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세 계 l 485 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베트남은 면직물, 의류 등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수출 증가율 (전년 동기 대비, %) 구 분 2016년 2017년 2018년 연간 3/4 4/4 연간 1/4 2/4 3/4 4/4 인도네시아 -3.5 16.4 24.0 13.4 6.7 8.7 11.3 8.5 -0.7 말레이시아 -3.8 15.0 16.9 19.2 13.1 20.1 17.3 9.2 7.1 필리핀 -2.4 19.7 17.2 13.4 -1.8 -5.5 -1.3 1.5 -2.1 태 국 0.5 9.9 12.3 11.6 6.7 11.7 10.9 3.0 2.0 베트남 9.0 21.6 22.3 24.6 10.7 24.6 9.2 8.7 3.5 자료 : 각국 통계청, 태국 중앙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가별로 다소 상이했다. 인도네시아 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으나 목표 범위인 3.5± 1.0%에 안착했다. 말레이시아는 재화서비스세 폐지로 인한 상 품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미미했다. 필리핀은 식료품, 수 도, 전기세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확대돼 인플레이션이 목 표 범위인 3.0±1.0%를 넘어선 5.2%를 기록했다. 태국은 식료 품, 에너지 가격 오름세 확대로 전년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소 폭 확대됐으나 여전히 목표 범위(2.5±1.5%)의 하단에 머물렀 다. 베트남은 식료품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됐으나 주거 및 건 설자재부문의 오름세 축소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 동기 대비, %) 구 분 2016년 2017년 2018년 연간 3/4 4/4 연간 1/4 2/4 3/4 4/4 인도네시아 3.5 3.8 3.8 3.5 3.2 3.3 3.3 3.1 3.2 말레이시아 2.1 3.8 3.6 3.5 1.0 1.8 1.3 0.5 0.3 필리핀 1.3 2.9 2.7 3.0 5.2 3.9 4.8 6.3 5.9 태 국 0.2 0.7 0.4 0.9 1.1 0.6 1.3 1.5 0.8 베트남 2.7 3.5 3.1 2.7 3.5 2.8 3.8 4.1 3.4 자료 : 각국 통계청, 태국 상공부 세계 문화 문 학 ‘미투’ 파문 여파 “2018년 노벨문학상 없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종신위원 남편의 성추문 파문과 미온적 대처로 논란에 휘말리자 2018년 5월 4일 노벨문학상을 선정하지 않고 2019년으로 연기했다. 노벨문학상 비선정은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처음이다. 한림 원은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에 한림원에 대 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며 내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림원은 2017년 11월 종신위원 18명 중 한 명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에 게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18명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 에 휩싸였다. 설상가상으로 프로스텐손이 수상자 명단을 사전 유출한 의혹까지 드러나 파국으로 치달았다. 종신위원 3명이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가 무산되자 위원 6명이 집단 반발하며 사직했다. 한림원은 성폭행 의혹을 부인한 아르노의 주장을 일축했다.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강요 형태로 서열관계에서 발생했다.” 며 성폭행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림원은 미숙한 처리 탓에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급기야 첫 여성 종신 사무총장이 던 사라 다니우스가 사퇴했고, 프로스텐손까지 물러나면서 노 벨문학상 시상이 어렵게 됐다. 18명으로 구성되는 스웨덴 한림 원이 운영되려면 12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8명이 손을 떼었기 때문이다. 종신제로 운영되는 한림원에서 사임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한림원의 후견인인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왕이 위원 사퇴를 허용하도록 규정 변경을 승인한 덕에 집단 사임이 이뤄졌다. 앤더스 올슨 사무총장 대행은 “(아직) 활동 중인 한림원 멤 버들은 현재 처한 신뢰 위기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다 음 수상자를 발표할 수 있을 때까지 한림원에 대한 대중의 신 뢰 회복을 위해 노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은 해는 1915년, 1919년, 1925년, 1926년, 1927년, 1936년, 1949년 등 모두 7차례였고, 전쟁 등이 그 원인이었다. 이 중 5차례는 이듬해에 해당자를 뽑아 당해 수상자와 함께 시상했다. 맨부커상에 북아일랜드 애나 번스…공쿠르상에 프랑스 성장소설 북아일랜드 작가인 애나 번스(56)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 히는 영국 맨부커상의 2018년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국 맨부커 ▲ 안데르스 올슨 스웨덴 한림원 종신 사무총장 대행이 5월 4일 (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올해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내년에 시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문 학cdnvod.yonhapnews.co.kr/.../public/yearbook/2019/A/13_03.pdf · 2020-06-10 · 세 계 l 485 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베트남은 면직물, 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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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l 485

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베트남은 면직물, 의류 등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수출

증가세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수출 증가율 (전년 동기 대비, %)

구 분 2016년2017년 2018년

연간 3/4 4/4 연간 1/4 2/4 3/4 4/4

인도네시아 -3.5 16.4 24.0 13.4 6.7 8.7 11.3 8.5 -0.7

말레이시아 -3.8 15.0 16.9 19.2 13.1 20.1 17.3 9.2 7.1

필리핀 -2.4 19.7 17.2 13.4 -1.8 -5.5 -1.3 1.5 -2.1

태 국 0.5 9.9 12.3 11.6 6.7 11.7 10.9 3.0 2.0

베트남 9.0 21.6 22.3 24.6 10.7 24.6 9.2 8.7 3.5

자료 : 각국 통계청, 태국 중앙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가별로 다소 상이했다. 인도네시아

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으나 목표 범위인 3.5±

1.0%에 안착했다. 말레이시아는 재화서비스세 폐지로 인한 상

품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미미했다. 필리핀은 식료품, 수

도, 전기세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확대돼 인플레이션이 목

표 범위인 3.0±1.0%를 넘어선 5.2%를 기록했다. 태국은 식료

품, 에너지 가격 오름세 확대로 전년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소

폭 확대됐으나 여전히 목표 범위(2.5±1.5%)의 하단에 머물렀

다. 베트남은 식료품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됐으나 주거 및 건

설자재부문의 오름세 축소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 동기 대비, %)

구 분 2016년2017년 2018년

연간 3/4 4/4 연간 1/4 2/4 3/4 4/4

인도네시아 3.5 3.8 3.8 3.5 3.2 3.3 3.3 3.1 3.2

말레이시아 2.1 3.8 3.6 3.5 1.0 1.8 1.3 0.5 0.3

필리핀 1.3 2.9 2.7 3.0 5.2 3.9 4.8 6.3 5.9

태 국 0.2 0.7 0.4 0.9 1.1 0.6 1.3 1.5 0.8

베트남 2.7 3.5 3.1 2.7 3.5 2.8 3.8 4.1 3.4

자료 : 각국 통계청, 태국 상공부

세계 문화

문 학

■ ‘미투’ 파문 여파 “2018년 노벨문학상 없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종신위원

남편의 성추문 파문과 미온적 대처로 논란에 휘말리자 2018년

5월 4일 노벨문학상을 선정하지 않고 2019년으로 연기했다.

노벨문학상 비선정은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처음이다. 한림

원은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에 한림원에 대

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며 내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림원은 2017년 11월 종신위원 18명 중 한 명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에

게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18명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

에 휩싸였다. 설상가상으로 프로스텐손이 수상자 명단을 사전

유출한 의혹까지 드러나 파국으로 치달았다. 종신위원 3명이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가 무산되자 위원 6명이 집단 반발하며

사직했다.

한림원은 성폭행 의혹을 부인한 아르노의 주장을 일축했다.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강요 형태로 서열관계에서 발생했다.”

며 성폭행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림원은 미숙한 처리

탓에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급기야 첫 여성 종신 사무총장이

던 사라 다니우스가 사퇴했고, 프로스텐손까지 물러나면서 노

벨문학상 시상이 어렵게 됐다. 18명으로 구성되는 스웨덴 한림

원이 운영되려면 12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8명이 손을 떼었기

때문이다.

종신제로 운영되는 한림원에서 사임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한림원의 후견인인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왕이 위원 사퇴를

허용하도록 규정 변경을 승인한 덕에 집단 사임이 이뤄졌다.

앤더스 올슨 사무총장 대행은 “(아직) 활동 중인 한림원 멤

버들은 현재 처한 신뢰 위기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다

음 수상자를 발표할 수 있을 때까지 한림원에 대한 대중의 신

뢰 회복을 위해 노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은 해는 1915년, 1919년, 1925년,

1926년, 1927년, 1936년, 1949년 등 모두 7차례였고, 전쟁 등이

그 원인이었다. 이 중 5차례는 이듬해에 해당자를 뽑아 당해

수상자와 함께 시상했다.

■ 맨부커상에 북아일랜드 애나 번스…공쿠르상에 프랑스 성장소설

북아일랜드 작가인 애나 번스(56)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

히는 영국 맨부커상의 2018년 수상자로 선정됐다. 영국 맨부커

▲ 안데르스 올슨 스웨덴 한림원 종신 사무총장 대행이 5월 4일 (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올해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내년에 시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Page 2: 문 학cdnvod.yonhapnews.co.kr/.../public/yearbook/2019/A/13_03.pdf · 2020-06-10 · 세 계 l 485 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베트남은 면직물, 의류

486 l 세 계

상 심사위원회는 권력자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젊은 여성

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우유배달부(Milkman)’를 쓴 번스를 수

상자로 결정했다.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인 이 소설은 1970년대 북아일랜드의

신구종교 갈등 시기를 배경으로 18살 소녀가 불법 무장단체 소

속의 나이 든 ‘우유배달부’와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존 밴벌

등 아일랜드 출신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북아

일랜드에서는 번스가 처음이다.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상은 쇠락하는 1990년대

시골마을을 다룬 성장소설에 돌아갔다. 공쿠르위원회(아카데

미공쿠르)는 니콜라 마티우(40)의 소설 ‘그들 이후 그들의 아이

들’(Leurs enfants apres eux)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이 소설은

1990년대 프랑스 동부의 쇠락한 산업도시를 배경으로 10대 청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세계화와 경제발전에

서 도태된 시골 청소년들의 꿈과 좌절을 통해 경제성장과 소

외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 출신 소설가인 마티우는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자신의

두 번째 소설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연극·뮤지컬

■ 아카데미상 - ‘셰이프 오브 워터’ 작품상…프랜시스 맥도먼드 여우주연상

3월 4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

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

양’이 작품상과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거머쥐

었다.

이 작품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비밀실험실에 들어온 괴생

명체와 언어장애가 있는 청소부(샐리 호킨스)의 사랑을 그렸

다. 종을 뛰어넘는 애정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그리는 한편 도

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쓰리 빌보드’의 주인공 프랜시스 맥도먼

드(61)에게 돌아갔다. 맥도먼드는 샐리 호킨스(셰이프 오브 워

터: 사랑의 모양), 마고 로비(아이, 토냐), 메릴 스트리프(더 포

스트), 세어셔 로넌(레이디 버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맥도먼드는 딸을 죽인 범인을 찾으려 마을 외곽의 대형 광

고판 3개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싣는 엄마 밀드레드 역을 맡았

다. 딸을 잃은 슬픔과 분노로 내면이 황폐해진 엄마 역을 섬세

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셰이프 오브 워터’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던 ‘쓰리 빌보드’

는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과 남우조연상(샘 록웰) 등 2

개 부문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갔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는 음향편집, 음향효과,

편집상 3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촬영

상·시각효과상, ‘다키스트 아워’는 남우주연상(게리 올드먼)·

분장상 등 각각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공포영화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은 각본상을 받았다. ‘겟

아웃’의 수상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흑인을 주인

공으로 한 흑인 감독 영화에 주요 상을 안긴 것 역시 유색 인

종 안배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리 올드먼은 ‘다키스트 아워’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

연상을 받았고,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쓰리 빌보드’로 영화 ‘파

고’(1997)에 이어 21년 만에 두 번째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이, 토냐’의 앨리슨 재니는 여우조연상을 가져갔고, 장편 애

니메이션은 ‘코코’, 외국어상은 ‘판타스틱 우먼’에게 각각 돌아

갔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는 무관에 그쳤다.

■ 칸영화제 - 황금종려상에 ‘만비키 가족’

5월 19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칸영화제 폐

막식에서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만비키 가

족’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 5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비키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일본) 감독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일본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기는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

의 ‘우나기’ 이후 21년 만이다.

‘디스턴스’(2001),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총 5편을 칸 경쟁 부

문에 진출시킨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2018년 처음으로 황금종

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무도 모른다’는 주연 야기라 유야가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이 다섯 살 소녀를 새로 가족으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

야기로,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다.

심사위원 대상은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에

돌아갔다. 1978년 백인우월주의 집단 ‘쿠클럭스클랜(KKK)’에

잠복해 비밀 정보를 수집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경찰의 실화를

그렸다. 스파이크 리는 1989년 ‘똑바로 살아라’ 이후 27년 만에

경쟁부문에 진출해 트로피를 안았다.

심사위원상은 레바논 출신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이

수상했다. 12살짜리 빈민가 소년인 자인을 통해 마약과 인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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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l 487

매 등 범죄와 가난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폴란드 출신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은 1950년대 냉전 시

기에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두 사람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콜드워’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여우주연상은 카자흐스탄 출신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감

독의 ‘아이카’에 출연한 사말 예슬리야모바가 탔다. 지낼 방조

차 없는 무직자 주인공 아이카가 출산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남우주연상은 ‘도그맨’(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마르첼로 폰

테가 수상했다. 이탈리아의 한 마을을 무대로 개 미용사 마첼

로와 폭력적인 전직 복서 시몬느의 종속관계와 그로 인한 분

노, 복수 등을 그렸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본상에서는 무관에 그쳤다. 한국영

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후 8년째

본상 수상에 실패했다. 대신 ‘버닝’은 본상은 아니지만, 칸영화

제 기술부문 최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신점희 미술감독)과 국

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다.

■ 베니스영화제 - 황금사자상에 넷플릭스 제작 쿠아론 감독의 ‘로마’

9월 8일 밤 제75회 베네치아 영화제 폐막식에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제작하고, 멕시코

영화감독 알폰소 쿠아론이 감독한 영화 ‘로마’(Roma)가 대상

격인 황금사자상을 차지했다.

‘로마’는 2014년 SF영화 ‘그래비티’로 오스카 감독상과 작품

상을 받은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 흑백 영화로, 격동기인 1970

년대 멕시코시티에서 자신을 돌봐준 가정부들의 이야기에 초

점을 맞췄다. 넷플릭스 영화가 세계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금사자상 다음 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은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더 페이보리트’(The Favorite)에 돌아갔

다. 영국 앤 여왕과 그를 둘러싼 여성 2명 사이의 애정 관계를

그린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앤 여왕 역할을 맡은 올리비아 콜맨

은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그린 ‘엣 이터너티스 게

이트’(At Eternity’s Gate)에서 열연한 윌럼 더포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는 2018년 영화제에는 초청받지 못했다.

■ 베를린영화제 - 황금곰상에 루마니아 영화 ‘터치 미 낫’

2월 24일 발표된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작품

상인 황금곰상은 루마니아 아디나 핀틀리에 감독의 ‘터치 미

낫(Touch Me Not)’이 차지했다. ‘터치 미 낫’은 주변인들과 어울

리지 않는 여성과 친밀감을 추구하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현

실과 허구의 경계가 혼재되는 것을 그렸다.

감독상인 은곰상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아일 오브 독스’

의 웨스 앤더슨 감독이 받았다. 2018년 베를린영화제 개막작으

로 화제를 뿌린 ‘아일 오브 독스’는 쓰레기 처리장에 독감 바이

러스에 걸린 개를 유기하는 일본의 도시 풍경을 담았다.

남우주연상은 세드릭 칸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영화 ‘라 프리

에흐(La priere)’에서 마약 중독자로 열연한 앙토니 바존이 받았

다. 여우주연상은 마르셀로 마르티네시 감독의 파라과이 영화

인 ‘라세레데라스(Las herederas)’의 아나 부룬이 챙겼다. 이 영

화는 전날 발표된 독립영화 부문의 테디 리더스상도 수상했다.

한국 작품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 김기덕 감독의 ‘인

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박기용 감독의 ‘재회’, 신동석 감독

의 ‘살아남은 아이’ 등 4편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 토니상 - 뮤지컬 ‘밴드 비지트(The Band’s Visit)’ 10관왕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 격인 제72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밴드 비지트(The Band’s Visit)’가

최우수 뮤지컬상 등 10개 부문을 석권했다.

‘밴드 비지트’는 최우수 뮤지컬상과 함께 최우수 대본상, 감

독상, 조명상, 음향디자인상 등 11개 분야 중 하나를 제외한 모

든 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은 이스라엘 공연을 위해 떠난 이집

트 경찰밴드가 엉뚱한 마을에 도착해 주민들과 어울리면서 정

치·종교·문화적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최우수 연극상은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해리포터 시리즈

7번째 책 출간 후 9년 만인 2016년에 나온 연극 대본으로 런던

에서 큰 인기를 끌다가 브로드웨이에 상륙했다. 해리포터 시리

즈의 원작자 조앤 롤링이 공동집필에 참여했다. 최우수 연극상

외에도 연극 부문 최우수 감독상, 의상디자인상, 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분야에서 토니상을 받았다.

■ 이탈리아 영화의 ‘마지막 황제’ 베르톨루치 감독 별세

이탈리아와 세계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11월 26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장기 투병을 해 온 베르톨루치 감독은 로마의 자택에서 가

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

고’(1972년), ‘1900년’(1976년), ‘마지막 황제’(1987년), ‘몽상가들’

(2003년) 등으로 세계적인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20세기

중반 스크린을 수놓은 영화 거장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생존

한 인물로 평가된다.

청나라 최후 황제의 운명을 그린 ‘마지막 황제’로 1988년 아

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9개 주요 부문을 휩쓴 그는 아카데

미 작품상을 받은 유일한 이탈리아 감독이기도 하다.

1941년 이탈리아 북부 파르마에서 유명한 시인 아틸리오 베

르톨루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당대 주요 문화계 인사들과

활발히 교류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윤택한 문화

적 토양에서 성장했다.

1962년 ‘냉혹한 학살자’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

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이탈리아 현대사

를 배경으로 한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품이나,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들 간의 성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

들을 주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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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l 세 계

그의 영화 인생에서 할리우드 명배우 말론 브란도와 마리아

슈나이더 주연으로 찍은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빼

놓을 수 없다. 허무주의가 짙게 밴 이 작품은 베르톨루치가 직

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것으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맹목적으로 섹스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담아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모았다.

■ 미국 브로드웨이 ‘희극의 왕’ 닐 사이먼 91세로 별세

미국 최고 희극작가로 평가받는 닐 사이먼이 8월 26일 세상

을 떠났다. 향년 91세.

사이먼은 고향인 뉴욕의 뉴욕-펜실베이니아 병원에서 이날

오전 아내와 딸, 손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렴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 평생 30편이 넘는 연극과 뮤지컬 작품을 만들어

‘희극의 왕’으로 불리며 20세기 후반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영

향력 있고 흥행에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나팔을 불어라’(1961년)로 시작해 ‘별난 부부’(1965년), ‘공원

에서 맨발로’(1963년), ‘선샤인 보이’(1972년), ‘성조기를 두른 소

녀’(1966년), ‘스위트 채러티’(1969년)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낳았

다. 상당수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졌다. 1967년에는 ‘공원에서

맨발로’ 등 4개가 브로드웨이에서 6개월간 함께 공연되기도

했다. ‘별난 부부’와 ‘공원에서 맨발로’는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됐다.

1927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의류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난 사

이먼은 대공황기를 거치면서 경험한 삶을 바탕으로 서민 가족

의 애환을 작품에 녹여 넣은 작가였다.

음 악

■ 그래미상 - 브루노 마스, ‘24K 매직’으로 7관왕

브루노 마스가 1월 28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

드’, ‘올해의 앨범’ 등 주요 상을 휩쓸었다. 이 상들은 신인상과

더불어 장르 구분 없이 시상하는 4대 본상에 속한다.

그는 2016년 말 발표한 노래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로 ‘올해의 노래’, ‘베스트 R&B 퍼포먼스’, ‘베스트

R&B 송’(Best R&B Song) 상을 거머쥐었다. 이 노래가 수록된

앨범 ‘24K 매직’으로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R&B 앨범’(Best

R&B Album),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클래식 제외) 등 총 7관

왕에 올랐다.

모든 신인 가수가 꿈꾸는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 상은 캐나

다 출신의 알레시아 카라에게 돌아갔다.

2018년 그래미상 시상식에는 2017년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

작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MeToo)

바람이 휘몰아쳤다. 수십 명의 팝스타가 가슴에 흰 장미를 달

거나 손에 들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흰 장미는 할리우드 여배

우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 ‘타임스 업’

(Time’s Up)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물

이다.

■ 브릿 어워즈 - 스톰지 · 두아 리파 각 2관왕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2018 브릿 어워즈’(Brit

Awards)에서 영국의 힙합 뮤지션 스톰지와 ‘신성’ 두아 리파가

각각 2관왕에 올랐다.

스톰지는 2월 21일 영국 런던 오투(O2) 아레나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에드 시런을 제치고 앨범 ‘갱 사인스&프레이어’

(Gang Signs&Prayer)로 ‘올해의 영국 앨범’과 ‘영국 남성 솔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두아 리파는 ‘영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

와 ‘영국 신인 음악인’ 수상자로 선정됐다.

랙앤본 맨이 ‘휴먼’(Human)으로 ‘영국 싱글’, 해리 스타일스

가 ‘사인 오브 더 타임스’(Sign Of The Times)로 ‘올해의 영국

아티스트 비디오’, 고릴라즈가 ‘영국 그룹’ 상을 받았다.

‘인터내셔널 그룹’ 상은 푸파이터스, ‘인터내셔널 여성 솔로

아티스트’ 상은 로드, ‘인터내셔널 남성 솔로 아티스트’ 상은 켄

드릭 라마가 차지했다.

영국음반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올해 브릿 어워즈에서는 에

드 시런, 두아 리파, 카밀라 카베요 등의 팝스타들이 레드카펫

에서 흰 장미를 들거나 가슴에 꽂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주최 측은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 ‘타임스 업’(Time’s Up)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주고자 참석자들에게 상징물인 흰 장미를 달아달라고 요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솔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 별세

전설적인 ‘솔의 여왕’(Queen of Soul) 어리사 프랭클린이 8월

1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프랭클린은 이날 오전 디트로

이트 자택에서 별세했다. 사인은 췌장 신경내분비암이다.

1960년 본격 데뷔한 이래 약 60년 동안 미국 대중음악 발

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싱어송라이터 프랭클린은 최근 수년간

병마와 싸우면서도 꾸준한 활동을 펼쳐 ‘살아있는 전설’로 불

렸다.

그러나 2017년 2월, 여름 콘서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은

퇴 계획을 밝히면서 북미 투어와 엄선한 일부 공연 무대에만

▲ 1월 28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24K 매직’으로 7관왕에 오른 브루노 마스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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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계 l 489

서겠다고 발표했다. 그나마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2018년 4월

‘2018 뉴올리언스 재즈 앤드 헤리티지 페스티벌’에 참석할 예

정이었으나 의사의 권고로 불참했다.

사생활을 평생 감춘 프랭클린은 음주, 흡연, 과체중 등으로

건강이 악화해 오랜 시간 투병했으며, 한때 120kg이던 체중이

39kg으로 급감했다고 측근이 전했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

창력과 셀 수 없이 많은 무대 경력에 작곡·피아노 실력까지

갖춘 그는 1987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

당’에 입성했다. 1994년에는 존 F.케네디센터 주관 공연예술 평

생 공로상 최연소 수상자가 됐으며, 2005년에는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 ‘오 해피 데이’ 가스펠의 전설 호킨스 74세로 별세

가스펠 음악의 전설 에드윈 호킨스가 1월 15일 미국 캘리포

니아주 플레전턴의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오클랜드 출생의 호킨스는 안드레이 크라우치, 제임스 클리

블랜드와 함께 현대 가스펠 음악의 창시자로 불린다. 2010년

먼저 사망한 동생 월터와 함께 독학으로 건반 연주를 익혀 작

곡가, 편곡자, 성가대 지휘자 등으로 활약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에드윈 호킨스 싱어스’가 1968년 발매한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된 ‘오 해피 데이’(Oh Happy Day) 덕분에

유명해졌다. 가족이 다니던 교회를 위해 모금하려고 만든 이

앨범에 수록된 8곡 중 ‘오 해피 데이’를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

디오 방송들이 연일 틀면서 장르를 뛰어넘는 인기를 끈 것이

다. 18세기 찬송가를 호킨스가 현대 음악 기법으로 편곡한 이

곡은 가스펠 음악으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40위 안에 들

었고 4위까지 올랐다. 2015년 ‘블랙뮤직 닷컴’ 인터뷰에서 “우

리 음악은 그 당시 내가 들었던 모든 것의 혼합과 크로스오버

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히트한 이 곡으로 호킨스는 ‘베스

트 솔(soul) 가스펠’ 부문에서 그래미상을 받았다. 이 상을 포함

해 모두 네 차례 그래미상을 받았다. 호킨스는 2008년 마지막

앨범을 녹음하고, 2017년 12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협연하

는 등 왕성한 음악 활동을 지속했다.

■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 작사한 노먼 김벌 별세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팝송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의 가사를 쓴 노먼 김벌이 세

상을 떠났다. 김벌은 12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의

자택에서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김벌은 로버타 플랙이 부른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의 작사가로 이름을 떨쳤고, 이 노래를 작곡한 찰스 폭스와

함께 1973년 그래미상을 받았다. 이 노래는 플랙 말고도 그룹

푸지스를 비롯한 후배 가수들이 불러 인기를 얻기도 했다.

김벌은 1956년 가수 앤디 윌리엄스가 부른 ‘캐나디안 선셋’

(Canadian Sunset)을 작사해 일찍부터 명성을 얻었다. ‘원더우

먼’ 같은 유명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삽입되는 노래의 가사를

쓰기도 했다.

1984년에는 작사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1997년에는

작곡가 데이비드 셔와 영화 ‘노마 레이’의 수록곡으로 아카데

미 주제가상을 받았다.

■ 대표적 샹송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 94세로 별세

프랑스의 대표적인 샹송 가수 샤를 아즈 나부르가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아즈나부르는 노환으로 10월 1일 프랑스 남

동부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프랑스의 프랭크 시내트라’라는 별명이 붙은 아즈나부르는

오랜 기간 사랑 노래로 샹송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아르메

니아계 프랑스인인 그는 1940년대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와

쥘리에트 그레코의 곡을 쓰며 작곡가로 시작했다. 1천200여 곡

을 직접 쓰면서 가수와 배우로 활약했다.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독일어 등

으로 자유자재로 노래를 불렀으며, 대표곡으로는 ‘라 맘마’, ‘이

자벨’, ‘라 보엠’, ‘쉬’(She) 등이 있다.

세계 80개국에서 총 1억8천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

록했고, 프랑스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힌 싱어송라이터로 평가

받는다.

199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훈장을 받았고 2004년엔 아르메니아 정부로부터 ‘아르메니아

국가 영웅’ 칭호를 받았다. 여든이 훨씬 넘어서도 무대에 종종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종 교

■ 가톨릭 사제 성폭력 파문 확산…교황 공개 사과

가톨릭 교계에서는 미국, 칠레, 호주 등에서 사제의 아동 성

학대 문제로 파문이 일었다.

칠레에서는 1960년 이래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이 속

속 드러나 주교와 사제, 평신도 등 총 167명이 수사 선상에 올

랐다.

교황청은 미성년자 성 학대에 연루된 칠레 주교 2명의 사제

직을 박탈했지만, 그동안 성직자의 성적 비행과 범죄, 은폐 의

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프란치스코 교

황은 1월 칠레 방문 때 아동 성 학대 파문의 중심인물인 페르

난도 카라디마(87) 신부의 범행을 은폐한 의혹을 받은 후안 바

로스 주교를 두둔했다가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칠레와 페루 순방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에서 피해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사과한 데 이어 교황청 특사단을 칠레

에 보내 성추행 은폐 의혹을 재조사하도록 했다.

이어 칠레 주교단 전원을 5월 바티칸으로 불러 교회의 철저

한 반성과 쇄신을 요구했고, 주교들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가톨릭 역사상 한 나라의 모든 주교가 사표를 낸 것은 처음이

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칠레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부 사

제의 아동 성추행과 성폭행에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면서

공개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6월에는 칠레 가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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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신자들에게 보낸 교서에서 가톨릭교회의 성폭력과 은폐의

문화를 공개 비판했다.

■ 한국과 ‘깊은 인연’ 교황 바오로 6세 가톨릭 성인 반열에

한국과 깊은 인연을 지닌 교황 바오로 6세와 중미 엘살바도

르의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다 미사 집전 중 암살당한 오스

카 로메로 대주교가 가톨릭 성인 반열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4일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서 시성 미사를 집전하고, 로메로 대주교를 비롯한 7명을 새로

운 성인으로 선포했다. 교황은 로메로와 교황 바오로 6세가 20

세기의 혼란스럽던 시절에 큰 용기를 갖고 사회 정의와 소외

당한 사람을 위해 헌신했다며 평소 깊은 존경심을 표현했다.

격동기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이끈 이탈리아 출신의 교황 바

오로 6세(재위 기간 1963∼1978년)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재개함으로써 모국어 미사 전면 허용 등 가톨릭 교단의 광범

위한 개혁을 완수한 인물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한국과 각별

한 인연이 있다. 1969년 3월 김수환 대주교를 한국의 첫 추기

경으로 전격 서임한 것도 그였다.

바오로 6세가 성인 반열에 오름으로써 가톨릭에서는 교황

요한 23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20세기에 재위한 교황 총

3명이 성인이 됐다.

로메로 대주교는 1970년대 후반 엘살바도르에서 우파 군사

독재에 항거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와 정의 구현에 앞장섰다.

1980년 3월에 미사 집전 도중 암살당한 지 38년 만에 가톨릭

성인 지위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성식에서 19세기의 독일 수녀 마리아

카테리나 카스퍼 등 다른 5명도 함께 성인으로 선포했다.

과 학

■ 보이저2호 41년 비행 끝에 태양권 경계 넘어 성간우주 진입

보이저2호가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태양권 경계를 넘어 성

간우주에 도달했다. 1977년 8월 20일 발사된 이후 41년에 걸쳐

297억7천200만㎞를 비행한 끝에 이뤄낸 결과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2월 10일 낮 미국 워싱턴에서 열

린 미국지구물리학회 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이저2호의

성간우주 진입 사실을 공개했다.

보이저2호 담당 과학자들은 탐사선이 11월 5일 성간매질

(interstellar medium)의 압력과 태양풍 압력이 균형을 이루는 태

양권 계면(헬리오포즈·Heliopause)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했

다. 태양권 계면은 태양풍의 영향이 없어지는 경계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쌍둥이인 보이저1호는 보이저2호보다 16일 뒤에 발사됐지

만, 보이저2호보다 빠른 궤도를 택하고 속력도 높아 2012년 성

간우주에 진입한 상태다.

보이저2호는 현재 지구에서 약 180억㎞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지만, 통신이 가능한 상태다. 보이저2호에서 전송한 신호

가 빛의 속도로 심우주네트워크(DSN)를 통해 지구에 도착하는

데만 16.5시간이 걸린다. 보이저2호는 PLS라는 플라스마 측정

장비를 싣고 있어 태양권 계면을 넘어 성간우주 진입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탐사선이 태양권(헬리오스피어·Heliosphere)에 있을 때는

태양에서 흘려보낸 플라스마, 이른바 태양풍에 휩싸여 있었다.

PLS는 플라스마의 전류를 측정해 태양풍의 속도와 밀도, 온

도, 압력 등을 파악하는데 11월 5일 태양풍 입자의 속도가 급감

한 것이 관측되고, 그 후에는 탐사선 주변에서 태양풍이 사라

졌다.

■ 인류 첫 ‘달의 뒷면’ 착륙 창어4호 발사…中우주굴기 본격화

중국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서 탐사할 ‘창어(嫦娥)4호’를

12월 8일 발사했다. 창어4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해

미지의 환경을 조사한다. 이번 임무가 성공한다면 특정 분야이

기는 하지만, 그간 맹렬히 뒤쫓던 미국과 러시아를 중국이 처

음 제친다는 점에서 ‘우주 굴기’를 상징하게 된다.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는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같은

면만 보인다.

▲ 인류 최초로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착륙할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4호’를 실은 창정(長征)3호 로켓이 8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1959년 옛 소련의 루나3호가 달 궤도에서 첫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서 인류는 비로소 달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간

유·무인을 막론하고 달 뒷면 착륙 시도가 없었던 것은 지구

와 달 뒷면의 직접 통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착륙선이 지

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 지구와 교신

이 끊긴다.

중국은 5월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를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기술적 난제를 극복했다. 췌차오 위성은 달

뒷면과 지구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양측 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달 뒷면이 달 앞면보다 운석 충돌구(크레이

터)가 훨씬 더 많아 지형이 복잡하다는 점도 탐사선 착륙에 어

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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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어4호는 산처럼 돌출한 지형과 충돌을 막고자 수직에 가

까운 궤도로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창어4호의 목표 착륙 지

점은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위치한 폭 186㎞의 폰 카르만 크레

이터다. 창어4호가 무사히 도착하면 착륙선 안에 든 무인 로봇

탐사차(로버)가 나와 본격적인 탐사에 나선다.

■ 태양계 밖에서 외계위성 추정 천체 첫 발견

지구에서 약 8천 광년 떨어진 태양계 밖에서 달처럼 행성

주변을 도는 외계위성으로 추정되는 천체가 처음 발견됐다.

달과 같은 위성은 태양계에만 200개에 달할 정도로 흔하지

만 외계위성은 행성에 비해 크기가 작고 항성면 통과(transit)

신호도 약해 태양계 밖에서 관측되지 않았다. 이 천체가 외계

위성으로 확증되면 위성 형성에 관한 기존 이론을 뒤흔드는

천문학계의 기념비적 발견이 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천문학과 조교수인 데이비드 키핑과 알

렉스 티치 연구원은 8천 광년 떨어진 곳의 가스 행성 ‘케플

러-1625b’를 도는 천체 ‘케플러-1625b-i’를 관측했고, 이는 태

양계 밖에서 발견한 첫 위성일 수 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밝혔다.

이 천체는 지구보다 훨씬 큰 해왕성 크기로 약 300만㎞ 거

리를 두고 목성 크기 행성 케플러-1625b를 돌고 있다. 이 행성

의 호스트 별인 ‘케플러-1625’는 태양 크기와 비슷하지만, 형성

시기는 태양보다 더 오래됐다. 이 천체가 위성이 맞는다면 케

플러-1625b에서 봤을 때 지구에서 보는 달 크기의 두 배에 달

한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확인된 외계행성 284개를 분석한 결과, 케플러-1625b만 위성

을 가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허블망원경의 초점을 케

플러-1625 항성계에 맞췄다.

■ ‘레이저 혁명’ 美佛加 연구자 3명 노벨물리학상

2018년 노벨물리학상의 영예는 레이저 물리학 분야에서 혁

명적 연구 성과를 낸 미국의 아서 애슈킨(96), 프랑스의 제라르

무루(74), 캐나다의 도나 스트리클런드(59) 등 3명의 연구자에

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2일 시력교정 수술

등과 같이 매우 정밀한 의학·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도정

밀기기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이들 3명의 연구자를 노벨물리

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들의 발명이 “레이저 물리학 분야에

대변혁을 가져왔다.”며 “정밀기기들이 탐험되지 않은 연구 분

야와 여러 산업, 의학 분야 적용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공동수상자 중 도나 스트리클런드는 1963년 이후 55년 만에

노벨물리학 분야에서 ‘유리천장’을 깬 여성 수상자가 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노벨물리학상 역사상 여성 연구자 수상은 이번

이 세 번째다.

96세의 애슈킨은 노벨상 전 분야를 통틀어 사상 최고령 수

상자가 됐다. AP통신은 애슈킨이 이전 최고령 수상자였던 레

오니트 후르비치(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당시 90세)의 기

록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미국 AT&T의 벨연구소 출신인 애슈킨은 입자, 원자, 바이러

스, 살아있는 세포 등과 같은 매우 작은 물질을 레이저빔으로

손상 없이 집을 수 있는 ‘광학 집게’(optical tweezers)를 발명해

냈다고 왕립과학원은 설명했다.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교수인 무루와, 그의 제자이자

캐나다 워털루대학 교수인 스트리클런드는 산업·의학 분야

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레이저 파동을 개발하는 데 기여

했다.

■ ‘진화의 힘’ 활용한 美英 과학자 3인에게 노벨화학상

2018년 노벨화학상의 영예는 진화의 힘을 활용해 항체와 효

소를 연구·개발함으로써 인류에 공헌한 미국과 영국의 과학

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3일 프랜시스 H. 아

널드(62·캘리포니아공대)와 조지 P. 스미스(77·미주리대), 영

국의 그레고리 P. 윈터(67·케임브리지대 MRC분자생물학연구

소) 경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201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인류를 가장

이롭게 하기 위해 진화를 제어(control)하고 활용해 왔다.”고 선

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노벨위는 “수상자들은 진화의 힘에서

영감을 받았고 유전적 변이와 선택이라는 동일한 원리를 인류

의 화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단백질을 개발하는 데 사용했다.”

고 설명했다.

수상 비중의 절

반을 차지한 아널드

는 효소의 유도 진화

(directed evolution of

enzymes)를, 나머지

2명은 항체와 펩타

이드의 파지 디스플

레이(phage display

of pept ides and

antibodies)를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미국 아널드는 9

년 만에 탄생한 여성

노벨화학상 수상자

다. 마리 퀴리(1911년),

퀴리의 딸인 이렌 졸

리오퀴리(1935년), 도

러시 크로풋 호지킨

(1964년), 아다 요나

트(2009년)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됐다.

2018년 화학상 수

상자들은 진화 원리

를 활용해 더 안전하

Page 8: 문 학cdnvod.yonhapnews.co.kr/.../public/yearbook/2019/A/13_03.pdf · 2020-06-10 · 세 계 l 485 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났다. 베트남은 면직물, 의류

492 l 세 계

고 친환경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 효소는 생

체에서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단백질로, 아널드는 1993년 효소

의 유도진화를 처음으로 이뤄냈다. 효소 연구는 기존에 산업에

서 쓰였던 독성 촉매제를 대체함으로써 의약품과 같은 화학물

질을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제조하고 재생 가능한 수송 연료를

생산하는 데 이바지했다.

학 술

■ ‘신의 입자’ 쓴 美 입자물리학계 거성 리언 레더먼 별세

‘힉스 입자’(Higgs boson)에 ‘신의 입자’(The God Particle)라

는 이름을 붙인 미국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리언 레더먼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6세.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 바타비아 소재 페르미 미 국립 가속

기 연구소장을 지낸 실험물리학자 레더먼은 10월 3일 오전 아

이다호주 렉스버그의 요양원에서 눈을 감았다.

레더먼은 뮤온 중성미자 연구로 1988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

동 수상했고, 1993년 힉스 입자 연구를 다룬 저서 ‘신의 입자’

로 과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페르미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역사상 최대 출력을 내는 가속

기를 완성했고, 2012년까지 명예 연구소장을 지냈다.

1986년에는 시카고 인근 오로라에 수학·과학 영재 고등학

교인 일리노이 수학·과학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등 미국 물리

학계를 이끈 걸출한 과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후진 양성을 위

해 애쓴 교육자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새로운 발견에 대한 평생의 집념과 노력 덕에 노벨상 외에

도 미 국립 과학 메달(1965), 프랭클린 연구소의 엘리엇 크리슨

메달(1972), 울프상(1982), 엔리코 페르미상(1992), 버니바 부시상

(2012) 등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상을 휩쓸었다.

2012년 페르미 연구소에서 은퇴한 이후 아이다호주 별장에

서 부인과 함께 지내온 레더먼은 2015년 노벨상 메달을 경매

시장에 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생존 노벨상 수상자가 경매

시장에 메달을 내놓은 것은 두 번째로, 최초 입찰가의 2.5배가

넘는 76만5천 달러(약 8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당시 레더먼은

노벨상 메달이 20여 년간 선반 위에만 놓여있었다면서 “메달

판매금으로 물리학 연구의 중요성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 루게릭병 극복한 ‘인간정신의 승리’ 스티븐 호킹 박사 타계

전신이 굳어버리는 장애를 딛고 당대 최고 물리학자로 활동

한 스티븐 호킹 박사가 3월 14일 타계했다.

1942년생인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블랙홀과

관련한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 기여했으며, 뉴턴과 아인슈

타인의 계보를 잇는 물리학자다. 그는 ‘우주의 완전한 이해’를

목표로 삼아 대우주에 대한 상대성 이론과 소우주에 관한 양

자이론을 통합하는 데 몰두했다.

1959년 17살의 나이로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그는 21살에 전

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불과 몇 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컴퓨터 음성 재생 장

치 등의 도움을 받아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1965년에는 케임

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뛰어난 연구

성과로 연구원과 교수 등을 거쳐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

브리지대 루카시언 수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이 자리는 ‘만

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17세기 전설적인 물리학자 아이작 뉴

턴이 지나간 보직이다.

호킹 박사는 2012년 물리학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특별

기초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1988년 발간한 대중 과학서 ‘시

간의 역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세계적으로 1천만

권 이상 팔렸다. 학문적 업적 외에도 ‘스타트랙’과 ‘심슨가족’

등 인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광고 목소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 ‘지속가능한 성장’ 연구 美 노드하우스 · 로머 노벨경제학상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효과에 관해 연

구한 윌리엄 노드하우스(77) 미국 예일대 교수와 거시경제학의

새 분야인 ‘내생적 성장’ 이론을 도입한 폴 로머 뉴욕대 교수

(62)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8년 제50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결정했다. 노벨위원회

는 “이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 지속

가능한 성장에 관해 연구해 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주제는 우리 시대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긴급한 문제라고 노

벨위는 설명했다.

이들의 연구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인

류 복지를 향상시킬 것인가에 관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변

을 찾는 데 기여했다고 노벨위는 강조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환경과 에너지, 기술 변화, 생산성 흐름

에 관한 연구로, 로머 교수는 인적자본과 기술의 투입에 관한

연구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 문제를 장기 거시경제 분석으

로, 로머 교수는 기술 혁신을 장기 거시경제 분석으로 각각 통

합시켜 연구해 왔다고 노벨위는 설명했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경제모형·이론 개

발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로머 교수는 기술진보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내생적 성장 이론의 선구자로

2016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총재를 지냈다.

노드하우스 교수의 연구는 온실가스 감축조치에 따른 비용

과 이익을 분석해 온실효과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모든 국가에 통일적으로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노벨위는 전했다. 로머 교수의 연구는 ‘내생적 성

장이론’의 토대를 쌓았으며 이 이론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장기

번영을 촉진하는 규제와 정책에 대한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연구를 창출했다고 노벨위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