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김 경 미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Ⅰ. 머리말 Ⅲ. 좌파와 우파의 개념에 대한 이 론적 좌표 설정 Ⅱ.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대한 이론 적 좌표 설정 Ⅳ. 맺음말: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연결 [국문요약] 이 글은 이론적인 측면과 개념의 형성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정의해보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물론 이 개념의 이론적 기반을 이루게 한 서구의 역사와 경 험, 전통이 우리 사회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들의 근원을 살펴보고 통 시대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념화 작업을 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적 이념성향의 위 치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대립이 소모적인 범주를 벗어나 생산적 범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보와 보수는 어떤 특정의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사회적 변화의 포괄적이고 빠른 진행에 대한 수용태도와 그러한 변화를 수행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반면에 좌파와 우파는 현존하는 지배적 인 이념과 제도를 비판, 극복하고자 하는가 아니면 옹호 하는가로 구분되며, 각 특정의 역사적 시대에서 그 시대의 지배적인 이념 그리고 이에 대한 대항 이념을 통해 각각 구체적인 자신의 주의(主義)를 획득한다. 주제어 : 진보, 보수, 좌파, 우파

JFI F)KLMI NM* + ;OP LRQ ST

  • Upload
    others

  • View
    13

  • Download
    0

Embed Size (px)

Citation preview

Page 1: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김 경 미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목 차

Ⅰ. 머리말 Ⅲ. 좌파와 우파의 개념에 대한 이

론적 좌표 설정

Ⅱ.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대한 이론

적 좌표 설정

Ⅳ. 맺음말: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연결

[국문요약]

이 글은 이론적인 측면과 개념의 형성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정의해보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물론 이 개념의 이론적 기반을 이루게 한 서구의 역사와 경

험, 전통이 우리 사회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들의 근원을 살펴보고 통

시대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념화 작업을 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적 이념성향의 위

치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대립이 소모적인 범주를 벗어나 생산적

범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보와 보수는 어떤 특정의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사회적

변화의 포괄적이고 빠른 진행에 대한 수용태도와 그러한 변화를 수행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반면에 좌파와 우파는 현존하는 지배적

인 이념과 제도를 비판, 극복하고자 하는가 아니면 옹호 하는가로 구분되며, 각 특정의 역사적

시대에서 그 시대의 지배적인 이념 그리고 이에 대한 대항 이념을 통해 각각 구체적인 자신의

주의(主義)를 획득한다.

주제어 : 진보, 보수, 좌파, 우파

Page 2: JFI F)KLMI NM* + ;OP LRQ ST

46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I. 머리말

198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사회에서는 ‘민주-반민주’의 대립구도가 ‘보-혁’ 구도로 바뀌면서 진보

와 보수에 대한 논쟁과 갈등이 분출되었는데, 특히 2002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이러한 갈등

과 대립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와중에서 진보는 좌파와, 보수는 우파와

동일시되기도 하며, 또한 일부 사람들은 자칭 보수주의자들에 의해서 좌파로 그리고 자칭 진보주의

자에 의해서는 우파로 칭해지기도 하는가 하면, 일부 진보주의자임을 자칭하는 사람은 자신은 좌

파가 아닌 단지 진보임을 주장하기도 하고, 또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진보적 보

수로 칭하는 등 무엇이 진보이고 보수이며, 무엇이 좌파이고 우파인지에 대한 많은 혼란이 산재해

있었다.1) 예를 들면, 과거 열린우리당은 보수정당임을 자처하는 한나라당에 의해서는 좌파정당으로

치부되는가 하면, 진보정당임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에 의해서는 엄연한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 되

었다. 또한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좌파정권으

로 규정하고 좌파정권에 의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기치를 전면에 내세웠던 반면에, 민주노동당은

이 두 정권을 진보성을 담지하지 못한 자유주의적인 개혁적 보수주의 내지는 중도 자유주의 우파정

권으로 보았다. 사실상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라는 용어는 그것이 담지하고 있는 이념

적 내용이나 가치에 대한 분명한 정의 없이 정치적인 필요에 따라 상당히 민감하게 이리저리 사용

되었다.

과연 진보와 보수 그리고 좌파와 우파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진보는 좌파와 그리고 보수는

우파와 개념적으로 등치되는가. 이와 관련해 이미 많은 학자들이 한국사회의 보수-진보 그리고 좌

파-우파를 규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2) 또한 촘스키(N. Chomsky)처럼 좌파와 우파

같은 용어는 이미 의미를 대부분 상실했고 너무나 왜곡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용어 자체를 폐기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Chomsky 2004, 180). 그러나 본 논문의 목적은 보다

이론적인 측면과 개념의 형성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정의해보려는 데

에 있다. 물론 그 개념의 이론적 기반을 이루게 한 서구의 역사와 경험, 전통이 우리 사회의 그것과

는 다르다. 사실상 보수-진보, 좌파-우파는 추상적 가치를 가지는 철학적 범주가 아니라 매번 역사

적 상황과 관계를 맺는 정치적 태도 내지는 가치정향성이다. 예를 들어, 18세기의 보수-진보는 21

세기의 보수-진보와 다른 이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독일의 보수-진보는 한국의 보수-진보와는

1) “사실 정치적 이념성향의 위치를 규정하고 정리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일군의 맑스주의자에게

는 히틀러와 같이 서구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자유주의자들에게는 드골의 추종자라고, 또한 드골주의자

를 포함한 우파진영에게는 좌파 아나키스트라고, 심지어 어느 미국교수에게는 소편의 스파이라고 비난을 받았다

는 푸코(M. Foucault)의 일화는 정치적 이념성향에 대한 위치규정이 얼마나 상대적이며, 유동적일 수 있는가를

웅변하고 있다.” (채장수 2003, 225-226).

2) 몇 가지 예를 들면, 양승태 1995; 박효종; 유팔무; 정영태; 김호기 2002; 채장수 2003 등.

Page 3: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47

다른 가치들을 대변함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용어들의 근원을 살펴보고 통시대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념화 작업을 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적 이념성향의 위치를 보다 명확

히 규정하고 진보-보수, 좌파-우파의 대립이 소모적인 범주를 벗어나 생산적인 범주로 승화되기 위

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 2장과 3장에서는 각 각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

한 개념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며,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이 두 개념 쌍의 연결고리를 찾아보

고자 한다.

진보-보수 그리고 좌파-우파의 개념을 완전하게 구성하고 이들을 연결 짓기 위해서는 서양 사상

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철학적․인식론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것이 필요함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

것은 시공간적으로 광범위한 연구범위와 막대한 지면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또한 연구자의 현재 능

력을 벗어나는 작업이다. 따라서 본 논문의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대한 이론적 좌표 설정에서는 진

보와 보수 개념의 대표적 사상가에 속하는 콩도르세(M. de Condorcet, 1743-1794)와 버크(E.

Burke, 1729-1797)의 개념에 각각 초점을 둘 것이다. 그리고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 설

정에서는 현대적인 논의를 중심으로 이 두 개념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II.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대한 이론적 좌표 설정

보수는 ‘보전하고 유지한다’는 의미로, 보수주의는 사회의 현 상태를 가능하면 유지하려는 태도와

정향을 뜻하며, 이에 반해서 진보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진보주의는 인간의 정신과 문명이

역사적으로 보다 더 완전하고 이상적인 상태로 발전해 나아간다고 보는 신념체계로 이해된다. 그러

나 여기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보전하고 유지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이 앞으로 나아

가는 발전인가 하는 보수와 진보의 대상 내지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에서 케사르

(Caesar)가 지배하던 시기에 로마공화정을 유지하려는 브루투스(Brutus)같은 사람들은 보수주의자

로, 그에 반해서 공화정이 더 이상 역사적 생명력이 없다고 보고 왕정을 세우고자 했던 케사르의

추종자들은 진보주의자로 여겨졌다 (Hornung 2004). 그러나 서구에서 절대왕정에 대항해서 시민계

급이 투쟁과 혁명을 일으키던 18세기 및 19세기에는 왕정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세력은 보수주의자

이며, 이에 반해 공화정을 세우려는 사람들은 진보주의자로 여겨졌다. 또한 이 시기에 개인의 자유

와 사적 재산권의 신성불가침을 주창한 자유주의는 혁명적 진보 사상이었는데, 이러한 사상에 기초

한 정치적 및 경제적 제도와 구조가 지배적인 틀을 이루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이러한 종류의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보수주의자로 불린다. 이렇게 볼 때, 진보와 보수는 각각 역사적 및

정치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이념적 내용을 담지하고 있지만, 이 이념은 같은 내용을 가질

지라도 시대에 따라 때로는 진보적 사고로, 때로는 보수적 사고로 평가된다. 따라서 어떤 정치적 이

Page 4: JFI F)KLMI NM* + ;OP LRQ ST

48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념에 근거해서 통시대적인 범주로서 진보와 보수를 설정하는 것은 어려움에 부딪힐 뿐만 아니라 개

념적인 혼동을 가져온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이 두 개념은 무엇보다도 어떤

구체적인 정치적 이념이나 사상과는 분리된, 사회적 변화에 대한 일종의 실천적 태도나 행동양식으

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진보와 보수를 통시대적으로 구분 지을 수 있는 좌표는 무엇인가. 이를 보다 정확히 규

정하기 위해서 진보와 보수 개념의 역사적 및 사상적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진보에 대한

사상은 서구에서 합리주의적 인식론과 경험주의에 바탕을 둔 과학적 방법, 계몽주의 그리고 산업혁

명의 지적 산물이다. 데카르트로 대변되는 합리주의적 인식론과 실험과 관찰을 강조하는 베이컨의

경험주의적 과학적 방법론은 세계에 대한 진리를 인간의 이성적 능력에 의해서 인식할 수 있다는

신념을 제시했다. 산업혁명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전대미문의 생산력 증가와 사회적 생산관계의 변

화를 가져옴으로써 지금까지 본질적으로 정태적이었던 생산양식을 붕괴시키고,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및 사회적, 경제적 관계를 형성했다. 이는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사회의 과학적,

기술적, 물질적 진보에 대한 확신을 가져왔다. 계몽주의는 이러한 인간의 능력에 대한 신뢰에 기초

해서 특히 튀르고(A.R.J. Turgot, 1727-1781)와 콩도르세 등 프랑스 계몽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인

간 사회의 진보에 관한 이론을 제시했다. 콩도르세는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

요”(Esquisse d’un tableau historique des progrès de l’esprit humain, 1795)의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자연은 우리 인간들의 능력의 완전성에 대한 조건을 설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이 완전해질 가

능성은 실로 무한하다. 이러한 완전 가능성의 진보는 당장 그 진보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어떤 힘으

로부터도 독립적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이 지구가 존속하는 동안에는 어떠한 한계도 없을 것이

다. 이 진보는 거대한 우주에서 지구가 현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동안에는 결코 역전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체계의 일반법칙이 산출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파국적 변화도 현재의 인류가 지

닌 능력과 자원을 박탈할 수 없을 것이다. (Condorcet 2002, 146-147)

콩도르세의 이러한 주장에서 진보주의를 규정지을 수 있는 두 가지 특성이 추출된다. 첫째, ‘인간

이 무한히 완전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로 그 이전까지 생성-융성-하락-몰락

을 거듭하는 정태적 순환과정으로 이해되거나 혹은 과거의 ‘황금시대’(the golden age)로부터 계속

타락하는 후퇴의 과정으로 보았던 역사진행에 대한 인식에 대항하여 사회는 역사의 흐름과 함께 계

속 보다 고차원의 단계로 부단히 발전해나간다는 역사적 진보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보여준다.3) 이

3) 역사적 진보가 어떻게 진행되는가와 관련해서 기계론적-단선적 진보관과 변증법적 진보관으로 나뉜다. 기계론적

-단선적 진보관은 대부분의 계몽주의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것처럼, 역사의 흐름 속에서 경험의 부단한 축적과

새로운 진실의 발견을 통해서 진보가 일어난다고 보는 반면에, 변증법적 진보관은 헤겔과 맑스에게서 보여지듯

이 역사 발전을 모순들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 파악한다. 즉, 변증법적 진보관은 본래는 인간에게 유용했던

Page 5: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49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사회적 변화에 대한 낙관주의를 나타내는데, 진보주의자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수용하며, 또한 사회의 주요한 기본적 모순들을 신속하게 개혁하고자 하는 태도를 취한다.

왜냐하면 변화는 완전한 사회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계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콩도르세는 우리가

부단히 진보적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선(善)은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Condorcet 2002,

21). 둘째, ‘자연은 우리 인간들의 능력의 완전성에 대한 조건을 설정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은 완전

성을 향한 역사적 진보를 수행할 수 있는 인간 능력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해석된다. 이러한 인간

능력은 바로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이며, 사회적 진보는 법과 제도 및 사회적 관계들을 이성적으

로 완성시키는 인간의 힘을 통해 실현된다. 따라서 진보주의자는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고 인간의

지식, 합리성, 부와 자연에 대한 지배 등에 기초해서 “원칙적으로 인간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

고, 이성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Hobsbawm 1999, 439)고 믿는 사

람들을 일컫는다.

한편 보수주의는 18세기 후반에 유럽에서 합리주의, 계몽주의, 프랑스 혁명에 반대하는 운동으로

나타났는데, 용어 자체는 프랑스의 샤토브리앙(F. de Chateaubriand)이 1818년에 발간한 『보수주

의자』(Le Conservateur)라는 잡지에서 유래한다. 서유럽에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 걸쳐 여

러 종류의 보수주의적 흐름들이4) 있었는데, 특히 보수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버크에 의해 대변되

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가5) 오늘날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크는 프랑스 혁명가들의 무

분별하고 경솔한 개혁을 비판하면서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 1790)을 저술하였는데, 이는 보수주의의 대표적인 저서이다. 여기에서 그는 다음과 같

이 이야기하고 있다.

더욱 부끄럽게도, 그것이 편견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더

오래 지속된 편견일수록, 더 일반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편견일수록, 바로 그 이유로 우리는 그러한

편견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 자신들의 사적인 이성에 입각하여 살고 교

류할까봐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각 개인이 가진 이성의 양은 작기 때문에 오랜 세대에 걸쳐 축적된

제도들이 진보를 방해하는 제도들로 전환되고, 오히려 이것들이 다시금 새로운 보다 완전한 제도들을 통해서 해

체되면서 진보가 이루어진다고 인식한다.

4) 호르눙(K. Hornung)은 보수주의 흐름을 1.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2. 낭만적 보수주의, 3. 반혁명적 보수주의, 4.

현실정치적 보수주의의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Hornung 2004). 채장수는 로시터(Rossiter)의 개념정의에 의

거해 한국의 보수주의를 ‘상황적 보수주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존하는 체제나 권력의 형성과정, 그것의

정당성 문제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다만 이를 맹목적으로 유지·보존하려는, 말하자면 ‘질문하지 않는 보수주의’

를 의미”한다 (채장수 2009, 132). 이 개념은 호르눙의 현실정치적 보수주의와 일맥상통한다.

5)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들로는 영국의 버크 이외에 독일의 폰 슈타인(der Freiherr vom Stein, 1757-1831), 폰

샤른호르스트(Gerhard von Scharnhorst, 1755-1813), 프랑스에는 콩스탕(Benjamin Constant, 1767-1830),

토크빌(Alexis de Toqueville, 1805-1859), 미국에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1757-1804), 매디슨

(James Madison, 1751-1836), 애담스(John Adams, 1735-1826) 등이 있다 (Hornung 2004).

Page 6: JFI F)KLMI NM* + ;OP LRQ ST

50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국민 전체의 은행 및 자본을 각자가 이용함으로써 더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강정인 1997, 42 재인용)

이러한 주장에서 우선 버크로 대변되는 보수주의는 인간의 이성보다는 비록 편견이라고 불릴지라

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쌓여온 사회적 전통이나 관습, 경험 등을 훨씬 더 신뢰하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인간의 이성 자체가 부정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버크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사적인 이성’ 혹은 ‘국민 전체의 은행 및 자본’과 대립

되는 것으로서 어떤 ‘집단의 분파적인 이성’이다. 이러한 대립관계 속에서 버크는 오랜 세대에 걸쳐

한 사회가 형성해온 편견을 바로 그 사회의 합리적 이성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계몽사상의 주요 목표는 개인을 속박해왔던 족쇄로부터 개인을 해방시키는 것, 즉 개인의 자유였으

며, 계몽주의는 이성의 세계에서 비로소 개인이 재능이 자유롭게 발휘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보

와 보수를 개념화하는 데에 있어서 버크가 이야기하는 편견을 방금 이야기했듯이 이성의 현현의 한

형태로 범주화 하는 것은 오히려 혼돈을 야기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전통이나 관습이라는 익숙한

용어가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되며, 단지 여기에서 반드시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보수주의자들이

인류의 합리적인 이성적 능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한편, 콩도르세를 비롯한 계몽주의자들의 진보 관념에서 진보는 역사 속에서 경험의 부단한

축적과 새로운 진실의 발견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볼 때, 버크가 이야기하는 ‘오랜 세대에

걸쳐 축적된 국민 전체의 은행 및 자본’ 내지는 편견은 진보를 담지하고 있다. 버크 스스로 “변화의

수단을 가지지 않은 국가는 국가를 보존하는 수단을 가지지 않은 것”(Burke 1973, 106)이라고 주

장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주의가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전적으로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진보적 보수’라는 용어가 반드시 이율배반적인 것은 아니다.6) 이들은 사회적

변화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며, 그것은 그 변화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불확신 내지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유발되는 커다란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두려워하기 때문으

로, 기존의 체제가 전혀 모순이 없다든가 혹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

는 것은 아니다(Baradat 1994).7) 즉 그들은 역사적 계속성의 관점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보

는 것이다. 어떠한 개선조차 원하지 않고 그야말로 변화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보수라기보다는

수구로 부르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의거해 볼 때, 보수주의자들이라고 해서 인류역사가 보다 가치 있고 고차원적

인 단계로 진행한다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는다고 요약할 수 있다. 사실상 기존의 체제 내지는 사회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에서 제시될 진보의 개념에 따르면, ‘진보적 보수’라는 용어는 이율배반적이다.

7) “어떤 보수주의자가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대상이 변화되거나 혹은 그 존재성 자체가 폐기되어야 할 것으로 믿

으면서도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진보적 또는 급진적 개혁가가 변혁시키고자 하는 제도

나 관행이 반드시 보존되거나 유지되어야 할 것으로 믿으면서도 오직 개혁이나 변화는 그것 자체가 좋고 옳은

것이므로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겠는가?” (양승태 1995, 11)

Page 7: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51

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이를 끊임없이 개선해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하며, 바로 이

러한 개선은 진보를 의미한다. 즉, 보수주의자들은 사회적 변화와 관련해서 일종의 보존과 개선의

변증법을 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차이는 역사적 진보 자체에 대해 긍정과

부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보적 변화의 진행과 추동력에 있다. 다시 말하면, 진보와 보수를 구분

하는 기준은 사회적 변화의 포괄적이고 빠른 진행에 대한 수용태도와 그러한 변화를 수행할 수 있

는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있다. 가능하면 기존 체제의 계속성을 유지하면

서 사회 전반에 걸친 또는 급격한 변화는 거부하고,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에 의한 계획된 변화가

아니라 전통과 관례의 연속성 속에서 개량을 추구하려는 부류가 보수주의자이다. 반면에, 진보주의

자들은 총체적인 사회적 관계들을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에 의해 합리적이고 진보적으로 형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진보를 위한 변화는 포괄적이고 가능하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좋다고 보는, 다

시 말하면 변화 그리고 그로 인해 도래될 결과에 대해 낙관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부류이다.

이렇게 볼 때,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실천적 태도나 행동양식으로서 어떤 특

정의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의 내용과는 무관한 설정된다.

III. 좌파와 우파의 개념에 대한 이론적 좌표 설정

일상적인 담론에서 좌파는 진보와, 우파는 보수와 혼용되어 사용되며, 심지어 학문적 논의에서도

이 둘 사이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좌파와

우파는 프랑스 혁명시대 국민공회에서 급진혁명, 사회주의, 노동자와 농민, 빈민의 입장을 대변하던

자코뱅파가 좌측의석을, 온건개혁,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상공업 부르주아의 입장을 대변하던 지롱

드파가 우측의석을 차지하고 대립하던 것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좌파는 사회주의와, 우파는 자유주

의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다음에서는 좌파와 우파에 대한 기존의 분류들을 몇 가지 살펴본 뒤, 좌파

와 우파에 대한 개념 설정을 해보고자 한다.

유팔무는 서양에서 근대사회의 태동기에 중세봉건제도를 유지하려는 세력이 보수, 이를 넘어서려

는 세력이 진보였으며, 이 진보세력은 급진혁명 및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좌파와 온건개혁과 자유주

의를 주장하는 우파로 구성되어있다고 본다(유팔무 2002). 그러나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와 정치질서

가 지배적인 체제로 형성됨에 따라 이 체제에 대한 비판과 지지의 입장차이가 이전에 진보로 포괄

되었던 좌파와 우파의 의미를 진보와 보수로 전환시켰고, 이를 이념적으로 집약한 것이 사회주의(좌

파, 진보)와 자유주의(우파, 보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설정에서 그는 좌파와 우파간의 가장 큰 갈

등 축을 계급간의 갈등으로 보며, 좌파는 기본적으로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권익과 세력을 대변하거

나 지도하는 이념적 입장으로서 자본가 계급의 지배와 착취를 옹호하는 자본주의 질서를 비판하고

Page 8: JFI F)KLMI NM* + ;OP LRQ ST

52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이를 극복하려는 반면, 우파는 그렇지 않다고 보면서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 유지하려는 입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러한 유팔무의 견해에 따르면 자유주의는 역사적 변화에 따

라 진보였다가 보수로 되었지만, 항상 우파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진보와 보

수를 구분하는 기준은 체제 전환의 가능성을 긍정 하는가 부정 하는가 이며, 좌파와 우파의 구분기

준은 사회주의를 신봉 하는가 자유주의를 옹호 하는가 이다. 그러나 과연 봉건체제에 대항하던 시

기의 자유주의자를 우파로서 볼 수 있는가, 또 사회주의는 어떠한 역사적 진행에서도 항상 좌파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다시 말하면, 자유주의를 우파로, 사회주의를 좌파로 규정짓는 것

은 역사의 구체적인 한 시대를 규정하고 있는 자본주의 생산양식 하에서만 정당한 것은 아닌가 하

는 생각이 든다. 유팔무는 좌파와 우파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

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채장수는 ‘체제’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관점을

취하면서, 큰 틀거리에서 목표이자 이상으로서 ‘사회주의 지향성’을 보다 분명하게 나타내는 정치세

력”을 좌파로 규정하고 있다(채장수 2003, 229). 동시에 그는 사회주의를 “‘계급독재’나 ‘국가의 폭

력적 전복’과 같은 급진적인 개념들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계급을 포함한 피지배계급의

이익확대를 목표로 하여 체제적 대안의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변혁이나 수정을 모색하는 운동”(채장

수 2003, 229)8)으로 봄으로써, 맑스주의와 현실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상대적으로 폭넓은 정의를

내리고 있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우파는 자본주의 체제를 고수하려는 부류이며, 좌파는 자본주의

에 대한 체제적 대안으로서 사회주의를 모색하는 세력이다. 채장수는 자신의 노력이 현재 한국사회

에서의 좌파개념을 설정하려는 것임을, 즉 역사적인 배경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유팔무의 경

우에서와 같은 의문은 제기되지 않는다.

보비오(N. Bobbio)는 좌파와 우파를 구분하는 기준을 ‘평등’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가지는 태

도에서 찾고 있는데, 좌파는 가능한 한 불평등을 축소하고 평등을 지향하는 평등주의자로, 우파는

상대적으로 불평등은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불평등한 현실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부류로서

정의되고 있다(Bobbio 1999, 105-118). 여기에서 보비오는 평등주의와 평균주의를 구분하는데, 평

균주의는 모든 사람이 어떠한 구분 기준도 없이 모든 것에서 평등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평등

주의는 사람들이 평등한 동시에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선천적인 불평등을 덜 고통스러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의미한다(Bobbio 1999,

106-108). 따라서 실천적인 차원에서 평균주의가 모든 개인이 만사에서 모두 평등한 유토피아 사

회를 지향한다면, 평등주의는 불평등한 사람들을 좀 더 평등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들을 좀 더 적극

적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보비오는 좌파를 간단히 평균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천박한 비판에 대

항하려는 의도에서 평균주의와 평등주의를 엄격히 구분하고 좌파는 평균주의가 아니라 평등주의를

8) 장상환은 채장수의 정의와 유사하지만 더욱 포괄적으로 좌파를 정의하고 있는데, 그는 “사회제도의 개혁을 통하

여 권력과 금력의 횡포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좌파로 부른다. 장상환의 정

의에서 ‘사회주의’라는 정치이념이 좌파를 규정하는 필수요소는 아니다(송문홍 외 1999).

Page 9: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53

주장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주의는 평등주의의 극단적인 한 형태, 즉 일종의

기계적인 평등을 주장하는 평등주의로서 보아야 하며, 따라서 평균주의를 지향하는 사람 역시 좌파

로 보아야 한다. 다른 한편, 보비오는 자유에 대한 태도에 따라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서 온건파와

극단파를 구분하고 있다. 자유주의는 하나의 실천체계이자 가치 체계인 민주주의를 의미하는데, 이

러한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권위주의와의 대칭을 이룬다. 따라서 평등-불평등, 자유주의-권위주의라

는 두 가지 기준에 기초해서, 그는 극좌파(평등주의적인 동시에 권위주의적인 운동)-중도 좌파(평등

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흐름)-중도 우파(자유주의적이지만 불평등주의적인 흐름)-극우파(반자유

주의와 반평등주의적 흐름)의 네 가지 정치적 스펙트럼을 구분한다(Bobbio 1999, 127).

그러나 평등과 불평등을 기준으로 좌파와 우파를 구분하는 보비오의 견해는 일견 명료해 보이지

만 사실은 매우 모호하고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그는 “좌파가 모든 불평등을 제거하려고 한다거

나 아니면 우파는 불평등을 존속시키려 한다는 것이 아니며 그저 전자는 좀 더 평등주의적이고 후

자는 좀 더 불평등주의적이라는 것을 의미할 뿐”(Bobbio 1999, 111)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좀

더’를 평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준은 무엇인가. 채장수가 적절히 지적하고 있듯이, 보비오에 있어서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발생하는 평등의 문제는 결국 평등을 수용하는 ‘정도’ 혹은 ‘양’의 문제”가

되는데, “어느 정도까지 평등을 수용해야 좌파일 수 있으며, 어느 정도까지 자유주의적이어야 중도

좌파가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가 제시되지 않는 한, 보비오의 구분은 실용성이 부

족하다(채장수 2003, 228).

바라다트(L.P. Baradat)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스펙트럼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이를 공간적으

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급진주의자, 진보주의자, 온건주의자, 보수주의자, 반동주의자로 배열하면서,

온건주의를 중심으로 진보주의와 급진주의의 정치적 성향을 좌파로, 보수주의와 반동주의로의 방향

을 우파로 설정하고 있다(Baradat 1994, 40-41). 그에 따르면, 좌파는 인권과 평등주의, 국제주의

를 강조하는 반면에, 우파는 재산권, 엘리트주의, 민족주의적인 가치를 추구한다고 한다. 그가 좌파

와 우파의 개념을 특히 각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추구하는 가치와 관련하여 많이 언급하는 것에 비

추어 볼 때, 좌파와 우파의 주요 구분기준을 정치적 가치와 동기에 대한 태도, 즉 어떤 사회적 가치

를 추구하고 있는가에 따라 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론되지만, 사실상 그는 좌파-우파와 진보-보수를

명확한 차별성을 가지고 개념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바라다트의 경우, 진보-보수의 개념쌍이

때로는 좌파-우파의 개념쌍과 동일한 것으로, 때로는 보다 더 포괄적인 것으로 인식되게 함으로써

두 개념쌍의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으며, 좌파-우파 개념을 진보-보수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부차적인 역할에 머무르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좌파와 우파에 대한 몇 가지 기존의 논의들을 살펴보았다. 이제 이러한 논의들에 기초해

서 좌파와 우파에 대한 개념의 좌표를 설정해보고자 한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어떤 특정의 정치

적 이념이나 가치의 내용을 담지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면, 좌파와 우파를 구분 짓는 기준은 바로

이러한 정치이념이나 가치지향성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 정치이념이나 가치지향성은 곧바로 어떤

Page 10: JFI F)KLMI NM* + ;OP LRQ ST

54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구체적인 특정의 정치적 이데올로기, 예를 들면 자유주의나 사회주의 등과 곧바로 등치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어떤 특정의 이념이나 실천과는 독립적으로 기존의 지배적인 정치적 내지는

사회적 가치 및 이에 근거한 체제를 신봉하는 세력은 우파로, 이에 반해서 기존의 가치체계와 제도

를 비판하고,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적인 정치적 및 사회적 가치와 제도들을 모색하는

세력은 좌파로 규정된다.9) 좌파와 우파는 변증법적 대립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우파가 -이들

이 지지하는 정치적 이념이 어떠한 내용을 담지하고 있든지 간에- 정(正)이라면 좌파는 반(反)이다.

우파가 존재하지 않으면 좌파도 존재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좌파가 존재하지 않으면 우파도 없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좌파가 추구하는 가치들은 우파가 추구하는 가치들과 모순적인 대립관계 속에

서 결정된다.

좌파와 우파를 특정의 구체적인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등치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은 그 시기의 지

배체제가 어떠한 생산양식 그리고 그에 따른 어떠한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지배

적인 생산양식은 역사의 진행 속에서 새로운 생산양식에 의해 대체되고 그와 함께 지배 이데올로기

도 변하기 때문에, 좌파와 우파는 고정불변이 아닌, 시대에 따라 상이한 정치이념을 소유하고 대변

한다. 즉, 좌파와 우파를 구분하는 이념적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의 역사적 총체성 속

에서 구체화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유럽에서 18세기와 19세기 전반부에 걸쳐 일어난 중세봉건적

생산양식과 가치체제 및 절대왕권을 비판하고 이를 넘어서 개인의 자유와 평등에 기초를 둔 민주주

의와 자본주의를 새로운 체제적 대안으로 들고 나왔으며, 이를 위해 투쟁한 부르주아 자유주의자들

은 그 당시의 시점에서 좌파의 범주로 규정되어야 한다.10) 이 당시에 사회주의를 주장하던 자각된

부류는 소수였으며, 일차적으로 절대군주제와 교회와 귀족정치라는 봉건적 질서에 반대하는 공동전

선에 참여했으며, 이러한 공동전선의 주도세력이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이었음에는 의문의 여

지가 없다. 따라서 중세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는 시기에 왕정과 지배적인 기존 질서인 봉

건체제의 가치를 옹호하는 부류가 우파이며, 좌파는 자유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었다.11)

그러나 19세기 전반 서유럽을 휩쓸던 부르주아혁명을 통해서 봉건적 생산양식과 정치적 제도가

완전히 철폐되고 부르주아 지배가 공고화됨에 따라 이들이 주장했던 체제대안적인 가치와 질서, 즉

9) 이러한 규정은 좌파와 우파의 구분을 불평등한 기득권의 관점에서 찾고 있는 이진우의 견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진우에 따르면, “좌파와 우파는 일차적으로 권력관계를 통해 규정된다. 우파는 소수의 기득권을

보존하고 확대하려는 세력이라고 한다면, 좌파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기득권에 저항하려는 세력이라고 할 수 있

다.”(이진우 1999, 84).

10) 다렌도르프(R. Dahrendorf)는 역사상 최초의 좌파는 자유주의자들이었다고 주장한다(Dahrendorf 1963, 42).

11)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모든 개개인이 충분히 그리고 자유롭게 남녀의 구별 없이 각자의 잠재적 능력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세계, 즉 자유가 군림하고 그 자체로서 곧 강제가 되는 정부가 소멸되고 없는 세계란 자유주의자

에게나 사회주의자에게 다 궁극의 목표가 되는 것이었다”(Hobsbawm 1999, 452). 프랑스 혁명 당시 좌파라고

불리던 자코뱅은 중류계급과 노동대중의 동맹이었는데, 여기에서 중류계급 자코뱅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Hobsbawm 1999, 171-172). 또한 당시의 사회주의는 봉건사회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적인 사회체제를 제

시하기에는 자유주의에 비해서 이론적으로도 크게 역부족이었다.

Page 11: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55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지배적인 것이 됨에 따라 이제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좌파가 아니라 우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어제의 좌파가 오늘의 우파로 된 것이다. 그리고 과거 자

유주의자들이 차지했던 좌파의 자리는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대신되었다. 이들은 자본주의 생산양식

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 예를 들어 빈부격차와 재산에 근거한 계급대립과 불평등을 비

판하고, 평등과 부의 공정한 분배를 주장하면서, 자본주의 정치 및 경제 체제와 질서에 대한 하나의

대안적 체제로서 사회주의를 주장한다. 현 시대의 지배적인 역사적 생산양식인 자본주의 체제에 대

한 비판과 대안은 사회주의라는 실천적, 이념적 지표를 중심으로 모색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좌

파는 구체적으로 사회주의라는 정치 이념을 신봉하는 세력으로 규정된다. 만약에 자본주의 사회가

사회주의 운동에 의해 극복되고 사회주의 체제가 새로운 지배체제로 형성된다면, 그리고 이러한 사

회주의가 여전히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에 대한 체제대안적인 비판세력이 등장한다면,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우파가 그리고 사회주의에 대한 체제대안적 사상을 주장하는 사람들

은 좌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역사 진행에 비추어 볼 때, 각 시대마다 좌파들이 주장해 온 가치

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관되게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역시 평등이다. 이런 점에서 좌파

와 우파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평등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태도에서 찾고 있는 보비오의 견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결국 좌파는 기존의 체제에 대한 비판과 부정에서 출발하고, 이것은 최종적

으로 불평등과 지배계급의 기득권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등이라는 가치로

귀결된다.

좌파는 태생적으로 기존의 정치체제와 가치 전반에 대해 단순히 비판하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것에만 그칠 수 없으며, 적극적으로 기존의 체제를 넘어서는 보다 나은 체제-이 체제는 분명히 피

지배계급의 불이익과 불평등의 해소에 대한 전망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다-에 대한 거시적인 대안

과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와 동시에 대안적 체제로 가는 기본적인 프로그램과 실천 강령은 물

론이고 단기적인 국면(conjuncture)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각론과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다. 우파가 이미 주어진 기존 체제의 장점과 단점들을 구별하고 단지 단점을 수선하

는 어느 정도 한가로운 작업에 그치는 것에 비해서, 좌파는 기존 체제의 근본적인 모순을 밝히고

새로운 체제로 인도하는 논리와 방법을 새로이 끊임없이 매순간 창출해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실로 매우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주의 건설에 대한 역사적인 대실험이 실패로

끝나고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루는 오늘날 좌파들이 겪고 있는 위기는 쉽게 극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Page 12: JFI F)KLMI NM* + ;OP LRQ ST

56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IV. 맺음말 :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연결

지금까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개념을 각 각 이론적으로 규정하고자 시도하였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논의 결과에 의거해서 진보-보수, 좌파-우파라는 개념쌍들의 상호 연결 관계를 살

펴보는 것으로써 전체 논의를 마치고자 한다.

진보와 보수는 어떤 특정의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사회적 변화의 포괄적이

고 빠른 진행에 대한 수용태도와 그러한 변화를 수행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에 대

한 믿음의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좌파와 우파는 현존하는 지배적인 이념과 제도를 비판, 극복하고

자 하는가 아니면 옹호 하는가로 구분되며, 각 특정의 역사적 시대에서 그 시대의 지배적인 이념

그리고 이에 대한 대항 이념을 통해 각 각 구체적인 자신의 주의(主義)를 획득한다. 예를 들어, 자

본주의 생산양식이 지배적인 오늘날 우파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정치적 및 경제적 자유주의

를, 좌파는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세력들을 지칭한다. 이러한 구분에 의거할 때, 진보가 좌파와, 보수

가 우파와 쉽게 연결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좌파가 기존의 지배적인 이념체계와 정치체제를 비

판하고 새로운 대안적 체제를 추구하다는 것은 좌파가 사회 전체에 걸친 포괄적이고 적극적이며 빠

른 변혁을 통해 사회의 총체적인 관계를 이성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신뢰하는 진보

적 사고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기존의 지배적인 이념체계와 정치체제를 옹호하는 우파

는 결국 사회변화에 대해 소극적인, 현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기존의 관례에 의거해서 필요한

경우에만 수정하려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다.

기존체제에 대한 과감하고 폭넓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거나 실시하는 우파도 있다. 이들은 일반

적으로 ‘개혁적 우파’라고 불리는데, 본 논문의 정의에 따르면 ‘진보적 우파’로 범주화될 수 있다.

이들이 여전히 우파인 이유는 이들이 추구하는 변화는 기존의 정치나 경제 체제를 부인하고 이에

대한 대안적인 새로운 체제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기적 국면의 변

화에 기존 체제를 적응시키고 공고화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가 양

차 세계대전 사이에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에서 발생한 세계경제대공황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

타난 자본주의 체제의 대폭적인 개혁이다. 이러한 개혁을 주도한 정치가나 학자 누구도 이러한 개

혁을 통해 자본주의를 넘어서 사회주의로 나아가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 이러한 개혁을 이론적

으로 뒷받침한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즈(J.M. Keynes)는 뼛속까지 부르주아 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스며들어 있는 철저한 자본주의 옹호자였다. 이러한 사례와는 달리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이

들 지역에서의 좌파들이나 신자유주의의 등장이후 나타나는 복지국가제도의 계속적인 파괴에 저항

하는 서구 선진국의 좌파들을 ‘보수적 좌파’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사회주의-구체적으로 어떠한 종

류의 사회주의이든지 간에-를 옹호한다는 점에서는 좌파임에 분명하지만, 변화에 대해 진보적인 태

도를 취하고 있지 않다는 측면에서는 보수적이다.12) 이처럼 시기적 국면에 따라 ‘보수적 좌파’가 존

Page 13: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57

재할 수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적인 새로운 체제에 대한 전망과 이를

위한 실천은 좌파가 존재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를 이루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점에서 좌파는 진보

와 동행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론적 논의의 주요 목표는 현실을 보다 잘 설명해내는 것에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

제시되고 있는 주장들이 단순히 자의적인 좌표인지 혹은 나름의 설명력을 가지는지를 입증할 수 있

기 위해서는 본 논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개념을 사회에서의 구체

적이고 논쟁적인 이슈들에 적용시켜 보아야 할 것이다.

12) 사회주의에 대한 정의는 채장수의 정의 참조 (채장수 2003, 229). 한국에서는 김대중정권과 노무현정권을 거

치면서 ‘좌파의 보수화’ 현상이 일어났다는 주장이 있다 (박영균 2008). 1987년 이래 좌파정치는 보수 우파의

담론 헤게모니에 젖어들면서 현실적 선택이라는 합리화 속에서 새로운 대안적 전망 제시와 실천적 변혁에 실

패한 것이다.

Page 14: JFI F)KLMI NM* + ;OP LRQ ST

58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참 고 문 헌

강정인. 1997. “보수와 진보 -그 의미에 관한 분석적 고찰.” Nisbet, R. & Macpherson, C.B. 『에드먼

드 버크와 보수주의』. 강정인․김상우 옮김. 서울: 문학과 지성사, 9-62.

김호기. 2002. “한국 지식인과 지식사회의 구도.” 김호기. 『말, 권력, 지식인』, 서울: 아르케, 141-237

박영균. 2008. “한국 사회의 보수화와 진보의 좌절, 그리고 미래.” http://jbreview.jinbo.net/maynews/

readview.php?table=organ&item=2&no=670 (검색일: 2009. 4. 5)

박효종. 2002. “민주화이후의 보수와 진보갈등.” http://rini.hallym.ac.kr/cyber/cyber.html (검색일:

2004. 7. 1)

송문홍․이강필. “세기말 한국 좌파의 현주소.” http://www.donga.com/docs/magagine/ new_donga/

9911/nd99110040.html (검색일: 2004. 7. 18)

안병진. 2004. “신보수주의의 이념적 뿌리와 정치적 함의: 레오 스트라우스를 중심으로.” 『한국정치학

회보』. 38집 1호, 127-142.

양승태. 1995. “한국 보수주의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시론.” 『한국정치학회보』. 28집 2호, 7-32.

유팔무. 2002. “좌-우, 보수-진보 이데올로기 갈등 극복을 위하여.” http://rini.hallym.ac.kr /cyber/

cyber.html (검색일: 2004. 7. 1)

이광일. 2008. “‘진보의 재구성’을 위한 몇 가지 문제와 작은 질문.” http://jbreview.jinbo.net/

maynews/readview.php?table=organ&item=2&no=671 (검색일: 2009. 4. 5)

이봉희. 1996. 『보수주의: 미국의 신보수주의를 중심으로』. 서울: 민음사.

이진우. 1999. “좌파는 진보적이고 우파는 보수적인가.” 이진우.『한국 인문학의 서양 콤플렉스』. 서울:

민음사, 69-91.

정영태. 2002. “‘진보 대 보수’ 구도가 되기 위한 조건들.” http://www.digitalmal.com/

news/print_news.pnp?no=5192 (검색일: 2004. 7. 1)

장세룡. 2002. “해제 - 마르퀴 드 콩도르세: 정치, 역사의 진보.” Condorcet, Marquis de. 『인간 정신

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 장세룡 옮김. 서울: 책세상.

정상호. 2008. “미국의 네오콘과 한국의 뉴라이트에 대한 비교 연구.” 『한국정치학회보』. 42집 3호,

167-189.

조희연. 2008. “신자유주의적 불평등, 신보수정권 시대의 ‘복합적 반신자유주의 정치’.”

http://jbreview.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item=2&no=672 (검색일:

2009. 4. 5)

채장수. 2003. “한국사회에서 좌파 개념의 설정.” 『한국정치학회보』. 37집 2호, 219-238.

채장수. 2009. “‘촛불집회’에 대한 보수진영의 대응담론.” 『한국정치학회보』. 43집 1호, 129-150.

Baradat, Leon P. 1994.『현대정치사상』. 신복룡 옮김. 서울: 평민사.

Page 15: JFI F)KLMI NM* + ;OP LRQ ST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에 대한 이론적 좌표설정 모색 59

Bobbio, Norberto. 1999. 『제3의 길은 가능한가: 좌파냐 우파냐』. 박순열 옮김. 서울: 새물결.

Burke, Edmund. 1973. 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 Harmondsworth: Penguin Books.

Chomsky, Noam. 2004.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1. 서울: 시대의 창.

Condorcet, Marquis de. 2002.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 장세룡 옮김. 서울: 책세상.

Dahrendorf, Ralf. 1963. “Links in der Bundesrepublik?” Horst Krüger (ed.), Was ist heute Links?

Thesen und Theorien zu einer politischen Position, München: Paul List Verlag, 35-43.

Dirks, Walter. 1963. “Aspekte eines linken Konservativen.” in Horst Krüger (ed.), Was ist heute

Links? Thesen und Theorien zu einer politischen Position, München: Paul List Verlag,

46-56.

Hobsbawm, Eric. 1999. 『혁명의 시대』. 정도영․차명수 옮김. 서울: 한길사.

Hornung, Klaus. “Grundzüge der politischen Ideengeschichte des Konservatismus.”

http://www.studienzentrum-weikersheim.de/xxxhornung.htm (검색일: 2004. 7. 18)

Klaus, Georg & Buhr, Manfred. (eds.). 1987. “Fortschritt.” Philosophisches Wörterbuch.

Westberlin: Das Europäische Buch.

Krohn, Wolfgang. 1983. “Der Zwang zum Fortschritt.” Kursbuch. 73. Sep., 117-129.

Nisbet, R. & Macpherson, C.B. 1997.『에드먼드 버크와 보수주의』. 강정인․김상우 옮김. 서울: 문학

과 지성사.

Schaff, Adam. 1996. “Was gibt uns heute der Marxismus?” Z: Zeitschrift Marxistische

Erneuerung. Nr. 25. März, 97-109.

Schulz, Klaus-Peter. 1963. “Die klassische Ambivalenz der Linken.” Horst Krüger (ed.), Was ist

heute Links? Thesen und Theorien zu einer politischen Position, München: Paul List

Verlag, 113-130.

Page 16: JFI F)KLMI NM* + ;OP LRQ ST

60 정치․정보연구 제12권 1호(2009)

<Abstract>

Theoretical Consideration; Progress & Conservation,

Leftist & Rightist

Kim, Kyung-Mi

(Sogang University)

This article is based on the attempt to define ‘Progress & Conservation’ and ‘Leftist

& Rightist’ focusing on theories and developing process of the concepts.

It sure is true that western and we share different history, experience and tradition

which are the vital bedrocks for evolvement of theories. Nevertheless, I am convinced,

through the process that we will be able to have productive rather than exhausting

confrontations between Progress and Conservation, also Leftist and Rightist, together

with clarifying the propensity of ideologies in Korean society by a) searching for

origins of terminologies and b) generalizing them for further use.

In conclusion, the division between Progress and Conservation is coming from a

demeanor in accept and a degree of faith in men without regarding a certain political

ideology or value; a) ‘demeanor in accept’, that concerns inclusive, rapid progress of

social changes b) ‘degree of faith in men’, that concerns a rationality and free will of

men who effectuate those social changes. On the other hand, the division between

Leftist and Rightist comes from whether one is either supporting or criticizing/

overcoming existing policies; in each period of time, one obtains own doctrine based on

a ruling or opposing ideology.

Key Words: Progress, Conservation, Leftist, Rightist

․ 접수일 : 2009. 5. 10 ․ 수정일 : 2009. 6. 25 ․ 게재확정일 : 2009.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