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load pdf - Okinawa journal 60

Transcript
Page 1: Okinawa journal 60

60만번의 트라이 재일조선인을 주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사무실 바로 밑에 층의 카페겸 소극장인 “시어터 도너츠”에서 상영을 해서 오래간만에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던것 같다.

역사가 만들어 낸 재일 조선인이라는 이름, 그 이름으로 현재 60여만명이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중 한국의 한 기자가 재일조선인을 취재하다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럭비부와의 만남을 계기로 3년간 동행을 하면서 취재를 한 내용을 다른 공동제작자와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게 된 “60만번의 트라이”. 한국에서는 오래전에 상영이 되었지만 오키나와에는 처음으로 상영이 되는 것이라 모처럼의 좋은 기회로 지인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엉성한 한국어로 인터뷰를 하는 고등학교 럭비부 아이들, 차별이라는 단어를 몸소 경험하면서도 럭비를 통해 웃음과 울음이 교차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럭비의 노사이드 정신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비록 재일 조선인은 아니더라도 일본인과 결혼해서 일본에서 살고있는 한국인으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경기장에서는 상대편 선수를 적이라 생각하고 싸우지만 경기가 끝나면 어느 한쪽의 사이드도 없이 적과 내가 구분이 없이 친구가 되는 그런 정신이 노사이드 정신으로 일본내에서 살아가면서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런 위치의 재일 조선인의 모습을 고등학생들의 럭비를 통해 잘 보여준 것 같았다. 비록 일본정부로 부터 조선학교에 대해 차별을 받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실력으로 전국고교 4강에 오르는 강팀이 된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한국팀과 친선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넌 진짜 한국인이 아니다”라고 영어로 말을 했던 것에 상처를 받았던 선수들이지만 그런 것을 넘어서 “신뢰, 하나, 승리”라는 모토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 스스로도 왠지 부끄럼움이 다가온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님의 또다른 에피소드를 듣고 같이 기념사진 촬영도 할 수 있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언제봐도 바다는 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찾는 해중도로 .

100엔샵에서 구입한 아이폰 케이스들. 작은 소재들이 때론 크게 느껴질 때도있다.

일주일에 같은 이자카야 똑같은 방에서 두번의 모임을 갖다보니 타임머신을 탄 느낌이다.

“60만번의 트라이” 북한에서는 럭비를 투구라고 하는 걸 이 영화를 보고 알았다.

원루트의 오키나와 생활기3 August 2015 Okinawa Journal vol 60

1

Page 2: Okinawa journal 60

會者定離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오키나와시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모임. 그 모임에서 새로운 만남과 이별의 순간이 교차한다.

다들 의외로 오키나와시에 한국인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얼마전 일본 법무청의 외국인 등록 현황을 보니 한국 및 조선적 사람들이 850여명이 오키나와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나하를 중심으로 대부분 살고 있지만 중부지역이

오키나와시와 우루마시에도 한국인들이 꽤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살고 있어 그 가운데 일부 알고 지내는 사람들끼리 자주 모임을 갖곤한다. 지난 주말에는 그 가운데 한분이 오키나와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게 되어 송별회를 했다. 송별회를 하는 자리에 새롭게 만나 인사를 하는 환영의 시간도 있기도 했지만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을 같이 해온 사람의 가는 길을 축복해 주는 시간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만남을 갖다 보면 여기가 오

키나와인지 한국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국제결혼을 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오고 간다. 중국에서 7년을 살고 이제 오키나와에서 7년째를 살아가는 나로서는 갈 수록 외국에서의 삶의 비중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한국사람들의 만남이 소중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오키나와의 아와모리 술잔을 건배하면서 서로 도와가며 즐겁게 살자고 하는 골목대장 형님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이제는 모두가 가족 같이 느껴진다. 오키나와를 떠나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실 분에게는 축복을 그리고 새롭게 오키나와에서 삶을 만들어 가는 분에게도 축복을 보내며 특이하게 이날은 중국고량주로 한잔을 해본다.

짬뽕밥정말 드문 아이템이다. 한국에서야 전화로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을 해 주는 이 지극히 평범한 녀석이 오키나와에서는 정말 드문 아이템이다. 오키나와에서 짬뽕을 먹는다는 건 매워 눈물을 흘린다기 보다 행복에 겨워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처에 맵고 시원한 짬뽕국물을 들이키게 해 준 한국가정요리 “본가”의 아니끼에게 감사드린다.

2

Page 3: Okinawa journal 60

雜스러운 생각 사무실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더운 날씨에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저마다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들이 정말 다양하다.

오키나와에서 7년째를 살아가고 있는데 아직까지 노선버스를 한번도 타본적이 없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이 되지 않아 자가용 사회인 오키나와에서 버스를 탈 일이 그만큼 없는데 그렇다 보니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끔 지켜보게 된다.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것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연배가 있으신 분들의 경우 뜨거운 햇살을 피해 가능한 한 그늘이 있는 곳으로 가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그나마 오키나와시 중심지역인 고야 버스정류장의 경우에는 버스 시간 간격이 길지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대부분 오키나와의 버스는 이용객들이 많지 않기에 띄엄띄엄 운행을 한다. 많이 기다려야 하기에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날씨에는 그늘을 찾는 것이 제일이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건물 1층은 옷과 장신구들을 파는 잡화점이고 그 2층은 시어터 도너츠라고 하는 카페 영화관이다. 그 두 가게의 출입문이 조금 들어가 있어 햇살을 피해 버스를 기다리기 좋은지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기다린다. 3층에 사무실이 있어 항상 출입문을 나갈때에는 왜 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스미마셍~~이라고 하고 지나가게 된다. 시어터 도너츠는 더운 날씨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음료수 있습니다. 버스 기다리면서 한잔 어떠세요?”라는 유혹의 찌라시를 출입문에 붙여 놓았다. 오키나와의 더운 여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오키나와의 뜨거운 햇살 아래 조금이라도 서 있어 봤던 사람이라면 상상이 될 것이다. [雜念]

3

카데나 기지 근처에 있는 야키니쿠집 부산각의 비빔밥 도시락,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동생 녀석이 점심 벤또 같이 먹자고 연락이 와서 달려가니 이렇게 정성스럽고 맛있는 비빔밥이 등장했다. @ 성훈아 잘 먹었다. 한국어 강좌를 하는 오키나아 아주머니들이 한국의 닭발의 맛은 도대체 어떤 맛이냐고 하길래 얼마전 오픈을 한 한국식당 누님에게 닭발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시식을 했다. 보기는 징그러워도 역시 맛있다. @ 한국가정요리”본가” 누님 땡큐. 이놈의 태풍은 주말마다 찾아오는 듯 하다. 13호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다음주 주중에서 주말 사이에 오키나와에 올 것 같은데 12호 태풍처럼 그냥 빗겨갔으면 좋겠다. @ 13호 태풍 꺼져버려! 100엔샵에 갔더니 고려인삼이라고 하는 드링크가 있어 사봤다. 중국길림성 장백산 인삼을 사용한 드링크란다. 맛은 아직 안 봤지만 쓰디쓴 인삼이 땡기는 더위다.

Page 4: Okinawa journal 60

오래간만에 아이들을 데리고 와이프 친구를 만날 겸 카페를 찾았다. 조용한 곳에 위치한 카페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오키나와에는 참 카페가 많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카페를 자주 찾는 건 아닌데 지난 주말 와이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우루마시 아카노에 위치한 한 카페를 찾았다. 아이들과의 오래간만의 나들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나섰는데 날씨는 왜 이리 더운지...그래도 아이들도 모처럼 들 뜬

기분으로 드라이브를 떠나 듯 즐거워했다. 약속 장소가 처음 가본 카페였는데 누가 소개를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한적

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케잌과 빵을 함께 만들어 팔고 있었고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있었다.

내 눈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인테리어. 빈티지감 가득한 색

감 처리와 자연의 느낌을 살린 내부 장식들이 인상적이었고 사진을 찍어도 너무나 잘 나오는 그런 색감이었다. 언젠가 나중에 집을 짓고 살게 되면 이런 곳에 이런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와이프 친구의 남자친구가 한국사람이고 곧 결혼을 해서 오키나와에서 살 것이라는 즐거운 소식과 함께 가족들과 멋진 공간에서 모처럼 주말의 쉼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는 시유와 유나가 장난

끼 가득 엄마 아빠를 귀찮게 해서 조금 그랬지만 그나마 방안에 우리만 있어 다행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서는 것도 또 하나의 오키나와 삶의 즐길거리가 될 것 같다.

Okinawa Life!

4

요즘 아이들과 시간이 있으면 해중도로 입구에 위치한 요나시로 공원에 가서 아이들을 놀게하고 땀 흘리고 난 뒤 자판기에서 먹고 싶은 음료수를 골라 산 뒤 해중도로 입구의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음료수를 마시는 樂을 즐기고 있다. 덥지만 나름대로 오키나와를 즐기는 방법인 듯 하다.