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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16 LG Business Insight 2014 4 2 코코 샤넬이 제품을 직접 만들었던 샤넬 초기, 그녀의 작품들은 기존의 상식을 깨뜨리는 그 누구도 상상하 지 못했던 혁신이었다. ‘여성복의 혁신’이라 불리는 샤넬 슈트를 완성시킨 그녀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나 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샤넬의 성공비결은 바로 ‘다름’이었다.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에게 차별화는 생존과 연결된 절박한 과제이자 숙명이다. 그러나 경쟁 참여자들이 서로를 의식하게 되고 상대방의 강점을 계속 모방하면서 서로 닮아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정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무엇인가가 제품에 담겨 있어야 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Why)”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할 때 남들과의 ‘다름’은 분명해진다.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전략, 운영, 인사 등 기업 전반의 경영 프로세스(How)를 거쳐 제품(What)에 담겨져 고객에게 전해 진다. 고객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제품에 담긴 기업의 존재 이유를 경험하게 된다. 메소드는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철학을 판다”고 말한다. 고객은 메소드의 제품을 사용하며 메소드의 존재 이유인 ‘People Against Dirty(더러움에 맞서는 사람들)’에 공감하며 함께 실 천한다고 생각한다. 존재의 이유에 대한 고객의 공감은 기능적 단점들도 특별한 의미와 경험이 되고,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고객의 사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할리 데이비슨). 인 앤아웃버거는 ‘단순함’을, 아마존은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존재의 이유에 대한 고집 있는 실천으로 고객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한편,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중심의 접근은 기업이 열린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 ‘Solve for X’, 룬(Loon) 등의 프로젝트들은 구글이 무엇을 (What)하는 기업인지 다소 어리둥절하게 만들지만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누구 에게나 열린 세상을 꿈꾼다’는 Why의 눈으로 보면 이해가 된다. 고객이 기업의 존재 이유를 통해 영감을 얻고 깊이 공감한다면 비로소 고객은 그 기업이 “다르다”고 생각 한다. 기업들의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과 이에 대한 치열한 실천은 기본적인 필요를 충 족시켜주는 ‘많은 기업 중의 하나(One of them)’가 아닌 고객에게 특별한 의미와 경험을 실현시켜 주는 ‘바로 그 기업(Only one)’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기업이 다름을 만든다 임지아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 Differentiate or Die .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하는 차별화 . 존재의 이유를 실천하는 기업 . ‘One of Them’에서 ‘Only One’으로

존재의 이유 가 있는 기업이 다름 을 만든다€¦ · 있다. ‘Start with Why(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의 저자인 사이먼 사이넥은 공감과 설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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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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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이 제품을 직접 만들었던 샤넬 초기, 그녀의 작품들은 기존의 상식을 깨뜨리는 그 누구도 상상하

지 못했던 혁신이었다. ‘여성복의 혁신’이라 불리는 샤넬 슈트를 완성시킨 그녀는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나

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샤넬의 성공비결은 바로 ‘다름’이었다.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에게 차별화는 생존과 연결된 절박한 과제이자 숙명이다.

그러나 경쟁 참여자들이 서로를 의식하게 되고 상대방의 강점을 계속 모방하면서 서로 닮아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정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무엇인가가 제품에 담겨

있어야 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Why)”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할 때 남들과의 ‘다름’은 분명해진다.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전략, 운영, 인사 등 기업 전반의 경영 프로세스(How)를 거쳐 제품(What)에 담겨져 고객에게 전해

진다. 고객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제품에 담긴 기업의 존재 이유를 경험하게 된다.

메소드는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철학을 판다”고 말한다. 고객은 메소드의

제품을 사용하며 메소드의 존재 이유인 ‘People Against Dirty(더러움에 맞서는 사람들)’에 공감하며 함께 실

천한다고 생각한다. 존재의 이유에 대한 고객의 공감은 기능적 단점들도 특별한 의미와 경험이 되고,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고객의 사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할리 데이비슨). 인

앤아웃버거는 ‘단순함’을, 아마존은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존재의 이유에 대한 고집 있는

실천으로 고객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한편,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중심의 접근은 기업이 열린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 ‘Solve for X’, 룬(Loon) 등의 프로젝트들은 구글이 무엇을

(What)하는 기업인지 다소 어리둥절하게 만들지만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누구

에게나 열린 세상을 꿈꾼다’는 Why의 눈으로 보면 이해가 된다.

고객이 기업의 존재 이유를 통해 영감을 얻고 깊이 공감한다면 비로소 고객은 그 기업이 “다르다”고 생각

한다. 기업들의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과 이에 대한 치열한 실천은 기본적인 필요를 충

족시켜주는 ‘많은 기업 중의 하나(One of them)’가 아닌 고객에게 특별한 의미와 경험을 실현시켜 주는 ‘바로

그 기업(Only one)’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기업이‘다름’을 만든다

임지아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Ⅰ. Differentiate or Die

Ⅱ.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하는 차별화

Ⅲ. 존재의 이유를 실천하는 기업

Ⅳ. ‘One of Them’에서 ‘Only One’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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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리포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에게 ‘다름’은

생존과 연결된 절박한

과제이자 숙명이다.

“Ⅰ. Differentiate or Die1

샤넬의 성공비결, ‘다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려면 늘 달라야 한다(In order to be irreplaceable

one must always be different).”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세기를 이끈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의

한 사람인 코코 사넬이 남긴 말이다. 오늘날의 샤넬은 럭셔리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코

코 샤넬이 제품들을 직접 만들었던 초기, 그녀의 작품들은 기존의 상식을 깨뜨리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이었다. 샤넬이 샤넬 슈트를 만들기 이전 여성들은 코르

셋으로 허리를 조이고 긴 치마를 입어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활동성과는 전혀 무관한

의상을 입어야 했다. 샤넬은 ‘여성의 몸을 자유롭게’라는 생각으로 여성의 활동성을 높

여줄 수 있는 옷을 만든다. 자신의 노력으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자

신의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들이 샤넬 슈트, 리틀 블랙

드레스, 체인벨트 백 등이다. 그녀는 과감히 치마를 무릎선으로 자르고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직접 입고 수십 번 수백 번 수정하며 ‘여성복의 혁신’이라 불리는 샤

넬 슈트를 완성시켰다. 그녀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근대화 복장을 실용적이고 현대

의 패션으로 끌어올린 모던 스타일의 창시자가 되었다. 샤넬 그녀는 자신의 성공 비결

에 대해 “사람들은 나의 옷 입는 모습을 보고 비웃었지만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이었

다. 나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샤넬의 성공비결은 바로 ‘다름’이었다.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화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에게 다름

즉, 차별화는 생존과 연결된 절박한 과제이자 숙명이다. 차

별화는 고객들이 제품들을 기업별로 신속하게 분류할 수 있

는 필터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경쟁이 심해지고 차별화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해질수록 제품들은 서로 닮아가

1 Jack Trout, Steve Rivkin, Patrick Cullen 저서명(2001)

근대 여성 복식(좌측), ‘심플함과 활동성’을 강조한 샤넬 슈트(가운데)와 샤넬 리틀

블랙 드레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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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된다. 경쟁 참여자들이 서로를 의식하게 되고 본인이 갖지 않은 상대방의 강점을

계속적으로 차용하기 때문이다. ‘디퍼런트(Different)’2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빗대어

“아우디는 볼보를 향해 달려가고 볼보는 아우디를 향해 달려간다”라고 표현했다. 볼

보는 투박함과 안전성으로, 아우디는 스포티함과 섹시함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각

자의 장점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차용하여 볼보는 스포티함과 섹시함

을, 아우디는 안전성을 추구하면서 비슷한 브랜드가 되어간다. 고객은 비슷해 보이

는 제품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무엇이 경쟁사들과 다른지를 광고 한다. 그러나 광고 속에 고객

이 인정하는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 기업만이 인정하고 외쳐대는 차

별화 포인트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에 그치고 만다.

똑같은 기능을 갖고 있는데도 고객이 경쟁자가 아닌 우리를 선택하게 하기 위해서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무엇인가가 제품에 담겨 있어야 한다.

Ⅱ.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하는 차별화

1. 골리앗들을 이긴 다윗, 메소드3

P&G, 유니레버 등 다국적 기업의 대형 브랜드들이 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의

세제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처럼 강력한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성

숙 산업에서 메소드는 자신만의 싸움 방식으로 차별화하며 다국적 기업들을 제치고

미국 1위의 친환경 세제회사로 성장했다.4 세제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게임 체인

저(game changer)’라는 별명을 얻으며 패스트컴퍼니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

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메소드는 마셔도 괜찮을 정도의 안전한 세제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일

화가 있다. 제품 판매 초기에 있었던 일이다. 라이언5은 한 여성 고객의 전화를 받았

2 ‘디퍼런트(Different) :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2001), 문영미

3 한국경제(2012.5.17) “마셔도 탈없는 욕실 청소세제…美시장서 P&G 아성에 ‘도전’”

4 메소드의 세탁 세제는 출시 당시 P&G의 세제 ‘타이드’ 등보다 가격이 10% 이상 비쌌지만 날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졌으며 매출

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회사 설립 7년만에 매출이 16만 달러(2002년)에서 1억 달러(2009년)를 넘어섰다.

5  메소드 CEO

고객은 비슷한 제품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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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리포

다. 그녀는 “아들이 메소드 욕실 청소 세제를 마셨다”며 울먹이면서 “세제에 어떤 원료

가 첨가돼 있느냐”고 물었다. 라이언은 침착하게 답했다. “물 한 잔만 먹이세요. 해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후 다행스럽게도 전화는 다시 오지 않았다. 메소드

세제는 원료의 95%가 코코넛 오일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천연 제품이기 때문이다.

메소드는 자신들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 활동을 통해 무엇을 실천하고 싶은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이 있다. 바로 그들의 슬로건이기도 한 ‘People Against Dirty(더

러움에 맞서는 사람들)’이다. 메소드의 모든 경영 프로세스는 ‘People Against

Dirty’라는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더러움은 더러워진 옷과 식기뿐 아

니라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화학 물질까지 포함하는 개념

이다. 즉, 인류와 생태계를 위협하는 모든 오염 물질에 맞서겠다는 뜻이다. ‘People

메소드는 마셔도

괜찮을 정도의 안전한

세제로 유명하다.

”“

메소드의 실천

첫째, 고객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원료만을 사용한다. 기

존 세제에서 나는 특유의 독한 화학 약품 냄새는 청소를 더

힘들고 괴로운 경험으로 만든다. 메소드 제품에서는 독한

화학약품 냄새 대신 꽃, 과일, 허브 향이 난다. 청소가 더 이

상 힘들고 괴로운 경험이 아니라 향긋한 향을 맡으며 깨끗

함을 즐기는 즐거운 경험이 되기를 바라는 메소드의 바램이

담겨 있다. 건강해지는 느낌과 즐겁게 청소하는 경험을 위

해 메소드는 콩, 코코넛, 팜오일과 같은 식물성 물질에서 추

출한 무독성 원료만을 고집한다. EPEA(미국환경청)가 엄격

하게 평가한 원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은 물론 사용하

는 사람에게도 안전한 제품이다. 화학물질이 자연계 축적을

넘어 인간 생체에도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안전한 원료로 만든 제품을 위한

메소드의 열정이 고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둘째, 후손들에게 물려 줄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환경 보호

를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료 선택, 제조 포장뿐만 아

니라 생산, 운반까지 모두 사람과 환경에 친화적인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메소드는 60가지 이상의 제품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Cradle to Cradle(요람에서 요람으로, 이하 C2C)’

실버마크를 인증 받았다. C2C는 사용하고 난 제품이나 원

료를 자연이나 산업 자원으로 완전히 환원시켜 환경오염물

질의 배출을 0%로 만드는 친환경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제

품 사용 후 폐기하여 ‘무덤’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재탄생을 위한 ‘요람(cradle)’으로 되돌리는 선순환 방식이

다. 또한 제품의 모든 제조ㆍ유통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반

대한다.

셋째, 우수한 세정력을 제공한다. ‘안전한 천연 원료를 사

용하면서도 세정 효과는 일반 세정제보다 뛰어난 세제’를

만들고자 한다. 기업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결코 제품의

본원적 기능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품질의 기능적인 요소

는 언제나 우선적으로 충족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메소드의 생각이 담긴 제품들에 감각적인 디자인

을 입혀 고객에게 전한다. ‘세제는 왜 다 크고, 무겁고, 못

생겨서 싱크대 밑에 숨겨놔야 하는 것일까?’로 시작된 메

소드의 의문은 ‘우리의 가치 있는 제품을 가치 있는 용기에

담아서 고객에게 제공하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기

존의 똑같은 모양의 세제 용기에서 탈피하여 향수병, 꽃병

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다. 2007년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

한 물방울 모양의 식기용 세제는 큰 인기를 모으며 메소드

의 상징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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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st Dirty’라는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먹어도 괜찮은 세제를 인테리

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용기’에 담아 고객에게 제공한다.

메소드는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철학을 판다”고

말한다. 고객은 제품을 선택하여 메소드의 생각에 공감하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그

생각을 실천한다. 메소드 주방세제를 통해 고객들은 주방 청소라는 본원적인 기능

은 물론, 후손들에게 빌린 환경을 그대로 물려주고자 하는 ‘Do right’의 철학과 건강

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마셔도 안전한 세제, 눈물

방울 모양의 디자인, 감각적인 컬러, 동물 테스트 반대와 100% 재활용 플라스틱 사

용 등을 통해 메소드는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실천하고자 하는가?”의 질

문에 대해 분명하게 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확고하고도 분명한 대답은 P&G,

유니레버, 클로락스와 같은 골리앗들과 싸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2. ‘What’이 아니라 ‘Why’에서 출발해야

메소드의 차별화는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에서 시

작한다. ‘People Against Dirty’라는 그들의 답변은 단순히

외쳐 대는 슬로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제품으

로 실천된다. 메소드의 생각에 공감하는 고객들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가치관을 실천할 수

있다. ‘Start with Why(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의 저자인

사이먼 사이넥은 공감과 설득을 위해서는 분명한 ‘존재의

메소드는 자신들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 활동을 통해

무엇을 실천하고

싶은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이 있다.

메소드의 상징적인 제품인 물방울 모양의 식기용 세제, 공동창업자인 에릭 라이언·애덤 라우리

<그림>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

Why : 믿음, 목적, 존재 이유

How : Why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

What : 행동의 결과물(제품,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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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Why)’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골든 서클을 통해 삶과 비즈니스의

작동 원리이자 행동 방식을 설명한다. 골든 서클은 존재의 이유(Why), 존재의 이유

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How), 제품이나 서비스 등 행동의 결과물(What)로 이루어

진다. 공감과 설득을 위해서는 사고의 방식이나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이유-방

법-결과’ 순으로 즉, 안에서부터 바깥쪽으로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의 행동과 열정을 이끌어내는 지점이 ‘결과(What)’나 ‘방

법(How)’이 아니라 ‘이유(Why)’이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도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답변이 전략, 운영, 인사 등 기업 전반의 경영 프로세스

(How)를 거쳐 제품(What)에 담겨야 한다. 고객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제

품에 담긴 기업의 존재 이유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사이먼은 이러한 접근을 가장 잘 활용할 기업으로 애플을 소개하고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우리는 훌륭한 컴퓨터를 만듭니다(What). 그것들은 디자인이 매우 아

름답고, 쉽고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사고 싶으세요?”라고 접근한다. ‘무엇을 만드

는 기업’이라는 What에 집중하는 방식은 고객에게 그다지 영감을 주지 못한다. 애

플은 다르게 접근하였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 우리는 ‘기존의 생각과 방식(status quo)’에 도전

합니다. 우리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Why). 우리는 우

리의 제품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며, 사용하기 간단하고 편리하게 만듦으로써 기존의

생각과 방식에 도전합니다(How). 우리는 방금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게 됐습니다

(What). 사고 싶으신가요?”6

애플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애플의 존재 이유인, ‘기

존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공감한 많은 고객들이 애플을 선택했고 열광하였다. 존재

의 이유에 대한 분명한 생각이 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기업들

은 고객으로부터 많은 공감과 영감을 불어 일으킨다. 또한 기본적인 기능을 충족시

켜주는 ‘많은 기업 중의 하나(One of them)’가 아닌 고객의 가치관을 실현시켜 주기

위한,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 기업(Only one)’으로 선택 받는다.

6 "Everything we do, we believe in challenging the status quo. We believe in thinking differently. The way we challenge the

status quo is by making our products beautifully designed, simple to use and user friendly. We just happen to make great

computers. Want to buy one?"

공감과 설득을

위해서는 분명한

‘존재의 이유(Why)’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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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존재의 이유를 실천하는 기업

1. ‘자유와 개성’이라는 존재의 이유, 할리 데이비슨

제품은 기업의 경영 철학, 경영 프로세스, 경영자의 마인드,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모두 어우러져 담겨있는, 기업의 모든 것이 축소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생각에 공감하는 고객들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기업 존재의 이유를

경험하고, 자신의 삶 속에서 이러한 생각을 실천할 수 있다. 제품을 통해 기업 존재

의 이유와 제품 사용에 대한 의미와 경험이 연결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라이언 하웰은 물질적 상품 자체보다 상품이 주는 경험이 우

리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제품 사용이 주는 의미와

경험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할리 데이비슨은 고객과 함께 ‘자유와 개성’을 꿈꾸며 실천해간다. 할리 데이비

슨과 호그7가 생각하는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배려하는, 일상으로부

터의 해방이다. 일탈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즐기기 위해 호그는 할리 데이비슨을 타

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매뉴얼(H.O.G. Membership Manual)을 만들고 규율을

지켜가며 스스로를 통제한다. 매년 두번 있는 그들만의 축제인 랠리 역시 자율적으

로 기획하고 책임진다.

“똑같은 할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라는 말처럼 고객들은 할리를 통해 자신

만의 개성을 표현한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부품부터 핸들,

시트에 이르는 모든 부분을 파츠와 액세서리(Parts & Accessories)를 통해 자신만

의 스타일로 꾸밀 수 있다. 이처럼 할리 데이비슨은 고객들에게 단순한 모토사이클

7 HOG(Harley Owner Group), 할리 데이비슨 운전자 동호회

제품 사용이 주는

의미와 경험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

고객과 함께 ‘자유와 개성’을 실천하는 할리 데이비슨. 랠리(좌측), 할리 데이비슨 V-로드(가운데), 프리덤 자켓(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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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리포

이 아닌 ‘자유와 개성’이라는 특별한 의미와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이 ‘자유와 개성’에 공감하는 순간, 할리의 기능적 단점들도 특별한 의미와

경험이 된다. 시끄러운 엔진소리는 심장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로, 속도가 잘 나지

않는 단점은 여유롭게 달리면서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강점으로, 둔하고 무거운

차체는 중후한 멋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1983년 할리 데이비슨 본사가 경영 악화로 도산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할리 마니

아들은 자발적인 모임을 갖고 ‘할리 데이비슨 구하기’에 나섰다. 이들은 어려운 회사

사정을 알리고 적극적인 구매 운동을 전개하였다. 1984년에는 처음으로 랠리를 개

최했는데 이것이 미국인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할리 데이비슨 회생의 전환점

이 되었다. 랠리를 계기로 인기가 되살아났고, 판매도 활발해지면서 파산 위기를 벗

어났다. 경영학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사랑 받는 기업만이 21세기 경영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21세기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조건으로 고객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기업을 위기에

서 벗어나게 해 준 고객의 사랑은 공감으로부터 시작된다.

2. 존재의 이유에 대한 양보 없는 고집의 실천

평범하고 단순한 그러나 매우 다른, 인앤아웃버거8

인앤아웃버거는 막강한 경쟁자를 모방하기 보다는, 경쟁자와 다른 생각과 방식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기업이다. ‘단순함을 지키자(Keep it Simple)’. 여기에

서의 ‘단순함’은 고객에게 ‘최고의 맛과 청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범한 생각이

다. 그들은 이러한 평범한 생각이 자신들이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비

결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은 다른 대형 체인 패스트푸드점과는 정반대의 방법으로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그들을 공감하고 지지하는 열성적인 고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겸 힐튼 호텔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이 몇 년 전 과속에 음주운

전 혐의로 체포 당했을 때 “배가 너무 고파 인앤아웃버거를 먹기 위해 조금 달렸을

뿐”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힐튼은 당시 경쟁사인 체인의 광고 모델로 활

동 중이었다.

8 한국경제(2011.8.25) “인앤아웃버거 맥도널드를 삼키다”

인아웃버거는

경쟁자와 다른 생각과

방식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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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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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앤아웃버거는 최고의 맛을 위해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매

장에는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없다. 얼린 재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녹이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냉동 고기를 주로 쓰는 다른 대형 체인 패스트푸드점과는 달

리 쇠고기를 절대로 얼리지 않는다. 야채도 당일 배달된 것만 사용하고 감자는 즉석

에서 썰어 튀길 정도로 신선도를 유지한다. 햄버거용 빵도 매장에서 매일 아침 직접

굽는다. 남은 재료는 전량 폐기한다. 적은 매장 수를 유지하며 품질을 관리9하는 것

도 경쟁자와는 다른 특징이다. 육가공 공장과 식자재 배급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재

료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매장은 직영 배급소 반경 500마일

(800㎞) 이내에만 열 수 있다. 창업자 해리 스나이더는 인터뷰에서 “사업 확장보다

는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타 경쟁사와 달리 메뉴도

단순하다. 햄버거 세 종류, 프렌치프라이, 밀크쉐이

크, 소다 음료가 메뉴의 전부다. 또한 주문과 동시에

요리가 시작되기 때문에 햄버거를 먹기 위해선 평균

12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빠르지 않은’ 패스트푸

드점이다. 그러나 고객들은 신선하고 맛있는 인앤아

웃버거에 열광한다.10

시장이 어렵고 남들이 비웃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던 아마존11

앞서 살펴 본 ‘단순함’의 인앤아웃버거와는 달리, 아마존은 ‘다양함’이라는 방식으로

존재의 이유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양보 없는 고집으로 자신의 생

각에 대한 신념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고객 우선’ 경영 철학으로 유명하다. 그들의 사명은 “사람들이 온라인

9  인앤아웃버거는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미국 서부 3개주에서 25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119개 국가에 3만곳, 58개국에 1만1285곳의 매장을 각각 연 것과 비교된다. 1948년 1호점 개점 이후 2호점을 내기까지 3년이 걸

렸고, 창업 후 28년간 늘어난 매장이 18개에 불과하다.(2011년 기준)

10  미국 월간지 컨슈머리포트가 2011년 6월, 미국 내 53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대해 구독자 3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맥도날드, 버거킹을 제치고 인앤아웃버거가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하였다. 인앤아웃버거는 10점 만점에 7.9점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반면, 맥도날드는 5.6점에 그쳤다. 비상장 기업인 인앤아웃버거는 정확한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2010년 약 4억

6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 연간 매출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 평균 매출 증가율은 업계 평균

의 2배인 약 10%에 달한다. 순이익률은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1 One Click: Jeff Bezos and the Rise of Amazon.com (2014), Brandt, Richard L

The everything store :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2014), Brad stone

인앤아웃버거에는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없다. 얼린 재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녹이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앤아웃버거 매장(좌측)과 그들의 간단한 메뉴(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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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usiness Insight 2014 4 2 25

LGER

I 리포

아마존 회의에는 늘

고객을 위한 빈 의자가

하나 있다. 고객이 함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에서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제공하는 기업, 그리고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을 중요시

하는 기업이 되자”이다. 사명의 핵심 역시 고객이다.

아마존 회의에는 늘 고객을 위한 빈 의자가 하나 있다. 고객이 함께 있다고 생각

하는 것이다. CEO인 제프 베조스는 고객의 불만을 자기 이메일(jeff@amazon.

com)로 받은 뒤 담당 직원에게 전달한다. 메일 앞에 물음표를 붙인다. 담당 임직원

은 가능한 빨리 고객 불만의 원인을 찾고 해결 방안을 베조스에게 보고해야 한다.

아마존의 500개 성과측정 기준 중 80%가 고객 관련 지표다.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

고 있다. 2012년 <타임>은 아마존을 ‘블랙박스’라고 표현하며 “너무 많은 비즈니스

에 관여하고 있어서 핵심제품이 무엇인지, 장단기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라고

지적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 대해 베조스는 “누군가가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구매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아마존이 되었으면 한다. 설령 그것이

아마존에 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이다”라고 말하며 자

신들의 신념을 굳건히 했다. 2000년 닷컴 붐이 소멸하면서 아마존에게도 피할 수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는 “1년 안에 아마존이 망할 것”이

라고 단언했다. 2000년 들어 인터넷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주가는 급락했고, 영업

실적도 악화되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해 2001년 1,300명에

이르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비상경영 체제

중에도 고객을 우선하는 신념은 포기하지 않았다. 많은 기업이 사업을 축소하고 있

을 때,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여 책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음반, 장난감, 게임, 소프

트웨어, 전자제품까지 파는 종합 인터넷 쇼핑몰로 변신하였다. 또한 단기적인 적자

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판매가격부터 배송료에 이르기까지 공격적인 저가 정책을

내세워 재기에 성공하였다. 기업이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일지

라도 고객을 우선으로 하는 존재의 이유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위

기의 상황에서도 변함 없었던 존재의 이유에 대한 실천으로 아마

존은 “진정으로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으로 고객의 마음 속

에 크게 자리 잡게 된다.

아마존의 물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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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리포트

26 LG Business Insight 2014 4 2

구글은 ‘What의 함정’

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린

세상을 꿈꾼다.

“3. ‘What’이 아니라 ‘Why’로 봐야 이해되는 기업, 구글

Solve For X, Loon 프로젝트, 무인 자동차, 구글 글래스

“무엇을 만드는 회사일까?”의 관점에서 본다면 구글의 변신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

다. 그러나 “왜 존재하는 회사일까?”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구글의

미션은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

글의 변신은 이러한 미션이 단순히 말로만 외쳐대는 슬로건이 아니라, 모든 의사 결

정의 기준이 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구글은 ‘What의 함정’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린 세상을 꿈꾼다.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Why)’을 위해 구글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함

께 할 수 있도록(How) 노력한다. 그 결과 Solve for X, Loon 프로젝트,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What) 등 세상을 놀라게 만든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였다.

2012년 구글은 세상의 거대한 문제를 같이 논의하고 풀어보기 위한 웹 사이트

‘Solve for X’를 개설했다. ‘Solve for X’에는 농업 생산성을 5배 증가하는 방법,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한 지능형 전기 도로를 만드는

법, 화학적 치료가 아닌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 글로벌 물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 등이 제안되었다. 누구든지 제안하고 싶은 ‘당신의 X’가 있으면 이력, 현재 하

고 있는 과제, 같이 협력하고 싶은 문제 등을 기술해서 제출하면 된다. ‘Solve for X’

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 경험, 지식을 나누면서 세계가 직

면한 문제들을 다양한 시각과 접근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구글은 하늘에 열기구 풍선을 띄워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

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룬(Loon)’을 발표했

다. 대형 무선인터넷 공유기 역할을 하는 구

글의 열기구가 바람을 타고 전 세계를 떠다

니면 지나가는 곳마다 무료 Wi-Fi(와이파이)

지역이 되도록 한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

분의 2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으며, 이머징 인터넷 소외 지역까지 ‘연결’이 가능한, 프로젝트 룬(L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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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

I 리포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존재의 이유로부터의

접근은 기업의

열린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국가에서는 8명 중 7명이 인터넷 접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12. 프로젝트 룬을

통해 정글, 산악지역 등 다양한 지형적 구조나 남미, 아프리카 등 인터넷 소외지역

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 역시 운전이나

길을 걷는 등 ‘연결’이 어려운 일상의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연결되기를 바라는 구글의 의지가 담겨있다.

구글이 인터넷 검색이라는 What에 집중하였다면, 더 빠르고 정확한 검색에 집

중했을 것이다. 고객은 인지하지도 힘든, 경쟁자들보다 0.0001초 빠른 검색을 위해

기술 개발과 광고 등 총력을 다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사람들은 ‘다음에

는 구글이 또 어떤 도전을 할까?’ 하는 지금과 같은 기대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

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존재의 이유로부터의 접근은 기업의 열린 사고를 가능하

게 한다.

Ⅳ. ‘One of Them’에서 ‘Only One’으로

“다른 사람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필코 세상 곳곳에 전파하

고 말 것이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er, 1471~1528)-

알브레히트 뒤러는 독일 르네상스 회화의 완성자로서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을 갖고 처음으로 자화상을 그린 화가로서 자

화상을 회화의 한 영역으로 개척한 선구자적 인물이다. 화가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

던 중세에 화가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화려하게 화폭에 담

았고, 화가로서는 처음으로 그림에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

‘자화상(self-portrait)’은 self(자신)와 portrait(인물을 그

리는 초상화)의 합성어로서, portrait는 portray의 어원인

라틴어 protrahere에서 유래되었다. protrahere에는 ‘발

견하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즉, 자화상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그리는 그림’인 것이다.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린 이유를 모델료를 지불할 수 없을 정도의 가난함에서

12 세계전기통신연합(ITU) 발표 자료

자화상의 아버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들. 자화상(1500), 기도하는 손(1508) 그리고

그의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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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그리는

그림’이다.

”“

찾기도 하지만, 자화상의 아버지인 뒤러가 처음 자화상을 그린 것은 경제적 빈곤 때

문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고 표현하기 위해 붓을 들기

시작하였다. 이후 램브란트, 고흐 등 많은 화가들이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은 고난

의 시기에 자화상을 그리며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였고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의지를 회복하려고 노력하였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Poul Bourget(1852~1935)13-

잭 웰치 전 CEO 회장은 “300여 명의 CEO들을 만나본 결과 60%가 제대로 된 사명

선언문(Mission statement)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나머지 대부분도 무의미한 말들

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물론 뚜렷한 존재의 이유 없는 기업도 분명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고객은 가격 인하, 경품, 프로모션 등의 요인 때문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

다. 그러나 더 좋은 가격, 더 좋은 경품을 내세우는 기업이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옮

겨 갈 것이다. 고객이 기업의 존재 이유를 통해 영감을 얻고 깊이 공감한다면 비로

소 고객은 그 기업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존재의 이유에 대해 명확한 대답과 실천

은 모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

답과 이에 대한 치열한 실천은 기본적인 기능을 충족시켜주는 ‘많은 기업 중의 하나

(One of them)’가 아닌 고객의 가치관을 실현시켜 주기 위한, 고객이 원하는 ‘바로

그 기업(Only one)’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당신이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는 것들 모

두는 당신이 품는 그 생각들의 직접적인 결과물이다. 오늘 당신은 당신의 생각들이

데려다 준 그곳에 있고, 내일 당신은 당신의 생각들이 데려다 줄 그곳에 있을 것이

다”는 제임스 앨런14의 말처럼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현재의 기업

을 만들었듯이 지금 꿈꾸고 있는 모습이 앞으로의 기업을 만들어 갈 것이다.

13 19세기 프랑스 지성 사회에 보수주의 물결을 이끈 작가

14 「생각이 만드는 기적」이라는 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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