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라디오를 켜요’

10월17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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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진행자 : 안녕하세요. ‘라디오를 켜요’의 안수민입니다. 지난주 이 시간에는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는 아이를

둔 부모님과 전화 연결을 해서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김유진 교수님께서 행동주의 학습방법에 기반을 둔

해결 방안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오늘은 또 어떤 고민을 가진 사연들이 도착했는지, 역시 김유진 전문가

님 모시고 사연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연1 : 안녕하세요, 저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된 한 새내기 직장인입니다. 이틀 후에 전 직원이 참석하는 행사

에서 1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기억력이 좋질 않아서 발표 내용을 암기하

는데 있어서 걱정이 많습니다. 더더구나 짧은 분량도 아니고 1시간 동안의 발표 분량을 어떻게 하면 효

과적으로 암기해서 성공적으로 발표를 끝마칠 수 있을까요? 처음 시작하는 회사 생활인데 발표 멋있게

해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습니다. ‘라디오를 켜요’에서 도와주세요.

• 진행자 : 네. 성남시 분당구에서 이석씨가 보내주셨습니다. 1시간가량의 프레젠테이션이면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겠습니다. 대본을 보고 줄줄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리고 발표일이 이틀 후인

만큼 평소 기억력에 자신이 없는 이석씨께 보다 효과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은 인지주의 전

문가 김유진씨 모셔보았는데요. 김유진씨,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 전문가 : 우선 이 상황은 인지주의 이론 중 ‘정보처리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보처리과정’은 크

게 세 단계로 나눠지는데요, 첫 단계인‘감각 등록기’과정에서는 많은 정보들이 입력되는 단계입니다. 그

런데, 실제 인지 과정은 이렇게 입력된 많은 정보 중에서도 선택적으로 주의집중을 한 정보들을 보다 중

점적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 진행자 : 아, 그렇다면 이석씨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에 조사를 하고 정보들을 탐색한 것

이 정보의 입력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그렇게 모여진 내용 중에서도 이석씨가 선택적 주의집중

을 통해 프레젠테이션을 구성한 내용들이 인지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지게 되는 거군요.

• 전문가 : 네, 그렇습니다. 그러한 ‘감각 등록기’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는 ‘단기기억’혹은 ‘작동기억’의 과정

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단기기억’은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동안 유입된 정보가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단

계인데, 정보처리용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한계점으로 인해 암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 진행자 : 그렇다면 이석씨도 바로 이 ‘단기기억’단계에서의 정보처리용량 제한으로 인해 발표 내용 숙지

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 같군요. 그렇다면 정보처리용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겁니까?




• 전문가 : 네, 물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정보처리용량을 극대화 시키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세 가지 정도가

제시되고 있는데요, 이석씨께는 ‘리허설’의 방안을 제시해 드리고 싶습니다.

• 진행자 : ‘리허설’이라고 하면 보통 공연을 하기 전에 시험 삼아 해보는 공연이 떠오르는데요, 그 ‘리허설’

과 의미가 같은 겁니까?

• 전문가 : 네, 그 의미와 연결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리허설’이란 단기기억 내의 정보를 계속 저장하기 위

해 정보를 반복하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Primary rehearsal’과 ‘Elaborate rehearsal’의 두 가지 종류로 나

뉘게 됩니다. ‘Primary rehearsal’은 단기기억의 장기화를 위해 일정한 정보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과정이

고,‘Elaborate rehearsal’은 유입된 정보를 정교화 시켜 해석하여 기존의 지식과 연결시키는 과정입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석씨가 ‘Primary rehearsal’을 사용한다면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을 계속해

서 반복하여 숙지함으로써 단기기억을 장기화 시킬 수 있겠군요. 특히, 마음속으로만 암기 하는 것보다

는 실제 청중 앞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소리를 내서 연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어요. 또한,

‘Elaborate rehearsal’을 사용한다면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을 단순히 무작정 암기하기 보다는 기존의 지식

을 이용해 내용을 구조화, 정교화 시킬 수 있겠군요. 실제로 새로운 종이에 전체적인 내용을 구조화 시켜

서 그림처럼 그려본다면, 전체적인 발표의 내용이 머리에 입력되면서 암기가 더욱 쉬워질 수 있겠어요.

그렇다면 김유진씨, ‘정보처리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뭡니까?

• 전문가 : ‘정보처리단계’의 마지막 단계는 ‘장기기억’입니다. ‘단기기억’에서 처리된 정보가 영구히 저장되

는 단계이지요. 이 단계에 대해서는 다음 사연의 고민을 해결해 드리며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드리도록 하

겠습니다.

• 진행자 :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석씨의 고민을 해결해보았습니다. 이석씨, 이 방법으로 꼭 멋진 발

표 해 내시고 훌륭한 사회생활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사연2 :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 사는 25살 취업준비생 이윤지입니다. 저는 무역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

로 지금 중국어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 중인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토익 점수도 900점 이상으로 꾸준히 높게 나오는 편이고, 외국어에 자신이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중국

어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헷갈리더라고요. 외워야 할 것이 많아서 그런지 체계도 잡히지 않는

느낌이고요. 이번 자격증 시험에서는 꼭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해주

세요!

• 진행자: 네, 두 번째 사연은 수원에 사시는 이윤지씨가 보내주셨습니다. 취업을 위해 중국어 자격증 공부

를 하고 계신데, 헷갈리는 부분이 많고, 체계도 잡히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군요. 김 교수님, 이윤지씨에

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

• 전문가: 네, 우선 이 상황 역시 정보처리이론에 따라 설명을 해드리고 싶은데요. 이윤지씨의 경우에는 영

어를 굉장히 잘하시기 때문에 이런 영어 능력을 중국어를 공부할 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까

우리가 장기기억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갔었는데요, 이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새로

운 정보를 습득할 때 활용하여 정보처리과정을 향상시키는 것을 ‘리트리벌’이라고 합니다.




• 진행자: 중국어랑 영어요? 영어가 어떻게 중국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 전문가: 영어와 중국어는 모두 우리말과는 어순이 조금 다른데요. 예를 들어 우리는 밥을 먹었다, 즉 주어

+목적어+동사 순으로 문장을 구성한다면 영어는 I ate bread와 주어+서술어+목적어 순으로 문장을 구

성합니다. 중국어도 영어와 마찬가지의 순서로 구성이 되고요.

• 진행자: 아, 그러네요. 저도 예전에 대학에서 불어를 공부했을 때, 생각해보니 어순이 영어와 비슷해서 영

어와 관련시켜가며 공부를 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제가 활용했던 과정이 ‘리트리벌’이었군요.




• 전문가: 네, 이 ‘리트리벌’ 역시 ‘리허설’처럼 단기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인데요. 단

기기억은 용량과 기간에 한계가 있는 반면에, 장기기억은 용량이 무제한이고 지속기간도 영구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들을 활용하여 단기기억의 장기기억화를 활성화시키면 학습에 큰 도움이 되겠죠.

• 진행자: 아, 우리가 공부할 때 무심결에 사용했던 방법들이 다 정보처리이론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네요.

이윤지씨도 오늘 조언해드린 ‘리트리벌’을 활용하여, 영어와 중국어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으셔서 꼭 원하

시는 곳에 취업하시기를 바랍니다.




사연3 : 안녕하세요, 저는 수능을 곧 앞둔 수험생입니다. 얼마 전에 봤던 9월 모의고사 등급이 어제 나왔는데,

이번에도 외국어가 3등급이 나왔어요. 다른 과목들은 목표했던 성적이 나왔는데, 외국어는 아무리 열심

히 공부를 해도 점수가 잘 오르지 않아요. 매일 매일 단어도 열심히 외우고, 모든 과목들 중에 제일 긴 시

간을 투자해서 공부하는데도 점수는 제자리걸음이네요. 잘 가르친다는 족집게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해

봐도 막상 시험장에서 시험지를 딱 받으면 문제를 시간 안에 다 못 풀 때도 많고, 특히 해석이 잘 안 되는

느낌이에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너무 심란합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 진행자: 네, 군포시 산본동에서 박은영씨가 보내주신 사연이었습니다. 네, 이제 정말 수능이 코앞으로 다

가왔죠. 마음이 많이 심란하실 것 같아요.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때 시간이 부

족하고, 독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유진씨. 이런 박은영씨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 전문가: 네, 이번 상황 역시 인지주의 이론 중 ‘정보처리과정’에 따라 설명을 드리고 싶어요. 박은영씨가

영어 독해 제시문을 처음 접했을 때, 첫 단계인 ‘감각등록기’에 따라 많은 정보들이 입력됩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은 박은영씨의 선택적 집중에 의해 선별되어 ‘단기기억’으로 처리될 수 있겠죠.




• 진행자: 영어 제시문에서도 선택적 집중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잘 와 닿지 않는데, 어떤 상황을 말할 수

있을까요?

• 전문가: 지금 상황은 수능 외국어 영역의 문제를 푸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제시된 단락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주제를 찾거나, 빈칸을 추론하는 등의 문제풀이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

에 학생들은 이 문제풀이에 적합하게 선택적 주의집중을 하여 영어 문장들을 입력할 수 있겠죠. 이때 밑

줄을 긋거나 색깔 펜을 이용하거나 중요하다는 나만의 표식을 남기는 등의 방법이 선택적 주의집중을 더

도와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진행자: 아, 그렇네요! 이렇게 선택적 주의집중을 하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보다 문제를 풀 때 걸리는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 전문가: 네, 그렇죠. 그리고 우리 박은영씨에게는 특히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잘 넘기기 위해서 청

킹(Chunking)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청킹은 정보를 덩이로 묶는 작업을 말하는데요. 혹시 박은영씨는

독해를 할 때 낱개 낱개의 단어 뜻만을 외워서 해석을 하려고 해오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영어를

의미 단위로 인식하는 청킹(chunking) 훈련은 독해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식어구 개념을 정

립하여 주어와 동사를 정확히 찾아 의미 단위로 인식하는 훈련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하나

의 의미 단위로 해석될 수 있는 덩이를 찾아 묶어서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요.

• 진행자: 아! 박은영씨가 단어를 아무리 열심히 외워도 독해가 힘들었던 것을 이 청킹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별 낱개의 영어 단어가 아니라, 덩이로 묶여진 의미 단위로 해석하여 단기

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겠네요. 정보처리과정이 단순 암기뿐 아니라 해석

과 같은 인지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연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박은영씨에

게 이 상담이 좋은 해결책이 되어서 다가오는 수능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실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습

니다. 저희 ‘라디오를 켜요’ 프로그램도 박은영씨를 응원하겠습니다.




클로징

진행자 : 네, 오늘도 김교수님 모시고 의미 있는 시간 가져봤는데요. 오늘 읽어드린 사연의 주인공 분들에게도

모두 도움 되는 시간되었길 바랄게요. 요즘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는데요,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주 이 시

간에도 고민 있는 분들 사연가지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라디오를 켜요’의 안수민이였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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