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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0년도 추계학술대회 일시 : 2010년 11월 20일(토) 9:0017:30 장소 : 전북도청 대강당 3층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newspang › co_img › file_9556.pdf ·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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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0년도 추계학술대회

    ■ 일시 : 2010년 11월 20일(토) 9:00~17:30■ 장소 : 전북도청 대강당 3층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 본 자료집은 농림수산식품부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09:00-9:30 등록 및 친교

    흥겨운 사물놀이 한마당(전주 미미어린이집)

    Ⅰ부 사회:오춘자(전북생태유아공동체 대표)09:30-10:20 개회식 및 인사말

    인사말:황민영((사)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위원장)임재택(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 부산대 교수)

    환영사:김완주(전라북도 도지사)축 사:김호서(전라북도의회 의장)

    김승환(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

    10:20-11:00 기조발제

    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발표자:김종덕(경남대 사회학과 교수)11:00-11:20 휴식시간

    11:20-11:50 주제발표 1

    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동향

    발표자:허남혁(충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11:50-12:20 주제발표 2

    한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발표자:정혜경(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11:20-13:30 점심시간

    전주비빔밥 체험(전북생태유아공동체)

    Ⅱ부 사회:김용님(전북유치원연합회 회장)13:30-14:10 주제발표 3

    농부가 들려주는 아이밥상이야기

    발표자:서정홍(농부시인)

    14:10-14:40 문화공연

    전라북도의 흥과 멋(한벽루예술단)

    14:40-15:10 주제발표 4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친환경 무상급식

    발표자:김성주(전북의회 복지환경위원장)15:10-15:40 주제발표 5

    시 ․ 도 교육청을 통한 식생활교육-장독대 있는 학교 ․ 유치원만들기-발표자:배대순(경남도 교육청)

    15:40-16:00 휴식시간

    16:00-16:20 실천사례 1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아이들

    발표자:정두남(울산 꿈밭유치원 원감)16:20-16:40 실천사례 2

    현미 잡곡밥에 곡 ․ 채식을 먹는 아이들발표자:강흐들(목포 한나유치원 원장)

    16:40-17:00 실천사례 3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생태적 식생활을 실천하는

    아이들

    발표자:조혜선(부천 소사어린이집 원장)17:00-17:30 종합토론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좌장:임재택(부산대 교수)토론:탁명구((사)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사무총장)

    김성주(전라북도의회 복지환경위원장)

    정두남(울산 꿈밭유치원 원장)

    강흐들(목포 한나유치원 원장)

    조혜선(부천 소사어린이집 원장)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0년도 추계학술대회 일정표

  • 목 차

    ■ 기조발제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 21

    김 종 덕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주제발표1. 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동향 ··········································· 51

    허 남 혁 (충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2. 한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 63정 혜 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3. 농부가 들려주는 아이밥상 이야기 ·········································································· 81서 정 홍 (농부시인)

    4.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친환경 무상급식 ·························································· 109김 성 주 (전라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장)

    5. 시 ․ 도 교육청을 통한 식생활교육-장독대 있는 학교 ․ 유치원 만들기- ········· 121배 대 순 (경상남도교육청 학교급식주무관)

    ■ 실천사례1.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아이들 ················································································ 135

    정 두 남 (울산 꿈밭유치원 원감)

    2. 현미 잡곡밥에 생 ․ 채식을 먹는 아이들 ······························································· 143강 흐 들 (목포 한나유치원 원장)

    3.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생태적 식생활을 실천하는 아이들 ····································· 159조 혜 선 (국공립 소사어린이집 시설장)

  • ■ 포스터 발표1. 이유식을 통한 아침식단 개선사례 ········································································· 175

    강신영 ․ 임소영 (부산대학교 유아교육학과 BK21 계약교수, 연구원)2. 텃밭 가꾸기를 통한 음식찌꺼기의 유기 순환 활용 ·············································· 181

    김 민 선 (제주 푸른마을 어린이집 원장)

    3. 목요일은 채식하는 날 ···························································································· 188김소영 ․ 이소영 ․ 탁정화 (부산 법원어린이집 교사)

    4. 지역사회와의 도농교류를 통한 생명활동 ······························································ 196김 정 자 (㈜비앤디 직장보육시설 디딤어린이집)

    5. 현미밥 채식!! 우리 아이들도 좋아해요 ································································ 202박 화 섭 (대구의료원 어린이집 원장)

    6. 변화! 현재 삶의 질을, 미래의 삶을 바꾸다 ························································· 207서 기 진 (베타니아 특수어린이집 교사)

    7. 생태유아교육프로그램을 적용한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가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 216안 순 임 (사회복지법인 천안 행복이 가득한 어린이집)

    8. 산바람, 강바람, 들바람 농촌체험 한마당 ····························································· 225오 춘 자 (전북생태공동체 대표)

    9. 함께 하는 건강한 생일 ·························································································· 231이 남 정 (서울 청파어린이집 시설장)

    10. 우리 전통음식문화를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는 콩 ․ 메주 ․ 장담그기 활동에 관한실천사례 ··············································································································· 238

    이 진 우 (금오유치원)

  • 모시는 글

    생명의 결이 어우러지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가을 하늘처럼 맑은 아이들을

    모시고 살리는 일에 힘을 쏟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풍성한 가을이기를 빌어봅니다.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사)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와 함께 개최하고자 합니다.

    식생활교육지원법의 제정․시행을 계기로

    식생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영유아기 식생활교육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성찰과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부디 함께하셔서 어린 아이들을 위한

    생명의 밥상을 차리는 일에

    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함께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11월

    (사)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위원장 황민영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 임재택

  • 환 영 사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원 여러분!

    2010년 추계 학술대회를 축하하며

    우리 도를 찾아주신 여러분을 200만 도민과 더불어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자리를 빛내 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황민영 사단법인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상임대표님과

    행사를 준비해 주신 임재택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우리 도에서 열리는 추계 학술대회는

    ‘식생활 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

    고 열띤 토론과 회원간 정보를 교환하며 화합하는 장으로서 매우 유익하고 의미있는

    행사입니다.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는 ’02년 설립 이후 1년에 두 차례 학술대회를 열어왔고, 일본

    등과도 국제교류를 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유아교육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실천 운

    동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

    은 남다른 철학과 열정으로 유아교육을 펼쳐 오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

    각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새로운 세상에

  • 대한 많은 호기심과 함께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계신 선생님들의 따뜻한 애정과 보살핌 속에 하루하루를 즐겁고 유

    익하게 보내면서 미래의 꿈나무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5명으로 32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풍요로운 선진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의 투철한 책임감과 남다른 철학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걱정이 없는 나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임을 잊

    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회원 여러분!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방조제 완공과 신항만 건설 등의 기반을 토대로 동북아 경제중심 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본격적인 내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인 OCI가 새만금 지역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확정

    했으며 새만금 방조제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기네스 공식 인증을 받으면서 관광명

    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현장을 찾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의 중심고장, 5천만의 마음의 고향을 방문하

    셨습니다.

    전통이 살아 숨쉬는 맛과 멋, 여기에 따스한 온정을 체감하시고

    가슴 속에 아름다운 추억 한 아름씩 새겨 가시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가 오늘의 학술대회를 통해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전북방문을 다시 한번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1월 20일

    전라북도지사 김완주

  • 축 사

    오염되지 않은 제철 음식을 먹이는 일이 진정한 보육의 첫 걸음이라고 합니다. 어

    린 아이들을 위한 생명의 밥상을 차리기 위해 오늘 학술세미나에 참석하신 여러분들

    을 만나 뵙게 돼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현대산업문명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성장과 개발, 자본과 경

    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지금의 유아교육은 정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 두

    명 중에 한 명은 제왕절개로 태어나며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엄마의 젖을 먹지 못하

    고 자랍니다. 이들은 그대로 이어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자라고 있습

    니다.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는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이 열 명 중 두세 명 정도로 늘어

    나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지면서 우리 아이들은 공격적이

    고 산만하고 정서불안, 신경증, 스트레스 등 정신적 질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정

    에서는 아이들의 조기교육을 위해 수십만 원을 쓰면서도 아침밥을 먹이지 않는 경우

    가 두 명 중 한 명 정도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양계장처럼 키워지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성장해 성인이 되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지, 국

    가적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한국생태유아

    학회와 사단법인 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열일곱 번째 학술대회는 이 같은

    식생활문화를 뒤엎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식생활교육지원법의 제정․시행을 계기로 식생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

  • 점에서 영유아기 식생활교육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성찰과 구체적

    인 실현 방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 아이들을 위한 생명의 밥상을 차리는 일에 오늘 학

    술세미나에 참석하신 여러분의 지혜를 함께 모아주시길 고대해 봅니다.

    부산과 경남, 울산, 목포, 등 각지에서 이를 위해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환영하며 아

    울러 여러분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1월 20일

    전라북도의회 의장 김호서

  • 축 사

    최근 생태계 파괴로 인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친환경소재의 다양한 아이콘이 우리

    의 의식주를 지배하는 가운데, 점차적으로 교육의 중심이 인간중심 교육에서 생명․

    생태교육에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의 신체적․정신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심화되고 이를 극복하려는

    작은 실천들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세상,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영․유아 식생활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리게 됨을 진심으로 반갑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올해 17번째 학술대회를 준비하신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와 전북생태유아공

    동체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마음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대문명에 익숙해진 보육 및 교육환경이 아이들에게 끼친 신체적․정신적 영향을

    생각하면 근대교육의 폐해를 치유하는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생명과 인간의 가치를 존

    중하는 생태학적인 관점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은 당연한 추이입니다.

    최근 우리 아이들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섭취와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소아비만, 소아당뇨,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신체적 질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인공식품에 길들여진 탓에 매우 공격적이고 산만한 정서불안과 신경증 등의

    정신 질환을 보이는 아이들의 숫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아기의 식생활은 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고 황폐화 시킬 수도 있

    습니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이 유아들의 식탁을 대부분 차지하는 요즈음, 영․

    유아의 식생활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유아교육 종사자들에

  • 게 맡겨진 시대적인 사명이자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학술대회가 건강한 영․유아 식단 표준안 마련에 도움이 되고, 친환경적인 식

    생활 교육을 통한 사랑의 실천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되어, 생명위기시대에 처한 우리

    아이들을 구하는 방안들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성찰하고 지혜를

    모으는 바람직한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이 식단에서부터 자연친화적인 삶이 스며들어 몸과 마음 및 영

    혼의 조화를 위한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 주리라 기대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마련된 이 뜻 깊은 자리가 소기의 아

    름다운 성과를 거두길 바라며,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

    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1월 20일

    전라북도 교육감 김승환

  • 본 포스터는 후원단체인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제공하는 자료입니다.

  • ▪▪기조발제▪▪

    ◈ 김종덕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기조발제

    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김종덕(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Ⅰ. 생명위기시대

    영국의 역사학자 홈스봄: 현대(20세기): 극단의 시대

    파국의 시대 → 금의 시대 → 산사태

    현대는 생명위기의 시대

    생명위기는 전 세계에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생명위기는 사람, 지구, 동식물, 자연(토양 미생물)에게도 해당된다.

    10억 명이 굶주리고 17억 명이 과체중이다.

    20세기에 식량생물다양성의 75% 소실했다.

    오늘날 세계 식사에너지의 약 80%가 12개 산업작물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농업 유전적 자원의 70% 이상이 소멸되고 있다.

    생물 및 문화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매년 2% 비율로 생물다양성을 잃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생명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

    생명위기는 근현대의 산물

    물질적 성장의 반대급부로 생명위기를 낳음

    생명위기는 효율성과 경쟁을 위한 속도문명으로 인한 자연과 환경 파괴의 산물이다.

    생명위기는 인간의 만용, 인간중심주의의 추구의 산물이다.

    생명위기는 기술의 남용과 맹신의 산물이다.

    생명위기의 큰 책임은 산업형 농업, 공장형 사육의 확산과 관련이 있다.

  • 22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산업형 농업, 공장형 사육은 농민, 토양, 동물, 식물에 대한 범죄행위

    영국 Coop: 식품산업의 7 범죄:

    갈취, 오염, 고의적 상해. 파괴, 동종섭취, 약탈, 사기

    식품산업 등은 소비자 건강보다 이윤을 더 중시한다.

    싼, 정체불명의 식재료를 조합하여 식품생산, 각종 첨가물 사용

    먹을거리 생산자에게 낮은 가격에 공급할 것을 강요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좋은,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다.

    마이클 폴란(in defense of food)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잃은 정체불명의 음식(아담 바바라)

    음식과 관련하여 비상사태이다.

    Ⅱ. 음식문맹과 식생활교육의 필요성

    생명위기, 식생활 비상사태는 불편한 진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르고 있다.

    사람들은 음식문맹자이다.

    음식문맹은 세계식량체계, 식품산업의 먹을거리 탈정치화의 결과이다.

    음식문맹자의 모습

    사람들은 싸면서도 좋은 음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싸고 좋은 음식은 없다. 싼 음식은 누군가 대가를 치른 음식이다.

    복지비용, 의료비용, 환경복원비용, 지구온난화 비용

    음식을 옷이나 주택 등과 같은 차원에서 보고 있다.

    통신비용, 좋은 휴대폰을 위해 먹는 비용을 줄이거나 아낀다.

    편리성의 대가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편리성을 추구한다.

    조리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 패스트푸드에 의존한다.

    나쁜 음식이 야기하는 결과를 알지 못한다.

    전통음식의 소중함,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

    먹을거리 생산자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 기조발제 ❙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23

    음식문맹의 결과

    -나쁜 음식 확산에 기여(공범자)

    -자녀의 건강부실

    -생명비용의 증대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

    -환경비용의 증대

    -식량보장 저하의 비용

    식생활교육의 필요성

    먹을거리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음식문맹자를 음식시민으로

    온전한 음식(good, clean, fair food)을 통한 세상의 변화

    전통계승을 통한 음식의 정체성 유지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

    제인구달

    윌리엄 라빈스 상, 하

    Ⅲ.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방향

    먹을거리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식생활교육 국민운동 전개가 필요하다.

    1) 현대 먹을거리의 본질을 알 수 있도록 전체론적 접근을 해야 한다.

    영양주의, 환원론에서 탈피

    식품의 생산과 소비, 식품산업의 본질, 식량자급의 중요성, 지속가능한 농업

    새로운 미식학(생태학+미식학), 전통식문화에 대한 이해

    2) 먹을거리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농업

  • 24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먹을거리 공동체 구성원의 이해관계는 같다.

    3) 음식문맹자를 음식시민으로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영양교육을 넘어 식생활교육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소비 포함

    4) 국가가 국민의 식량권을 존중, 보호, 충족시키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 누구나 good, clean, fair food 먹을 수 있는 권리

    무상급식도 식량권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5) 생명위기를 극복하는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경제, 환경, 사회적 지속가능성

    6) 유아들의 식생활교육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식습관, 인성, 생명의 소중함, 미각, 바른 식습관

    7) 녹색식생활의 확산에 힘쓴다.

    -영양적으로 우수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식생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는 환경친화적 식생활

    -전통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식생활

    -가족, 이웃과 정서를 나누는 식생활

    -음식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

    -식품생산터전인 농어촌과의 조화로운 발전

    -국가의 식량수급을 생각하는 식생활

    8) 식재료로 조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 기조발제 ❙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25

    Ⅳ.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

    1) 생명위기, 식생활위기에 대한 성찰에 의거한 종합적 대응

    2) 현실 문제의 개선 및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3) 단순한 문제해결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지향해야 한다.

    4) 식량권, 식량주권에 기초해야 한다.

    정부의 식량권 의무(식량권의 존중, 보호, 충족) 이행 촉구

    식량주권 제고를 위한 정부정책 수립 및 이행

    5) 네트워크, 연대에 기초하여 영향력 제고(가정과 학교와 연계한다)

    Ⅴ.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과제

    1)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여건의 마련에 힘쓴다.

    농업중시, 농민에 대한 예우, 식량자급률 제고, 식량주권 중시

    2) 전국민운동으로 승화되기 위해 국민들의 능동적 참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관주도는 한계가 있다. 시민이 주도해야 한다.

    3) 보다 많은 자원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지방정부)예산의 1% 정도는 투입해야 한다.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4) 외국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탈리아: 488법, 우리를 살찌우는 문화프로그램, 먹을거리와 소통 프로그램

    브라질 벨로리존찌, 시민식량권에 입각한 도시의 식량보장정책 실시

  • 26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5) 식생활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식생활교육의 제도화에 힘써야 한다.

    전문강사의 양성과 콘텐츠 개발해야 한다.

    수준별 콘텐츠와 교수법을 개발해야 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참여형 교육이 되어야 한다.

    6) 가정식사의 정상화를 위한 여건조성에 힘쓴다.

    장시간 노동의 완화, 출근시간의 다변화

    회식문화의 개선

    가정식사의 중요성에 대한 가치 인식(교육)

    Ⅵ. 결론

    생명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현안이다.

    생명위기 시대는 종식되어야 한다. 그 원인에 맞는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생명위기는 근대 자본주의, 양적 성장에 기인한다.

    생명위기를 낳는데 세계식량체계, 산업형 농업, 공장형 사육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생명위기를 낳는데 먹을거리 소비자도 일조했다.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은데 식생활교육이 중요하다.

    식생활교육은 시민단체 주도 국민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은 식량권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기조발제 ❙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27

    인성발전과 영농체험

    김 종 덕(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요즈음 아이들을 보면, 공부를 참 많이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여, 대학 입학 때까지 그리고, 대학에 와서도 학원을 다닌다. 심지어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취업 등을 위해 학원을 다닌다. 학교의 교육과정도 만만치 않은데, 학

    교에서 배우는 것이 모자라 학원에 다니면서 이를 보충하고. 또 보충한다.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 등에서 학습하는 내용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학습한 내용을 보면, 세

    상 돌아가는 것을 훤히 알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30여 년 전에 읽은 잡지에서 미국 이야기지만 A 플러스 문맹이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대학에서 4년 동안 성적이 A 플러스인 학생이 졸업 후 실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빗댄 용어다.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도 지금 A 플러스 문맹자

    가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개인에게 손해이고,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다.

    살면서 중요한 것이 있고, 덜 중요한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을 알고, 덜 중요한 것을

    모르는데 당연하다. 그런데 오늘날 아이들이 아는 지식을 보면, 안타깝게도 중요한 것

    을 잘 모르고, 덜 중요한 것을 많이 아는 헛똑똑이가 되어 있다.

    오늘날 중학생들의 학력은 매우 높다. 예전에 고등학생들이 배우건 영어나 수학 등

    을 배운다. 언어공부도 만만치 않다. 헌데 이런 중학생들이 자기가 살면서 먹는 밥이

    나 음식에 대해 너무 모른다. 밥을 할지 모르며, 자기가 먹는 음식이 생산되는 농업이

    나 농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의 교육에 책임이 있고, 또 부모들의 책임 또한 크다. 학교

    교육과정에 정말로 중요한 음식교육 등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목을 많이 배우게 되어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정말로 중요한 음식

    교육을 거의 등한시 하고 있다. 대신에 아이들이 입시 준비하는 데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많은 엄마들이 자녀들 집에서 밥을 먹이는 시간이 아까워 학원과 학원사이에

  • 28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하도록 한다.

    영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패스트푸드나 고지방, 설탕성분이 많이 든 음식

    을 먹은 경우 수업시간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그리하여 성적 향상도 이루어지지 않는

    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의거한다면, 엄마들이 자녀들을 패스트푸드에 의존하면

    서,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패스트푸드를 먹은 후 학원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엄마들부터 제대로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엄마가 아이들한테 제대로 된 식사를 먹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음식을 만

    들 줄 알아 패스트푸드에 덜 의존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들한테 밥을 먹으라

    고 이야기하고, 밥을 먹게 하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짓게 해야 한다.

    일본 고베대 명예교수인 야스다 시게루 박사는 일본에서 쌀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밥을 먹읍시다”에 대한 운동과 관련하여 인상적인 이야기

    를 했다. 그는 이 운동과 관련하여 초등학교 1학년생들에게 직접 밥을 짓도록 하는 것

    이 최선의 교육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고, 실제 그렇게 한다고 한다. 8살 정도 아이가

    직접 쌀을 씻고, 밥을 안치고, 불을 때고, 밥이 익는 냄새를 맡고, 뜸이 들 때까지 기

    다리고, 잘 된 따뜻한 밥을 한번 먹게 되면, 그 아이는 밥을 잘 먹게 되기 때문에 더

    이상 밥을 먹자는 운동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야스다 시게루 교수의 이러한 교육철학은 우리로 하여금 자녀 키우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초등학교 자녀가 밥을 하게끔 허용하지

    않고, 또 그렇게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불 걱정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

    는 그렇게 하는 드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많은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어도 밥을 할지 모른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밥만 할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유지케하는 먹을

    거리가 생산되는 농업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도시화율이 90퍼센트 가까이 되어 인구

    의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는 현실에서 도시의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요

    즈음은 농촌에 사는 아이들조차 농업이나 농촌 그리고 먹을거리의 생산과정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사람에게 영농체험은 다른 활동과 달리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교도소 재소자들에 대한 연구가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 교도소 재소자 한 집단에

    게는 노역으로 영농에 종사케 했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목공 등 공장 일에 종사케 했

  • 기조발제 ❙생명위기시대,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성격과 과제 29

    다. 이들이 출소한 후 재범률을 조사해보았더니 교도소에 있는 동안 농사를 지은 수

    인들의 출소후 재범률은 0인데 비해 교도소에서 영농 이외의 직업에 종사했던 출소자

    들은 높은 재범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영농을 통해 생명체를

    접하고 난후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농 체험이 갖는 이러한 결과를 고려할 때 아이들이 영농체험을 한다는 것을 농업

    과 농민에 대한 이해, 먹을거리 생산과정에 대한 이해를 넘어 좋은 인성교육이 이루어

    지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채소가 싹이 나고, 크는 것을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생명체와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보다 더 좋은 교육이 어디에 있는가?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자신의 자녀들은 인성도 좋고, 학업성적도 뛰어 나

    기를 원한다. 그리고 학업성적이 좋으면, 즉 공부를 잘하면 인성도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아이들 인성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는 아이들의 인성 발전에도 적용되는

    원리다. 이 원리를 알고,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발전을 위해, 아이들이 농업현장을 보

    고, 또 영농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는 현명한 부모가 많았으면 좋겠

    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살면서 필요한 중요한 지식은 많이 알고, A 플러스 문맹을 가

    져오는 불필요한 지식의 짐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유한양행, 건강의 벗, 2009년 6

    월호).

  • ▪▪주제발표▪▪

    ◈ 허남혁 (충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정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서정홍 (농부시인)◈ 김성주 (전북의회 복지환경위원장)◈ 배대순 (경상남도 교육청 학교급식주무관)

  • 34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 36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 38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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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 42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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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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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 48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 50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주제발표 1

    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동향1)

    허남혁(충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해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곤 한다. 이들에게 먹는 것은

    고역이다.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식욕을 ‘절제’라는 이름으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는 한

    국 사회에서 다이어트는 생존(취업과 결혼)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 지구의 반대편,

    아니 같은 나라에서도 먹는 것이 고역인 존재들이 있다. 누구나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밥을 굶는 어린이들과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한 끼는 절제가 아

    닌 ‘해결’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도시의 무료급식소마다 늘어진 긴 행렬은 점점 더 길

    어진다. 지구 반대편 소위 3세계의 기아문제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서 사람들에게

    큰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런 와중에 2009년 초 전세계 기아인구는 드디어

    10억 명을 돌파하고 말았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 사람들은 2008년 글로벌 식량

    위기를 맞이하면서 이미 진흙으로 만든 과자로 끼니를 때우고 있던 상황이라 이번 대

    지진을 겪으면서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굶주림으로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의 수만

    큼 과다한 칼로리 섭취로 인한 비만과 당뇨 같은 식원성 성인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금의 세게는 기아와 비만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어느 시대나 기아와 비만이 동

    시에 작동하곤 했지만,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세계화의 가속도가 붙으면서 상

    태가 더욱더 심각해졌고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이 글에서는 그 원인을 현재 우리의 먹거리 생산과 유통, 소비를 규정하고 있는 구

    조, 즉 농업 생산(농)과 먹거리 소비(식) 간의 관계의 문제로 파악하고, 이 구조와 관

    계가 소비자들에게 내보이는 가격표 속에 숨겨져 있는 여러 가지 측면(경제, 환경, 건

    강 등)의 비용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새로운 현상을 통해 현

    재의 구조를 바꾸어갈 동력을 농과 식의 관계를 재구성하는데서 찾아본다.

    1) 본 원고는 2010년 월례강좌 발표원고 입니다.

  • 52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먹거리의 세계화와 산업화, 물신화: 가격표 속에 숨겨져 있는 비용들

    우리가 자주 먹는 맥도날드 햄버거는 세계화되고 산업화된 우리의 먹거리 체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햄버거를 만드는 쇠고기, 햄버거 빵을 만드는 밀, 그리고

    프렌치프라이를 만드는 감자와 콜라까지. 우리가 흔히 패스트푸드라고 부르는 먹거리

    들 중에서도 햄버거는 단연 대표적이다. 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만드는 재료들은 전세

    계 곳곳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브라질에서 생산된 대두콩 사료와 미국에서 생산된 옥

    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이 소가 한국에서 키워지건 미국에서 키워지건 그건 상관

    없다)에서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 고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햄버거 빵을 만드는 밀은

    미국의 드넓은 벌판에서 키워진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상당수의 먹거리들이 이처럼 글로벌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싸

    게 생산할 수 있는 곳에서 가장 많이 생산해서, 그것을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곳으

    로 무역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더 싸기 때문이

    다. 지난 20세기 우리는 값싼 석유 덕분에 수송비를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고 마음껏

    무역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값싼 석유 덕분에 석유로 만드는 화학비료와 농약, 농

    기계를 사용해서 광대한 들판에 마음껏 에너지를 투입, 먹거리 수확을 늘릴 수 있었

    다. 심지어 우리가 먹는 농업 생산이 산업화되고 석유화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대두콩을 재배하기 위해 드넓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됨으로

    써 발생하는 환경적 비용이나 열대림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오던 원주민들이 쫓겨나면

    서 발생하는 희생은 우리의 햄버거 값 속에 들어있지 않다. 미국의 건조한 들판에서

    옥수수나 밀을 키우는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물을 지하에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에

    너지 비용 역시 우리의 햄버거 값 속에 들어있지 않다. 우리가 기호식품으로 선호하

    는 초콜릿이나 커피 역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다. 선진국에 수출하기 위해 제3세계

    국가들이 카카오나 커피를 대량으로 경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비용을 포함

    해, 제3세계의 가난한 농민들이나 아이들이 정당한 노동 댓가도 제대로 반영되어 있

    지 않다.

    이처럼 우리가 마트에서 돈만 주면 사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 속에는 이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들, 생산과정에서 자연과의 관계 등이 모두 담겨 있고, 이들의 희생과

    노력이 녹아 있다. 거기에 붙어있는 가격표는 그러한 모든 관계를 반영하지 못하고

    오로지 가격이 싼지, 아닌지로 평가받을 뿐이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생산물의 가치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53

    가 시장에서의 가격으로 평가받는 상황이 바로 ‘물신화’(reification)이다. 지구 반대편

    에서 오는 먹거리가 우리 주변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보다 가격이 더 싼 역설은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농업 선진국들의 수출 농업 보조금과 식량주권의 위협

    제3세계 국가들에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기호식품들이 가격이 싼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인건비나 땅값이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수입되는 칼로

    스 쌀이나 밀가루, 쇠고기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

    황(상당한 관세가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은 쉽사리 이해가 쉽지 않다. 미국은 우리보

    다 더 잘 사는, 세계에서도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아닌가. 땅값 싼 것은 이해할 수 있

    지만, 인건비는 당연히 우리보다 훨씬 비싸다. 그럼에도 현실은 멀리서 오는 것이 훨

    씬 더 싸다.

    그 비밀은 미국을 비롯한 농업 선진국들이 자국의 수출농가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에 있다. 국제시세와 자국 생산비와의 차액에 대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수출농가(농가가 아니라 실제로는 대농장)들은 국제시세 수준에서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는 이러한 선진국들의 농업 보조금

    을 철폐하도록 되어 있지만, 정작 전세계의 곡물 생산을 장악하고 있는 농업 선진국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이를 피해가고 있다. 이들이 이

    렇게까지 예산을 써가며 자국의 수출농업을 보호하는 이유는 전세계 곡물 생산의 독

    점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세계 각국에 자국(특히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데 있다.

    그 피해가 잘 드러난 사례가 바로 미국과 멕시코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이 1994년 발효되어 농산물 관세가 철폐되면서 미국의 옥수수가 멕시코 옥

    수수 시장을 초토화시킨 사례다. 잘 알려진 것처럼 멕시코인들은 마야문명 시대부터

    옥수수를 주식으로 재배하고 먹어온 ‘옥수수의 사람들’이다. 멕시코는 미국에 비해 인

    건비나 땅값이 월등하게 저렴한 수준이다. 그런데 1994년 나프타가 발효되어 옥수수

    관세가 철폐되자 멕시코산 옥수수보다 가격이 더 낮아진 미국산 옥수수가 멕시코 시

    장에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고, 그 결과 옥수수를 재배하면서 살아오던 멕시코의 소규

    모 농민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들 농민들은 생계를 위해

  • 54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가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다치기도 하고 목숨을 잃었다.

    아이티 역시 30년 전까지만 해도 주식인 쌀을 자급하던 나라였다. 그런데 1986년

    경제위기를 맞아 IMF에서 긴급자금을 조달받는 과정에서 조건으로 내세워진 농산물

    시장개방(관세철폐) 때문에 미국에서 값싼 캘리포니아 쌀이 수입되기 시작했고, 아이

    티의 농업생산기반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2008년 전세계적인 식량위기 사태를 맞아

    국제 쌀시세가 3배 이상 폭등하자 쌀을 수입해 먹던 아이티 국민들은 쌀가격을 감당

    할 수 없어 진흙쿠키를 먹어야만 하는 상황으로 떨어졌다.

    더군다나 아이티를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들(주로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은 자의가 아닌 세계적인 무역구조의 문제로 인해, 전통적으로

    농업국이지만 생존을 위해 식량을 생산하기 보다는 환금작물의 생산을 위한 수출농업

    에 매달리고 있다. 환금작물은 가격이 늘 들쭉날쭉이고 그만큼 농민들의 삶도 불안정

    해서 미래를 기획할 수 없다. 저개발 국가들은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만성적인 적자

    상태에 놓여있고 이는 기아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식량주권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

    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 역시 겨우 쌀을 자급하고 있는 덕에 2008년의 글로

    벌 식량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지만, 만약 쌀까지도 수입하고 있었다면 상황은 많

    이 달랐을 것이다. 식량자급률이 25%를 겨우 유지하다 점점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장래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글로벌 농식품 기업들의 독점 강화와 농민의 위기

    농업 선진국들은 농업보조금을 지불하면서까지 자국 농업을 보호하려 하는 다른 한

    편으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자국의 글로벌 농식품 기업들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

    해서라도 농산물의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 먹거리의

    생산에서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과정에 걸쳐 소수의 다국적기업들이 독점적으로 장

    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특정 품목의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엄청난 독점적인 이

    득을 남기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길(Cargill)이 대표적인 곡물메이저 기업이다. 밀, 콩, 옥수수 등

    곡물의 글로벌 무역을 장악하고 있는 이 다국적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농산물과 곡물의

    무역이 대폭 확대되기 시작한 1970년대 이래로 엄청나게 덩치를 불려왔다. 카길은 자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55

    신의 활동영역을 곡물 중개와 무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곡물과 관련된 다른 분야들로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곡물로 만드는 가축사료 분야이

    다. 더 나아가 가축사료 뿐만 아니라 사료를 먹여서 키우는 육류 생산에서 가공 판매

    에 이르는 영역에까지 진출하여, 전세계적으로 쇠고기 생산과 유통에 있어서도 몇 손

    가락 안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제초제를 비롯한 농약을 판매하는 미국의 몬산토(Monsanto)도 대표적인 글로벌 다

    국적기업이다. 이 회사는 1980년대부터 종자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지금은 세계

    최대의 종자기업으로 변모하였고, 1997년 외국기업으로 넘어간 우리나라 굴지의 채소

    종자 기업들이 지금은 몬산토 소유가 되어 있다. 지금은 자사의 제초제와 세트로 판

    매되는 유전자조작 종자를 생산, 판매하는 세계 최대의 기업이기도 하다. 농민들이 과

    거에는 종자나 비료를 살 필요가 없었다. 수확물 중 좋은 것을 남겨두었다가 다음 해

    농사를 짓고 키우던 가축의 분뇨로 퇴비를 만들면 자연적으로 해결되었던 것들이었

    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가 매년 종자를 사야 하고 비료를 사야 한다. 그만큼 다국적

    종자기업과 농화학 기업들에 의지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농자재에서부터 농산물 유통과 가공, 식품가공 및 유통에 이르는 먹거리 관

    련 전 부문들에서 소수의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의 독점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고, 인접

    분야들 간의 협력이나 인수합병으로 인한 독점력 강화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

    이다. 그 결과는 소비자들이 먹거리에 지출하는 가격 중에서 농민들이 수취하는 몫이

    갈수록 줄어들게 되면서 전세계의 소농들이 땅에서 쫓겨나고 대규모 기업농(사실상

    의 대자본)들이 그 자리를 메워가는 현상이다.

    에너지 고투입형 단작농업의 문제

    산업화와 단작화를 거친 세계의 농업은 급격한 농업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일으켰

    다. 농작물마다 상업적으로 가치를 갖는 극소수의 품종만이 전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탓에, 그렇지 못한 품종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실험실 속의 수집용 종자로서

    만 남게 되면서 종 다양성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농작물 자체의 종류도 대폭 줄

    어들었다. 전세계적으로 교역을 통한 상업적인 가치가 높은 몇 가지 종류만 대량으로

    재배되고 그 외의 것들은 재배되지 않고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나라만 봐도 과거에는

    쌀 뿐만 아니라 지금은 우리가 이름도 다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잡곡들을

  • 56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보충하며 먹어왔지만, 지금은 쌀 다음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보리도 생산량이 얼마

    되지 않을 정도이다. 정부가 공급하는 식량작물 종자 이외에는 토종종자를 찾아보기

    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국적 종자기업들이 공급하는 채소종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일

    이 더욱 심각하다.

    이처럼 전세계 각 지역에서 수천 년 동안 그 지역 농민들이 그 지역 풍토에 맞는

    품종을 공동으로 개량해온 토종의 종자들이 농업의 세계화와 종자의 세계화로 인하여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하나의 토종종자가 사라지는 것은 그 지역의 자연과 인

    간과 사회가 수천 년 동안 축적해온 공진화의 산물(문화역사적 자연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이러한 토종종자의 멸실은 매우 중대

    한 위험이다. 비상상태 때 꺼내어 쓸 수 있는 유전자 정보의 풀(pool)이 그만큼 줄어

    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농업개방의 또다른 핵심인 축산물의 경우도 서구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식량과

    함께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산업이다. 육식의 문제는 건강과 환경의 문제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3분의 1 이상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

    고 있고, 값싼 곡물로 생산한 육류와 낙농제품은 선진국 소비자들과 저개발국의 중산

    층 소비자들이 주요 소비대상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해마다 10%씩 육류소비가 늘어

    나고 있는데 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축산이 광범위하게 확장되면서 가축용 사료를

    수입하게 된다. 이 사료산업을 장악한 것도 몇몇 다국적기업이며 결국 이 기업들이

    세계의 곡물시장을 장악하는 구조다. 사료용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 숲이 잘려져 나가

    고 숲이 사라진 탓에 주기적인 홍수와 가뭄이 일어난다. 숲을 기반으로 살아간 사람

    들은 고향을 등지고 도시의 빈민으로 전락하게 된다. 또 축산 과정에서 다량의 물을

    쓰이고 가축의 분뇨와 메탄가스는 지구환경의 주요 원인이다. 결국 ‘석유로 키운 옥수

    수로 만든 소’라고 할 수 있는 현대의 육식문화는 세계 식량 수급문제와 지구 환경 문

    제의 핵심을 쥐고 있다.

    최근 석유의 대체품목으로 바이오 연료의 원료인 옥수수, 콩, 면화, 유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브라질이 에탄올 원료로 사용할 콩을 대규모로

    경작하기 시작했는데 열대우림 파괴는 당연히 따라오게 된다. 식용이나 사료용으로

    재배되던 콩이나 옥수수가 이렇게 산업용으로 쓰이게 되면 곡물의 가격이 치솟을 수

    밖에 없고 만성적 기아 상태에 놓여 있는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57

    소비자 건강과 소비자 선택의 위협

    확실히 과거에 비해 먹을 것이 많아졌다. 하지만 건강과 환경적 측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먹을 것이 없는 세상이기도 하다. 먹거리가 산업화되면서 생산 단계에서 농약

    과 화학비료의 세례를 받고, 가공과정에서 다량의 색소와 감미료, 보존제나 팽창제가

    투입되어 화학적 공정을 거쳐 우리가 즐겨 먹는 대기업의 가공식품으로 탄생한다. 이

    런 가공식품 중심의 식생활은 인간의 몸을 조금씩 갉아 먹는다. 바쁜 현대인들이 쉽

    게 접근할 수 있고 비교적 싸게 패스트푸드 또한 건강과 환경을 해치는데 주요 원인

    이다. 우리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의 비밀은 바로 세계 식량 시장의 모순

    에 있다. 대량으로 생산되어 값싸게 팔리는 질 낮은 고기와 가공식품들이 만나서 햄

    버거나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곡물만큼이나 패스트푸도 생산단

    계에서 다량의 화학적 처리에 의존하고 이에 더해 저임금 상태의 패스트푸드 종사자

    들의 희생에 기반해 ‘3천원짜리 햄버거 세트메뉴’가 가능해진 것이다.

    값싼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저소득층의 사람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음식으로

    이는 또 건강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 문제가 심각하다. 신선하고 영양

    가가 높지만 과도한 칼로리를 발생하지 않는 ‘웰빙식품’을 먹고 화학농법이 최대한 자

    제된 유기농축산물을 섭취할 수 있는 계층은 시간과 돈이 허락된 중산층 이상에게 가

    능하다. 이들은 건강과 몸매를 관리할 여력이 있지만 질나쁜 지방질과 당분이 가득한

    정크푸드를 섭취하고 외모를 관리할 시간과 돈이 허락되지 않는 저소득층들의 신체적

    특징은 이제 깡마름이 아니라 뚱뚱함이다.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인 미국에서 비

    만은 저소득 가구들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최근 미국은 이에 대한 정책적인

    고민과 대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 또한 비만이 저소득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

    이는데 특히 스스로 절제하기가 힘든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비만문제는 당뇨와 고

    혈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비만 당뇨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원이 넘

    는다는 것은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먹거리의 산업화로 인간만이 병드는 것이 아니다. 산업화 대상이면서 동시에 제 살

    과 피를 희생하는 가축들은 비좁은 공간에서 항생제와 영양제로 버티면서 그야말로

    축산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일 뿐이다. 이런 문제들이 집적되어 한번씩 전 세계를 들

    었다 놓았다 하는 조류독감과 구제역, 광우병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인근의 세계 최대 돼지사육농장에서 발생했다

  • 58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가축들은 길러지는 과정에서도 고통을 받지만 인간 또한 그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농산물 유통구조의 문제

    글로벌화된 먹거리 구조 속에서도 과일과 채소는 신선함이 생명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 국내산을 먹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차 수송기술의 발달로 인해 수입되는

    과채류가 늘어나고 있고, 중국에서는 학교급식용으로 냉동채소가 많이 수입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경우에도 규모만 다를 뿐, 생산자와 소

    비자가 서로 격리되어 있고 여러단계를 거친다는 점에서는 글로벌 먹거리 구조의 상

    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소비자도 농민도 손해를 보면서 중간 유통업체들

    만 이익을 보는 구조다.

    과채류를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특히 전국의 농산물이

    집산되는 곳이다. 생산된 농산물을 산지상인들이 수집하고 이를 다시 가락동시장에

    위탁, 경매를 거쳐 소매상들에게 넘겨지는 이중, 삼중의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 생산

    자 입장에서는 포장비, 위탁비를 빼고 나면 실제로 수령하는 금액은 많지 않다. 때로

    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유통구조 때문에 차라리 밭을 갈아엎는 것이 나을 때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중간 유통과정을 여러 단계를 거치다보니 농민들의 출하가

    격보다 훨씬 높아진 가격에 구매하게 되고 또 농산물의 신선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지방의 재래시장에서 사는 농산물 역시 서울 가락동을 찍

    고 내려온 물건이 많다는 것이다. 말만 지역산이지 실제로는 엄청난 거리와 단계를

    거쳐 온 농산물인 셈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산지에서 좋은 농산물은 서울

    가락동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가락동에서 팔고 남으면 지방으로 다시 내려오지만, 유

    통단계가 많아지면서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더 올라간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

    일 수록 좋은 것을 값싸게 먹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에는 가락동의 비중이 줄어들고 점차 대형마트나 대형 식품․식재료업체들과

    산지의 농민 생산자가 직거래 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기업과의 직거래는 농민이나 소비자에게 결코 도움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이제 사

    람들은 ‘시장을 간다’고 하지 않고 ‘마트에 간다’고 말한다. 깔끔하게 포장 진열되어 있

    는 대형마트의 신선식품들을 쇼핑카트에 담고 시식까지 해볼 수 있는 대형마트는 쇼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59

    핑공간이면서 도시인의 대표적인 문화생활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식품가격

    을 재래시장과 비교해본다면 우리가 누리는 호사에는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포장과 매장유지, 경영비 등 많은 가격이 발생하고 이는 고스

    란히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지금 재래시장에

    서 똑같은 양의 채소를 구입해 보면 그 확연한 가격차이의 비밀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도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형마트는 늘 좋

    은 품질의 농산물을 직거래를 통해 최저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한다고 내세우고 있

    고, 가끔 얼토당토 않은 가격으로 농산물을 ‘덤핑’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구름떼같이 몰려들곤 하지만 그것은 생산자들에 대한 대형마트(대기업)의 횡포가 도

    사리고 있는 것이다. 농민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거래는 대형마트와의 직거래라는 말

    이 있을 정도로, 대형마트는 생산자를 장악하고 자신들의 손익계산 범주에서 벗어나

    면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자 농민들은 대기업에 종속되

    어 아무리 가격을 후려치고 불공정한 거래계약이어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불평등한

    구조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흐름들: 지속가능한 대안먹거리 운동과 윤리적 소비의 확산

    한끼의 식사와 한잔의 커피는 칼로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윤리적 문제가 녹아 있다.

    즉 기초 식량인 곡물부터 기호식품까지 세계의 모순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상황에서

    먹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대형마트에서 사은대잔치를 내세우며 폭탄세일을 하는

    수박 한 덩어리를 집어 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닌 것이다. 기업은 절대 고객에게 ‘사은’

    하지 않는다. 폭탄세일의 폭탄을 누군가는 맞게 돼있다. 사람들은 상품을 사들이기 위

    해 경쟁하고 노동을 하다 보니 싸고 품질만 좋다면 상품 자체가 신으로 추앙받는다.

    맹목적인 신앙에 주변 사람들의 눈물과 세계의 모순은 인식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이런 압도적인 흐름을 문제삼고 먹거리에 가해지는 비윤리적이고 반환경

    적인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해나가자는 대안적 움직임들이 전세계 곳곳

    에서 펼쳐지고 있다. 유기농업 운동, 슬로푸드 운동, 로컬푸드 운동, 채식주의, 공정무

    역 등이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의 복지, 저

    임금의 노동착취까지 포함하는 패스트푸드 문화에 대항해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햄버거나 피자를 먹지 말자는 차원이 아니다. 먹거리에는 지역의 생태적 가치와 문화

  • 60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가 담겨있다는 점을 되새기고 이 관계를 회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조화를 이루자

    는 문화운동이다. 또 지구 반대편에서 농민을 농업 노동자로 전락시키며 정당한 노동

    댓가를 치르지 않는 불공정거래에 항의하면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정한 노동

    조건(특히 아동노동 금지)을 지키며 생산자들의 자립에 일정정도 기여를 하자는 의미

    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상품을 이용하자는 공정무역의 움직임도 이제 소비의

    새로운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 또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알 수 없는 먹거

    리가 아닌 지역에서 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유통과정 중에 발생하는 에

    너지 소비문제, 대기업의 이윤독점 문제를 배제하고 신선한 지역산 농산물을 소비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이익이되고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로컬푸드 운동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런 대안적인 운동들은 소비자들의 윤리적인 소비선택을 강조하면서 자본주의의

    문제를 완벽하게 제어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고, ‘착한

    소비’를 내세운다는 것은 그저 새로운 소비코드의 하나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

    다. 비싸지만 건강과 환경까지 고려해서 의식 있는 소비를 할 수 있는 계층도 역시나

    중산층 이상만 가능한 소비 트렌드라는 지적인 것이다. 다만 이런 움직임들이 거침없

    이 내달리는 먹거리의 세계화, 물신화에 문제제기를 하고 자기성찰과 실천까지 이끌

    어낸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충분하다. 그리고 이제 그 비판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려는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다.

    農과 食,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회복을 위하여

    수조 원 규모의 외식시장 성장이 왜 먹거리 생산 주체인 농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는 식량의 글

    로벌화가 지닌 근본적인 모순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이 증가할수록 개인의 쌀

    소비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최근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적으로 지목되면서 쌀 소

    비 감소에 한몫을 보태고 있다. 이처럼 외식 열풍과 다이어트 열풍 사이에서 농민들

    은 출구가 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흔히 막걸리 열풍에 농민들이 덕을 많이 볼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막걸리가 값싼 수입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잘

    알지 못한다.

    철저히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총생산에 그다지 크게 기여도 하지 못하고 오

  • 주제발표 1❙외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61

    히려 도시인들의 세금만 쏟아 붓고 있는 농업은 버리고 잘 팔리는 자동차와 휴대폰을

    팔아먹고 지금처럼 외국에서 식량을 수입해 오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싱가포르

    같은 나라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비교우위론이 19세기 이전의 낡은 경제이론이

    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농업이 갖는 먹거리 생산이라는 근본적인 역할을 고민하지

    않은 섣부른 판단이다. 생명유지의 기본적인 먹거리 생산을 외부화시키는 위험에 대

    해 한국사회는 고민하지 않는다. 광우병의 예는 극단적인 사례라 쳐도 심심하면 터지

    는 수입산 농산물의 안전사고문제는 단순히 비양심적인 업자들만의 문제일까? 농업은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 없다. 우리의 건강과 생명이 결부된 문제이고

    국토 환경을 보존하는 가장 광범위한 친환경산업이기도 하다. 논밭이 사라지고 그 자

    리에 높은 빌딩과 아파트만 들어선 대한민국이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지 상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농과 식의 관계를 다시금 회복하자는 움직임이 매우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다. 유치원과 학교에서 텃밭과 요리를 체험하고, 급식을 통해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되며 지구환경과 이웃에 도움이 되는 먹거리가 무엇인지 배우고 있다. 우

    리나라에서도 조금씩 그러한 자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사양산업으로 치부했던

    농업, 더 이상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부정했던 농촌이 사실은 우리가 일용하는 먹거

    리를 만들어내는 일이고 장소라는 성찰은,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 관계를 다시금 생각

    하게 만들고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먹거리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내가 먹는 먹거리를 무책임하고 무관심하게 외국에 맡기고 다국적기업에 맡기

    고 마트에 맡겨서는 안되겠다는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성찰이 개인의

    선택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인 인식과 제도의 전환으로 이어짐으로써 내가

    먹는 먹거리 속에 담긴 관계와 가치를 조금 더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것으로 바꾸는

    일이 지금 한국 사회에 절실하다.

  • 주제발표 2

    한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정혜경(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Ⅰ. 들어가며

    인류학자 시드니 민츠의 ‘음식의 맛, 자유의 맛“이라는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인용되어 나온다.

    내 나라의 국민들이 받은 수백만 가지의 다른 축복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코

    카콜라를 마시는 풍습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 2차 대전에 참전한 어느 미군병사의 편지에서

    코카콜라가 하나의 문화의 표상이 되어버린 미국의 이야기이다. 어릴 때부터 줄곧

    먹어 온 코카콜라가 얼마나 중요한 먹을거리인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다.

    아동은 한 국가의 미래이며, 아동기의 영양건강상태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

    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건강은 식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바른 식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중요하지만 이를 전 국민이 실천에 옮

    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동의 식생활은 각 개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국가 차원에

    서도 관심을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동의 식생활교육은

    중요한 국민적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으로 짧은 기간에 절대적인 식량부족상태에

    서 풍족한 식량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식생활의 서구와 맞

    물려 영양상태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아동들의 식생

    활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컸다. 또한 최근의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기후변화는 먹을

    거리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한국인의 식생활도 매우 심각하다. 특히 서구의

  • 64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비자연적이고 육류 위주의 식생활이 전 세계에 유포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경오염

    과 건강상의 문제를 낳고 있다. 25%의 낮은 곡물 자급률, 먼 지역 식품소비 증가로

    인한 에너지 비효율성문제, 음식물 쓰레기 증가, 지나친 패스트푸드 범람으로 인한 비

    만 및 생활습관 병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음식을 통해 바뀌어야 한다. 음식에는 그

    나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운명이 숨어 있다.

    최근의 식생활의 서구화로 나타나는 현상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만이다. 즉 영

    양과다로 인해 발생되는 질병인 ‘비만’은 최근 3년 사이에 초등학생 비만 비율이 2배

    정도 증가(남 : 1998년 7.2%~2001년 15.4%, 여 : 1998년 8.7%~2007년 15.9%)하였다

    고 보고되고 있으며 소아비만 아동들에게서 성인병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일

    뿐 아니라, 75~85%는 성인 비만으로 이행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2005년 보건복

    지부 자료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은 약 1조 8천억 원으로 추계되

    며, 또 이는 비만으로 인한 질병율 증가 및 평균수명 증가의 요인에 맞추어 급속히 증

    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전 국민의 60%가 과체중이며, 2003년 비만관련 보

    건․의료비용이 750억 달러에 달해 비만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받아들여 ‘비만의 정치

    학’이란 말까지 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며, IOTF(국제비만태스크포스)는 “아동 비만은

    미래 흑사병”이라 하여 “전 세계적으로 5~18세 아동, 청소년의 비만 폭증으로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시 비만으로 인한 질병이 각국의 보건의료체제가 떠안을 수 없을 만큼

    터져 나올 것”이라 주장하였고 한국도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다

    식품산업의 발달로 인한 과도한 가공식품의 섭취와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에 따른

    유해식품논란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원

    인도 함께 있으므로, 개인의 차원보다는 국가의 정책 차원에서의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한국 아동의 영양건강상태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올바른 식생활 습관 육성 및 식생활교육의 실시를 위해서는 학교, 급식 담당자에게

    로만 국한되어서는 활성화 및 성공률이 저조할 수 있으므로, 가정, 학교, 급식 담당자

    및 농촌 및 지역사회에서 infra 구축을 통해 협력하여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

    다. 그래서 이미 한국 정부에서도 2009년 ‘식생활교육지원법’ 을 제정하였다.

  • 주제발표 2❙한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65

    여러 다른 나라들에서는 특히 일본의 경우 2005년에 이미 식육기본법을 마련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의 ‘식육기본법’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자

    국이 전통적 식생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계승 발전시켜 앞으로의 일본인들

    의 식생활의 기본으로 삼으려고 하는 의도가 매우 크다. 그 외 프랑스의 아동을 대상

    으로 하는 미각교육, 그리고 이탈리아의 슬로우 푸드 운동들의 이면에는 대부분 자국

    민들의 식생활을 유지 계승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러한 영유아에 대한 식생활교육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우리

    전통식생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우리민족이 수 천년

    이상을 향유하여 온 우리의 전통 식생활에 대해 살펴보고, 친환경적인 전통 식생활의

    지혜를 배우고 밥상머리 교육의 전통 식사예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생태

    친화적인 유아 식생활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그 해결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도해 보고

    자 한다.

    영유아 식생활관련 정책

    현재 영유아 관련 식생활정책의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어린이 식생

    활안전관리 특별법’ 이 제정되어 있으며, 2009년 5월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제정되어

    이에 관련된 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식약청에서 어린이 영양관리를 위한 제 사업

    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여러 가지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2009건강매점 시

    범사업과 서울시 친환경급식 시범학교 운영으로 2009년 25개 자치구별 1개교(각 4천

    만 원), 10월 262개교로 지원 확대, 2010년 250개교 예정으로 있다. 서울시 ‘아토피 없

    는 서울 프로젝트’에서는 2009년 25개 자치구별로 2개 이상 ‘아토피 없는 학교 만들

    기’, 상담, 교육, 체험활동, 아토피 예방 환경관리, 아토피 예방 영양관리 등의 프로그

    램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각종 식품안전 교육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국

    의 농촌지역에서 식생활교육 체험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지자체 그리고 민간단체

    들이 아동의 식생활 향상을 위한 전담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영유아 식생활문제의 현재

    식생활이 급격하게 변화됨으로써 영양과다와 불균형이 야기되었을 뿐 아니라, 계층

    간의 소득 격차가 커짐에 따라 빈곤층과 저소득층의 영양불균형, 식생활정도의 격차

  • 66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도 커져 영양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에 초등학생 비만 비율이 2배

    정도 증가하였으며, 취약계층의 비만 유병률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2배로 나타

    나 국가의 질환의 유병률 조절을 위한 적극적인 영양 정책 시행이 시급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아동은 당 첨가 우유, 단 음식, 과자류, 탄산음료, 가공식품 등 고당질을 비

    롯한 열량위주의 간식에 노출되어 있고, 가공식품의 섭취와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로

    인한 유해식품의 논란이 있다. 따라서 아동의 식생활교육을 통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

    는다면 우리나라 아동의 영양건강상태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영유아 식생활의 중요성과 정서발달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신체의 발달과 성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인 발달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식생활이 정서적인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알려졌으며 따라서 식생활은 단순히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

    는 것 외에 인간의 정신적 성장 발달 측면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세살 때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른이 되면 누구나 건강한 식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릴 적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힘들다. 우리는 습관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간식을 줄이고, 짜고 달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덜 먹

    으려고 결심하지만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다. 어릴 때 형성된 식습관은 성인이 된 후

    에도 지속된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건강식에 입맛을 들이면 다

    양한 입맛이 개발되어 결과적으로 인공적인 맛이 아닌 천연의 맛을 선호하게 된다.

    왜 어떤 사람은 단 맛을 매우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짠 맛을 좋아하는 것일까?

    왜 어떤 사람은 과일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고기를 좋아할까? 특정한 음식과 맛을

    선호하는 식품에 대한 기호는 매우 복잡하며 여러 가지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유전

    적 요인에 의해 특정 음식을 더 좋아하게 되기도 하지만 TV광고나 유행식품의 범람

    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식품마케팅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도 한다.

    유아기는 신체적 성장과 뇌의 발달에 의한 인지력이 급속히 발달되면서 유아의 음

    식에 대한 감각과 식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식습관은 영아기와 초기 소아기에 이

    미 형성되며 이것은 성인이 된 후의 음식에 대한 취향과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이 시

  • 주제발표 2❙한국의 식생활교육 운동과 영유아 식생활교육의 과제 67

    기의 충분한 영양 공급은 일생 동안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도 관련이 깊다. 따라서 어릴 때의 음식에 대한 경험은 음식에 대한 기호

    및 식사행동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생 동안의 영양상태를 결정하

    는 요인이 된다. 일단 형성된 성인의 식습관은 쉽게 교정하기 어려우므로 어릴 때부

    터 가정과 유아교육기관에서의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식생활교육이 필요하다.

    식품기호(food preference)란 다른 식품에 비해 특정식품을 더 좋아하고 선택하는

    행동이다. 어른의 경우 식품을 선택할 때 건강에 대한 지식과 비용, 그리고 개인의 취

    향을 고려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좋아하고 싫어하는 개인적 선호도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어린이들은 보통 좋아하는 것만 선택하려고 한다. 식품기호는 유아기 초기에 형

    성되며 아기들은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인 맛 선호(innate taste preference)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신생아들도 단맛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신맛과 쓴맛

    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단맛에 대한 선호를 나타낸다. 소금의 짠맛에 대해서는

    약 4개월경에 반응을 보인다. 어린이들은 익숙한 맛을 더 좋아하며 새로운 음식은 거

    부하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낸다.

    인간의 인성 형성에는 유전적 요인, 즉 생물적인 요인, 환경적 요인, 사회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행동특성은 많은 사회문화적 변인과 마찬가지로 영

    양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동물과 인간의 영양부족 및 결핍의 결과는 행동이상과 학습

    의 무능력을 가져오며 뇌와 중추 신경계의 변동은 결국 행동과 활동에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영양불량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심신의 건강유지를 위하

    여, 즉 건전한 성품과 바람직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적절한 영양 섭취는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 형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식습관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출생 후부터 장기간에 걸친 가정

    교육, 학교교육, 및 사회교육을 통하여 학습되어 일생동안 그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

    단 형성된 식습관은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아기에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68 식생활교육 국민운동의 출발점 영유아 식생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Ⅱ. 한국 전통 식생활의 지혜

    음식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이 소중한 음식의 재

    료인 식품은 모두 자연에서 비롯된다. 이렇듯 자연은 인간 생명의 근원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영원한 안식처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은 풍요와 편리함 위주의 생활양

    식을 추구하면서 고열량의 맛있는 음식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한 가공식품 위주

    의 식생활에 길들여져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지구는 더 이상 회생 불가능

    한 상태로 달음박질 하고 있다. 그에 따른 인간의 질병 양상 또한 병인을 추정할 수

    없는 대사성 질환들이 대부분이고 점점 만성화 되어가고 있어 치료의 어려움은 더해

    지고 있어 무엇인가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있지 않고서는 더 이상 지구

    와 인간의 생존 자체가 안보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여러 고문헌들을 통하여 선조

    들의 음식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들을 살펴봄으로써 발상의 전환과 함께 자연친화적이

    며 생명존중사상이 바탕이 되는 전통 한식 식생활의 우수성을 배우고자 한다.

    1. 채식 위주의 환경보존 식생활

    한국의 대표 음식하면 누구나 김치를 이야기 한다. 또한 대표적 전통 음식인 고추

    장과 된장, 인삼이 국제식품규격으로 등록돼 세계적인 식품으로 대접받게 되었다.

    CNN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도 최근 한식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어떻게 한국이 신흥 장수국가가 됐는지 의아해 하던 지구촌 세계인들이 그 이유의 하

    나로 채식 위주의 한식을 지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육류 위주의 서구형 식단은 암, 비

    만, 관상동맥 질환, 당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