꾸었던 삶을 살고 있진 않더라 - 라는 말이 뱅뱅 돌았는데

지금의 현실이 꿈조차 꿀 수 없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다들 오늘을 살고 내일을 꿈꾼다. ‘주’는 외국에서는 남성들 대상의 가사

교육서비스 학원이 늘고 있다며 우리도 지속적으로 성차별에 대해 드러내고 가사

나 육아는 당연히 여성의 일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선’은 과학실험실

무원으로 일하며 많은 차별을 받았다며 노조활동을 하며 권리를 많이 찾았고 앞으

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현’은 각자 목소리 조절이 필요하고 20대나 소외계

층의 목소리도 많이 들어야 한다며 ‘미래의 환상이 아니라 지금까지 누적된 삶을 돌

이켜 보며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영역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원대하건 소소하건 꿈 하나 꿀 희망은 있기를. 영어단어에 목숨 걸기보다

뭐든 할 일 없겠냐며 세상에 당당한 젊음이길, ‘일터’가 ‘겪은 적 없는 다른 세상’이지

않길. 무엇보다 그 누구도 ‘아무도 꾸지 않은 꿈’을 살지는 않기를.

만 많이 느꼈다며 ‘공장에서 1년을 일하다보니 어느 새 관리자처럼 굴게 되는 걸 보

고 내가 노동운동 판에서 영상을 만들고, 세상이 변해야 하고, 바뀔 수 있고, 나는

이런 사람이고 - 를 말하는 것과 실제 덩어리 안에 들어왔을 때 나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계속 많이 느껴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나는 영화를 두 번 봤는데 두 번째 볼 때 더 좋았다. 처음 볼 때는 마냥 답답해서

가만히 앉아 볼 수가 없었는데 오히려 두 번째는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더 유심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영화 속 삽입된 최승자씨의 ‘시’는 의견이 분분했

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영화 중 ‘쉼표’라고 생각했고 만드는 감독도 어지간히 답답하

고 위로가 필요하나보다,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감독은 ‘우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거리를 두고자 했다고 했다. 그 덩어리 속에서 함께였기에, 자기 이

야기여서, 그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서가 아니었을까 생각됐다. 하고 싶은 이야기

가 더 많을 듯한 홍효은 감독의 다음 작품이 꼭 ‘노동’이 아니더라도 기다려진다.

그 다음날 진행된 토론회는 여성노동자회에서 진행한 ‘세대별 일하는 여성 심층

조사 결과 발표’와 22세부터 37세 네 명의 여성이 ‘일’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사회자와 객석에서 질문을 하면 토론자들이 대답하는 형식이었는데 가볍지만 가볍

지 않은 이야기가 오갔다.

나는 심층조사보다 난상토론에서 세대별 격차를 더 느낀 것 같다. 물론 개인격차

겠지만. 다소 20대 두 명에게 집중되기도 했고 묘하게 ‘내 딸 같아서’,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발언도 있었다. ‘무슨 일이든 내 할 일은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휴학도 하

지 않았고 대기업만을 찾지도 않는다는 ‘현’의 패기어린 대답은 어쩐지 ‘젊고 예쁘기

때문에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냐’는 질문을 되받았다.

토론자들도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다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고 관객

도 벽을 느꼈다거나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했다. 또 토론자들의 이야기가 별로

와닿지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좋았고 서로 이해하고

자 했으며 앞으로의 소통이 꼭 필요하다고 했으니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다.

특히 ‘현’이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내가 여성 노동자’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고 말하는 순간, 젊은 여성 노동자에 주목하는 이유 -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라는 이

름으로 드러나지 않는 현실에 꼭 필요한 의식의 환기가 아닐까 생각됐다.

여름부터 이어진 여성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이틀간의 토론회로 ‘꿈꾸는 삶이란

게 뭘까’를 생각했다. ‘공기’에게 꿈에 대해 묻자, 어렸을 땐 딱히 꿈이 없었다며 남

지난 11월 14일 ‘나는, 젊은 여성 노동자 - 아무도 아닌 누구나의 이야기’ 둘째 날 세대별 일하는 여성 심층조사

결과 발표 후 22세부터 37세 네 명의 여성이 ‘일’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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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일하는 여성 4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1 . 사 건 개 요

7월 중순 두 여성이 상담실을 방문했다. 성희롱을 당했고,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했다.

30대 초반의 두 여성은 정규직으로 입사했으나 6개월간의 수습사원이었다. 사업

장은 착시 미술관련 전시 기획을 하는 회사로 최근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하는 곳이

었고, 총 53명의 사원에 여성이 45명 정도 근무하는 곳이었다.

입사 2주 정도 되었을 때 전시 견학을 하고 상무와 저녁 회식을 하게 되었다. 저

녁을 먹고 술자리를 하게 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상무가 ‘성기’를 거론하는 음담패설

과 자신의 성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또 한 여직원의 손을 만지작거리고 손에

뽀뽀를 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여직원에게는 자신을 “화장실로 데려다 달라”고 하

면서 손을 잡아끌기도 했다. 밖으로 나와서는 어깨동무를 하고 안아달라고 해서 거

부했더니, “꼭 공격하겠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 날 이후, 상무가 업무적으로 외면을 하거나 작은 일에도 꼬투리를 잡아 혼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수습사원으로서 아무런 대응을 할 수

가 없었다. 성희롱에 대한 것도 참고 넘어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수습 2개월째 상무가 자신이 성희롱 했던 두 여사원을 불러 내일 당장 나

오지 말라며 해고 통보를 했다. 해고 사유는 업무적으로 미숙하고 사원들과 원만하

게 지내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급조한 티가 나는 업무 평가서를 보여주었

다. 하지만 사업주는 정식 해고 통지서도 주지 않았으며, 두 여성도 사직서를 제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여성은 며칠 후 노동부에 성희롱 진정을 하고, 동시에 노동위원회에 부

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상담실을 방문을 한 것은 사건 접수 후였다. 사건을 노

동부와 노동위에 접수했지만, 이후 대응 방향에 대해서 도움을 요청했다.

2 . 상 담 진 행 과 정

상담 과정에서 사업주가 노동위의 사업주 답변 기한을 연기하고 내담자 여성들

에게 합의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합의를 요청한 내용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

고 구제신청을 취하할 경우 한 달 치 임금을 보상하고, 노동부에 성희롱 진정 건도

취하하면 한 달 치 임금을 보상하겠다는 것으로 두 달분의 급여를 제시했다.

하지만 두 여성은 복직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

을 하면서 금전명령보상(3개월치 임금) 신청도 함께 한 상태였다. 그러므로 사업주

의 합의 요청은 거부했다.

상담실에서는 노무사에게 법적인 대응 방향을 자문했다. 노무사는 “취업규칙에

인사위원회는 어떻게 소집하게끔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정식으로 인사위원회가

열렸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해고 통지서를 서면으로 하지 않고 구두로 했다는 것

은 사업주가 불리하기 때문일 수 있다. 수습 기간을 이용해 해고하는 나쁜 사례다.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을 경우 이길 수 있다. 취업규칙을 보낸다면 검토해 보겠

다”는 의견이었다.

상담실에서는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평가서를 송부해서 자료 검토를 요청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변호사 상담일에 내담자들이 방문해 변호사 자문을 받기도 했

다.

변호사도 “평가서의 진위 여부가 중요하다. 평가표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평가

표가 정당한 것인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근로계약상 수습 기간이 6개월이므로

이 기간 안에 해고 할 수 없다. 합의금의 경우 나머지 4개월간의 임금까지 청구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상담 이후 내담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

평 등 의 전 화

수습사원이 ‘봉’이냐?

수습기간을 악용한 성희롱 및 부당해고 대응 사례

신 상 아 서울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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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일하는 여성 4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닌가 한다.

하지만, 내담자들이 합의를 함으로써 부당하게 인사권을 남용한 사업주와 성희

롱을 행한 상사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운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사건은 수습 기간을 업무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기간이 아니라 언제든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업장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수습 기간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해고 할 수 없으며, 정식 절차와 공

정한 평가 후에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수습 기간이 해고하기 좋은 기

간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건을 마무리하며 서른을 갓 넘은 이 여성노동자들이 겪지 않아도 됐을 이번 상

처를 딛고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가길 소망했다. 서울여성노동자회는 당신들을 응

원합니다.

리가 되었다고 했다.

이 후에 사업주 측에서 몇 차례 합의를 요청했으나 사업주가 애초에 제시한 2개

월 임금 보전 조건으로는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다.

하지만 내담자들이 합의를 거부하자 사업주가 부당해고 구제 신청에서 불리하다

고 판단했는지 원직 복직을 시키겠다고 문자로 통보했다. 채용 취소 절차가 완료되

지 못했으므로 정상 출근하라는 지시였다. 원직 복직은 내담자들이 원하지 않는 방

식이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노무사 자문을 구했으나 일단 원직 복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

주가 복직 시키고 정식 절차를 밟아서 해고할 가능성이 크다, 복직했을 경우는 원칙

대로 근무하되 불이익 사항이 있으면 꼼꼼하게 일지를 작성해 놓도록 하는 것이 좋

겠다는 답변이었다.

노무사 자문 내용을 내담자들에게 전달했으나 다시 회사에 복귀해서 근무한다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압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복직해서 근무하고 노동부에

진정한 성희롱 사건을 위해 최대한의 증거를 수집하고, 근무하면서 상사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자고 독려했다.

그러나 내담자들이 원직 복직 명령을 받은 다음날 노동위원회가 사업주가 합의

를 하기로 했으니 합의 의사가 있다면 노동위원회에 출석하라고 연락을 했다. 노동

위원회와 노동부는 이 사건이 수습 기간을 이용한 죄질이 나쁜 사항으로 사업주에

게 잘못이 있다고 보고 합의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기를 요구했다고 했다. 또한 사업

주에게 앞으로 예의주시하겠다는 경고까지 했다고 했다. 합의 내용은 내담자들이

요구했던 금액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었다. 그래서 내담자들은 합의를 받아들이

고 사건을 종결하게 된다.

3 . 마 무 리

내담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어 일정의 성과는 있었던 상담 사

례이다. 노동부에 성희롱 진정을 하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고 난

후 상담을 받았다는 것은 부당함에 대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스스로 행동했

다는 것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여성노동인권에 대한 의식도 높아가고 있는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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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일하는 여성 5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1995년에 만들어져 1996년부터 시행되어 온 ‘여성발전기본법’은 수범자가 국민

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그리 익숙한 법률이 아니다. 이 법은 헌법상의 남녀평

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등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

하고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즉 수범자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이다.

이 법은 1995년 여성정책의 청사진으로 탄생하여 근 20년 동안 커다란 변화없이

여성정책의 기본법으로 여성정책의 발전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국내외 여성정책

의 방향이 여성중심의 정책접근에서 성 주류화 전략으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발전기본법’은 여전히 전자에 치중되어 있어 여성정책의 변화와 발전을 담보

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여성발전기본법’이라는 제명이 가지는 개발

또는 발전론적 접근은 여성을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것으로 읽힐 소지가 있었다.

이런 비판을 받아온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변경하는 정부 개

정안이 지난 5월2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하여 2015년 7월1일부터 ‘양성평등기본법’

시대가 시작된다.

법률이 개정되는 것, 그것도 전부 개정되는 것은 많은 세력의 노력과 합의가 필요

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 법의 전부 개정 작업은 18대 국회에서 무산된 경험이 있

다. 2009년에 국회 여성위원회에서 ‘여성발전기본법’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개정하

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여, 여성발전기본법 전부 개정안으로 ‘성평등기본법안’을 발

의하였다, 이후 여성가족부도 2010년에 ‘여성발전기본법’을 ‘여성정책기본법’으로

개정하는 안을 정부입법으로 추진하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양 법안에 대한 여야 간의 입장 차이, 표면상으로는 법제명에 대한 입장차이

가 좁혀지지 않아 ‘성평등기본법안’과 ‘여성정책기본법안’은 18대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 되었다.

19대 국회 시작과 함께 ‘여성발전기본법’ 전부 개정에 대한 논의는 다시 본격화되

어, ‘성평등기본법안’(김상희의원 대표발의)과 ‘양성평등기본법안’(신경림의원 대표

발의)이 각각 발의되었다. 이후 국회여성가족위원회 대안으로 법명을 ‘양성평등기

본법’로 하는 여성발전기본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양평등기본법’이 현행 여성발전기본법과 비교할 때

달라진 내용 중 주요한 것은 아래와 같다. 우선, ‘양성평등기본법’의 목적을 ‘여성발

전기본법’에 있던 ‘남녀평등촉진’, ‘여성발전’에 대신해 ‘양성평등 실현’으로 변경하

였다.

둘째, ‘양성평등’의 개념 정의를 법정화하고, ‘성희롱’의 개념을 고용 상 불이익에

서 불이익으로 변경하고, 이익공여의 의사표시, 성적 요구를 추가하여 성희롱의 적

용 범위를 확대하였다.

셋째, 여성가족부장관에게 5년마다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한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도록 하였다.

넷째, 국무총리 소속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두어 양성평등정책의 중요사항을 심

의·조정하도록 하였다. 또한 중앙행정기관 및 시·도에 양성평등정책책임관과 필요

한 전담 전문 인력을 지정하도록 하여 정부 내 양성평등정책의 조정·협력·실행을

촉진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려고 하였다.

다섯째, 양성평등정책 촉진을 위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무 수행 과정에

서 성 주류화 조치를 취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성별영향분석평가, 성인지 예산, 성

인지 통계, 성인지 교육, 국가성평등지수 작성·공표 등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였다.

여섯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차별로 인하여 특정 성별의 참여가 현저히 부진

한 분야에 대하여 적극적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은 국

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적극적 조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국

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관리직 목표제를 비롯하여 정책결정과정·공직·정치·경제

활동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참여를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

칼 럼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 그 변화된 내용과 의의

박 선 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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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일하는 여성 5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경하고, 양성평등정책을 양성평등촉진을 위한 시책(성주류화), 양성의 균등한 참여

를 위한 시책, (여성) 인권보호 및 복지 증진에 관한 시책,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

한 시책 등으로 구분하여 현재까지의 여성정책의 범위와 내용을 모두 포괄하고 있

다는 것이다. 또한 정책으로 시행되고 있었지만 법으로 제도화가 되지 못했던 여성

친화도시조성사업, 국가성평등지수, 지역성평등지수 조사·공표 등을 법정화 하는

것을 통해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여성정책 추진의 법적 근거이자 기본지침인 ‘여성발전기본법’의 위상을 고려할

때, 여성발전 또는 여성개발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것은 커다란 발전이라고 할 수 있

다.

‘양성평등기본법’이 양성평등실현이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정

책입안자, 여성단체, 여성학계 등 다양한 세력들 간의 긴장과 협업이 그 어느 때 보

다 필요하다. 여성정책의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의 구조와 내용에 대한 고민이 시작

되어야 한다.

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일곱째, 경제활동참여를 위한 조치로서, 국가기관 등과 사용자에게 직장 내의 양

성 평등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고, 여성이 임신·

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하도록 하였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관계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하여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또한 일-

가정양립지원을 위한 시책의 범위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 확대, 가족친화적 사

회 환경 조성 등으로 확대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모성보호를 권리로 전환하고 그 대

상을 부성으로까지 확대하였다.

여덟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성차별 금지를 위한 시책 마련 의무를 부여하

고, 여성친화도시 지정과 지원에 관한 사항을 신설하여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평화통일 과정에서의 남녀 동등한 참여 등을 명문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국내외 여성평화증진 및 통일을 위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국제개발협력과정에서도 양성평등 관점 반영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상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양성평등기본법’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여성을

발전의 대상으로 보는 발전론적 접근에서 벗어나 여성정책의 목표를 양성평등 실

현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국내외 여성정책의 중심이 여

성중심의 정책접근에서 젠더중심의 정책접근으로 나아가 성 주류화 전략으로 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여성발전기본법’이 여성중심의 정책접근에 치중되어

있어 여성정책의 변화와 발전을 담보할 수 없었던 문제를 극복하려고 했다는 것이

다.

두 번째 특징은 국가의 모든 정책이 성인지적으로 수립·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체

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장관에게 연도별 시행계획 점검과 조정 요청,

그리고 추진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 부여와 함께 이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것을 통해 연도별 시행계획의 수립과 시행에 있어서 실효성을 강화하였다. 또한 중

앙행정기관은 물론 광역자치단체에까지 양성평등책임관과 전문 인력을 두도록 강

제하였다. 그리고 여성정책조정회의에 대신하여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여 조

정·심의의 내용을 확대하여 그 기능을 강화하였다.

세 번째 특징은 법의 목적에 맞게 정책명도 여성정책에서 양성평등정책으로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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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일하는 여성 5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의 경우 1년 이상 근무하면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신규채용의 경

우 상시지속적 업무는 채용 시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어느 기간제법보다도 나은 고용안정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임금에서는 아직까지 차별이 심하다. 일당만 받고 일하다가 1년 계약으로

바뀌면서 퇴직금도 생기고 연차수당도 신설되었고, 명절휴가비·교통비·장기근무

가산금·위험수당·가족수당·자녀학비보조금·맞춤형복지비 등이 신설되는 등 10년

동안 처우개선이 되어왔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비추어보면 여전히 차별이 심하

다.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기본급이 똑같고, 10년이나 20년이나 장기근무가

산금이 똑같고, 정규직은 월 13만원의 급식비가 지급되지만 비정규직에게는 0원이

다. 어떤 직종은 수당이 지급되고 어떤 직종은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임금지급방식이 연봉제에서 월급제로 변경되면서 방학 중 임금이 없어 고

통을 겪고 있다.

방중 비근무자들은 방학이 되면 휴식을 하면서 학기 중을 대비해야 하는데 휴식

은커녕 오히려 생계비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출산을 해야 한다.

2001년 가을, 광주의 한 초등학교 급식조리원들이 생리휴가를 쓸 수 없다며 여

성노조 광주지부를 방문하여 처음 접하게 된 학교비정규직. 그 후 여성노조에서 급

식조리원들의 근로실태 조사를 실시하였고 2002년 영양사·사서·과학실험원 등 학

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이 대거 가입하여 교육청과 교육부를 상대로 토론회·집

회·파업 등 지속적으로 투쟁하여 왔다. 다른 노조에서는 2010년 교육감 선출 지자

체선거 과정에서 학교비정규직들을 조직하기 시작하여 현재 학교비정규직의 조직

은 6만 여명에 이른다. 여성이 93%를 차지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들이 2012년 공

공기관에서 처음으로 전국적 총파업을 진행하였고 올해로 3번째 파업을 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의 파업이 해마다 진행되어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편을 토로하고 있

지만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물론 노동자들은 본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하여 투쟁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들이 유독 파업이라는 강수의 투쟁

을 전개하는 것은 한 학교에서 근무하는데 신분 때문에 비정규직 차별이 심하고 처

우개선의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비정규직들의 투쟁은 여성노조를 시작으로 13년이 되고 있다. 처음

에는 하루살이 일당제에서 1년 계약직이 되고 무기계약직이 되는 등 고용안정 측면

에서는 많이 나아졌다. 특히 교육부가 올해 발표한 처우 개선안에서는 기존근무자

현 장 의 이 모 저 모 ❶

정규직 급식비 월 13만원·비정규직 급식비 0원, 어느 학교비정규직이 싸우지 않겠는가!

최 순 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

지난 11월 20일 ‘평등한 일터, 학교비정규직 차별 철폐 우리 힘으로’를 외치며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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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일하는 여성 5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하늘을 찌를 듯이 함성을 질렀다.

또한 교육부가 문제 해결 의지가 없어

11월 24일부터 정부예산안을 심의 하는

국회를 상대로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예

산확보를 위해 투쟁을 하였다. 12월 24일

기자회견, 민주당 원내대표 면담, 국회 앞

무기한 철야농성 등을 진행하였고 12월 1

일에는 많은 조합원들이 모여서 촛불문화

제도 진행하였다. 그러나 12월 2일, 국회

가 우리의 목소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학

교비정규직의 처우개선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채 2015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비

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용어일 뿐이라는 것이 새삼 확

인되는 순간이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시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국회의원과 박근혜 정부의 선거공약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는 학

교비정규직들은 없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학교비정규직들

은 좌절하지 않고 아직 끝나지 않은 지역교육청을 상대로 한 처우개선 투쟁과 교육

공무직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위하여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차별을 가르치지 않고 평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지만 비정

규직 차별이 만연하고 당연시 된다면 이를 보고 배우는 학생들은 뭘 보고 배우겠는

가. 학교비정규직들의 투쟁이 좁게 보면 본인들의 처우개선만 투쟁하는 것처럼 보

이지만 좀 넓게 보면 학생들에게 평등을 가르치는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교육부는

말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들의 처우는 참 많이 개선했다고’ 얼마나 차별이 극심했

으면 아직도 비정규직의 임금은 10년 일하면 정규직의 50%, 밥값지급·상여금이 지

급되지 않을까? 학교비정규직들은 학교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이 신분 때문에 차별

받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떨쳐 일어나 평등한 학교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

이다.

아이 분유값과 병원비 등 출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임금이 없으니 많이 힘들다’,

‘방학이라고 전기나 가스를 안쓰나요? 병원은 안가나요? 핸드폰 사용도 하지 말고

살란 건가요. 방학에 우리가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우리한테만 책임을 지우는

거 같아 너무 억울해요’ 등 하소연을 한다. 방학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급식

비도 마찬가지다. 정규직은 월 13만원 지급받지만 비정규직은 급식비도 받지 못하

고 월 8만원 정도 내면서 밥을 먹고 있다. 어디에서 일하건 밥은 먹여주는데 밥값도

신분에 따라 지급유무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따뜻한 밥 한 끼 마음

편히 먹고 싶다고 하는 파업을 누가 이해하겠는가? 파업이 능사는 아니니 파업 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11월 19일 교육부 장관도 만나고, 각 지부들은 교육감들도 만났

지만 예산타령을 하면서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비정규직 실태> (2014.4.1)

정규직 비정규직

기본급 호봉제 근속 상관없이 동일

장기근무가산금 상한 없음 상한 있음(10년이상 동일)

급식비 월 13만원 0원

명절휴가비 기본급×60%×2회 20만원×2회

상여금 성과상여금 등급별 지급 없음

올해 파업은 장기근무가산금 상한폐지·급식비지급·명절휴가비 인상·방중생계

대책마련·전직종 수당 동일지급 등을 주요 요구로 11월 20일~21일 전국적인 파업

을 진행하였다. 우리 노조를 포함 2만 여명이 참여하여 그동안의 분노와 처우개선

을 요구하며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파업을 하기 전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

는 교육감 면담과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지지단체들의 기자회견도 진행되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각 노조 조합

원들이 파업준비를 하자 경남, 경기, 광주, 대전, 강원, 제주, 세종 등 일부 진보교육

감 진영에서 급식비 8만원 지급과 장기근무가산금 상한 폐지 등을 하겠다고 발표하

였다. 여전히 보수교육감 진영에서는 답이 없다.

11월 20일 파업을 하고 국회 앞에 전국에서 달려온 조합원들의 얼굴에는 파업에

대한 부담보다는 차별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 정부와 국회에 대한 분노가 가득했고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한 조

합원들의 모습

Page 30: 일하는여성99

58 일하는 여성 5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레이테크코리아는 이마트, 알파, 다이소, 오피스디포, 모닝글로리 및 전국의 문구점, 해외

에 스티커, 라벨, 견출지, 펜시 제품을 생산, 유통, 판매하는 회사로 업계에서는 시장 매출

1위와 300만불 수출탑까지 수상한 사업장이다. 이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이었다. 레이테크코리아에서 중장년의 여성노동자들

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로 전한다.<편집자 주>

2013년 12월 31일 퇴근 전 30분 ‘새벽밥 먹고 출근하는 안성의 출근길’ 45인승

버스 폐지로 기막힌 새해 첫출근길….

3월에는 여성탈의실에 cctv 설치로 여성인권을 유린!! 5월 27일 자신이 최대주주

가 되던 날!! 여성노동자에게 폭언과 폭행으로 퇴사케 만들고 순종을 강요하면서

21c 현대판 종살이를 강요한 여성노동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레이테크코리아!!

5개월 노사분쟁 상황에서 국정조사 대상 사업장이 되니 부랴부랴 10월 24일 노

사 합의서에 사인하더니 1개월만에 출근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순응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강요하며 3일 동안 현장출입을 통제하고 추운 복도에 여성노동자들을 방

치한 레이테크코리아의 비상식적 인권유

린, 여성노동자 탄압!! 해도 해도 너무한

레이테크코리아를 국민 여러분께 고발한

다.

회사의 비상식적 행동은 2013년 6월에

최저임금 받지만 정규직인 여성노동자들

에게 비정규직 계약서, 알바 동의서를 강

요하였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을 아무 때나

쉽게 해고하려는 속내였습니다. 이도 잘

안되니 교섭할 때 철회해놓고 8월말 일방

적으로 안성으로 공장을 이전하였습니다.

출퇴근 길 힘들면 알아서 나가겠지! 막가

파식 공장이전, 해고수법에 더 이상 우리 자존심을 짓밟힐 수 없어 새벽밥 먹고라도

안성으로 출·퇴근길에 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절반이상이 회사를 떠나는 가슴 아

픈 현실에 많이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안성으로 이전하고 석 달 만에 평택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하더니

급기야 2013년 12월 31일 안성으로 가는 45인승 버스를 올해 첫 출근 날부터 폐지

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폐차 직전의 봉고를 타고 다니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그 봉고

를 타고 다닌 후유증으로 허리와 골반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수차례 기자회견과 노동부에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생과 죽음의 세월호를 타고 경

부고속도로를 넘나드는 위험성을 제기하였습니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레이테코리아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3월

첫출근날 탈의실에 불법적인 CCTV 설치, 5월 27일 폭언과 폭행으로 인한 여성노

동자 인권유린의 현장, 3번의 비상식적인 직장폐쇄였습니다.

회사의 직장폐쇄와 파업으로 내몰린 지난 5개월동안 여성노동자들은 노동부, 정

당, 여성가족부와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저희의 억울한 현실을 개선해 달라고 수차

례 얘기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노동자 인권유린으로 국정조사 대상 사업장, 불법파견 대체인력 사

업장으로 레이테크코리아는 사회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레이테크코리아 회사는 이

러한 사회적 주목을 피해갈 생각으로 10월 24일 ‘서울이전을 포함하여 노사 합의서’

현 장 의 이 모 저 모 ❷

여성노동자 인권탄압을 넘어 여성노동자 생존권 박탈하고 있는 레이테크코리아를 규탄한다

이 필 자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수석대의원

45인승 통근버스 중단 후 가져온 폐차 직전의

봉고

Page 31: 일하는여성99

60 일하는 여성 6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년을 연장할 수 있는 합의내용이 있고 작년 단체교섭시 누누이 자신이 약속했습니

다. 하물며 현재 레이테크코리아에 5명이 정년이 넘어서 일하고 있고 평택 서정리

에 포장인원 5명을 지난달 채용했으면서 말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오로지

조합원인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여성노동자의 일할 권리를 짓밟은

또 다른 여성노동자 인권유린이며 생존권을 박탈, 노조탄압입니다.

2013년 12월 말일에는 출근버스를 폐지하더니 2014년 12월에는 최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모습으로 노조탄압의 끝판왕임을 보여주고 있으니 얼

마나 기막히는 일입니까? 고령노동자 일자리 보장이란 사회적 흐름도 국가적 정책

에도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오늘이 세계인권선언일입니다. 세계인권선언문에도 다

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제 23조 : 마음 놓고 일하기 위하여

사람은 직업을 자유롭게 골라서 일할 권리를 갖는다. 노동조건은 일하는 사람에게 공정하

고 유리한 것이어야 하며, 일터를 잃지 않도록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제24조 : 마음 편히 쉴 권리

모든 사람은 휴식할 권리 그리고 여가를 즐길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에는, 너무 심한

노동을 하지 않게끔 노동시간을 적절한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정기적인

유급 휴가를 받을 권리가 포함 된다.

제 30조 : 권리를 짓밟는 권리는 없다

이 선언에서 말한 어떤 권리와 자유도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짓밟기 위해 사용될 수

없다. 누구에게도 어떤 나라에도 남의 권리를 파괴할 목적으로 자기 권리를 사용할 권리는

없다.

10월 24일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레이테크코리아의 모습에 저희 여성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합의를 환영한 정부 관계기관, 정당, 많은 시민단체들은 배신감을 감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이전 이후 레이테크코리아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합의위반에 대한 시정과

여성노동자들의 초보적 인권이 보장되도록 노동부에 이행과정의 철저한 지도, 감

독을 펼칠 것을 요구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 탈의실 및 기존 근로조건에 대한 교섭자리도 회피

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이전 과정에서 회사가 보여준 모습은 합

의정신과 정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형식적 이행과정

을 밟으며 면피하려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

간 문제시 되었던 여성노동자들 인권보장, 쾌적한 작업

환경 마련, 노사합의를 전제로 한 이행과정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조치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적재공간과 작업공간 확보’보다는 좁디 좁은 공간을

일방적으로 계약하더니 장소가 협소하니 일방적으로

작업형태 변경을 통해 기존 근로조건을 저하시키고 있

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노사가 이행세부사항으로 합

의한 여성휴게실, 탈의실, 탕비실은 없었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이 일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휴게실,

탈의실은 기존 복리후생과 관련하여 회사가 당연히 마

련해야 할 내용입니다. 2013년 9월 서울지방노동위원

회에서도 휴게실겸 식당을 협의해서 설치하라고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단체

협약에 적시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회사는 12월 9일 ‘음식물 반입 금지’ 공

고를 통해 점심식사마저 못하게 하는 파렴치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여성휴게

실을 마련해 달라는 여성노동자들의 요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이 이전 합의사항을 지키면서 하고 있는지 회사에 되묻고 싶습니다.

더욱 가관은 11월 28일 첫출근날부터 작업형태 변경, 순응 서약서를 강요하며 현

장출입을 통제하고 12월 2일까지 추운 복도에 여성노동자를 방치했습니다. 근로계

약서대로 일을 하면 되지! ‘회사에 순응을 서약’하는 노예 서약서가 웬말이입니까?

5월에도 순종을 강요하더니 여성노동자들을 뭐로 보길래 일할테니 문을 열어달라

는 요구도 묵살하고 서약서에 서명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행

위가 ‘11월 30일까지 업무개시’한다는 합의사항을 지키는 것으로 보이십니까? 일

년에 한 번하는 성희롱 예방교육도 책자 한번 보고 사인하라고 하는 등 저급한 인권

지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3명 여성노동자 전원 서울에서 근무하게 한다’는 합의 후 한 달 만에 정년을 이

유로 여성노동자 3명을 12월 말일부로 퇴사처리 한다고 통보합니다. 단협에도 정

여성휴게실에 불법 CCTV

설치. 노동자들은 점심식사

도 마음 편히 먹지 못한다.

Page 32: 일하는여성99

62 일하는 여성 6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어 느 날 카 톡 방 에 올 라 온 글

어느 날 서울여노 집행위 카톡방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노은혜 수녀님 환송식을 10월 17일 금요일 철산동 성당에서 한다고 박순희 언

니 연락 왔는데 여노는 어떻게 할 건가 하고 연락 왔어요.”

원풍모방 박순희 선배가 ‘여노는 어떻게 할 건가’라고 했다면 연배도 있으시고,

여노뿐 아니라 여성노동운동 전반에 걸쳐 일을 하신 분이란 얘긴데… 누구실까? 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은혜 수녀는 올해 87세가 되신 파란 눈의 외국인 수녀였다! 80~90년대에 노

동자들의 모임과 학습, 노조활동을 지원했으며, 노동자복지센터인 ‘광명만남의집’

을 설립했다. 여노와도 국제연대를 위해 번역, 통역을 해주시는 등 많은 일을 함께

했다. 스리랑카, 한국, 중국활동 후 현재는 본국인 미국에서 활동 중이신데 이제 마

지막 한국방문이 될지 모른다고 환송회를 마련했다는 것이다(환송회 준비는 ‘광명

만남의집’ 대표였던 조미수 현 광명시자원봉사센터장께서 많이 수고해주셨다. 이

하고 있으니 이러한 회사의 행동을 시정하게 만드는 것은 노동부의 역할입니다.

노동자들의 권리가 실현되도록 강력한 행정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불법적인 여성탈의실 CCTV 설치, 이제는 세계인권선언일 앞두고 초

보적인 쉴 권리도 일할 권리도 보장하지 않는 레이테크코리아에 대해 행정적, 사회

적 경종을 울릴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12월 10일 진행된 레이테크코리아 특별근로감독 실시 촉구지가회견 모습

은혜로운 분, 노은혜 수녀님2

이 부 민 서울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

현 장 의 여 성 들

2 이 글은 다음 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조미수. 「노은혜 수녀 일대기」. 1996년 철산동 만남의집 10주년 기념 자료집.

왕인순. 「우리들의 자매, 우리들의 수녀님, 메리놀수녀회 노은혜 수녀님」. 2012년 메리놀수녀회 100주년

기념 자료집

공지영. 「높고 푸른 사다리(2013)」,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2001)」

Page 33: 일하는여성99

64 일하는 여성 6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10월 17일 많이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철산동 성당에는 200여명의 사람이 모

였다. ‘광명만남의집’에서 준비한 정성 가득한 음식이 있었고, 아이들은 춤과 노래

로 함께 했으며, 사람들은 수녀님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

하고 있었다. 신(神)은 사람을 통해 말씀을 전한다고 했는데 노은혜 수녀님을 보며

그들 자신 또한 신의 도구가 되자고 다짐하는 것 같았다.

며칠 뒤 노은혜 수녀님의 삶과 사상을 「일하는여성」 지면을 통해 소개해 드리고자

바쁜 일정 중 잠시 허락을 얻어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하고 그녀가 소속된 메리놀수

녀회로 찾아뵈었다.

소 명 을 받 고

노은혜 수녀(Patricia Norton)는 1928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시에서 태어

났다.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서 학교도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곳을 다닌 까

닭에 소명의식이 싹 텄고 18세에 메리놀수도회 입회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1년만

이라도 대학 공부를 해보고 입회하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간호학

과 1년을 수료 후 입회하였고, 이후 간호 선교라는 하느님이 주신 소명에 충실하고

자 수련 과정을 마치고 학업을 이수하였다.

소명(召命)은 라틴어로 ‘부른다(vocare)’라는 어원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하

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그녀는 첫 부임지인 스리랑카에서 간호사와 간호학교 교육

자로 10년을 보내면서 제3세계의 비참한 현실을 접하게 되고, 특히 가난과 무지로

인해 죽어가는 아기들을 보면서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수도회의 명(命)으로 1964년에 한국 땅을 밟은 이후 빈민, 노동자를 위한 그녀의

활동은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노은혜 수녀님은 메리놀수도회의 미션이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달하라”인데

그 미션을 수행하려고 해도 ‘우선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1982년 미국 메리

놀 본부로 발령을 받을 때까지 18년간 한국에 있으면서 간호대학장으로, 부산

JOC(가톨릭노동청년회)의 ‘지도 수녀’로, 농촌 마을의 사제 없는 공소로 가서 농촌

의료 실정을 개선하는 활동으로 그 소임을 다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니 JOC(가톨릭노동청년회) 회원들을 통해 노동현장의 다음과 같은 고충 -

자기 공장에서 조금씩 노동조합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후 이를 사장이 알게 되어

고초를 겪었다는 얘기, 경찰로부터 미행당하고 취조 당한 얘기 이를테면 ‘점심때 무

슨 얘기하느냐?’ ‘퇴근하고 어디 가느냐?’ ‘외국사람(노은혜 수녀)은 무엇을 시키느

냐?’ ‘어떤 교육을 받느냐?’ 등, 그리고 데모 후 구타당하고 난지도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이야기 등 - 을 들었을 때 양심적, 종교적으로 도와주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는 더도 덜도 아닌 그 심정 그대로였던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1985년 노동문제와 관계되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자청해서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된다. 재입국 후 부천, 부평, 성남 등 가톨릭노동사목 센터를 두루 다

니면서 노동과 관계된 일을 준비하다가 1986년 4월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광명

시 철산동의 달동네에 집을 얻으면서 노동사목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사람들

에게 통상 ‘노수녀님 집’으로 불린 이 공간에서 ‘노동자 성서 모임’, ‘노동청년 교양

교실’, ‘노동자 문화마당’ 등의 교양학습을 열고, 모일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노동

자들에게는 방을 빌려주기도 하였다. 이 공간은 몇 년 후 ‘만남의집’이란 이름의 노

동자센터로 발전하였고, 현재는 지역 주민사업 센터로 변화, 그 역할을 이어오고

1990년 한국 KWWA–필리핀 KMK 교환프로그램 참여당시 윤혜연, 이제윤, 이철순, 최순영 등과 함께 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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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일하는 여성 6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이런 많은 일을 하시고도 한국생활에 대한 인상을 부탁드리자 “어려운데도 사람

들이 정의·평화를 위해 결심을 세우고 활동하는 것, 자신의 신체를 생각하지 않고

후배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admire(존경하다)”라는 표현을

하셨다.

노 은 혜 수 녀 님 이 우 리 에 게 주 는 의 미

공지영의 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2013)」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빵 없는 사람의 불행은 빵 하나로 해결되지만 빵이 너무 많아 불행한 이의 불행

은 대책이 없다’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 사회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풀

어야 하는 걸까? 인터뷰 진행과정에서 난 점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현

장에서의 실천이다!’

깊은 감동을 주신 노수녀님의 열정과 헌신에 다시한번 머리 숙여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있다.

당시 ‘만남의집’에서 여성노동자 교실을 하던 시절에 대해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왕인순 선배(현 서울여성노동자회 이사)는 이렇게 썼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만남의 집에서 주최하는 교육사업을 홍보하는

안내 전단을 새벽에 공단으로 출근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전달하던 수녀님 모습이

다. 머리가 하얀 서양인이 환하게 웃으면서 유창한 한국말로 전단 한 장 한 장을 정

성스럽게 전달하시던 수녀님 모습은 당시 여성노동자들에게는 무척 인상 깊었을

것 같다. 우리를 위해서 그토록 많은 일을 하셨던 수녀님께서는 새벽에 전단 배포

작업을 잠시나마 함께했던 우리들에게 고생한다며 너무 미안해하고 고마워하셨다.

사실 수녀님께서 우리들을 위해 해주신 노고에 비하면 너무 작은 것임에도 불구하

고 말이다”

달라이라마는 ‘종교란 친절한 마음’이라고 했는데 나는 사회운동도 친절한 마음

에서 비롯될 때만이 진정한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노은혜 수녀님은 친절한 마

음이 누구보다 많았기에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그 친절한 마음을 바탕으로 신

의 도구로서 열심히 살아왔기에 종교인으로서도 매우 충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노와의 인연에서 또 하나 빼놓을 없는 것은 국제회의나 교류프로그램 할 때마

다 통역을 해주었던 일이다. 1989년경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태국 방콕에 있는 아

시아여성위원회(Committee for Asian Women. 약칭 CAW)의 집행위원장으로

이철순 선배(현 한국희망재단 이사)가 있었기에 활발할 수 있었다. 이 두 분 덕에

한국여성노동자회(KWWA)는 국제 연대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 노은혜 수녀님

께서는 참여자들 중에서 가장 고령이었지만 젊은 활동가들보다도 더 진지하고 열

정적으로 참여하고, 쉬지 않고 열성적으로 통역해주시고 모든 일정을 함께 하였다

고 한다.

또한 한국여성노동자회가 1993년 6월부터 발간하여 아시아,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노동조합, 여성·노동단체 100여 곳으로 발송하는 영문 <Working Wo-

men>의 번역 작업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선전물은 지금도 한국 여성노동자

들의 현실과 투쟁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하여 발간되고 있다.

그 외에도 해외 단체로부터 기금을 지원받는 한국여성노동자회가 보고서를 제출

할 때도 영어번역과 타이핑까지 흔쾌히 해 주셨는데, 당시 여노 뿐 아니라 노수녀님

의 도움을 받은 단체는 여럿 있었다고 한다.

지난 10월 17일 노은혜 수녀님 환송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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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일하는 여성 6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서울시민인권헌장 파행과 박원순시장의 반동성애적 발언에 시작된 시청점거농

성이 지난 11일 해산했다. 점거 6일차였다. 불안 속에서도 길이 보이지 않아 몸을

던져야 했던 점거농성의 마지막 행사는 ‘승리보고문화제’였다. 박원순시장의 면담

을 이끌어내고 사과를 받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응당 당연하겠지만, 농성단에게는

승리라 부를 수밖에 없었던 하나의 선언이어야 했다.

험 난 한 여 정

농성은 시작부터 예측할 수 없었다. 시청 로비에 현수막을 걸면서부터 청원경찰

의 방해와 채증이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청사에는 반동성애 보수기독교 세

력들이 ‘하느님이 허락하신 서울시청교회 서울시청기도원’ 간판을 달고 동성애 반

대 기도회를 진행했다. 저녁이면 서울시 담벼락 전광판에 혐오가득한 문자들이 올

라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농성기간동안 혐오세력을 수수방관했다. 서울시장은 농

성단을 피해다니며 인권 대신 안보를 강조하고 ‘새마을’과 ‘보수’가 걸린 행사들에

참석했다는 기사들로 우리를 대면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인권헌장 관련 질문에

서울시는 복사와 붙여넣기로 일관했다. ‘보수와 소통하는’ 시장은 성소수자에게 귀

를 막고 등을 돌린 것일까. 초반 언론을 호도하며 헌장무산을 선포하던 서울시는 청

사에 냄새난다는 이유로 밥도 먹지 못하게 막고 일방적으로 전기를 끊는 등 사람 취

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시민으로서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시청을 점

거했다. 시장을 따라다니며 면담과 사과를, 소수자인권을 요구했다. 혐오의 파도

속에서 시장을 만나 면담을 하고 사과를 받아낸 것을 승리라고 부르는 것은 어색한

표현이 아니다.

성소수자 인권이 척박한 한국에서 시청 점거는 도박에 가까웠다. 해외의 성소수

자 운동사에도 전례가 없던 모험이었다. 준비부터 길을 알 수 없기에 기획단은 농성

5일 전부터 늦은 밤까지 회의를 거듭하며 매일같이 전술을 달리해야 했다. 아니, 성

패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적확하다. 인권헌장 파행 직후 성소수자

는 지역행정의 수장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직접 천명한 존재들이 되어 있었고, 곤두

박질치듯 시청 점거를 결의했기 때문이다.

점거 이후에도 사안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농성이 시작되고 며칠 지나지 않

아 서울시는 농성단의 강력한 요구에 17일로 면담일을 제안했다. 하지만 300여 시

민사회단체의 연명과 압박이 이어지자 10일 저녁 면담이 성사되고 다음날 농성이

마무리되었다. 매 순간 농성단 안팎에는 헌장과 관련된 글과 사진,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기록들은 현장을 전달하고 화두를 달리하거나 사안을 둘러싼 크고 작은 지

도들을 그려 보였다. 하지만 빠른 사안을 뒤따라가느라 바빴던 글들은 조금 지나지

당신의 인권이 여기에 있다

무지개농성단, 6일의 서울시청 점거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

웅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

시 선 ❶

지난 12월 9일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이 ‘무지개 농성장’ 지지방문을 다녀왔다. 그때 촬영한 구호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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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일하는 여성 7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았다. 주옥같은 문장들은 다시 수많은 성명서와 논평이 되어 벽보에 새겨지거나

SNS에 공유되었고, 노래와 율동이 되었으며 우리의 주장이 되었다. 손을 보태며 모

은 후원금은 수천만 원에 달했다. 농성기간 동안에는 연대를 표현하며 함께 참여한

이들의 발언과 강연, 문화제가 매일처럼 진행되었다. 그리고 농성 5일차 저녁, 시장

과 면담이 이뤄진 직후 농성단 참가자 전원은 이후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토론을 나

눴다. 시장에게 받은 사과는 농성이 가져온 성과였지만, 공표된 사과문에는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나 내용이 생략되어 있어 해석의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농성단의

조별 토론이 얼마 전 시민인권헌장 제정을 위해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는 방식과 공

통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서울시민인권헌장의 숙의를 따르는 농성단의 마지막

토론은 박원순시장의 기치였지만 그가 뒤엎었던 ‘심의민주주의’를 전유하고 재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점거농성은 인권의 개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던 기회였다. 보편인권의 추상

성으로부터 가시화되지 못한 구체적인 존재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언어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노력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1000만 대도시의 행정

관료수장과 면담을 이끌어내고 사과를 받은 것이나, 인권변호사 출신 시장의 반인

권적 행동을 지적하고 그의 초심을 건드린 것은 우리의 행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않아 묵은 글이 되었고 새로운 국면 뒤로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리고 지금, 농성이

끝난 이후에는 승리의 순간, 연대의 시간들을 기억하기 위한 감상과 편지, 사진과

영상들이 속속 올라온다. 우리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를 기록하

고 우리를 담았던 구호와 그림, 얼굴들을 보존하고 공유하는 것은 이후의 과제가 될

것이다.

평 가 와 과 제

농성장의 시간은 빨랐지만 평가의 호흡은 길어야 한다. 이번 농성의 중요한 평가

지점 중 하나는 우리 안에서 구호로만 다가왔던 연대와 자긍심을 몸소 체험했다는

것이다. 성소수자가 뼛속 깊은 차별로부터 침묵하고 냉담해지지 않으며 화내는 법

을 깨우치고, 싸울 수 있다는 힘을 발견한 점은 이번 농성의 큰 의미이다. 어디서 그

런 용기가 나왔을까? 아니, 질문은 다시 던져져야 한다. 그동안 성소수자들은 어떻

게 그런 자신감을 표출하지 않아왔을까? 존재를 부정 당하는데 저항하는 것은 동시

에 자긍심을 높이는 행동이기도 했다.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시장의 언급에

유령이 되어버린 성소수자들은 시장의 그림자를 자처하며 그의 일정을 쫓았고, 그

의 면전에 성소수자의 외침을 각인시켰다.

무지개농성은 성소수자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농성기간동안 사회각계의 지지와

연대가 이어졌고, 연대는 참여로 이어지면서 성별과 성적지향을 가리지 않고 농성

의 주체가 되었다. 시청 인근에서 농성하는 이들의 지지와 방문도 매일같이 이어졌

다. 시청 뒤에서 고공농성중인 씨엔앰 노동자들은 매일같이 연대를 표하고 농성에

함께하며 방해하는 혐오세력들을 막아줬다. 수 년째 농성중인 쌍용차 노동자, ‘장애

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농성장에는 깔개와 침낭을 빌려줬고, 광화문 농

성장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몇 달간 덮었던 담요를 내어주었다. 참여하지 못하

는 이들은 멀리서 후원금을 보내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배제된 삶들이 길 위에

서 차가운 손을 잡고 호흡을 같이함으로써 삭제된 이름을 찾을 수 있는 힘을 발견한

것 또한 이번 농성의 중요한 평가지점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목소리는, 거리 위의 연대는 수많은 구호들로 만들어져 시청 벽

에, 로비 바닥에 모자이크처럼 그려 모아졌다. 구호는 그림이 되었고 사진으로 남

지난 12월 9일 ‘무지개 농성장’ 지지방문 사진.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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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일하는 여성 7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2015년 8월 29일 전국여성노동조합이 15년이 되었다.

새해를 국회 앞에서 맞을 만큼 정신없이 시작된 올해 15주년을 염두에 둔 별도의

사업계획을 잡기는 어려웠지만 5, 10으로 떨어지는 숫자는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

야 한다는 색깔로 반짝이고 있었다. 기왕하는 토론회를 15주년답게 하기로 했고,

해마다 하기로 했지만 2013년 학교비정규직 투쟁에 제껴 두었던 비전 사업을 하기

로 했다. 8월 29일 수도권과 주변이라도 축하하도록 가까운 가톨릭청년회관을 예

약했다. 그러나 결국 예약은 취소, 기념식보다는 실속있는 프로그램 중심으로 15년

을 기념하기로 했다. 8월 29일 사무실이 있는 4층 식당에서 정말 가까운 사람들의

진심어린 축하를 나누는 조촐한 기념식을 하였다. 조합원과 함께 하는 큰 행사는 미

루었지만 자매조직과 수도권지부의 간부들, 그리고 여성노조의 자랑 88CC 분회 조

합원이 함께 한 기쁜 날이었다. 또 원래 15주년 계획에는 없었지만 유일한 여성노

동자의 상 ‘김경숙상’이 신설되고 그 첫 수상자로 88CC분회가 선정된 것은 우리에

게 정말 둘도 없는 15주년 선물로 여겨졌다.

‘비전 찾기’라는 이름의 사업이 진행되었다. 우리의 자매조직이며 여성노조를 근

거리에서 지켜봐온 일하는 여성 아카데미와 함께 했다. 토요일과 공휴일에 쉬어야

하는 지부장들이 시간을 내고 머리를 쥐어짰던 핵심그룹 워크숍 3일, 제주도라는

좋은 환경에서 토론과 쉼을 함께 하기로 한 2박3일의 상근자 워크숍을 함께 하면서

우리는 결국 창립선언문에 있는 처음 마음이 바로 우리가 찾던 비전이라는 것을 다

시한번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농성은 결집력과 연대를 몸소 체험함으로써 이후 투쟁의 가능성과

힘이 결집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단적으로 아웃팅 방지를 위해 제공되

었던 마스크를 쓴 사람이 농성 마지막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점은 놀라움으로 남

는다. 삶의 터전이나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은 커뮤니티 일원들에게 삶의 존재와 공

간을 집단적으로 차지하는 경험은 자긍심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농성은 삭제된 시

민, 시장이 지지하지 않는 성소수자가 시민으로서 공적 존재를 증명하고 자신의 존

엄을 지키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보편인권은 중요하지만 동성애는 지지하지 않는다’, ‘동성애는 반대하지 않지만

인정할 수 없다’는 명분은 성소수자에게 이름이 삭제된 채 존재하라는, 드러나지

말고 존재하라는 폭력이나 다름없다. 강요된 침묵을 깨기 위해서는 존재를 드러내

기 위한 오랜 열망과 이를 조직해 낼 수 있는 전술이 필요했다. 전술을 계획하고 실

행하기 위해서는 이를 준비하기 위한 활동가들의 연대와 대중의 참여가 필요했고,

그 에너지는 20여 년 동안 질곡을 겪으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만들고 욕망을 드러내

기 위한 시간을 쌓아온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성소수자 인권운동으로부터 나올 수

있었으리라. 농성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체념과 회의를 갖기 전에 마주하며 생각을

나누고 느낌을 공유할 동료를 확인했다. 어떻게 손을 내밀고 공동의 언어를 만들어

갈 것인지, 어떻게 화를 내고 분노할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농성을 해산한 바로 다음날 한겨레에는 광주인권헌장과 인권조례 반대광고를 버

젓이 싣고 ‘반대도 하나의 의견’이라는 변명이 이어졌다.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으로

선정된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는 보수기독교 세력의 훼방에 의해 무산위

기에 처해있다. 그리고 연대방문을 왔던 이창근 쌍용차 노동자는 방문 직후 70미터

굴뚝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새해는 혐오에 맞서고 인권을 안건 취급하

는 공직자들에게 항의하는 활동들이 가득하리란 예감이 든다. 농성이 만들어낸 응

집된 에너지는 이후 목소리와 행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제는 성소수자운동이

성소수자만의 운동이 아님을, 사회의 모든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해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호흡을 코로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지금 성소수자와 장애인, 여

성, 노동자, 빈곤층의 인권은 모두의 인권임을 알게 되었다. 기나긴 투쟁을 함께하

기 위해 여기 있는 우리는 온 몸으로 큰 숨을 들이쉰다.

15살 전국여성노동조합, 멈출 수 없는 변화의 기대

나 지 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시 선 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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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일하는 여성 7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큼직한 행사보다는 조촐하고 실속 있는 기념과 다짐으로 지낸 15년의 해, 여성노

조가 이제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구체적으로 미래를 고민하는 나이로 한 단계 발

전하기를 바란다. 2015년에 계획한 여성노동연구도 조직 활동에 풍부함과 희망과

자매애를 더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어둡고 가장 힘들 때 빛이 보이는 작은

구멍을 발견하는 일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그 어둠속에서는 혼자가 아니고 함께

있으므로 더욱 안심이 된다.

‘여성노동자의 든든한 벗’으로 더욱 성장하는 전국여성노동조합에 더 많은 이들

이 함께 하고 더 많은 밝음을 비추어내기를 미친듯이 빌어본다.

“…우리는 미조직 여성노동자에게 노동 3권이 보장되고, 단결된 힘을 통해 권익

개선을 해나갈 수 있는 조직운동을 선언한다. 우리는 일하는 여성의 요구를 최우선

과제로 안고 직장과 업종을 넘어서는 큰 단결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조

직 노동자 조직화의 모범을 만들고 전체 노동자의 단결권 확대에 기여해 나갈 것이

다…”

2014년 아직도 여성노조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무척 필요한 조직이고 여성노동자

에게 맞는 활동방식이 강화되어야 할 것을 다짐하였다. 활력 있는 활동을 위해 상근

자들이 먼저 매해 비전을 고민하고 함께 하는 것으로 에너지를 얻어야 하는 것을 재

확인하였다. 해마다의 상근자 수련회를 계획했고 조직 확대를 위한 실천계획을 다

짐하는 시간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11월말에야 ‘일터와 삶터의 경계에서 노조하기’라는 제

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작은 가장 열악한 고용형태의 하나이며 노조로 조직되

지 않고서는 고용안정도 처우개선도 불가능한 ‘간접고용 여성노동자 조직화’ 내용

이었으나 결국은 여성노조 고유의 조직운영방식과 조직화 방식에 대한 되새김과

앞으로 조직화와 활동의 범주를 지역으로 더 넓혀가자는 제안이 있는 토론회가 되

었다.

지난 8월 29일 진행했던 전국여성노동조합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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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일하는 여성 7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고민은 계속됐다. 7월 12일 요코하마로 출장을 가던 때부터 지속됐던 그 고민.

‘활동가가 잘한다’는건 뭘까?

솔직히 뭘하러 가는지도 자세하게 모르고 7월 12일 새벽 4시에 4박5일로 일본

요코하마로 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해외출장이 확정된 즈음부터 정신

없이 바쁘다가 전날 1박2일로 선전홍보교육을 진행하느라 사무실에서 자고 온 터

라 피곤할 따름이었다.

요코하마 일정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사회학대회 노동분과 활동가세션 프로

그램이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박사학위 필드워크(현장연구)를 했던 제니퍼

천이 십몇여년이 흘러 사회학 노동분과에서 권위있는 연구자가 됐고 예전 인연으

로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를 초청한 것이다.

이미 내가 요코하마에 도착했을 때는 1천여명의 사회학자들이 세계에서 몰려왔

다고 한다. 자신의 연구성과를 알리고 정보를 얻기 위해 큰 회의장에서 돌아다니며

발표하고 발표를 경청하는 것이 세계사회학대회의 모습이었다. 연구 관심사가 같

은 연구자들끼리 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노동쪽 몇몇 연구자들이 아

시아쪽 노동활동가를 초청해 함께 대화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었다. 요코하마에 도

착해서야 무슨 일정인지 대충 파악한 나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불안해지기 시

작했다.

지금까지 참가했던 국제회의는 같은 호텔에서 먹고 자고 회의하기 때문에 별도

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호텔 밖을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행사장 근처 호텔은 사회학

자들이 이미 다 장악해 통역자와 나는 매일 호텔에서 지하철을 타고 워크샵 장소까

지 30~40분을 이동해야만 했다.

사회학이라 하면 각종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일 터. 노인, 청소년,

이주민, 여성, 인구, 종교, 가족 등 사회학의 다양한 분야 중 나를 초청한 분과는 ‘노

동분과’였다. 사회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목적은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 활동가와 목적은 비슷한 사람들이 아닌가?

그렇지만 우리를 초청한 연구자들은 아무래도 활동가들을 도와주고 싶거나 연구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순간순간 내가 ‘대상화’되고 있다는 생각에 불쾌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온김에 뭐라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영어로 대화도 안되는 판에

매순간 집중해야 했다.

활동가세션에 초청받은 홍콩, 버마, 대만 노동운동 상황은 초창기라 이미 부흥기

를 지나 재도약을 고민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는 많이 달랐다. 그들은 한국의 노동

운동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노동운동에

서 ‘여성주의’가 필요하다는 내 ‘신념’을 말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각국의 상황을 설

명하기보다 활동가들의 생각을 순서대로 말하는 형식이어서 참가국들의 구체적인

노동운동 상황을 알기는 어려웠다. 다만, 그들은 나보다 요코하마의 일정에 매우

열정적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백인 연구자들은 동양 활동가들을 가르치거나 교훈을 주고 싶어하는 자세가 몸

에 베어 있는 듯 했는데 스스로 의식하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백인 연구자에

게 들은 내용 중 기억에 남는건 미국 어떤 노조가 지역을 선택하고 가가호호 방문해

서 노조활동을 소개하고 노조가입을 권유해 조직화에 성공하고 노조파업을 할 때

도 가가호호 방문하는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파업이유를 설명했다는 것이었다. 우

리에게도 한번 해보라고 제안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가호호 방문 조직화가 과연

가능할까? 길게 대화할 수 없었던 언어의 장벽이여!

활동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세계사회학대회 요코하마를 다녀와서

송 은 정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국장

세 계 의 창 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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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일하는 여성 7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버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축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는 위대한 축구선수라는 말을

듣고 있는 걸게다.

요코하마를 다녀온 이후 계속 생각해 보니 활동가가 일을 잘하는 것의 핵심도 ‘자

신의 재능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려고 하는 마음, 다른

사람의 재능을 알아봐 주는 것, 다른 사람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능력, 같이 일할

때 다른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능력,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

을까.

요즘 잘나가는 드라마 ‘미생’의 오차장에게 열광하는 이유도 자신의 능력을 부각

시키는 것 보다 팀원들의 능력을 알아봐 주고 함께 일하는데 의미를 두기 때문인거

같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생이 ‘판타지 드라마’라는 소리도 듣

는다.

연구자와 활동가는 어차피 ‘화이부동’한 관계일 것이다. 서로 화합하되 같지 않은

존재.

그래, 맞다. 활동가로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투덜대는 것도 참 부질 없다. 그냥 나

라도 주변 사람 힘빼지 말고, ‘함께 ’ 일하는 것에서 힘 받을 수 밖에.

다른 사람의 노동을 이용하는 상태를 불편해 하는 나로서는 통역자가 있다고 해

도 원만한 대화를 하기는 어려웠다. 영어를 못한다면 통역자를 통해 대화하는 방법

도 배워야 할 것 같다.

일본 노동단체 활동가를 만나거나 직접 방문한 곳은 청년노조, 동경동부노조(이

주노동자노조), 동경지역노조 등이었다. 일본의 노동상황은 우리와 많이 비슷하기

도 하고 우리나라 법제도나 사용자들이 많이 따라하는 곳이어서 관심이 갔다. 일본

도 청년을 조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이주노동자 진료소를 협동

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게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노조들은 노동자들의 단

체행동 보다는 법적으로 문제를 대응하는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우린 사회운동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회학 연구자들과 함께 일하곤 한다. 올

해 한 연구자와 갈등을 겪은 나로서는 앞으로 연구자들과 어떤 관계를 어떻게 맺어

야 하는지도 요코하마 일정 내내 고민이었다. 서로를 단순히 활용하는 관계를 넘어

서서 사회를 분석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협력적 관계를 맺어야 할텐데 그러기 위해

선 ‘존중’이 기본이 돼야 하지 않을까.

존중을 하기 위해선 우선 서로를 인정해야 할텐데, 연구자들은 연구성과로 인정

받곤 한다. 그런데 활동가들은 무엇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많은 활동가들이 연

구자가 되기 위해 운동판을 떠나는 것도 너무 많이 봐왔다. 한편으론 요코하마에서

연구자지만 자신은 활동가라고 소개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활동가들의 ‘성과’는 무엇일까? 활동가가 일을 잘한다고 할 때는 뭘 잘하는 것일

까? 엑셀 등 문서작업? 말하기? 친화력? 열정?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보통 그 사람에게 맡겨진 일을 무리 없이 해낼 때 ‘일을 잘한다’고 하는 것 같다.

가끔은 일을 매우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 사람과 일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

은 일할 맛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 사람이 회의에서나, 토론회에서나 말도 잘하고

자료도 잘 만들어내지만 같이 일을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

처럼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과연 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되는

것일까?

‘사회’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사람’들끼리 항상

지금보더 더 잘 지내야 할 것이다. 활동가는 이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돌을 무한

히 굴렸던 시지프스처럼 계속 고민해야할 운명인가 보다.

프랑스 축구선수 지단은 “우리가 축구선수로서 해야 할 일은 경기에 나가서 돈을

요코하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사회학대회 노동분과 발표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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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일하는 여성 8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총 2박3일에 걸쳐 진행된 ‘아시아 노동 리더

십 컨퍼런스(Asian Labor Leadership Conference)’에 참가했다. AMRC,

IDWF, UP SOLAIR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컨퍼런스는 필리핀 퀘존 시티에 있는 대

학에서 진행되었다.

아시아 10개국에서 참여한 노동자들은 2박3일 동안 참가자들은 지구적 생산 네

트워크에서의 최근 트렌드와 발전하는 구조와 아시아 노동자들의 도전, 노동 이주

의 이슈와 도전, 아시아에서 일하는 여성의 조직화에 있어서의 도전, 아시아 노동

자들의 저항과 조직화의 새로운 형태, 아시아 노동운동 다시 생각하기 등 각 나라의

노동자들의 상황과 조직화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교류했고 또 다양한 논의를 진행

하면서 아시아의 노동운동의 상황과 방향을 돌아보았다.

필리핀 카라 지역의 노동자들의 경우 이구산 농장에서 살충제로 인한 손과 발의

상처를 입었다. 여성노동자들은 하루 200마리 이상의 쥐를 잡아야 하는 등 건강과

안전에 많았고 열악한 근로조선 속에서 노동자들이 힘겨운 생활을 해나간다는 것

일본에 도착한 첫째날 일본 청년노동자 조직화 활동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우리나라에도 발간된 [블랙기업]이라는 책을 쓴 곤로 하루키씨가 일본 청년노동자 조

직상황을 발표했다. 하루키씨는 NPO법인 포세(POSSE) 대표로 연간 수백건의 노동

상담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포세는 연 4회 정책지를 발간하는데 서점에서도 판매

되며 언론에서 정책지 내용을 종종 인용한다고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루키씨가 말한 일본의 대표적인 블랙기업 유니클로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는 업체

라 관심이 갔다. 일본 유니클로의 경우 대졸 신입사원을 6개월만에 점장으로 발령내

고, 간부라는 이유로 초과근로수당도 안주고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을 시킨다

고 한다. 그러다 보니 3년 이내 50%가 퇴사하고 5년 이내 80%가 퇴사한다고 한다.

블랙기업들의 특징은 해고할 때 집단 괴롭힘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그만두게

하는 것이다. 하루키씨는 “예전에는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쓰고 버렸는데, 이제는 망가

트릴 때까지 쓰고 재생불가능한 상태로 버린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현실도 마찬가지

인데, 정말 무서운 말이다.

우리나라 청년유니온의 모델이 된 일본 청년유니온 관계자도 청년노동자 상황을 전했

다. 청년유니온 관계자인데, 40대라고 한다. 일본 노동운동의 노령화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일본 청년유니온은 사회가 빈곤화되면서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을

지향한다며, 빈곤문제에 대해 노동상담이 많아져 활동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셋째날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지역노조를 방문할 기회도 있었는데 위원장이 스

스로 30대라는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 일본 노동조합에서 보기 드문 젊은 대표인게 사

실이었다.

지역노조나 일반노조는 보통 한 기업에서 1명의 조합원이 가입하면 그 조합원이 주체

가 돼 체불임금이나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법적소송을 벌이고 소송에 이길 경우 그 기

업에 관련되는 노동자들이 모두 혜택을 보게 하는 방식으로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일본 노동운동을 보면서 나도 앞으로 점점 한국노동운동의 노령화 현상에 기여하게

될거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노령화 현상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 기여해야 할텐데 말이

다.

일본의 젊거나 나이든 활동가들 모두 ‘연대’의 정신으로 우리를 환영하고 성심성의껏

노동운동 상황을 설명해준 것에 대해 멀리서나마 감사의 인사 전하고 싶다.

아시아 노동 리더십 컨퍼런스 (Asian Labor Leadership Conference)를 다녀와서

염 창 순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서울지부장

세 계 의 창 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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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일하는 여성 8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을 알 수 있었다.

파키스탄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일하는 여성들이 점차 늘고 있었다. 열악

한 환경에서 노동자로의 권리를 찾고자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바로 해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파키스탄 여성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지원이 없다면

더욱 어려운 삶을 살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산업에 따라서는 여성으로만 구성

된 노조 조직도 있다고 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IDWF 아시아가사노동자 연맹 코

디네이터인 피쉬의 가사노동자의 조직화 및 캠페인에 관한 경험을 자세히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참가한 노동자들의 나라는 달랐지만 생각하는 것은 비슷했다. 서로 돕고 원칙을

세우고 충분히 소통하고 상대방을 인정하고자 했다. 연대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노동자에게는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주민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11.29 홍콩에서 참가한 가사노동자와 함께 11.29 한국에서 참여한 조은석, 장대엽님과 통역으로

수고하신 최혜영님과 함께

11.29 단결의 밤에 ‘헤이 아줌마’ 노래에 맞춰 다 함께

춤을 췄다.

11.30 컨퍼런스에 참가한 노동자들과 아침식사 중

11.30 둘째 날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12.1 회의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12.1 아시아 10개국에서 참여한 사람들과 단체사진 12.1 쉬는 시간에 간식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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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일하는 여성 8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2014년 9월 27일 아침9시.

‘바람골 그가게’의 세 번째 맞는 생일잔치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전날부터 잔치준

비 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우리들이었지만 다시한번 파이팅을 외치며 손님

맞을 준비에 에너지를 한가득 충전하며 의욕을 고조시켰다.

먼저 ‘바람골 그가게’ 앞 골목을 주변 아파트와 주택의 주민들의 양해를 했고 챠

량을 통제 시켰다. 바람골 그가게 주변 주민들의 흔쾌한 승낙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천막을 펼쳤고 그 자리에는 손님을 맞을 상과 의자가 세팅되어졌다. 이렇듯 ‘바람골

그가게’와 지역주민들과의 연대감도 조금씩 자리매김 되어감에 감사하며 기분 좋

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천막과 상을 대여하고 설치하는 것에 조금의 문제는 발생하였지만 그 역시도 ‘바

람골 그가게’를 지지해주고 있는 ‘바람골 그가게’ 후원회원님들의 적극적인 도움으

로 그나마 빠르게 해결하며 행사준비는 하나둘 진행시켜 나갈 수 있었다. 하나 둘

바람골을 지탱해주고 있는 바람골 회원들의 힘도 보태지며 제법 잔칫집 분위기 가

나기 시작하였다. 소박하지만 그래도 흥겨운 작은 무대설치가 완료되었고 솥에는

오늘의 잔치를 빛내줄 수육과 국밥이 맛을 내기 시작하였다.

아이들뿐 아니고 어르신들께도 인기짱인 팝콘기계도 설치가 완료되었고 온 골목

을 뒤덮는 고소한 부추전의 맛난 냄새와 입 맛 돌게 하는 겉절이는 길을 지나던 주

민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바람골 그가게’의 회원이자 지역주민인 유리, 선순, 순자, 영란, 우연, 지은, 은

숙, 말숙, 미경 그 외 여러분들의 힘들이 발휘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누가 시키지 않

아도 서로가 자신의 일들을 찾아서 말없이 바람골 3주년행사의 일부분이 되고 있었

던 것이다. 초대되어진 사람이 아니라 ‘바람골 그가게’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그녀들

덕에 행사의 시작은 그렇게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온 골목에 맛있는 음식냄새로 가득 찰 무렵 소박한 작은 무대가 시작되었고 테이

블에는 화려하진 않지만 행복한 잔치 음식이 세팅되어지고 있었다. 처음 맞은 손님

은 안민동 노인정 어르신들이었다. 금요일이면 행복해지는 밥상을 준비한 우리들

과 그 밥상으로 같이 행복해지신 여러 회원님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어르신들의

행복 밥상인 것이다.

한끼의 식사이지만 함께 나누는 행복밥상을 나눔에 바람골 3주년의 잔치는 풍성

해지고 있었다. 더불어 이어진 지역 문화단체인 철부지와 여고시절의 공연은 잔치

더 나 은 세 계 는 가 능 하 다 ❶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바람골 그가게’ 3주년 생일잔치

이 미 영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바람골 그가게’ 씨앗지기

‘바람골 그가게’에서 진행하는 행복밥상 수익금으로 지역 어르신들 음식을 대접했다.

Page 44: 일하는여성99

86 일하는 여성 8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일하는 여성이 상생하는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중년의 여성들이 지난

7월 31일 대형사고를 쳤다.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초·중등수학, 글쓰기 교육)’

설립허가증을 받은 것이다.

안산여성노동자회 여성근로자복지센터에서는 ① 여성근로자들의 임파워먼트 향

상과 사회적 지지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교육, 상담, 소모임 구축을 통해 여성근로

자들의 성장과 행복지수 향상. ② 직장, 가사노동, 자녀양육의 삼중고에 시달리는

여성근로자의 일·가정양립지원사업을 통해 여성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 ③ 기업복지, 지역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한 여성근로자 및 가족을 위한

다양한 문화 및 복지서비스 지원 및 연대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자발적인 자조모임으로 결성되어 모임이 진행되

고 있다. 3년 이상 자조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는 한부모 모임 ‘위풍당당’, 늘 숫자가

어렵다고 하는 ‘수학’, 살아있는 것들이 좋다는 ‘글쓰기’,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천

연화장품을 만들고 있는 ‘담미’, 정리의 달인 ‘덤’ 등 지극정성으로 각자의 자조모임

을 꾸려가고 있다.

의 풍성함과 흥겨움을 더해 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품앗이 장터에서는 바람골 천연

제품을 비롯해 밀양송전탑 할매들의 도라지, 이연실 씨앗지기 아주버님 염전의 천

일염 소금, 박상근 후원회원님의 청도 반시 등 많은 제품들이 판매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손님들은 밀양 송전탑 할매들의 축하 방문은 우리에게

따뜻한 연대의식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바람골 그가게’

지역후원회원, 그리고 안민동 지역주민과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를 지지해주시고

연대해 주시는 여러 회원분들 등등. 그렇게 이어진 200여분 축하객들의 발길은 계

속 이어졌다. 저녁 7시 이경숙 선생님 추모10주기 기념식. 이옥선 회장님의 사회로

이경숙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하경 선생님의 추모사 그리고 기꺼

이 노래 한곡을 선물하고 싶다며 출연해주신 권병용 후원회원님의 잔잔한 노랫소

리로 바쁘고 행복하게 지내온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바람골 그가게’의 3주년 하루가 저물어져 가며 밤이 깊어져 마지막 정리의 자리

까지 함께 해주셨다.

이렇듯 마창여노에서 운영하는 공간 ‘바람골 그가게’만이 아닌 지역(안민동)주민

들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듯한 느낌은 나만의 느낌은 아닌듯하다.

“바람골이 뭐하는 곳이에요?”라는 질문보다 이제는 “아! 바람골 그가게 알아요.”

라는 기분 좋은 대답을 듣고 있다. 지역에 들어와서 뿌린 씨앗이 정성을 들인 3년의

시간을 지나 이제 싹이 돋아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싹이 튼튼하게 자리매

김 하고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게 하기위해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우리들 활동가가 아닌 주민들이 있을 것이고, 그 주민들과의 연대를 이

뤄내는 것은 우리 활동가의 힘일 것이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가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바람골 그가게’ 자산

이고 힘일 것이다. 내가 아닌 우리라는 큰 틀 속에서 만들어 가는 활동들이 우리들

이 추구하고 원하는 원초가 될 것이라 믿어 본다. 그렇게 쉽고도 어려운 우리들의

과제를 남기고 ‘바람골 그가게’ 3주년 생일잔치를 마무리 지었다. 다시한번 ‘바람골

그가게’ 3주년 행사에 참여해주시고 도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더 나 은 세 계 는 가 능 하 다 ❷

일하는 여성이 상생하는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

도 순 금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설 여성근로자복지센터장

Page 45: 일하는여성99

88 일하는 여성 8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그러다 우리만 자족하는 모임에서 벗어나 주변에 알려 참여하고 싶은 이들을 모

으고 서로 나누는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녹녹치 않은 파

리 목숨의 계약직에서 벗어나 우리가 만드는 일자리로 바람직한 교육을 실현해 보

면 어떨까? 우리가 꿈꾸는 공간에서 아이들,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대상들과 소통

하고 공유하다 보면 실현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함께 공부하기를 몇 해 수학

과 글쓰기 자조모임 선생님들이 뭉쳐 협동조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2013년 7월

12명이 모여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과 워크숍,

잘 되고 있는 지역의 사례들을 논의하고 공부하면서 12명이던 인원은 5명으로 줄

었다.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수록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가 정말 협동

조합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을까? 논의가 거듭될수록 ‘쉽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

길 몇 달이 지났다. 진척 없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우리는 일자리에 대한 불

안함을 느꼈다. 다시금 협동조합의 철학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는 조금씩 희망을 보여줬다. 협동조합을 만들기로 결정한 후

임원을 선출하고 협동조합 인가를 위한 서류들을 하나씩 준비해 나갔다. 명칭, 정

관, 사업계획서, 예산 등 꼼꼼히 논의하기를 반복하며 조합원들과 합의하며 하나씩

만들어갔다.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의 목적은

■ 취약계층 및 아동ㆍ청소년의 교육 격차 해소

■ 자주적, 자립적, 자치적인 조합 활동을 통해 일하는 사람 중심의 자주적 경제공동체

■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 사회문제의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창출

■ 구성원의 복리증진과 상부상조 및 나눔에 힘쓰며 지역사회복지에 기여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에서는

■ 대상 : 초ㆍ중등 수학, 글쓰기 / 개인, 그룹 교육

협동조합을 만든 후 가장 큰 문제는 인건비였다.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있어 활동

비가 고정적이지 않고 그에 따른 기관과 개인의 4대보험비도 걸림돌이었다. 찾아가

는 교사로 노동은 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아닌 사회구조 속에서 이에 대한 부담도 크

게 느끼게 되면서 다시금 협동조합 만들기에 제동이 걸렸다. 이러기를 반복하면서

심각하게 협동조합 만들기를 그만둘까하는 고민도 했었다. 그러다 10월부터 자리

를 잡기 시작했다. 조합원들 사이에 인건비도 합의되고 홍보 계획도 수립하였다.

홍보지가 나오면서 조합원들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홍보도 진행했다.

2014년 7월 10일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 창립총회가 열렸다. 협동조합 인가

신청서류를 접수하고 7월 31일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 설립허가증이 나왔다.

오랜 시간 공들이고 지난했던 과정들을 견뎌온 조합원들. 지금의 기분을 표현하자

면 맑고 투명한 가을하는 같다고 할까? 지금은 등기 신청까지 마쳤다. 이제는 우리

의 울타리를 어떻게 잘 가꾸고 다듬을까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과 소통하며 교사-

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이 지역에서 여성이 만드는 협

동조합으로 잘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한다.

또 지난 3월부터는 안산 신길동에 소재한 아파트에서 마을 공간을 제공하여 3명

의 협동조합원이 ‘어깨동무’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꿈을 키워

가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부모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이후 마을 곳곳에서 일하는 여

성들이 자녀 돌봄(안전, 교육 등)에 대한 고충을 해소할 수 있고 서로 사회적 관계

를 형성해 나가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교

지난 7월 10일 진행된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Page 46: 일하는여성99

90 일하는 여성 9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올해 심혈을 기울인 사업 중에 하나가 ‘연극 소모임’이다.

작년 대구여성노동자회 재정사업으로 한 ‘일일호프’에서 회원들의 연극을 올렸었

다. 보육사로, 관리사로 일하면서 느끼는 애환을 다룬 내용이었다. 평일 일마치고

늦은 시간에 만나 열심히 연습을 해서 무대에 올랐는데 큰 공간에 비해 마이크 시설

을 하지 않아 대사 전달이 잘 안되었다. 다들 너무나 열심히 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결과에 많이 아쉬웠었다. 하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이 매주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었다. 월례회, 장터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회원들이 평일 저녁에 만나 자신들의 이

야기를 하며 웃고 즐긴 소중한 시간들은 서로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끈이 되었다.

그 경험으로 올해는 연극소모임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우리 회원뿐 아니라 여성

노동인권교육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 첫 만남은 서로 어색하고 약간

긴장된 분위기였지만 30분, 1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금새 ‘하하호호’ 훈훈해 지

면서 각자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나누었다.

한 번 두 번의 만남이 이어가면서 우리의 공통점인 일하는 여성으로 대한민국, 그

것도 보수지역 대구에 사는 이야기들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연극선생님은 만날

때 마다 우리들의 수다를 하나의 짧은 즉흥극으로 완성시키는 작업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마술사 같았다.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의 입에서 나오면서 대본이 되었다. 그

대본은 우리의 입을 거치고 나서 글로 쓰여 졌다.

여성노동자의 소소한 이야기는 총 6막의 짧은 즉흥극으로 구성되었다. 1막은 연

육을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여성근로자복지센터에서 교육을 수료하고 자조모임 활동을 통해 협동조합을 만

들어 낸 것은 첫 사례이고 성과이다. 더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시간제·계약직 일자

리에서 불안해하며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 구조

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한 시도로 ‘샘과 통하는 교육협동조합’처럼 여성들이 만든

협동조합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들이 마련되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하려

고 한다.

협동조합을 추진하려고 하는 지역이 있다면 지치지 말고 즐기면서 준비했으면

한다. 서류도 많고 절차도 까다롭고 ‘꼭 해야 하나’ 고민도 들지만 우리가 가고자 하

는 꿈과 행복을 위해 조금씩 앞으로 나간다면 즐겁고 행복한 삶이 우리 모두의 것이

아닐까?

‘여성노동자의 소소한 이야기’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 연극으로 풀어내다

정 현 정 대구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

여 노 가 뛴 다

Page 47: 일하는여성99

92 일하는 여성 9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어나갔다. 리허설 때 조차 엉켰던 대사들은 매끄럽게 풀려나갔고 등장과 퇴장도 매

끄러웠다. 관객들의 호응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다. 누군가는 분노하고, 누군가

는 억울해 하고, 누군가는 즐거워하면서 짧지만 긴 34분의 연극이 끝났을 때 큰 박

수를 받으며 우리 모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연습 때 보다 더 큰 감동이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에게 전달되었다. 엄마가 자주

늦는다고 투정을 부렸다는 아이와 남편이 직접 와서 축하해 주고 꽃다발을 안겨주

었을 때 참으로 뿌듯하고 기뻤다. 연습할 때 간식도 사주고 응원해 준 동료들의 기

대에 어긋나지 않은 것 같아 너무 다행스러웠다.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한다는 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거부했던 사람들이

이 번 연극을 통해 참으로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 연극은 우리에게 생동감 넘치는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연극소모임은 일

하는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나에 대한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나눌 수 있는 시

간이었고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극공연을 준비하며, 2막은 간병사, 장애

활동보조인,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청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돌봄 노동자의

현실로 구성되었다. 3막은 갑작스럽게 야

근을 강요하는 상사에 대한 이야기, 4막

은 가사노동자의 얇은 월급봉투에 대한

이야기였다. 5막은 일·가정 양립이 가능

한 사회가 올까에 대한 물음으로 마지막

6막은 ‘나는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여성노

동자입니다’였다.

우리는 선생님이 대본을 써서 우리가

외우고 연습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우리에게 들은 상황을 다시 제시하며

그냥 이야기하라고 했다. 그 연습은 처음엔 너무 생소하고 힘든 작업이었다. 자꾸

생각하게 하는 것이 너무 피곤했다. 그냥 제시하면 따르고 싶은데 우리가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작업은 힘들었다. 연습을 하면서도 투덜투덜, 뒤풀이를 하면서도 투덜

투덜… 그 모든 투덜거림은 중반부 들어서면서 계속 되어지는 뒤풀이에서 즐거운

이야기로 이어 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이 연습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리

고 선생님이 완성해 오신 한편의 연극대본은 우리에게 신기함마저 주었다. 우리가

했던 즉흥극들은 연결, 연결 되면서 한편의 완성된 대본이 되었다. 거기에 음악을

넣고, 연극기법을 넣으니 그럴싸해졌다.

연극공연이 임박하면서 9시까지가 아닌 10시, 11시까지 연습을 하였고 그것도

부족하다고 주말까지 하자고들 하였다. 공휴일과 토요일 온종일 나와서 연습하면

서 엄마, 아내, 며느리가 아닌 온전한 나로서의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맛

보았다.

11월 13일 6시 30분 가톨릭근로자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전태일 열사 기념 강

연회 1부. 소소한 여성노동자의 이야기가 막을 올렸다. 긴장감을 화시키기 위해 소

주를 나눠 마시고 심호흡을 하고 누구는 청심환까지 먹고 왔다고 했다. 난생처음 해

보는 핀 마이크는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했다.

조명이 켜지고 음향이 깔리면서 우리는 긴장하며 수없이 연습했던 동작들을 이

11월 13일 전태일열사 기념행사에서 ‘여성노동자의 소소한 이야기’ 연극이 공연되었다.

공연준비 후 뒤풀이 모습

Page 48: 일하는여성99

94 일하는 여성 9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한국여성노동자회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구로 튼튼어린이집 개원

2014.9.1 구로 튼튼어린이집

영화 ‘카트’ 여성단체특별시사회 진행

2014.11.5 롯데시네마 합정관

9월 1일부터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 내에 구

립 튼튼이어린이집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다.

서울여노는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민간보육

시설인 ‘튼튼이어린이집’과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영유아보육법

제정, 직장탁아소 설치 운동에 기여한바가 컸다.

다시 어린이집을 위탁받으면서 옛 명칭을 그대

로 살렸고 11월 27일 개소식을 하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주최

로 영화 ‘카트’ 여성단체 특별시사회를 진행했다.

200석이 넘는 영화관을 꽉 채운 관객들로 영화

‘카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카트’

는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주제로 다룬 영화가 상영된 후에는 부지영 감독

과의 대화도 진행했다.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서울여성노동자회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가협 지부장들!

제주도를 접수하다

2014.11.28~11.30 제주 서귀포 켄싱턴 리조트

워크넷 성명

성차별적 면접 장려하는

고용노동부 규탄 성명 발표

2014.11.14

전가협 지부장들이 제주도에 떴다. 2014년 전가

협 10주년을 맞이하며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을 돌아보고 2015년 계획

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2015년 안정적인 협동조

합 운영과 협동조합 조직전환을 위해 더욱 열심

히 뛰어보리라 주상절리에서 두 팔 번쩍 올리며

뛰어올랐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 취업도우미-면

접요령에 ‘여성지원자 연관 질문 및 모범답변’이

라며 성차별적인 답안을 게시한 것을 확인하여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여성구직자들에게 사과하

고 면접과정에서 성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

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밝힐 것을 요청해 11월

14일 해당내용을 삭제했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빼로녀’와 ‘뚱탈’ 지방을 불태우다!

2014.9.15~12.2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정리수납컨설턴트자격증 과정

인기폭발! (연중)

건강증진동아리 ‘빼로녀’와 ‘뚱탈’이 첫 모임을 가

졌다. 총 21명으로 구성된 두 동아리는 3개월 동

안 구로구보건소 강사의 지도아래 ‘살 쏙쏙 근육

쑥쑥 운동’과 함께 건강하게 살을 빼는 식습관을

익혀 건강한 몸매 동아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정리수납컨설턴트자격증] 과정이 수납정리에

관심 있거나 수납컨설턴트 2급 자격증을 취득하

고자 하는 수강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주중, 주

말, 야간과정까지 개설되는 등 핫한 프로그램으

로 각광받고 있다. 이론은 물론 주방과 냉장고,

침구 등 각 공간별 문제점을 진단하고 실제 활용

방안을 배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Page 49: 일하는여성99

96 일하는 여성 97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인천여성노동자회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광주여성노동자회

워킹맘가사지원센터 맛.들.애

찾아가는 사랑의 밥차,

사랑의 급식나눔

2014.9.25~12.24 광산구 시영2차 근린공원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수완지구에 새 둥지를 튼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2014.11.28

‘매력 있는 리더가 협동조합을 춤추게 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협동조합 간부수련회에 서순자 운

영위원과 인천지부 심옥섭 대표가 참석하였다.

알차게 짜여진 교육과 토론시간으로 실천 5계명

만들기 등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발표하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 더욱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하였다.

삼성전자, 적십자가 함께하는 사랑의 급식 나눔

행사에 (주)워킹맘가사지원센터가 급식제공을

했다. 500여명의 어르신들께 맛있고 영양가 높

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기호도 조사 실시 후

소화가 쉬운 음식을 식단으로 구성했다. 고마워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우리가 함께 할 수 있

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인천식생활교육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식생활교

육박람회에서 도시농업사업단 농부들이 ‘텃밭’

모종체험을 진행했다. 하루 300여명의 꼬마농부

들이 찾아와 우리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체험을 하고, ‘텃밭’에 와서 직접 기른 상추

모종도 심고 상추 기르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

며 도시텃밭을 꾸몄다.

지난 6년간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취업지원 서비

스를 실시해온 광주새일본부가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앞으로 여성맞춤취업지원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30대 여성의 경력단절기간을 단축하

고, 남녀가 함께 일하고 돌보는 일ㆍ생활 균형 문

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새로운 비전과 도약

을 준비하는 광주새일본부가 될 것이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

협동조합 간부 수련회 참가

2014.7.5~6 대전 KT 수련회

부평지역자활센터

도시농업사업단 텃밭선생님

2014.9.4~6 인천문화예술회관

정부의 ‘시간선택제’ 확대 정책은 70% 이상의 여

성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여성노동자의 노동의 질을 저하시

킬 뿐만 아니라 여성을 빈곤으로 내몰고 있는 것

이다. 여성노동자를 중심으로 저임금으로 고착

되어가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를 진단하고 여성

고용의 질을 높을 수 있는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

회를 개최하였다.

공공부문 여성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통해 차별

적 현실을 드러내고 정규직 전환 및 정책개선 촉

구를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광주광역시청 청

소용역여성노동자가 직접 사례발표를 통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드러냈다.

여성주간 캠페인 및 토론회 개최

2014.07.22 인천여성가족재단 회의실

공공부문여성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분석 토론회

2014.11.20 광주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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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일하는 여성 99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부산여성회

부산여성회 활동가 수련회 진행

2014.7.19~20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임승수 초청강연

‘여성에게 딴짓을 권한다’

2014.9.24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부산북구지역자활센터

행복택배사업단 자활기업

‘다온물류협동조합’으로 재탄생

2014.7.1

행복택배사업단은 보건복지부 정부양곡 배송사

업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되어 지난 3년간 배

송노하우를 축적하며 전문성을 확보했다. 자주

적ㆍ자립적ㆍ자치적인 화물운송 전문기업으로 발

전전망을 수립하고 지난 7월 1일 다온물류협동

조합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지역사회와 함

께 행복을 나누는 협동조합으로 발돋움 하겠다.

‘미치도록 인생을 바꾸고 싶은 여성에게 딴 짓을

권한다’라는 주제로 임승수 저자의 강연을 진행

했다. 관심 있는 90여명이 참석해 돈이 아닌 시

간의 기준에서 삶을 보는 관점에 대해 듣고 사진

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믿고 보는 영화제

2014. 매월 마지막 주 월 저녁7시 본회 교육실

바람골그가게

바람골그가게 3주년 기념행사

2014.9.26 바람골그가게

<파업전야>를 함께 보고 싶다는 회원의 제안에

급작스럽게 추진하게 된 ‘여노회 회원이 추천하

는 믿고보는 영화제’<파업전야>를 거쳐 <토끼울

타리>, <더 헌트>, <레몬트리>까지 한 달에 한 번

씩, 4달 넘게 이어오면서 이제는 지역의 명실상

부한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이 함께 영

화를 보고 소감을 나누며 공감대를 확인하고 생

각을 넓혀가는 시간이 되고 있다.

바람골 그가게가 세 번째 생일을 맞았다. 3년 만

에 이제는 당당히 ‘정ㆍ재능ㆍ물’품을 나누는 희망

품앗이 공동체로 지역주민들에게 파고든 바람골

그가게! 3주년 행사로 마을 어르신들과 나눈 따

뜻한 밥 한 끼, 골목을 함께 누빈 아이들과의 체

험활동, 지역주민, 회원들이 함께한 성대한 기념

식도 진행했다. 앞으로 더더욱 번창하길 염원하

며 바람골이여 영원하라!

9월 3일은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초대 회장이

셨고 평생을 ‘소외된 사람이 없는 평등세상, 억압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던 故이

경숙 선생님의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故이경

숙선생추모사업회에서 설립한 ‘바람골 그가게’에

서는 9월 한 달을 이경숙 선생님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각종 행사들을 개최하기도 했다.

부산여성회 활동가 수련회를 진행했다. 총 84명

이 참여하여 미니운동회와 조별게임을 통해 활

동가들의 단합을 도모했고, 일제청산과 우리나

라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과 진보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민주주의에 대

한 성찰과 모색 그리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활동 등에 대해 토론 했다.

故이경숙 선생님 묘소 참배

2014.9.3 양산 솥발산 공원묘지

Page 51: 일하는여성99

100 일하는 여성 101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전북여성노동자회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안산여성노동자회

‘쫌 놀아본 언니들의 왁자지껄 운동회’를 진행했

다. 회원과 활동가로 구성된 기획단을 꾸려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였다. 막대 들고 달리기, 릴레이

달리기, 윷놀이 등을 진행하였고, 모든 경기를 마

치고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함께 나눠 먹으며 담

소도 나누고, 각자의 음식 맛을 뽐내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협회 회원들 월례회의를 겸한 단합대회를 야외

에서 진행했다. 협회원들과 물놀이 산책을 하며

또 양팔 벌려 하늘 쳐다보기도 했다. 바쁜것도

아닌데 하늘한번 쳐다보지 않고 산다며 느리게

사는 것도 배워야 한다며 한바탕 수다도 떨며 좋

은 시간을 가졌다.

2014 안산여성노동자회 회원체육대회

2014.9.30 당곡운동장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북지부

협회 단합대회

2014.8.23 전주시 구이면 냇가

시간제 일자리 워크숍 1탄

2014.9.29 전국여성노조 전북지부 교육실

천연샴푸, 미스트 만들기 진행

2014.7.17 전북여성노동자회 교육실

‘시간제 일자리와 여성의 삶’이란 주제로 워크숍

을 진행했다. 정부는 고용률을 높이고자 시간제

일자리 질의 개선 없이 또 다시 여성을 시간제

일자리로 내몰고 있는 현실과 슈퍼맘을 원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소감나누기

에서는 여성과 노동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해야

겠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함께 공부할 수 있도

록 여노가 시작해야겠다.

여름 날씨에 거칠어진 피부를 안정시키는 천연

샴푸, 미스트 만들기를 여노 회원들과 함께 했다.

천연샴푸를 사용해보니 정말 좋아 바쁜 일상 속

에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고 피곤하여 바로 집으

로 가고 싶은걸 참고 오셨다는 회원, 딸이 좋아

하겠다고 천연미스트에 관심을 보이는 회원도

있었다. 정기적인 모임이 되도록 함께 만들어 가

야겠다.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안산시 사회적경제

어울림 마당에 놀러오세요

2014.9.27 성포예술광장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어깨동무’ 개소식

2014.10.11 신길동 휴먼시아2단지 내 ‘어깨동무’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자 마을 내 생활밀

착형 자녀 돌봄 공간인 ‘어깨동무’ 개소식을 진행

했다. 다수의 의원들과 지역연대, 주민 등 40여

명이 참석해 축하의 말을 전했고, 장학금 수여,

직장맘 사례 발표 등이 있었다. 어깨동무가 제역

할을 충분히 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커뮤니티 공

간이 생겨 일ㆍ가정양립에 큰 힘이 되길 바란다.

‘안산시 사회적경제 어울림한마당’에 참여해 ‘서

로좋은가게 안산양지점’을 지역주민에게 알리는

활동을 전개했다. ‘웰빙김밥’만들기 체험부스를

통해 서로좋은가게의 제품과 가치를 소개했고,

200여명의 지역주민이 판매부스를 방문하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또한 다양한 지역 내의

협동조합들과 연대와 소통의 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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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일하는 여성 103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민들레공제조합 ‘2014년

자활공제연합 조합원 한마당’ 참여

2014.3.8.30 충북 옥천

부천여성근로자복지센터

문학기행 - 운현궁에서

함춘원까지 고궁나들이

2014.9.27 운현궁, 창경궁, 동숭동

자활공제연합 조합원 한마당에 민들레공제조합

30여명이 참가해 신명나는 하루를 보냈다. 권역

별로 진행된 체육대회와 자활센터의 생산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되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한 행사였다. 각 조합에서 준비

한 먹거리를 나누며 내년은 더욱 풍성한 조합원

한마당이 되기를 바라며 마무리했다.

‘남아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저자 유진숙 작

가와 28명의 참여자들은 궁에 깃든 역사와 야사

를 들으며 고궁을 돌아보았다. 대원군이 만들었

다는 운현궁 그 안에 석빙고 등을 돌아보며 대원

군의 야심을 느낄 수 있었고, 과거를 보던 창경

궁의 뜰 앞에서 관리로 등용되었을 인물들을 생

각해 보며 오늘날과 비교도 해 보았다.

시의원들이 후보시절 내걸었던 공약을 잘 지키

는지 시의회모니터 활동을 계획하였다. 모니터

링단에 참여한 30여명의 시민들은 성숙된 지방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모니터링단 활동을 위해

생활정치, 성인지관점과 예산 등 총 8강의 교육

을 수료한 후 9월부터 본격적인 모니터활동을

진행 중이다.

의정모니터링 - 시민참여로 살기 좋은 부천만들기

2014.6.25~12.30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대구여성노동자회

가정관리사협회는 9월 1일부터 노동부 예비사

회적기업으로 인증 받고 사회적일자리를 시작하

였다. 사회적일자리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한 신

입기능교육(총 16시간)을 진행하였으며 9명이

참석하여 전원 수료하였다. 그 중 3명이 함께 일

을 시작하여 신입회원도 모집할 수 있게 되었다.

7월 중순부터 연극소모임이 시작되었다. 첫 모

임에 15명이 참가하여 소모임을 시작하는 들뜬

마음 들을 나누었다. 11월에 있을 전태일 열사

기념 문화제에 이번 소모임의 연극을 올리기로

결정하고 나서부터는 더욱더 활기찬 소모임이

되고 있다. 공휴일인 10월 9일에도 만나 하루 종

일 빡센 연극연습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전가협 대구지부 신입기능 교육

2014.10.1~2 대구여성노동자회 교육장

연극소모임

2014.7~11 대구여성노동자회 교육장

대구여성노동자회를 거쳐간 회원들과 만나기 위

한 프로그램으로 인연을 맺었던 한명한명의 회

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연락을 하여 회원만

남의 날을 준비하였다. 재미있는 앞풀이와 회원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추억을 함께 나누며 또 추

억을 만들기도 했다. 다음 모임은 회원야유회를

가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회원 만남의 날

2014.7.26 대구여성노동자회 교육장

Page 53: 일하는여성99

104 일하는 여성 105가을/겨울호•아흔아홉번째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경주여성노동자회

공감 팍! 2014 수원여성영화제

2014.8.18~19 수원화성박물관

여성주간 행사로 2014 수원 ‘찾아가는 여성영화

제’를 진행하였다. 자녀를 키우며 자신의 삶을 찾

기 위해 애쓰는 여성의 문제를 다룬 ‘토헤즈’는

유쾌한 웃음 속에서도 뭉클하게 했다. 미혼모와

그 가족들이 자신의 길을 찾는 모습을 다룬 ‘마

이플레이스’는 우리 자신들의 선택을 돌아보게

했다.

수원여성노동자회

여 성 노 동 자 회 소 식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

가사 및 돌봄노동자 직무능력향상

교육(정리수납 코디테이터 과정)

9.17~10.22 수원시 여성근로자복지센터

수원시여성근로자복지센터

아빠의 일ㆍ가족 양립을 위한

아버지교실

2014.8~11 수원근로자복지센터 교육실

일ㆍ가족양립을 위한 아버지교실을 8월~11월까

지 육아기 아버지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변화하

는 가족, 부모역할 어떻게 할까? 그 변화의 과정

에는 아버지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가사와 육아

참여를 통해 아이와 가족에 대한 거리를 좁힐 수

있도록 아버지의 역할, 가족과의 소통, 놀이를 통

한 친밀감 형성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가사서비스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정리수납 코

디네이터 과정을 진행했다. 수납의 기본원칙, 냉

장고 식품보관 및 정리수납방법과 옷 정리 방법

및 수납 등 정리수납에 필요한 내용들로 채워졌

다. 이를 통해 일에 대한 숙련도를 높일 수 있었

다.

엄마와 자녀가 안전한 먹거리(식생활)에 대해 알

아보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에 많은 유해 식품첨가물이 들어가는 사

실에 놀라워했다. 특히 햄을 만드는 과정은 충격

적이었다. 앞으로 가족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를

꼼꼼하게 살피며 신경 써야겠단 소감을 나눴다.

뜻있는 시민단체들이 ‘생태와 환경을 위한 가을

잔치’를 열었다. 아이들은 씨앗, 열매, 솔방울, 나

뭇잎, 쌀뜨물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놀이를

하면서 자연과 우리가 사는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와글밥에서는 EM발

효액만들기와 친환경주방세제를 참여한 아이들

과 시민들과 함께 만들었다.

신문활용교육(NIE) 통합 독서교실회

2014.8.12~23 와글밥 작은도서관

엄마와 자녀가 함께하는 환경교육

2014.12.20 와글밥 작은도서관

생태와 환경을 위한 가을잔치

2014.11.8 첨성대 옆 잔디밭

여름방학을 맞아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신문

활용교육(NIE)통합독서교실’ 특강을 하였다. 6회에 걸쳐 신문에서 찾은 그림과 글자를 오려 붙

이고 꾸미며 자신을 표현하기도하고 시도 짓고,

우리지역도 알아보고 서로 칭찬도 하며 12명의

아이들이 재미나고 신나게 보냈다.

Page 54: 일하는여성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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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차이의 제품은 빈곤여성들의 자활공동체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판매수익금은 빈곤 여

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그리고 한국여성노동자회의 어려운 재정을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성노동자회는 이런 사업을 합니다

•여성노동자와 관련된 정책 개발, 조사 연구사업 •조직사업

•교육·홍보사업 •‘평등의전화’ 상담사업

•국내외 여성, 노동단체와의 연대사업 •여성 실업·빈곤대응

•한부모여성가장 자립지원 •중장년여성 일자리 창출 사회적기업

•희망품앗이ㆍ공동체 화폐ㆍ사회적 경제운동

여성노동자회 후원회원이 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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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은행 066-107-302741 (사)광주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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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회 부산은행 078-01-021644-4 (사)부산여성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전북은행 505-23-0317040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농협 351-0149-6432-93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하나은행 444-910002-73705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은행 068-10-000719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농협 1108-17-003173 수원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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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덕분에 힘차게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정성이 우리 사회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바꾸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