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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N잡 열풍의 명암
3www.dgupress.com제1615호 2020년 6월 15일 월요일
최근 등장한 ‘N잡러’라는 신조어는 2개 이상 복수
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말이다. 즉, 본업 이외에 여러 가
지 일을 함께하는 사람을 말한다. 2017년부터 한국의
언론 매체를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이 용어는 현
재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수많은 N
잡러 혹은 N잡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으로써
이 명칭은 이전과 다르게 변화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설명 해 주는 중요한 용어가 됐다.
N잡, 무엇이 달라졌나
N잡이란 말이 생기기 이전에도 부업이나 투잡, 쓰
리잡 등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
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기존의 부업이 생계유지
를 주된 목적으로 삼으며 편의점, 대리운전 등 고정적
이지 않은 아르바이트식의 노동을 떠올리게 했다면 N
잡은 본업에 더불어 자신의 취미, 능력을 살리는 다양
한 형태의 노동을 연상시킨다.
이 같은 인식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근무 시간의 단축이었다. 2004년부터 시행된
주5일근무제와 2018년 시행된 주52시간 근무제는 노
동자들의 휴식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
정이었는데, 줄어든 근무시간으로 사람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되찾으면서 일과 삶의 균형, 소위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
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미뤘던 취미와 자기계발로
눈을 돌리게 됐다. 실제로 광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
고 있는 최 모 씨(47)는 퇴근 후 집에서 차를 볶아 온
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N잡러다. 그는 “원래 차
와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취미생활도 하고 용돈도
벌고 일석이조다”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또한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 N잡이 오히려
본업이 된 경우도 있다. 유튜브 채널 ‘N잡하는 허대
리’를 운영하는 유튜버 허대리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N잡에 집중한 경험을 밝혔다. 그는 회사를 다니
기 전부터 해온 글쓰기, 1인 사업, 중국어 교육 콘텐츠
제작 등에 퇴사 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몰두하면서 많
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N잡은 누군
가에게 자아실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와 같
은 시대적인 요구에 반응하듯이 현재 시중에는 400여
권 이상의 부업, N잡과 관련된 책들이 판매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N잡과 플랫폼
그렇다면 요즘 대학생에게 N잡은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온라
인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
장한 온라인 플랫폼은 노동 공급자와 수요자가 노동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온라인 상의 장소를 제공하
는 것이다. 이 같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의 이동
을 O2O(Online to Offline)라고 한다. 상품, 운송, 재
능 등 다양한 노동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은 하교 이후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대학생
에게 좋은 방법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배민 커넥트’가 있다. 시간과 거리
에 구애받지 않고 하굣길에도 소소한 용돈벌이를 가
능하게하는 이 플랫폼은 배달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양만큼 배달해 수익을 창출해
준다. 또다른 온라인 플랫폼인 ‘숨고’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제공하거나 필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반적인 학업 관련 과외 뿐만
아니라 보컬, 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과외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도배, 행사 진행, 명함 제작 등 자신이 가
진 능력은 어떤 것이든지 등록해 거래가 가능하다. 이
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상
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우리대학 학생 박효원(21) 씨
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자체 제작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만의 브랜드
를 가지고 싶었던 그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그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는 “문화 기획자가 꿈인데 온라
인 플랫폼을 통한 티셔츠 판매로 진로에 한 발짝 다가
갈 수 있었다”라며 성취감을 나타냈다. 덧붙여 “앞으
로도 꾸준히 학업과 과외를 병행하며 온라인 플랫폼
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해 볼 것”이라
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이처럼 N잡은 대학생들
에게도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미래를 위한 또 하
나의 자기계발이 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N잡
여전히 생계의 다급함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오래’ 일할 수 없어
‘짧게 많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한 직장에
서 오래 일하지 못해 짧은 단기직을 여러 개 맡아서 일
하는 ‘생계형 N잡러’다. 이와 관련해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는 ‘N잡러’라는 어휘 속에 개인 스스로가 여러
직업을 수행하는 것을 ‘선택’한 것 같은 뉘앙스가 풍
긴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
람을 칭하는 학문적 용어 ‘Multi Job Holder’는 불안
정노동의 한 유형으로 취급된다”며 “‘N잡러’라는 조
어는 그 문제의 본질을 가린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중에도 생계형 N잡 노동인구가 적지 않다.
지난해 취업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847명을 대상으
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이들 중 85%가 등록금
이나 월세 등 금전적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 이상이 두 가지 이상의 아
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다. 우리대학 이 모 씨(25)도
경제적인 이유로 교내 근로뿐만 아니라 편의점 아르바
이트를 함께 하고 있는 N잡러다. 그는 “주휴수당의 의
무화와 최저임금의 인상 때문인지 고용주들이 제시하
는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월세와 고정 생활비를 충
당하기 위해 N잡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계발을 하면서 돈을 버는 N잡러들이 부럽
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진로와 연관이 없다”라
며 쓴웃음을 지었다.
N잡의 향후 전망
이렇듯 N잡에 대한 엇갈린 시각이 존재함에도 불구
하고 이를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망하는 전문가의 의견이 존재한다. 우리대학 경제학
과 송일호 교수는 N잡세대로 일컫는 젊은 세대가 N
잡을 가지게 되는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N잡세대가
‘문화를 통한 자연스런 인적 네트워킹’으로 사회적 자
본을 형성하는 데에 주목하며 “SNS나 유튜브를 통해
공감대 형성이 쉽게 이뤄지는 젊은 세대는 다양한 문
화 활동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발전시킬 무한한 가능
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송 교수는 “N
잡의 역기능도 있을 것이지만 무한한 네트워킹을 구축
할 수 있는 젊은 세대가 그 조건과 환경을 현명하게 활
용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격려
를 덧붙였다.
몰아치는‘N잡’열풍 속에 뛰어든 대학생 이건엽·임준혁 기자[email protected]
대학생 N잡 Q&A
▲ 일러스트. (사진출처=pixabay.)
배민 커넥트
‘배민 커넥트’는 자동차나 오토바이같은 이동수단
이 없더라도 도보나 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배민
커넥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홈페이지에서 지원
서를 작성해야 한다. 지원서를 통해 배달 지역과 수단
을 설정한 후 배민 커넥트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보
험 가입, 애플리케이션 사용 등 간단한 교육을 받는다.
이후 가방, 헬멧, 배지등 간단한 장비를 받고 바로 배달
을 시작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점에서
배달 요청이 오면 음식점에 방문해 음식을 수령하고 고
객에게 예상 시간을 공지한 후 음식을 수령하고 배달하
면 된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을 기준으로 배달 한 건당
5,000원을 받을 수 있다.
숨고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
르면 과외는 공공기관과 대학 근로에 이어 세 번째로
인기 많은 아르바이트로 조사됐다. 그러나 과외를 구
하는 일을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기존 과외 시장
은 인맥이 없다면 과외 수요자와 연결되기 힘든 구조이
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고’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면 과
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숨고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제
공하거나 필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찾을 수 있는 플
랫폼이다. 애플리케이션에 자신의 재능과 프로필을 작
성해 놓는다면 해당 재능의 수요자들과 자동으로 연결
된다. 수요자들은 공급자와 일대일로 연락을 주고받은
후 견적서를 받아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싶다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 사업자가 아닌 경우 네이버
홈페이지에 가입한 후 상품을 등록하고 즉시 물건을 판
매할 수 있다. 이후 네이버에서 등록한 상품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상품이 노출된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가장 큰 장점은 타 플랫폼과 달리 판매되는
상품 수에 따른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익
을 극대화 시키고 싶다면 판매 금액의 2~3%의 수수료
를 지불하고 자신의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킬 수 있다.
또한 고객들이 어떤 키워드나 경로를 통해 상품을 둘
러보고 접속했는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후 온라인 상점을 관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
다.
이건엽 기자[email protected]
▲배민 커넥트 도보 배달. (사진출처=배민 커넥트.) ▲애플리케이션 ‘숨고’ (사진=이건엽 기자.)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티셔츠. (사진출처=채널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