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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신학철학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제15호 2009 가을 이 은 영 대구가톨릭대, 철학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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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신학과철학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제15호 2009 가을

이 은 영

대구가톨릭대 철학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대구가톨릭대 철학

1 들어가는 말

2 현상학과 에디트 슈타인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나가는 말

1 들어가는 말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현대 사상가들에게 철학은 신학에 주체도 아니며

신학에 종속되지도 않는 자율적 학문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까닭에 초경험

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되던 형이상학은 하나의 학문이라 할 수 있는

가라는 학문적 부정성을 촉발시켰다1) 왜냐하면 형이상학(metaphysics)을

1) 형이상학을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형이상학은 신(Gott) 및 다른 초감각적인 것들을 인식하는 한에서 신적 학문 또는 철학적 신학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존재자 및 존재자로서의 존재자 자체에 고유한 것들을 탐구해야 하는 한에서 그것은 형이상학이다 마지막으로 사물들의 제일원인들을 규명하는 한에서 제일철학이라 할 수 있다(에머리히 코레트『전통 형이상학의 현대적 이해 형이상학 개요』 김진태 옮김 (서울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94) 9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본 글을 통하여 존재자의 내적 및 외적 근거들에 대하여 탐구함으로써 에디트 슈타인의 lsquo형이상학rsquo을 소개함과 동시에 결국은 그녀의 형이상학이 모든 존재자의 원인인 신의 절대적 존재에까지 도달하려는 lsquo철학적 신학rsquo의 근간을 이룬다는 맥락에서 신학과 형이상학을 동의어적으로 사

연구논문[철학]

2 신학과철학 제15호

어원적으로 살펴보자면 lsquometa ta physikrsquo에서 유래된 것으로 언제나 lsquo초월rsquo의

계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향은 그 당시 철학을 두 개의 진영으

로 양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현대철학과 가톨릭철학이 그것이다2)

후자의 경우에는 그 당시 형이상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는 달리 근대 이

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

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신 토미즘의 부활이다 이 흐름은 크게 두

진영으로 양분되는데 우선 기존의 토마스 사상을 근대적 상황과 종합하여 새

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과 다른 하나는 근대적 상황을 비판하며 전통 토마스

사상을 통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드러났다 전자는

근대의 의식주체에 바탕을 둔 초월론적(transzendental) 방법과 인식론적 흐

름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근대의 성과와 토미즘을 종합하려고 했다면 후자

는 근대와 토미즘의 종합이 토미즘 본래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하고 전

통 토마스 사상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였다3)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필자가 논의하고자 하는 에디트 슈타인(Edith

Stein 1891-1942)도 가톨릭철학과 현대철학 사이에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

다고 생각한 철학자중 한 사람이다 특히 중세 스콜라철학의 대표자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von Aquin)의 텍스트인『De Veritate』(진리론)4)를 라

용하였다

2) Sarah Borden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104(이하 ME로 줄임)

3)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186-187 참조 근대학문과 과학의 결실을 수용하는 이 경향은 첫째 근대학문과 과학의 결실을 온건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으로 여기에는 메르씨에(Desire Mercier 1851-1926)와 뤼벵대학 토미스트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둘째 그것의 적극적 수용의 입장은 마레샬(Joseph Mareacutechal SJ

1870-1944) 지베르트(Gustav Siwerth 1903-1963) 로츠(Johannes Baptist Lotz SJ

1903-1992) 라너(Karl Rahner SJ 1904-1984) 코레트(Emerich Coreth 1919-2006) 로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근대학문과 과학의 수용 그리고 토마스 사상의 종합이 토미즘 본래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보며 전통 토마스 사상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는 입장이 있는데 질송(Etinne Gilson 1884-1978) 마리땡(Jacque Martain

1882-1973)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4) Edith Stein Thomas von Aquino Untersuchungen uumlber die Wahrheit Ⅰ Teil (Louvain Freiburg 1952) Thomas von Aquino Untersuchungen uumlber die Wahrheit Ⅱ Teil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3

틴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함으로써 중세 토마스의 사상이 현대철학에 통용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필자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움직

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사상에서도 그녀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본 글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형이상학이 가톨릭철학과 현대철

학이 소통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면 어떠한 점에서 그러했는지 살펴보며 그

결과 그녀를 신 토미즘의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를 밝혀보

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에디트 슈타인이 자신의 철학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슈타인의 현

상학적 기본 노선을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

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

상학적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가능태와

현실태 그리고 존재와 본질을 통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 봄으로

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입장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결론에서 지금

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냄이 직접적 목적이었다

면 그녀의 형이상학이 중세 토마스 사상과 현대철학 사이에 소통을 목적으로

했던 그 당시 신 토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간접적

으로 밝혀지리라 기대하며 본 글을 마치고자 한다

2 현상학과 에디트 슈타인

현상학은 20세기 전환기에 철학의 학문성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더불어 철

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철학이외의 다른 개별학문들에 있어서 그 이론적

기초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서 일어난 철학적 운동이다

이 철학적 운동에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이 서 있었고 후설을

중심으로 많은 철학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 당시에 후설

(LouvainFreiburg) 1955

4 신학과철학 제15호

제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은 후설의『논리연구』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이 저서는 그들이 철학하는데 있어서 공통적 출발점이 되기 시작했다 슈타인

은 후설 제자들을 매료시켰던『논리연구』에 관하여 주저『세계와 인격』

(Welt und Person)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당시 다양한 신칸트주의 노선이나 또는 비판적 관념론의 노선으로부터 현

상학은 개별학문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 그 자체를 연

구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구별된다 사상자체를 연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상

학이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Wende zum Objekt)라고 표현되는 하나의 전회를

동반한다 또한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경험론에 대하여 현

상학은 lsquo본질학문rsquo(Wesenswissenschaft)으로 구별된다5)

하지만 후설은『이념들Ⅰ』이후로 인식행위가 다가가는 그것을 눈앞에 놓

여 있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의식에 드러나는 것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세

계가 있다 또는 세계가 없다(의심스럽다)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세계는 의식

속에 주어지게 되고 인식행위는 인식된 것으로 향하게 되며 그리하여 의식의

전 영역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현상학의 탐구영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이념들Ⅰ』출판 이후(1913) 더욱 분명해져 ldquo순수 의식의 본

질학문rdquo(Wesenswissenschaften vom reinen Bewusstsei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현상학을 선험적 현상학이라는 명칭으로 대체해 갔다 그리고 그

의 최후 저서『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에서 선험철학은 모든 인

식의 궁극적 현상에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이 근원을 자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은 lsquo주관성rsquo이 lsquo대상성rsquo의 근원이라는 근본적 주관주의에 대한 후

설의 언급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6) 결국 후설은『이념들Ⅰ』이후『성

찰』이나『위기』에서 선험적 현상학을 일종의 관념론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선험적 관념론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점으로 슈타인은 후설이『이

5) Edith Stein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9

6) Herbert Spiegelberg『현상학적 운동Ⅰ』 최경호 박인철 옮김 (서울 이론과 실천 1991)

15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념들Ⅰ』출판 이후에 ldquo칸트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rdquo고 보며 그 유명한 전회

인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를 포기하는 다시 말해서 대상세계의 본질구조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7)

후설은『이념들Ⅰ』에서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 및 선험적 의식에 관한 이

론을 토대로 선험적 현상학을 전개했으며 많은 제자들은 바로『이념들Ⅰ』

에 나타난 현상학을 관념론으로 규정하고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의 이론 없이

전개된『논리연구』에 나타난 현상학을 실재론으로 이해했다 따라서『논리

연구』에서 선보인 현상학에 열정을 보였던 제자들은『이념들Ⅰ』에 등장한

관념론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괴팅겐 현상학파는 두 환원 사이의 양립 가능성 또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한다 이들은 주관에서부터 lsquo사상rsquo(事象)으로

향했던 시선이 이제『이념들Ⅰ』에서 그 반대인 다시 주관으로 기울어졌으

며 현상학적 환원에서 일상적인 삶과 학문적 사유에 따르는 존재에 대한 모

든 믿음을 유보했다고 후설을 비판하고 있다8)

후설에 의하면 ldquo실재는 자아에 의해서 의식되고 표상된 실재이다rdquo 달리 표

현하면 ldquo세계 또는 세계의 존재는 선험적 의식의 구성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rdquo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한에서 슈타인과 괴팅겐 현상학파는 후설의 선험적

현상학의 기본입장을 선험적 관념론으로 해석해 냈다 후설의 이러한 생각에

따른다면 예컨대 고통이 존재하려면 그 고통은 우리에 의해서 의식되고 체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후설은 한 문장으로 ldquo우리가 의식을 제거하고 나면

그러면 우리는 세계를 제거하게 된다rdquo(Streichen wir das Bewusstsein so

streichen wir die Welt)고 표현한다9) 따라서 후설에 있어서 lsquo존재rsquo는 오로

7) Edith Stein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267(이하

EP로 줄임)

8) 슈타인은 1924년에 「현상학이란 무엇인가」(Was ist Phaumlnomenologie)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ldquo후설의 현상학은 관념론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관념론적 근본신념은 후설에게서 항상 중심의미로 있다 후설의 985172논리연구985173는 직관적 인식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lsquo객관적 인식rsquo을 추구했던 것인 반면에『이념들Ⅰ』이후 나타난 후설의 관념론은 자기 자신의 신념일 뿐이다rdquo Edith Stein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573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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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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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대구가톨릭대 철학

1 들어가는 말

2 현상학과 에디트 슈타인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나가는 말

1 들어가는 말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현대 사상가들에게 철학은 신학에 주체도 아니며

신학에 종속되지도 않는 자율적 학문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까닭에 초경험

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되던 형이상학은 하나의 학문이라 할 수 있는

가라는 학문적 부정성을 촉발시켰다1) 왜냐하면 형이상학(metaphysics)을

1) 형이상학을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형이상학은 신(Gott) 및 다른 초감각적인 것들을 인식하는 한에서 신적 학문 또는 철학적 신학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존재자 및 존재자로서의 존재자 자체에 고유한 것들을 탐구해야 하는 한에서 그것은 형이상학이다 마지막으로 사물들의 제일원인들을 규명하는 한에서 제일철학이라 할 수 있다(에머리히 코레트『전통 형이상학의 현대적 이해 형이상학 개요』 김진태 옮김 (서울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94) 9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본 글을 통하여 존재자의 내적 및 외적 근거들에 대하여 탐구함으로써 에디트 슈타인의 lsquo형이상학rsquo을 소개함과 동시에 결국은 그녀의 형이상학이 모든 존재자의 원인인 신의 절대적 존재에까지 도달하려는 lsquo철학적 신학rsquo의 근간을 이룬다는 맥락에서 신학과 형이상학을 동의어적으로 사

연구논문[철학]

2 신학과철학 제15호

어원적으로 살펴보자면 lsquometa ta physikrsquo에서 유래된 것으로 언제나 lsquo초월rsquo의

계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향은 그 당시 철학을 두 개의 진영으

로 양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현대철학과 가톨릭철학이 그것이다2)

후자의 경우에는 그 당시 형이상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는 달리 근대 이

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

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신 토미즘의 부활이다 이 흐름은 크게 두

진영으로 양분되는데 우선 기존의 토마스 사상을 근대적 상황과 종합하여 새

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과 다른 하나는 근대적 상황을 비판하며 전통 토마스

사상을 통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드러났다 전자는

근대의 의식주체에 바탕을 둔 초월론적(transzendental) 방법과 인식론적 흐

름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근대의 성과와 토미즘을 종합하려고 했다면 후자

는 근대와 토미즘의 종합이 토미즘 본래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하고 전

통 토마스 사상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였다3)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필자가 논의하고자 하는 에디트 슈타인(Edith

Stein 1891-1942)도 가톨릭철학과 현대철학 사이에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

다고 생각한 철학자중 한 사람이다 특히 중세 스콜라철학의 대표자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von Aquin)의 텍스트인『De Veritate』(진리론)4)를 라

용하였다

2) Sarah Borden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104(이하 ME로 줄임)

3)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186-187 참조 근대학문과 과학의 결실을 수용하는 이 경향은 첫째 근대학문과 과학의 결실을 온건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으로 여기에는 메르씨에(Desire Mercier 1851-1926)와 뤼벵대학 토미스트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둘째 그것의 적극적 수용의 입장은 마레샬(Joseph Mareacutechal SJ

1870-1944) 지베르트(Gustav Siwerth 1903-1963) 로츠(Johannes Baptist Lotz SJ

1903-1992) 라너(Karl Rahner SJ 1904-1984) 코레트(Emerich Coreth 1919-2006) 로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근대학문과 과학의 수용 그리고 토마스 사상의 종합이 토미즘 본래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보며 전통 토마스 사상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는 입장이 있는데 질송(Etinne Gilson 1884-1978) 마리땡(Jacque Martain

1882-1973)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4) Edith Stein Thomas von Aquino Untersuchungen uumlber die Wahrheit Ⅰ Teil (Louvain Freiburg 1952) Thomas von Aquino Untersuchungen uumlber die Wahrheit Ⅱ Teil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3

틴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함으로써 중세 토마스의 사상이 현대철학에 통용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필자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움직

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사상에서도 그녀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본 글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형이상학이 가톨릭철학과 현대철

학이 소통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면 어떠한 점에서 그러했는지 살펴보며 그

결과 그녀를 신 토미즘의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를 밝혀보

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에디트 슈타인이 자신의 철학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슈타인의 현

상학적 기본 노선을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

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

상학적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가능태와

현실태 그리고 존재와 본질을 통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 봄으로

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입장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결론에서 지금

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냄이 직접적 목적이었다

면 그녀의 형이상학이 중세 토마스 사상과 현대철학 사이에 소통을 목적으로

했던 그 당시 신 토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간접적

으로 밝혀지리라 기대하며 본 글을 마치고자 한다

2 현상학과 에디트 슈타인

현상학은 20세기 전환기에 철학의 학문성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더불어 철

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철학이외의 다른 개별학문들에 있어서 그 이론적

기초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서 일어난 철학적 운동이다

이 철학적 운동에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이 서 있었고 후설을

중심으로 많은 철학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 당시에 후설

(LouvainFreiburg) 1955

4 신학과철학 제15호

제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은 후설의『논리연구』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이 저서는 그들이 철학하는데 있어서 공통적 출발점이 되기 시작했다 슈타인

은 후설 제자들을 매료시켰던『논리연구』에 관하여 주저『세계와 인격』

(Welt und Person)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당시 다양한 신칸트주의 노선이나 또는 비판적 관념론의 노선으로부터 현

상학은 개별학문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 그 자체를 연

구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구별된다 사상자체를 연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상

학이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Wende zum Objekt)라고 표현되는 하나의 전회를

동반한다 또한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경험론에 대하여 현

상학은 lsquo본질학문rsquo(Wesenswissenschaft)으로 구별된다5)

하지만 후설은『이념들Ⅰ』이후로 인식행위가 다가가는 그것을 눈앞에 놓

여 있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의식에 드러나는 것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세

계가 있다 또는 세계가 없다(의심스럽다)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세계는 의식

속에 주어지게 되고 인식행위는 인식된 것으로 향하게 되며 그리하여 의식의

전 영역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현상학의 탐구영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이념들Ⅰ』출판 이후(1913) 더욱 분명해져 ldquo순수 의식의 본

질학문rdquo(Wesenswissenschaften vom reinen Bewusstsei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현상학을 선험적 현상학이라는 명칭으로 대체해 갔다 그리고 그

의 최후 저서『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에서 선험철학은 모든 인

식의 궁극적 현상에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이 근원을 자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은 lsquo주관성rsquo이 lsquo대상성rsquo의 근원이라는 근본적 주관주의에 대한 후

설의 언급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6) 결국 후설은『이념들Ⅰ』이후『성

찰』이나『위기』에서 선험적 현상학을 일종의 관념론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선험적 관념론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점으로 슈타인은 후설이『이

5) Edith Stein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9

6) Herbert Spiegelberg『현상학적 운동Ⅰ』 최경호 박인철 옮김 (서울 이론과 실천 1991)

15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념들Ⅰ』출판 이후에 ldquo칸트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rdquo고 보며 그 유명한 전회

인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를 포기하는 다시 말해서 대상세계의 본질구조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7)

후설은『이념들Ⅰ』에서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 및 선험적 의식에 관한 이

론을 토대로 선험적 현상학을 전개했으며 많은 제자들은 바로『이념들Ⅰ』

에 나타난 현상학을 관념론으로 규정하고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의 이론 없이

전개된『논리연구』에 나타난 현상학을 실재론으로 이해했다 따라서『논리

연구』에서 선보인 현상학에 열정을 보였던 제자들은『이념들Ⅰ』에 등장한

관념론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괴팅겐 현상학파는 두 환원 사이의 양립 가능성 또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한다 이들은 주관에서부터 lsquo사상rsquo(事象)으로

향했던 시선이 이제『이념들Ⅰ』에서 그 반대인 다시 주관으로 기울어졌으

며 현상학적 환원에서 일상적인 삶과 학문적 사유에 따르는 존재에 대한 모

든 믿음을 유보했다고 후설을 비판하고 있다8)

후설에 의하면 ldquo실재는 자아에 의해서 의식되고 표상된 실재이다rdquo 달리 표

현하면 ldquo세계 또는 세계의 존재는 선험적 의식의 구성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rdquo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한에서 슈타인과 괴팅겐 현상학파는 후설의 선험적

현상학의 기본입장을 선험적 관념론으로 해석해 냈다 후설의 이러한 생각에

따른다면 예컨대 고통이 존재하려면 그 고통은 우리에 의해서 의식되고 체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후설은 한 문장으로 ldquo우리가 의식을 제거하고 나면

그러면 우리는 세계를 제거하게 된다rdquo(Streichen wir das Bewusstsein so

streichen wir die Welt)고 표현한다9) 따라서 후설에 있어서 lsquo존재rsquo는 오로

7) Edith Stein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267(이하

EP로 줄임)

8) 슈타인은 1924년에 「현상학이란 무엇인가」(Was ist Phaumlnomenologie)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ldquo후설의 현상학은 관념론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관념론적 근본신념은 후설에게서 항상 중심의미로 있다 후설의 985172논리연구985173는 직관적 인식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lsquo객관적 인식rsquo을 추구했던 것인 반면에『이념들Ⅰ』이후 나타난 후설의 관념론은 자기 자신의 신념일 뿐이다rdquo Edith Stein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573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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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burg Basel Wien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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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3: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2 신학과철학 제15호

어원적으로 살펴보자면 lsquometa ta physikrsquo에서 유래된 것으로 언제나 lsquo초월rsquo의

계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향은 그 당시 철학을 두 개의 진영으

로 양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현대철학과 가톨릭철학이 그것이다2)

후자의 경우에는 그 당시 형이상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는 달리 근대 이

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

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신 토미즘의 부활이다 이 흐름은 크게 두

진영으로 양분되는데 우선 기존의 토마스 사상을 근대적 상황과 종합하여 새

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과 다른 하나는 근대적 상황을 비판하며 전통 토마스

사상을 통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드러났다 전자는

근대의 의식주체에 바탕을 둔 초월론적(transzendental) 방법과 인식론적 흐

름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근대의 성과와 토미즘을 종합하려고 했다면 후자

는 근대와 토미즘의 종합이 토미즘 본래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하고 전

통 토마스 사상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였다3)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필자가 논의하고자 하는 에디트 슈타인(Edith

Stein 1891-1942)도 가톨릭철학과 현대철학 사이에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

다고 생각한 철학자중 한 사람이다 특히 중세 스콜라철학의 대표자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von Aquin)의 텍스트인『De Veritate』(진리론)4)를 라

용하였다

2) Sarah Borden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104(이하 ME로 줄임)

3)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186-187 참조 근대학문과 과학의 결실을 수용하는 이 경향은 첫째 근대학문과 과학의 결실을 온건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으로 여기에는 메르씨에(Desire Mercier 1851-1926)와 뤼벵대학 토미스트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둘째 그것의 적극적 수용의 입장은 마레샬(Joseph Mareacutechal SJ

1870-1944) 지베르트(Gustav Siwerth 1903-1963) 로츠(Johannes Baptist Lotz SJ

1903-1992) 라너(Karl Rahner SJ 1904-1984) 코레트(Emerich Coreth 1919-2006) 로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근대학문과 과학의 수용 그리고 토마스 사상의 종합이 토미즘 본래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보며 전통 토마스 사상의 순수성을 지키려고 하는 입장이 있는데 질송(Etinne Gilson 1884-1978) 마리땡(Jacque Martain

1882-1973)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4) Edith Stein Thomas von Aquino Untersuchungen uumlber die Wahrheit Ⅰ Teil (Louvain Freiburg 1952) Thomas von Aquino Untersuchungen uumlber die Wahrheit Ⅱ Teil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3

틴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함으로써 중세 토마스의 사상이 현대철학에 통용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필자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움직

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사상에서도 그녀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본 글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형이상학이 가톨릭철학과 현대철

학이 소통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면 어떠한 점에서 그러했는지 살펴보며 그

결과 그녀를 신 토미즘의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를 밝혀보

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에디트 슈타인이 자신의 철학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슈타인의 현

상학적 기본 노선을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

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

상학적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가능태와

현실태 그리고 존재와 본질을 통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 봄으로

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입장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결론에서 지금

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냄이 직접적 목적이었다

면 그녀의 형이상학이 중세 토마스 사상과 현대철학 사이에 소통을 목적으로

했던 그 당시 신 토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간접적

으로 밝혀지리라 기대하며 본 글을 마치고자 한다

2 현상학과 에디트 슈타인

현상학은 20세기 전환기에 철학의 학문성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더불어 철

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철학이외의 다른 개별학문들에 있어서 그 이론적

기초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서 일어난 철학적 운동이다

이 철학적 운동에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이 서 있었고 후설을

중심으로 많은 철학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 당시에 후설

(LouvainFreiburg) 1955

4 신학과철학 제15호

제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은 후설의『논리연구』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이 저서는 그들이 철학하는데 있어서 공통적 출발점이 되기 시작했다 슈타인

은 후설 제자들을 매료시켰던『논리연구』에 관하여 주저『세계와 인격』

(Welt und Person)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당시 다양한 신칸트주의 노선이나 또는 비판적 관념론의 노선으로부터 현

상학은 개별학문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 그 자체를 연

구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구별된다 사상자체를 연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상

학이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Wende zum Objekt)라고 표현되는 하나의 전회를

동반한다 또한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경험론에 대하여 현

상학은 lsquo본질학문rsquo(Wesenswissenschaft)으로 구별된다5)

하지만 후설은『이념들Ⅰ』이후로 인식행위가 다가가는 그것을 눈앞에 놓

여 있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의식에 드러나는 것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세

계가 있다 또는 세계가 없다(의심스럽다)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세계는 의식

속에 주어지게 되고 인식행위는 인식된 것으로 향하게 되며 그리하여 의식의

전 영역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현상학의 탐구영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이념들Ⅰ』출판 이후(1913) 더욱 분명해져 ldquo순수 의식의 본

질학문rdquo(Wesenswissenschaften vom reinen Bewusstsei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현상학을 선험적 현상학이라는 명칭으로 대체해 갔다 그리고 그

의 최후 저서『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에서 선험철학은 모든 인

식의 궁극적 현상에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이 근원을 자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은 lsquo주관성rsquo이 lsquo대상성rsquo의 근원이라는 근본적 주관주의에 대한 후

설의 언급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6) 결국 후설은『이념들Ⅰ』이후『성

찰』이나『위기』에서 선험적 현상학을 일종의 관념론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선험적 관념론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점으로 슈타인은 후설이『이

5) Edith Stein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9

6) Herbert Spiegelberg『현상학적 운동Ⅰ』 최경호 박인철 옮김 (서울 이론과 실천 1991)

15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념들Ⅰ』출판 이후에 ldquo칸트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rdquo고 보며 그 유명한 전회

인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를 포기하는 다시 말해서 대상세계의 본질구조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7)

후설은『이념들Ⅰ』에서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 및 선험적 의식에 관한 이

론을 토대로 선험적 현상학을 전개했으며 많은 제자들은 바로『이념들Ⅰ』

에 나타난 현상학을 관념론으로 규정하고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의 이론 없이

전개된『논리연구』에 나타난 현상학을 실재론으로 이해했다 따라서『논리

연구』에서 선보인 현상학에 열정을 보였던 제자들은『이념들Ⅰ』에 등장한

관념론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괴팅겐 현상학파는 두 환원 사이의 양립 가능성 또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한다 이들은 주관에서부터 lsquo사상rsquo(事象)으로

향했던 시선이 이제『이념들Ⅰ』에서 그 반대인 다시 주관으로 기울어졌으

며 현상학적 환원에서 일상적인 삶과 학문적 사유에 따르는 존재에 대한 모

든 믿음을 유보했다고 후설을 비판하고 있다8)

후설에 의하면 ldquo실재는 자아에 의해서 의식되고 표상된 실재이다rdquo 달리 표

현하면 ldquo세계 또는 세계의 존재는 선험적 의식의 구성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rdquo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한에서 슈타인과 괴팅겐 현상학파는 후설의 선험적

현상학의 기본입장을 선험적 관념론으로 해석해 냈다 후설의 이러한 생각에

따른다면 예컨대 고통이 존재하려면 그 고통은 우리에 의해서 의식되고 체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후설은 한 문장으로 ldquo우리가 의식을 제거하고 나면

그러면 우리는 세계를 제거하게 된다rdquo(Streichen wir das Bewusstsein so

streichen wir die Welt)고 표현한다9) 따라서 후설에 있어서 lsquo존재rsquo는 오로

7) Edith Stein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267(이하

EP로 줄임)

8) 슈타인은 1924년에 「현상학이란 무엇인가」(Was ist Phaumlnomenologie)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ldquo후설의 현상학은 관념론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관념론적 근본신념은 후설에게서 항상 중심의미로 있다 후설의 985172논리연구985173는 직관적 인식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lsquo객관적 인식rsquo을 추구했던 것인 반면에『이념들Ⅰ』이후 나타난 후설의 관념론은 자기 자신의 신념일 뿐이다rdquo Edith Stein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573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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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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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4: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3

틴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함으로써 중세 토마스의 사상이 현대철학에 통용될

수 있도록 기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필자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움직

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사상에서도 그녀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본 글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형이상학이 가톨릭철학과 현대철

학이 소통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면 어떠한 점에서 그러했는지 살펴보며 그

결과 그녀를 신 토미즘의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를 밝혀보

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에디트 슈타인이 자신의 철학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슈타인의 현

상학적 기본 노선을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

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

상학적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가능태와

현실태 그리고 존재와 본질을 통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 봄으로

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입장을 정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결론에서 지금

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냄이 직접적 목적이었다

면 그녀의 형이상학이 중세 토마스 사상과 현대철학 사이에 소통을 목적으로

했던 그 당시 신 토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간접적

으로 밝혀지리라 기대하며 본 글을 마치고자 한다

2 현상학과 에디트 슈타인

현상학은 20세기 전환기에 철학의 학문성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더불어 철

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철학이외의 다른 개별학문들에 있어서 그 이론적

기초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서 일어난 철학적 운동이다

이 철학적 운동에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이 서 있었고 후설을

중심으로 많은 철학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 당시에 후설

(LouvainFreiburg) 1955

4 신학과철학 제15호

제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은 후설의『논리연구』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이 저서는 그들이 철학하는데 있어서 공통적 출발점이 되기 시작했다 슈타인

은 후설 제자들을 매료시켰던『논리연구』에 관하여 주저『세계와 인격』

(Welt und Person)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당시 다양한 신칸트주의 노선이나 또는 비판적 관념론의 노선으로부터 현

상학은 개별학문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 그 자체를 연

구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구별된다 사상자체를 연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상

학이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Wende zum Objekt)라고 표현되는 하나의 전회를

동반한다 또한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경험론에 대하여 현

상학은 lsquo본질학문rsquo(Wesenswissenschaft)으로 구별된다5)

하지만 후설은『이념들Ⅰ』이후로 인식행위가 다가가는 그것을 눈앞에 놓

여 있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의식에 드러나는 것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세

계가 있다 또는 세계가 없다(의심스럽다)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세계는 의식

속에 주어지게 되고 인식행위는 인식된 것으로 향하게 되며 그리하여 의식의

전 영역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현상학의 탐구영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이념들Ⅰ』출판 이후(1913) 더욱 분명해져 ldquo순수 의식의 본

질학문rdquo(Wesenswissenschaften vom reinen Bewusstsei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현상학을 선험적 현상학이라는 명칭으로 대체해 갔다 그리고 그

의 최후 저서『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에서 선험철학은 모든 인

식의 궁극적 현상에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이 근원을 자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은 lsquo주관성rsquo이 lsquo대상성rsquo의 근원이라는 근본적 주관주의에 대한 후

설의 언급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6) 결국 후설은『이념들Ⅰ』이후『성

찰』이나『위기』에서 선험적 현상학을 일종의 관념론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선험적 관념론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점으로 슈타인은 후설이『이

5) Edith Stein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9

6) Herbert Spiegelberg『현상학적 운동Ⅰ』 최경호 박인철 옮김 (서울 이론과 실천 1991)

15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념들Ⅰ』출판 이후에 ldquo칸트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rdquo고 보며 그 유명한 전회

인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를 포기하는 다시 말해서 대상세계의 본질구조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7)

후설은『이념들Ⅰ』에서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 및 선험적 의식에 관한 이

론을 토대로 선험적 현상학을 전개했으며 많은 제자들은 바로『이념들Ⅰ』

에 나타난 현상학을 관념론으로 규정하고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의 이론 없이

전개된『논리연구』에 나타난 현상학을 실재론으로 이해했다 따라서『논리

연구』에서 선보인 현상학에 열정을 보였던 제자들은『이념들Ⅰ』에 등장한

관념론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괴팅겐 현상학파는 두 환원 사이의 양립 가능성 또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한다 이들은 주관에서부터 lsquo사상rsquo(事象)으로

향했던 시선이 이제『이념들Ⅰ』에서 그 반대인 다시 주관으로 기울어졌으

며 현상학적 환원에서 일상적인 삶과 학문적 사유에 따르는 존재에 대한 모

든 믿음을 유보했다고 후설을 비판하고 있다8)

후설에 의하면 ldquo실재는 자아에 의해서 의식되고 표상된 실재이다rdquo 달리 표

현하면 ldquo세계 또는 세계의 존재는 선험적 의식의 구성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rdquo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한에서 슈타인과 괴팅겐 현상학파는 후설의 선험적

현상학의 기본입장을 선험적 관념론으로 해석해 냈다 후설의 이러한 생각에

따른다면 예컨대 고통이 존재하려면 그 고통은 우리에 의해서 의식되고 체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후설은 한 문장으로 ldquo우리가 의식을 제거하고 나면

그러면 우리는 세계를 제거하게 된다rdquo(Streichen wir das Bewusstsein so

streichen wir die Welt)고 표현한다9) 따라서 후설에 있어서 lsquo존재rsquo는 오로

7) Edith Stein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267(이하

EP로 줄임)

8) 슈타인은 1924년에 「현상학이란 무엇인가」(Was ist Phaumlnomenologie)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ldquo후설의 현상학은 관념론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관념론적 근본신념은 후설에게서 항상 중심의미로 있다 후설의 985172논리연구985173는 직관적 인식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lsquo객관적 인식rsquo을 추구했던 것인 반면에『이념들Ⅰ』이후 나타난 후설의 관념론은 자기 자신의 신념일 뿐이다rdquo Edith Stein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573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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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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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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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5: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4 신학과철학 제15호

제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은 후설의『논리연구』에서 나오는 것이었고

이 저서는 그들이 철학하는데 있어서 공통적 출발점이 되기 시작했다 슈타인

은 후설 제자들을 매료시켰던『논리연구』에 관하여 주저『세계와 인격』

(Welt und Person)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당시 다양한 신칸트주의 노선이나 또는 비판적 관념론의 노선으로부터 현

상학은 개별학문의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 그 자체를 연

구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구별된다 사상자체를 연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현상

학이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Wende zum Objekt)라고 표현되는 하나의 전회를

동반한다 또한 단순한 감각적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경험론에 대하여 현

상학은 lsquo본질학문rsquo(Wesenswissenschaft)으로 구별된다5)

하지만 후설은『이념들Ⅰ』이후로 인식행위가 다가가는 그것을 눈앞에 놓

여 있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의식에 드러나는 것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세

계가 있다 또는 세계가 없다(의심스럽다)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세계는 의식

속에 주어지게 되고 인식행위는 인식된 것으로 향하게 되며 그리하여 의식의

전 영역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현상학의 탐구영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이념들Ⅰ』출판 이후(1913) 더욱 분명해져 ldquo순수 의식의 본

질학문rdquo(Wesenswissenschaften vom reinen Bewusstsei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현상학을 선험적 현상학이라는 명칭으로 대체해 갔다 그리고 그

의 최후 저서『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에서 선험철학은 모든 인

식의 궁극적 현상에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이 근원을 자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은 lsquo주관성rsquo이 lsquo대상성rsquo의 근원이라는 근본적 주관주의에 대한 후

설의 언급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6) 결국 후설은『이념들Ⅰ』이후『성

찰』이나『위기』에서 선험적 현상학을 일종의 관념론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선험적 관념론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점으로 슈타인은 후설이『이

5) Edith Stein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9

6) Herbert Spiegelberg『현상학적 운동Ⅰ』 최경호 박인철 옮김 (서울 이론과 실천 1991)

15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념들Ⅰ』출판 이후에 ldquo칸트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rdquo고 보며 그 유명한 전회

인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를 포기하는 다시 말해서 대상세계의 본질구조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7)

후설은『이념들Ⅰ』에서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 및 선험적 의식에 관한 이

론을 토대로 선험적 현상학을 전개했으며 많은 제자들은 바로『이념들Ⅰ』

에 나타난 현상학을 관념론으로 규정하고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의 이론 없이

전개된『논리연구』에 나타난 현상학을 실재론으로 이해했다 따라서『논리

연구』에서 선보인 현상학에 열정을 보였던 제자들은『이념들Ⅰ』에 등장한

관념론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괴팅겐 현상학파는 두 환원 사이의 양립 가능성 또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한다 이들은 주관에서부터 lsquo사상rsquo(事象)으로

향했던 시선이 이제『이념들Ⅰ』에서 그 반대인 다시 주관으로 기울어졌으

며 현상학적 환원에서 일상적인 삶과 학문적 사유에 따르는 존재에 대한 모

든 믿음을 유보했다고 후설을 비판하고 있다8)

후설에 의하면 ldquo실재는 자아에 의해서 의식되고 표상된 실재이다rdquo 달리 표

현하면 ldquo세계 또는 세계의 존재는 선험적 의식의 구성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rdquo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한에서 슈타인과 괴팅겐 현상학파는 후설의 선험적

현상학의 기본입장을 선험적 관념론으로 해석해 냈다 후설의 이러한 생각에

따른다면 예컨대 고통이 존재하려면 그 고통은 우리에 의해서 의식되고 체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후설은 한 문장으로 ldquo우리가 의식을 제거하고 나면

그러면 우리는 세계를 제거하게 된다rdquo(Streichen wir das Bewusstsein so

streichen wir die Welt)고 표현한다9) 따라서 후설에 있어서 lsquo존재rsquo는 오로

7) Edith Stein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267(이하

EP로 줄임)

8) 슈타인은 1924년에 「현상학이란 무엇인가」(Was ist Phaumlnomenologie)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ldquo후설의 현상학은 관념론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관념론적 근본신념은 후설에게서 항상 중심의미로 있다 후설의 985172논리연구985173는 직관적 인식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lsquo객관적 인식rsquo을 추구했던 것인 반면에『이념들Ⅰ』이후 나타난 후설의 관념론은 자기 자신의 신념일 뿐이다rdquo Edith Stein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573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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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6: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5

념들Ⅰ』출판 이후에 ldquo칸트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rdquo고 보며 그 유명한 전회

인 lsquo대상에로의 전회rsquo를 포기하는 다시 말해서 대상세계의 본질구조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7)

후설은『이념들Ⅰ』에서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 및 선험적 의식에 관한 이

론을 토대로 선험적 현상학을 전개했으며 많은 제자들은 바로『이념들Ⅰ』

에 나타난 현상학을 관념론으로 규정하고 선험적 현상학적 환원의 이론 없이

전개된『논리연구』에 나타난 현상학을 실재론으로 이해했다 따라서『논리

연구』에서 선보인 현상학에 열정을 보였던 제자들은『이념들Ⅰ』에 등장한

관념론으로서의 선험적 현상학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괴팅겐 현상학파는 두 환원 사이의 양립 가능성 또는 상호보완의 성격을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부정한다 이들은 주관에서부터 lsquo사상rsquo(事象)으로

향했던 시선이 이제『이념들Ⅰ』에서 그 반대인 다시 주관으로 기울어졌으

며 현상학적 환원에서 일상적인 삶과 학문적 사유에 따르는 존재에 대한 모

든 믿음을 유보했다고 후설을 비판하고 있다8)

후설에 의하면 ldquo실재는 자아에 의해서 의식되고 표상된 실재이다rdquo 달리 표

현하면 ldquo세계 또는 세계의 존재는 선험적 의식의 구성작용에 의존하고 있는

것rdquo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한에서 슈타인과 괴팅겐 현상학파는 후설의 선험적

현상학의 기본입장을 선험적 관념론으로 해석해 냈다 후설의 이러한 생각에

따른다면 예컨대 고통이 존재하려면 그 고통은 우리에 의해서 의식되고 체험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후설은 한 문장으로 ldquo우리가 의식을 제거하고 나면

그러면 우리는 세계를 제거하게 된다rdquo(Streichen wir das Bewusstsein so

streichen wir die Welt)고 표현한다9) 따라서 후설에 있어서 lsquo존재rsquo는 오로

7) Edith Stein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267(이하

EP로 줄임)

8) 슈타인은 1924년에 「현상학이란 무엇인가」(Was ist Phaumlnomenologie)라는 짧은 글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ldquo후설의 현상학은 관념론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관념론적 근본신념은 후설에게서 항상 중심의미로 있다 후설의 985172논리연구985173는 직관적 인식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lsquo객관적 인식rsquo을 추구했던 것인 반면에『이념들Ⅰ』이후 나타난 후설의 관념론은 자기 자신의 신념일 뿐이다rdquo Edith Stein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573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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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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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7: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6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lsquo의식rsquo에 대해서만 존재하며 실제로 존재는 의식의 의미부여 작용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그 의미를 떠나서는 무의미 하게 된다

이러한 후설의 입장에 대하여 슈타인은 ldquo이념 진리 그리고 존재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진리는 존재와의 관련에서만이 그 의미를 갖게 되며 두 개의

절대적인 영역 중에서(자연과 의식에서) 하나를 다른 하나에서 이끌어 낼 수

는 없다rdquo는 점에서 후설과 길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10) 또한 괴팅겐 학파

에 속하는 다른 현상학자와 더불어 현상학을 본질에 대한 학문 즉 본질현상

학으로 이해하며 후설에서처럼 사물의 본질을 의식에 주어져 있는 대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슈타인은 밝히고 있다11) 이러한 논의로부터 우리는 슈

타인을 포함한 후설의 대부분의 제자들은 분명한 실재론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슈타인은 명시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기 자신은 ldquo후설적

현상학rdquo(관념론적 현상학) 보다는 ldquo실재론적 현상학rdquo12)에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한 마디로 슈타인의 저서들에서 우리는 실재론적 현상학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녀의 실재론적 기본방향에 있어서는 괴팅겐 현상학

파를 대부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13)

3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

베이스하트가 ldquo슈타인의 철학에 대한 관심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 구조 국

가공동체에 대한 본질적 구조 여성과 교육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연구하는

9) EP 272

10) EP 271-272

11)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88 콘라드-마르티우스(H Conrad-

Martius)는 라이나흐의 강연 ldquo현상학이란 무엇인가rdquo(1914년)를 1951년 새로 간행할 때

자신이 덧붙인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ldquo우리는 나무가 눈앞에 있다는 감각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나무는 거기에 있다 [] 마찬가지로 우리는 본질성에 대한 정신적-경험적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성은 거기에 있다 본질에 대해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것을 본다rdquo

12) Karl Schuhmann ldquoEdith Stein und Ado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63

13) Mary Catharine Baseheart Person in the World 87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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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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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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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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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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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8: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7

것이었다rdquo14)라고 주장하듯이 슈타인의 현상학은 괴팅겐 학파의 다른 철학자

들과 마찬가지로 후설의 현상학 그 중에서도『논리연구』에 나타나 있는 현

상학을 지반으로 하여 현상학을 본질학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다 사물에 대하

여 본질적인 본성을 탐구하려는 후설의 현상학적 이념을 그녀는 자신의 학문

방법의 모델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념 진리 존재는 서로 연관되어

존재와의 관련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점에 있어서 슈타인은 존재를

감안하지 않는(괄호 속에 묶어 버리는) 후설과 길을 달리 하는 것이다15)

슈타인 철학에 있어서 본질이 표명하는 것과 존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현상학적 인식

론의 핵심은 후설의 구성(Konstitution) 개념이다 후설은 의식을 지향적인

(intentional) 것으로 기술한다 후설에 의하면 어떤 것에 직접적으로 향할

때 의식은 그것으로 향해 있다 또는 의식은 어떤 것으로 지시되어 있는 것

을 구성한다 예컨대 나는 창문 밖을 본다 그리고 빨간색 갈색 흰색을 보

며 그것을 만져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나는 이 결합을 감각적 자료의 수

집을 위해서 구성한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수한 색깔을

부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 사물들의 유형으로 존속하고 있는 대상들

즉 꽃병 고양이 건물 나무 등이 제공되는 것이다16)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의 개념과 감각자료를 구별한

다 감각자료는 우리가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대로

개념은 우리가 lsquo~으로서rsquo 자료들을 경험하는 그것이다 예컨대 상점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코트를 보고 있다 처음으로 당신은 검정색 자켓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사실 검 푸른색이라고 판단할 것이

다17) 코트의 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처음에는 검정색으로 그

14) Ibid 88

15) Ibid 94 코이레(Alex Koyre)는 후설과 달리 그의 제자들 사이의 10년간에 논쟁을 한 마디로 후설의 lsquo관념론적 경향rsquo에 대립하는 lsquo실재론rsquo의 문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되어 있던 사람들로는 라이나흐 잉가르덴 셸러 콘라드-마리티우스 슈타인 헤링 등을 열거하고 있다

16) ME 113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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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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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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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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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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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9: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8 신학과철학 제15호

리고 다시 검푸른 색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형태심리학에서 유명해진

ldquo오리-토끼rdquo그림(duck-rabbit)과 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그

림은 오리로도 보일 수 있고 또 토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자료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그림을 두 가지 다

른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나의 구조로 그리고 두 번째는 또 다

른 구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은 그 자료에 관련한 우리의 개념

과 구별된다는 점을 지시한다고 보는 것이다18)

후설과 마찬가지로 슈타인은 우리의 경험은 lsquo지향적rsquo이라고 주장하며 지향

적인 것과 지향성과 관련한 후설의 주장과 본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을 결

합시킨다19) 우리의 경험을 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개념은 본질적 존재를 소

유하는 다양한 본질적 구조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물의 본질적 본성을 이해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경험을 이념적 본질에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다른 사물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본질을 4개의

다리로 움직이며 lsquo야옹rsquo하고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갈 때 나는 창문 안에 4개의 다리 모양을 한 것이 보인

다면 그것을 고양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양이를 경

험한 것으로 내 감각자료의 경험을 구성하거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존재자

(the entity)를 좀 더 근접해서 검사해 보면 lsquo고양이-성(性)rsquo(cat-ness)rsquo의

내용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 이유는 그 존재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또는 만졌을 때 고양이의 털이라기보다는 도자기와 같은 느낌

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 존재자를 고양이의 본질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만족되지 않아서 다시 나는

그 존재를 한 마리의 고양이로서가 아니라 고양이의 조각상으로서 볼 수 있

다는 것이다(ME 114) 이러한 맥락에서 슈타인은 모든 인식이 그러한 관념

17) Ibid

18) Ibid 114

1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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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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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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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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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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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0: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9

과 경험 안에서 그들의 실행으로 구성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변함없이 본질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

서 우리는 이런 본질적 구조를 lsquo통하여rsquo 세계를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본질적 구조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는 기

쁨의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즐거운 경험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슈타인은 일정하게 자신의 선례로서 감정적 경험을 제시한다 우리가 세계

를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감각자료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통하여 세

계를 파악한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녀가 1916년 논문

(Zum Problem der Einfuumlhlung)에서 합리성을 기술했을 때 그녀는 lsquo이론

적 행위rsquo(지각 상상 이념화 또는 추리)의 분석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 안에서 그녀는 lsquo나rsquo(I)는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대상 안으로 흡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체를 인식하는데 실패한다고 밝힌다20)

반대로 감정에서 lsquo나rsquo는 항상 있으며 우리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에 모두

관계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관련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가치는 후기 저서

에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 전반에 걸쳐 감정이 존

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인간을 견

본으로 살펴보자면 전쟁 중에 일어나는 현상들에서 인간을 기술한다 군대는

거리를 따라서 열을 지어 행진한다 그들은 경험이 없는 차별이 없는 무리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약혼자는 개개의 군인을 본다 슈타인에 의하면

lsquo사랑rsquo은 병사들의 통일된 본성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

며 그렇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것

은 궁극적으로 신의 전능한 눈으로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 사랑은 통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아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즉 통

20) Ibid

21) Edith Stein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464-465(이하 EeS로 줄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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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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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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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1: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10 신학과철학 제15호

일된 병사들의 무리에서 차별성을 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된 병사의 본성(전체적으로)을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성적인 파악은 전지전

능한 신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22)

그리하여 슈타인은 철학적 물음에 접근하는 정당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경

험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밝히지만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의식을 멈추지 않아

야 하며 관념론 안에서 결말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존재에 접근해야 하며 우리가 구성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를 발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슈타인은 현상학적 인식론

에서 존재론적 형이상학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대의 ldquo주체에로

의 전회rdquo(turn to the subject)를 자신의 존재 분석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면

서 형이상학으로 나아간다23)

4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형이상학

이미 밝혔듯이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던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

려 현대 주체 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

고 자신의 주저『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

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슈타인은

존재와 본질의 관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태와 가능태 이론을 적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을 밝힌다24)

41 형상과 질료

22) ME 115

2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Peter Lang

2006) 126 128 130

24) EeS 90 92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89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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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2: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1

슈타인이 의미하는 가능태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 어떤 현실성에서 자신의 토대를 갖

고 있으며 둘째 자신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25) 예컨대

인간은 농담에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 능력은 물질적 조건 그리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능태들은 자신을 완성 또는 자신을 현실화하려는 어떤 것이

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리고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어떤 것이다26)

가능태에 대한 이러한 이론을 토대로 인간 존재는 가능태이며 인간 특성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으로 향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27) 즉 모든 인간은 가능태이며 그런 한에서

인간 존재는 자신의 가능태를 현실태로 현실화하기 위해서 lsquo열망한다rsquo(long

for) 바꾸어 말하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지니고 있는 한에서 인간

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자신의 가능태를 완전하게 현실화하지 않는 한에서

완전한 우리 자신일 수 없다 따라서 인간 존재는 가능태들을 현실태로 현실

화시키기 위해 전념하게 된다28)

이러한 슈타인의 생각은 특히 영혼이 신체의 형상이라는 주장을 통하여 아

리스토텔레스적-토마스주의적 전통을 표방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

다 슈타인은 물질적이면서 생명적인 것들을(예컨대 참나무 개미핥기 등) 질

료와 형상의 통일체로 기술한다 이러한 기술은 그녀가 형상을 사물의 구조

사물의 존재와 성장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으며 질료는 형상에 의해서 형성되

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을

예로 든다면 소크라테스의 구조 또는 모양은 형상이며 이것은 플라스틱 대리

석 청동등과 대조적이다 같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라도 질료에 따라 다를

25) Ibid 90

26) Ibid

27) Ibid 90

28) Edith Stein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49-54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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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3: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12 신학과철학 제15호

수 있지만 그 질료들로 이루어진 조각상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이다 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조각상의 형상은 형성되어지는 질료 없이 존재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중요한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 형상에 대한 토마스의

주안점은 소크라테스의 조각상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무 다람쥐와

같은 생명적인 것들에 연관된다 우리는 형상과 질료를 살아있는 생명적인 것

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lsquo발전하는rsquo(development) 그들을 관찰하면서 구별할 수

있다29) 예컨대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강아지는 작은 새끼로 출발한다

그리고 어미의 젖과 때때로 단단한 음식물을 소비하는데 그 음식물은 강아지

안에서 변형된다 질료 또는 신체는 털갈이를 하고 세포를 바꾸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새로운 뼈와 피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끊

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나 형상 또는 영혼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 개를 더욱

큰 형태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의 상(像 image)에 질료로 모양을

만들고 모양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질료형상설(hylomorphism)에 대

하여 이원론(dualism)과 유물론(materialism)에서는 반대할 수 있다 왜냐하

면 이원론자들은 질료와 형상을 또는 신체와 정신을 두개의 서로 관계된 원리

로 이해하지 않고 두개가 인간존재에서 완전히 분리된 부분으로 이해하기 때

문이며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인간 존재 안에서 질료이외의 것이 원리나 그 무

엇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 때문이다30)

형상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토마스주의적 개념은 서구사상에서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모두 하나의 종(예컨대 인간

존재)에 해당되는 모든 구성원들은 동일한 근본구조 또는 형상을 지니고 있

으며 따라서 인간 존재 사이에 차이는 인간존재의 다른 질료 발전 조건 경

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

기 때문에 인간 형상을 소유하고 있는 개개의 인간 존재는 문화 시간 지능

29) Ibid

30)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43-148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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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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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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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4: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3

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다른 인간존재와 같게 된다31)

슈타인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그녀는 공동의 인간 형상을 주장하고 주

체적 형상(the substantial form) 또는 가장 근본적인 형상(most basic

form)을 이해한다 모든 살아있는 사물의 질료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 하지만 질료형상설의 전통에서 형상은 두 가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

다 하나는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발전의 원리) 다른 하나는 발전의 목

표를 포함하는 일(발전의 목표)이다 이 형상 개념에 찬성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개념(발전의 원리와 발전의 목표)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완전한 개 또는 완전한 인간 존재가 그 존재로 나타나거

나 또는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살아있는 사물들은 항상

과정(process)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과정 속에 있는 것이

지 완전한 인간 존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질직관도

완전한 본질직관을 이루어낼 수 없다 언제나 그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유

한한 실재존재는(real being) 슈타인에 의하면 실재 존재 자신의 존재를 소

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완전한 존재를 획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존재

로서 특징짓는다32)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인간이 또는 한 마리의 개가 된다

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lsquo영

원한rsquo lsquo끝이 없다는rsquo(atemporal)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33)

형상의 두 가지 역할에 하나의 원리를 부여하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아리

31) ME 105 106 종-형상(species-form) 개념은 특히 보편적이며 윤리적 주장을 정당화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민주정치를 위한 단단한 토대를 준비해 왔던 그리고 명료한 그리스도교 교리를 사용해왔던 자연법의 전통 안에서 더욱 유용하다 예컨대 형상 개념은 우리가 모든 인간 존재가 해야 하는 것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허락한다 우리는 공동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실태는 올바름(right)과 그릇됨(wrong)으로 보여질 수 있으며 또한 몇몇 현실태는 선(good) 또는 악(bad)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동형상(a common form)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인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인종 성 또는 역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을 본질적으로 같게 만들었다

32) EeS 60

33) ME 106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5: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14 신학과철학 제15호

스토텔레스의 시도보다 오히려 슈타인은 형상을 본질적 구조로서의 형상 즉

본질형상(Wesensform)과 구별하며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

로서의 형상사이에 구별이 살아있는 유기체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함

을 지적한다34) 왜냐하면 우리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목표를 성취하기 때문

이며 또한 그 목표를 알맞게 현실화하기 때문에 발전의 원리로서의 형상과

발전의 목표로서의 형상의 구별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

표와 관련하여 우리는 불완전하거나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불완전함 또는 불충분함은 그것인 것으로서의 사물과 그것의 목표로

서의 사물 사이에 차이인 것이다

42 존재와 본질

슈타인에게 존재는 단순한 의미에서 실존이 아니다 가능태가 아직은 그

무엇이 아니며 또한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이기 때문이며 그리고 인간적인

것은 현실적으로 lsquo되어가는rsquo(becoming) 어떤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완전

히 현실적인 것으로 변형될 수 없기 때문에 존재는 단순히 실존이 아니다35)

이러한 그녀의 견해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세 유형으로 구별한다 첫째 현

실존재(wirkliches Sein)로 현실적이며 실존하는 존재자와 연관된다 그리고

행동과 실제적 행위로서 현실존재에 관계한다 둘째 사유존재(gedankliches

Sein)로36) 정신을 대상으로 하는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사상(Denken)으

로서 관계한다 마지막으로 셋째 본질존재(wesenhaftes Sein)로 본질적이며

지성구조를 지닌 존재와 연관된다 그리고 이 본질존재는 지성과 본질 또는

무엇(Was)으로서 존재와 관계한다37) 존재에 대한 슈타인의 관심은 주저

34)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200

35) Sarah Borden Sharkey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92

36) Ibid

37) Ibid ME 107 EeS Chapter 3 Magdalena Boumlrsig-Hover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 193-195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6: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5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물들은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현실존재이며 사고는 사유존재이다 그리고 영원한 본

질과 존재자의 본질은 본질존재이다 예컨대 장난감 쥐에 돌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장난감 쥐와 고양이는 현실존재에 해당된다 그리고 고양이와 기억되

거나 상상되는 쥐는 사유존재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고양이의 성질

(catness)과 장난감-쥐-성질(toy-mouse-ness)이 본질존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세 개의 범주를 제시한 슈타인은 시간-공간에서 작용하지 않

는 이념적 대상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상상

에 의해 단순히 꾸며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존재한다는

것과 즉 실재사물들(real things)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독립적이며 변함없

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사고를 환원시킬 수 없으며 그

러한 한에서 이념적 대상들이 단순히 사유존재는 아니다 우리는 삼각형 또

는 다양한 면의 형태들에 대하여 명백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설령 이러한

기하학적 모양들이 결코 이 세계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리고 이

들 형태들에는 우리 사고와 무관한 구조와 논리가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

들의 속성과 특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타인은 이러한 주장

이 가능하기 위해서 구조는 일종의 존재를 소유해야만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

은(구조 조직체 구성) 고양이와 박쥐처럼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오

히려 그들은 영원한 실재에 자신의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38)

이들 영원하고 불변하는 구조들은 이념적이며 기하학적인 대상들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되는 구조들도 포함한다 예컨대 기쁨(joy)을 생각해

보자 누군가 계획을 성취했거나 또는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즐거울 수 있다 기쁨을 일으키는 대상이나 기쁨의 지속 기쁨의 강도

는 각각의 경우 다르다 그러나 세 개의 경우 모두 기쁨을 경험한다(기쁨이라

는 본질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경우 모두 동일한 lsquo본질적 구조rsquo를

38) ME 108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7: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16 신학과철학 제15호

공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 세 개의 경우는 이들의 경험이 슬픔의

경험 우울한 경험 만족의 경험 또는 또 다른 종류의 경험과는 구별되는 동일

한 본질적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특별한 기쁨의 경험을

알맞은 때에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일 수 있지만 기쁨의 본질적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본질적 구조는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내는 바로 그것이

다 그리고 기쁨 그 자체를 특정한 시간에 제한하지 않고 드러내는 그것이다

물론 각각의 기쁨의 경우가 본질적 구조 안에서 드러나며 특정한 시간에 제한

받지 않고 드러나지만 그 특정한 시간에 드러나는 기쁨의 경우가 일시적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특정한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드러낸다

동시대의 철학자이자 동료였던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 답변

은 존재는 세계에서 Da-Sein에서 드러난다고 간단히 답변한다 하이데거에

게 존재는 시간과 시간성(temporality)이다 같은 물음(존재 의미의 물음에

대한)에 대한 슈타인의 답변은 존재는 의미추구를 통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세계 내에 던져짐과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투사를 강조한다 그리

하여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기초세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현실에

직면하여 염려하며 따라서 우리는 불확실한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에 우리의 던져짐(thrown-ness) 또는

가능성을 계획하려는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슈타인은 세계의 명료성과

궁극적 근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인간의 삶을 명료함에 측면에서 바라

보자면 Da-Sein(거기있음)으로서 해석되고 있다 이 명료함은 슈타인에 의

하면 사물의 본질적 존재 안에서 의미를 본질적으로 그리고 영원한 구조로

근거지우는 것이다39) 슈타인은 신에 대한 이념으로 본질과 본질적 존재를

동일화한다 이념적 대상들은 신적인 지성 안에서 일치되며 명령을 토대로 근

거 지워진다 다시 말해서 본질존재는 신 안에서 기초 지워지며 그 이후 모

든 의미추구는 절대적으로 신을 위한 추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존재의미에로의 상승을 위한 시도로 번역되고 있는 그녀의 주저 유한한 존재

39) Ibid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8: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7

와 영원한 존재의 부제목은(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존재 의미를 파악하려는 그녀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존재 의미는 본질존재를 통하여 영원한 근거로 상승하기

위한 즉 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슈타인의 주장을 알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슈타인의 일상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구조와 본질적 구조의 영원한 존재와 관련한 슈타인의 입장은 토마스의 실재

론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슈

타인은 명백히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

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40) 하지만 본 글은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히는 데 직접적 목적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에서 토

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현대 현상학이 어느 정도 종합되었는지 살펴보는 것

에 중점을 두었기에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과 슈타인과의 언급은 논의의 확산

을 막기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전개과정을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슈타인은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에서 완전한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 해결책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통하여 전개시켰음이 드러났다 이러

한 측면에서 슈타인은 질송이나 마리땡처럼 적극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40) 슈타인과 토마스 모두 분명한 실재론자이다 그런데 슈타인은 실재론을 세 개의 부분으로 구별한다 첫 번째 lsquo과도 실재론rsquo(exaggerated Realism)으로 이것을 그녀는 플라톤의 실재론 즉 보편자는 우리 일상생활의 사물과 정신 외부 어느 곳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플라톤의 실재론과 동일화한다(플라톤에게는 이것이 형상의 세계이며 그 형상의 세계는 존재하는 사물들의 원본이 있는 곳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lsquo사물 안에 있는 보편자의 존재rsquo(EeS 94) 즉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하는 사상 노선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와 보에티우스(480-c525)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을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와 연관된 실재론은 보편자(본질의 내용 또는 보편자의 내용)와 보편자로서의 양태를 구별한다 동일한 내용은 개별적 사물 안에 있을 수 있거나 또는 정신 안에 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나무 안에 있거나 또는 나무를 사고하는 그 정신 안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의 양태는 오로지 정신 안에만 존재한다 그리하여 lsquo보편적인 것rsquo은 lsquo많은 사물들의 속성rsquo으로 나타나며 보편적인 것은 항상 개별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 보편자 이건 또는 저 보편자 이건 간에 언제나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편자의 사고를 소유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별적 개념의 사고는(예컨대 나무성(性)

tree-ness) 세계 안에 많은 사물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ME 110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19: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18 신학과철학 제15호

사상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현대철학과 종합함으

로써 근대 이후 붕괴되어 가는 기존의 형이상학을 새롭게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5 나가는 말

본 글은 슈타인이 전통 형이상학인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주의에

가깝게 접근해 있음을 밝히며 또한 그녀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그 당시 신 토

미즘이라는 흐름 안에서 그녀를 어디에 위치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의도였다 이를 위하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인 현상학과 현상학 안에서

그녀의 기본 노선을 살펴보았고 후설과 자신의 현상학적 차이점을 토마스 아

퀴나스의 존재론에서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음을 볼 수 있다 후설의 현상학에

서 보여 지듯이 현상학과 형이상학이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의 문제를 현상학적으로 해명하려는 현상학의 기본 이념은 신이나

영혼 그리고 죽음과 같은 전통 형이상학의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

도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인식하며 형

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냈지만 반대로 슈타인은 현대의 주체 중

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저

『유한한 존재와 영원한 존재』에서 가능태와 현실태를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 내며 전통 형이상학의 문제인 형상과

질료 존재와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 결과 존재의 본성에

관하여 슈타인은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욱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토마스와 가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보기에 슈타인이 후설의 현상학을 존재론적으로 넘어서고 있는 이

지점에서 슈타인의 존재론적 시도는 20세기 주체 중심의 철학을 다시 존재

중심으로 심화시키는 가운데 후설의 현상학적 인식 탐구를 넘어서서 그 존재

론적 뿌리를 천착하였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슈타인의 존재탐구는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을 제시하는 형이상학을 구축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 당시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0: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19

현대적 상황과 토마스의 사상을 종합하여 새롭게 창조하려는 움직임에 동참

했다는 점에서 현대 신 토미즘의 일원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에서도 특히 사고의 대상이나 인식된 사물은 그 자체로 실재하는 것으로서

직접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는 lsquo실재론적 토미스트rsquo에 포함시킬 수 있

겠다 그러나 신 토미즘의 동참했던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중세 토마스 아퀴나

스 사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기존의 현대사상을 종합하거나 또는 기존의 현대

상황을 비판했던 것과는 달리 슈타인의 철학적 출발점은 후설의 현상학이었

으며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으로 판단한 후설 현상학의 한

계를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을 통하여 극복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신 중심적인 철학과(theozentrische Philosophie) 자아중심적인 철학

(egozentrische Philosophie)을 비교 대조하는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물

론 혹자는 후설 현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슈타인이 선택했던 존재론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세의 실재론적 형이상

학과 현대 현상학의 수용과 비교에서 그 기본원리가 다른데서 오는 어려움을

슈타인은 어떻게 해결하였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한 의문에 대한 이유는 1923년에「실재론적 존재론」(Realontologie)에 대

한 논문을 현상학 연보에 발표한 헤트비히(Hedwig Conrad-Martius)에게

서 찾을 수 있다 헤트비히는 그 논문에서 우선 본질(Wesen)이라는 계기를

내세우고 이어서 존재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lsquo현실

성rsquo(Wirklichkeit oder Aktualitaumlt)으로서의 lsquo실재성rsquo(Realitaumlt)이었다41) 그

리고 이러한 부분은 탐구해야할 사상(Sache)이 실재성 그 자체라는 슈타인

과 헤트비히의 공통점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슈타인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론보다는 오히려 헤트비히의 실재론적 존재론에 근접

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화

된 논의는 필자의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하며 다만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

41) Angela Ales Bello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266-279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1: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20 신학과철학 제15호

지 않은 철학자로서의 에디트 슈타인에 대하여 슈타인을 전공하는 철학도로서

좀 더 따뜻한 관심과 폭 넓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2: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1

참고문헌

이재룡「현대 신-토미즘 부흥 운동」『신학과 사상』12 (1994)

Bello Angela Ales ldquoEdith Stein und Hedwig Conrad-Martiusrdquo Studien zu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Stein Edith Einfuumlhrung in die Philosophie Freiburg Basel Wien 1991

Stein Edith Endliches und ewiges Sein-Versuch eines Aufstiegs zum

Sinn des Seins FreiburgBaselWien 1986

Stein Edith Erkenntnis und Glaube Freiburg 1993

Stein Edith Welt und Person Louvain 1962

Stein Edith ldquoWas ist Phaumlnomenologierdquo Theologie und Philosophie 66

Freiburg Basel Wien 1991

Schuhmann Karl ldquoEdith Stein und Adolf Reinachrdquo Studien zur Phi-

losophie von Edith Stein Eichstaumltt 1991 Freiburg Muumlnchen 1993

Boumlrsig-Hover Magdalena Zur Ontologie und Metaphysik der Wahrheit-Der

Wahrheitsbegriff Edith Steins in Auseinandersetzung mit

Aristoteles Thomas von Aquin und Edmund Husserl- Peter Lang

2006

Baseheart Mary Catharine Person in the World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Edith Stein Dordrecht Boston London 1997

Borden Sarah ldquoMetaphysics and Epistemology of the Later Workrdquo Edith

Stein Continuum New YorkLondon 2003

Sharkey Sarah Borden ldquoEdith Stein and Thomas Aquinas on Being and

Essencerdquo American Catholic Philosophical Quarterly -Edith Stein-

82(1) 2008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3: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22 신학과철학 제15호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이 은 영

이 글은 기존의 형이상학을 재건하여 가톨릭 전통을 지켜내려는 현대철학의

한 움직임에 동참했던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

다 현대철학자들은 형이상학을 초경험적 대상을 다룬다는 인식 하에 형이상학에

대한 학문적 부정성을 드러낸 반면에 슈타인은 오히려 현대의 주체중심의 철학

lsquo주체에로의 전회rsquo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필자는 이러한 슈타인의 형이상학에

대한 견해를 밝혀내기 위해 우선 슈타인이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은 현상학과 괴팅

겐 현상학파의 실재론적 현상학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의 현상학적 기본노선을 살

펴보았다 두 번째로 현상학에 기반을 두면서 이를 보완하는 또 다른 계기인 존재

론을 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현상학적 인식론의 한계와 존재론적

형이상학의 입장을 조명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가능태와 현실태 존재와 본질을 통

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입장과 비교해봄으로써 형이상학에 대한 슈타인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일반적인 부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 아퀴나스와 가

깝게 위치하고 있음이 밝혀졌지만 세부적인 측면에서 슈타인과 토마스는 구별된다

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히려 존재의 본성에 관해서는 둔스 스코투스의 입장과 더

욱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슈타인의 중세 대화의

유일한 상대가 아니며 결국은 그녀가 완전한 토마스주의자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글을 통하여 그녀가 후설 현상학과의 차이점을 극복

하기 위해 토마스 사상을 수용하며 특히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가능태와 현실태를

형이상학의 중심점으로 세우고 인간존재를 가능태의 현실화로 이끌어낸다는 점에

서 명백히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주의적 전통에 서 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된다

주제어 형이상학 현상학 인식론 존재 본질 가능태 현실태

초 록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4: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에디트 슈타인의 형이상학 23

Metaphysik von Edith Stein

Lee Eun-Young

Diese Studie zielt auf das Verstaumlndnis der Metaphysik Edith Steins

Edith Stein hat teilgenommen an einer Bewegung der Gegenwarts-

Philosophie die die uumlberlieferte Metaphysik wiederaufbauen und damit die

katholische-philosophische Tradition bewaren will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hat eine Tendenz die Metaphysik zu verwerfen Sie meint die

Metaphysik beschaumlftige sich mit den uumlbersinnlichen Gegenstaumlnden

Dagegen kritisiert Edith Stein die gegenwaumlrtige Philosophie weil diese

Philosophie eine ldquosubjektzentrische Philosophierdquo ist und damit sie eine

ldquoWende zum Subjektrdquo durchsetzt

Diese Studie behandelt Erstens die ldquoPhaumlnomenologierdquo und die

ldquorealistische Phaumlnomenologierdquo der Goumlttinger Phaumlnomenologen Sie sind

die Ausgangspunkte der Philosophie von Edith Stein Anschlieszligend

Steins ldquoGrundeinstellung zur Phaumlnomenologierdquo Zweitens die ldquoOntologierdquo

als Ergaumlnzung der Phaumlnomenologie und damit eine ldquoontologische

Metaphysikrdquo von Edith Stein Drittens eine Vergleichung der Metaphysik

von Thomas von Aquin mit der Metaphysik von Edith Stein durch die

Begriffen Moumlglichkeit und Wirklichkeit Sein und Wesen

Ergebnis dieser Studie Allgemein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ahe Zur Metaphysik von Aristoteles und Thomas von Aquin

Aber naumlher gesehen steht die Metaphysik von Edith Stein noch naumlher zur

Metaphysik von Duns Scotus besonders im Begriff des Seins Edith Stein

ist einerseits also keine Thomistin im vollkommenen Sinne Andererseits

uumlberwindet Edith Stein mit Thomas von Aquin die Phaumlnomenologie von

Abstract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

Page 25: 신학과철학theoinst.sogang.ac.kr/theoinst/journal/journal_15/15-4.pdf · 2010-01-14 · 너간(Bernhard Joseph Francis Lonergan, 1904-1984), 파브로(Cornelio Fabro, 1911-) 등을

24 신학과철학 제15호

Husserl Durch den Begriff des Seins entwickelt Edith Stein daher mit

Thomas von Aquin eine ldquoAnthropologie als eine Verwirklichung der

Moumlglichkeitrdquo

Key Words Metaphysik Phaumlnomenologie Erkenntnislehre Sein Wesen

Moumlglichkeit Wirklichkeit

논문 접수일 2009년 9월 30일

논문 수정일 2009년 11월 6일

논문게재 확정일 2009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