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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려고 운동을 하는 건지 아니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건지...뭐 어쨋든 친목도모.

태풍이 오기 하루 전날 오키나와시 아와세 공민관 체육관을 빌려 중부지역에 사는 남자들이 모여 족구를 했다. 작년에는 나하에 사는 한국사람들과 중부지역에 사는 한국사람들과의 족구시합이 있었지만 그 뒤로 하지 못하고 결국 번개 모임으로 이번에는 중부지역에 있는 사람들만 모여 4-4로 게임을 즐겼다. 한국에서 오키나와를 연구하시는 경희대 교수님 한분도 오셔서 같이 참가를 해 주셨고 더운 날씨에도 땀 흘리며 모처럼 운동을 한 기분. 족구가 끝나고 역시 2차는 시원한 맥주와 아와모리 한잔 걸치러 5시부터 예약한 이자카야로 출발. 모처럼 운동을 했더니 식욕이 왕성하다. 이것 저것 주문을 하고 스테미너 보충을 위해 히자사시(염소 회)도 주문한다. 토리아에즈 맥주(우선 맥주)라고 생맥주를 주문한 뒤 오늘의 친목을 다니는 2차 모임은 스타트. 얼마전 오키나와에 이주를 하게 된 신혼인 동생이야기와 오키나와를 연구하시는 교수님을 통해 새롭게 오키나와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등 점점 다가오는 태풍은 어느새 잊은 채 깊

은 이야기들로 해피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쉽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한국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사이좋게 술잔을 나누며 서로 의지하며 살 수 있다는 것도 참 행복하게 느껴진다. 결국 이날은 3차로 이어져 이자카야 옆에 살고 계시는 한 형님 집으로 장소를 옮겼고 얼마전 오픈을 한 오키나와시의 한국가정요리 누님에게 전화를 걸어 짬뽕과 탕수육을 주문. 배달을 시키고 근처 편의점에 가서 맥주와 아와모리를 사와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태풍 15호의 영향으로 밤이 깊어갈 수록 바람은 세지고 비도 많이 오고...그래도 남자들 몇 명이 모이니 집에서 왜 안오냐고 걱정하는 와이프님들의 전화에도 괜실히 용감해 진다. 이날 12시가 다 되어 결국 택시를 불러 집으로 가면서 오래간만에 한 운동으로 뻐근한 몸과 술한잔으로 나른한 정신을 지닌 채 태풍이 어디까지 왔나 확인하는 이러한 오키나와 삶을 살아가는 내 모습을 그려보니 지금 한국에 있는지 아니면 오키나와에 있는지 자연스레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足球 @ okinawa city운동 그리고 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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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바라보면 왠지 기분이 좋을 때가 있다. 그래서 산책을 하며 하늘을 자주 바라본다.

요즘 왜 이리 맥주가 맛있는지....

잘도 넘어간다.

하늘 바라보기 날이 더워도 점심 후 산책을 자주 하는 편인데 가끔 하늘을 보고 행복해 할 때가 있다.

오키나와에서 뜨거운 태양이 나오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날이면 다른 때보다 더욱 더 희게 느껴지는 하얀 구름이 정말 웅장하고 멋지게 다가온다. 처음 오키나와에 왔을 때 구름이 참 가까이에 있다고 느끼기도 했었는데 태풍이 오기 전 하늘이라서 그런지 구름이 빨리도 움직인다. 그래도 쨍쨍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아 걸어다니는 나이지만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

는 것도 새로운 재미인 듯하다. 오키나와시 게이트거리의 이름 모를 가로수는 푸르름 가득한 풍성한 잎사귀들이 파란하늘과 너무나도 어울리는 모습이다. 역시 여름에는 원색들이 눈에 자주 띄는 법, 길가에 놓여진 코카콜라의 빨간색 의자도 회색빛갈의 아스팔트를 배경으로 멋지게 보이고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거리의 간판들도 왠지 하나의 작품들같이 느껴진다. 매일 같은 풍경을 보지만 그나마 색다름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삶의 소재들이 있어 행복한 오키나와의 산책풍경이다.

8월들어 태풍이 자주온다. 그것도 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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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on

‣이번태풍 15호가 지나간 이시카키섬의 농장물 피해 금액만 2억2천만엔이라고 한다. 1941년이래 순간풍속이 71미터로 관측사상 최고의 바람이었다고 한다. 역시 태풍 무섭다.

‣정부와 오키나와현의 헤노코 미군기지 이전문제를 놓고 집중협의기간이 태풍으로 인해 조사가 연기되면서 9월9일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도대체 집중협의기간이란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에는 없는 음력으로 7월15일의 규봉이라는 절기가 있다. 운케와 우쿠이라고 해서 선조님들이 오는 날인 운케가 8월26일, 선조님들 보내드리는 우쿠이가 8월28일이다. 특히 운케날이 되면 선조들을 맞이하는 에이사라고 하는 오키나와 북춤이 각지에서 펼쳐지며 우쿠이날이 되면 선물을 사서 불단이 있는 큰집으로 가서 불단의 조상들에게 기도를 하고 음식을 나눠 먹고 난 뒤 선조들을 보내드리는 의식을 하곤 한다.

‣오키나와의 교통개선을 위한 철궤도프로세스운영위원회가 현에서 열렸다고 한다. 앙케이트를 통해 95%이상이 교통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3단계를 걸쳐 철궤도관련 프로세스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할려면 과연 언제나 되어야 가능할 것인지.....츄라우미 수족관 가려면 어느 역에서 내려야 되요? 라는 질문에 답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얼마전 미군의 헬기가 이케이섬 근처 바다에 떨어진 사건이 있었는데 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에 대한 이야기 없이 동일 기종의 헬기를 또다시 훈련에 투입. 오키나와측에서 항의를 하자 일본정부는 미군측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낸다. 오키나와는 참 힘이 없다.

Back to the future 오키나와 지인 중에 영화를 참 좋아하고 지금도 영화관련 일을 하고 있는 형님들이 있다. 그 형님들이 생일을 맞아 조금은 특이한 이벤트에 초대를 해서 참가를 했다.

1985년에 만들어진 영화 백투더퓨쳐. 멋지게 생긴 자동차를 타고 과거와 미래로 가서 타임라인을 바꾸는 영화의 이야기는 국민학교시절 공상과학이라는 제목의 그리기나 글짓기 숙제에 자주 등장했던 이야기 그대로 였다. 그래서 인지 어린시절의 그 영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었던 찰나 아는 형님 두분이 자기들의 이름을 따서 시어터 도너츠라고 하는 소극장에서 밤 9시 부터 백투더퓨쳐 영화를 관람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파티를 기획, 초대를 해서 참가를 했다. 시간에 맞춰 참가를 하니 1985년 일본 개봉 당시의 오리지널 포스터가 자리를 잡고 있고, 당시 영화잡지에서 소개가 된 백투더퓨쳐 인물관계도와 타임머신 차량의 소개 그리고 각종 소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개한 잡지도 코팅이 되어 벽에 붙어있다. 이 모든 것을 보니 이벤트를 기획한 두 주인공 형님들이 얼마나 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총 3편의 영화 가운데 2편은 미래로 이동을 하

는 내용인데 영화 속에서 이동을 한 미래가 바로 2015년 10월 21일이다. 30년 전 영화에서는 올 해 차들이 날라다니고 옷은 사람의 몸에 맞게 자동으로 맞춰지고 젖게 되면 드라이도 하고, 아이들의 스케이드 보드는 공중부양으로 떠서 다니는 광고로 홀로그램 가득한 그런 세상이다. 이날 이벤트에서는 1편만 상영을 했지만 2015년 10월21일의 시점으로 당시의 미래와 2015년 올 해를 비교하는 이벤트의 속편을 기획을 한다고 한다. 마흔살이 넘은 사람들이 모여 30년 전 어린시절 기억에 남았던 영화를 보면서 맥주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런 이벤트는 참 정감이 간다. 크게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람과 이야기만 있으면 되는 마음이 편한 이벤트였던 것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고 가는 타임라인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다음 이벤트에도 참가를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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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 okinawa journal vol.63 www.yukuya.com

Happy birthday !유리가 한살이 되어 돌잔치로 가족들과 지인들이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막내 유리가 태어난 지 첫돌이 되어 돌잔치로 처갓집 식구들을 모두 초대하고 모아이(계모임) 오키나와 친구들과 한국 지인들을 초대해 유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가족들이 참가를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좁은 아파트에 30명 가까이 모여 축하를 받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집으로 초대를 하기에 와이프가 며칠 집을 정리하느라 고생했고, 음식을 주문하고 가지고 오느라고 모두들 고생을 해서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오키나와에도 한국과 같이 돌잡이가 있어 이날 메인 이벤트로 돌잡이를 진행. 유리는 이날 돌잡이에서 돈을 집었다. 좋아하는 케릭터인 앙빵만과 미키와 미니마우스가 그러진 케익에 켜진 촛불은 언니 유나가 대신 불을 꺼준다. 이번 유리 돌은 큰 장소를 빌려 이벤트 형식으로 아는 지인들을 초대해 크게

열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여러가지 상황이 허락되지 못해 결국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집이 좁아서 한국지인들을 많이 부르지 못해 조금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오신 사람들에 비해 에어컨 용량이 작아 더워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죄송하기도 했다. 그래도 바쁜 가운데 다들 참가를 해서 유리의 첫돌을 축하해 주니 너무나도 감사했다. 이제는 곧잘 혼자서 걸음마를 하는 유리의 모습을 보

고 있으니 정말 많이 컸음을 느낀다. 일년 전 태어나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면서 보낸 녀석. 지금은 컸다고 땡깡도 부리고 어리광이 정점에 달해있지만 그래도 마냥 귀여운

녀석이 있어 나 또한 자연스레 웃음을 간직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의 축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만큼 오키나와에서의 삶에 대해 더욱 노력을 해야할 것 같은 마음도 들고 이날은 정말 행복했던 하루였다. 다시한번 유리의 돌을 축하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