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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2호 2019년 12월 2일 월요일 4 인물 FOCUS www.dgupress.com 학교의 구성원으로 학생과 교수, 교직원 만 떠올린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 화, 경비, 주차 등의 분야에서 일하시는 노 동자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로와 역할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학교라는 공간 이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고마운 구성원임 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본지는 우리대 학 경비를 담당하는 황의철 경비 조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평소에 대화 나눌 일이 많지 않았던 학교 노동자분의 이야기를 들 어보는 기회가 됐다. 동국대학교라는 일터 지난 토요일 오전, 신공학관에서 근무 중이던 황의철 경비 조장을 만났다. “경비 아저씨들 사이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 인 상이 좋아요” 학생들의 인터뷰 요청이 다 소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그는 적극적으 로 질문에 답해줬다. 그의 일은 휴가 간 다른 근무자의 자리 를 대신 채우는 것이다. 11년 차 경력을 가 진 만큼 학교의 사정을 잘 아는 그다. 야간 근무를 위해 밤을 새우는 일도 자주 있다. 오후 열 시부터 오전 세 시, 오전 세 시부터 오전 여섯 시까지 두 타임 근무가 잡혀 있 을 때는 졸음을 쫓으며 근무를 선다. “십 년 전에는 경비는 잠을 자서는 안 된다면서 대기 시간에도 깨어있어야만 했어요. 지금 은 휴게실에 침대까지 놓아줬으니 많이 좋 아졌죠” 야간 근무를 마치고 난 이후 하루 동안의 휴식은 피곤했던 만큼 값지다고 전 했다. 이 일을 10년이상 지속할 것이라 예상 못해황의철 경비 조장은 2008년부터 학교에 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해오던 봉 제 관련 개인사업이 경기 악화로 어려워지 자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 만 처음부터 이 일을 10년 이상 지속할 것 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경기 가 풀릴 때까지만 이곳에서 일할 생각이었 어요. 더군다나 당시에는 지금보다 처우가 좋지 않아서 일주일도 안 돼서 그만두는 사 람들이 많았죠”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의 법 개선과 용역업체 변경 등의 요인으로 급 여, 휴가 등의 조건들이 이전보다 향상되었 다고 말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동료 선생 님들이 70세 정년까지 채우고 은퇴합니다. 그만큼 많이 좋아졌다는 뜻이죠” 동료를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모습도 다 같은 노동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존중하 는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보람을 느끼는 아름다운 순간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황의철 경비 조 장은 일자리에 대한 자부심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올 곳 이 있다는 사실이 참 힘이 되고 뿌듯합니 다” 이어서 그는 “아직 몸이 건강한데 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집에서 놀지 않고 계 속 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고 전했다. 동 료 경비 노동자들 역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대신 전하기도 하였다. 더 불어 지금까지 경비 근무자로 일하는 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것도 그에게 큰 보람이자 자부심이다. 그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 안 큰 도난, 화재 등의 사고가 없었다는 사 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의 학교 안전과 무사에도 계속 힘쓸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이 인사를 건네 고 음료나 간식을 전해주기까지 하는 것이 고맙다”며 우리대학 학생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처우가 개선될 수 있 게 힘써주는 사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랜 세월, 학교의 오랜 일원 , 황의철 경비 조장 곽태영·임준혁 수습기자 [email protected] 경비아저씨들 사이에 서는 우리대학 학생들 인상이 좋아요 ▲ 황의철 경비 조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올 곳이 있다는 사실이 참 힘이 되고 뿌듯합니다

4 I272 ( 12 ß2 Ú Ú Å 2&86 오랜 세월, 학교의 오랜 일원, 황의철 경비 …pdf.dgupress.com/1612/161204.pdf · 새롭게 리마스터된 스타크래프트. 곽태영·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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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12호 2019년 12월 2일 월요일4

    인물 FOCUS

    www.dgupress.com

    학교의 구성원으로 학생과 교수, 교직원

    만 떠올린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

    화, 경비, 주차 등의 분야에서 일하시는 노

    동자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로와

    역할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학교라는 공간

    이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고마운 구성원임

    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본지는 우리대

    학 경비를 담당하는 황의철 경비 조장과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평소에 대화 나눌 일이

    많지 않았던 학교 노동자분의 이야기를 들

    어보는 기회가 됐다.

    동국대학교라는 일터

    지난 토요일 오전, 신공학관에서 근무

    중이던 황의철 경비 조장을 만났다. “경비

    아저씨들 사이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 인

    상이 좋아요” 학생들의 인터뷰 요청이 다

    소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도 그는 적극적으

    로 질문에 답해줬다.

    그의 일은 휴가 간 다른 근무자의 자리

    를 대신 채우는 것이다. 11년 차 경력을 가

    진 만큼 학교의 사정을 잘 아는 그다. 야간

    근무를 위해 밤을 새우는 일도 자주 있다.

    오후 열 시부터 오전 세 시, 오전 세 시부터

    오전 여섯 시까지 두 타임 근무가 잡혀 있

    을 때는 졸음을 쫓으며 근무를 선다. “십

    년 전에는 경비는 잠을 자서는 안 된다면서

    대기 시간에도 깨어있어야만 했어요. 지금

    은 휴게실에 침대까지 놓아줬으니 많이 좋

    아졌죠” 야간 근무를 마치고 난 이후 하루

    동안의 휴식은 피곤했던 만큼 값지다고 전

    했다.

    “이 일을 10년이상 지속할 것이라 예상 못해”

    황의철 경비 조장은 2008년부터 학교에

    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해오던 봉

    제 관련 개인사업이 경기 악화로 어려워지

    자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

    만 처음부터 이 일을 10년 이상 지속할 것

    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경기

    가 풀릴 때까지만 이곳에서 일할 생각이었

    어요. 더군다나 당시에는 지금보다 처우가

    좋지 않아서 일주일도 안 돼서 그만두는 사

    람들이 많았죠”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의

    법 개선과 용역업체 변경 등의 요인으로 급

    여, 휴가 등의 조건들이 이전보다 향상되었

    다고 말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동료 선생

    님들이 70세 정년까지 채우고 은퇴합니다.

    그만큼 많이 좋아졌다는 뜻이죠” 동료를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모습도

    다 같은 노동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존중하

    는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보람을 느끼는 아름다운 순간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황의철 경비 조

    장은 일자리에 대한 자부심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올 곳

    이 있다는 사실이 참 힘이 되고 뿌듯합니

    다” 이어서 그는 “아직 몸이 건강한데 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집에서 놀지 않고 계

    속 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고 전했다. 동

    료 경비 노동자들 역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대신 전하기도 하였다. 더

    불어 지금까지 경비 근무자로 일하는 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것도 그에게 큰 보람이자

    자부심이다. 그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

    안 큰 도난, 화재 등의 사고가 없었다는 사

    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의 학교

    안전과 무사에도 계속 힘쓸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이 인사를 건네

    고 음료나 간식을 전해주기까지 하는 것이

    고맙다”며 우리대학 학생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처우가 개선될 수 있

    게 힘써주는 사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랜 세월, 학교의 오랜 일원’, 황의철 경비 조장

    ▲새롭게 리마스터된 스타크래프트.

    곽태영·임준혁 수습기자[email protected]

    경비아저씨들 사이에

    서는 우리대학 학생들

    인상이 좋아요

    ▲ 황의철 경비 조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임준혁 기자)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올 곳이 있다는 사실이 참 힘이 되고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